[뉴스 따라잡기] 길고양이 ‘나방이’는 왜?…“목격자를 찾습니다”
입력 2019.01.29 (08:32)
수정 2019.01.29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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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요즘 들어 동물 관련 뉴스를 부쩍 자주 전해 드리게 되는데요.
경기도 수원의 한 호수공원 곳곳에 걸린 현수막, 전단지입니다.
고양이 학대 목격자를 찾는다는 내용인데요.
이 고양이는 누군가가 기르던 것이 아닌 공원의 길고양이였다고 합니다.
대체 길고양이에겐 무슨 일이 있었고, 주민들은 왜 이처럼 발벗고 나선 걸까요?
지금부터 따라가 보시죠.
[리포트]
경기도 수원의 한 호수공원.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니 고양이 한 마리가 나타나는데요.
["나방, 아는 척하는 거야?"]
‘나방이’라고 이름을 부르자 주인을 알아본 것처럼 대답을 하고 사람의 손길에 자연스럽게 등을 맡기기도 하는데요.
["나방아, 나방아."]
누워서 애교를 부리는 건 기본입니다.
보통 경계하는 다른 고양이들과 달리 개처럼 친근하게 굴었다고 하는데요.
[이선영/경기도 수원시 : "그냥 사람이 다가와도 전혀 피하지도 않고 사람한테 다가와서 부비부비 하고 그러더라고요."]
[인근 주민 : "자기 이름을 알고 막 달려와서 발라당 눕고 막 이러니까."]
사람을 잘 따르기에 처음엔 다들 주인이 있는 고양이인 줄 알았다는데요.
알고 보니 길고양이였습니다.
나방이가 이곳에 나타난 건 지난해 9월이라고 하는데요.
[이선영/경기도 수원시 : "9월 초에 만났어요. 산책로에 고양이가 사람을 피하지도 않고 야옹거리면서 울고 있더라고요. 그게 인연이 되어서 그때부터 밥을 챙겨 주고 고양이를 돌보게 된 거예요."]
나방이의 매력에 빠진 건 한 두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이선영/경기도 수원시 : "산책하시다가 지나다니시는 분들이 나방이라고 또 부르고 계시더라고요."]
[인근 주민 : "다른 분들도 길고양이가 왜 여기서 이렇게 안 피하지 하면서 모여 있었어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모두들 나방이라고 부르기 시작했고, 나방이를 챙기는 이웃들이 하나둘씩 늘어났다고 합니다.
[이선영/경기도 수원시 : "저 혼자만 밥을 주는 줄 알았어요. 그러다가 밥을 주다 보니 다른 분도 한 분 한 분 한 분 모이셔서 같이 공동육아를 하게 된 거죠. 나방이가 맺어준 인연이 됐어요."]
하지만 나방이는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습니다.
대신 공원 곳곳에 나방이의 사진이 들어간 전단지와 현수막이 걸려 있는데요.
고양이를 폭행한 목격자를 찾는다는 내용의 전단지와 현수막 속 나방이의 모습은 처참한 모습입니다.
주민들은 지난해 12월 10일을 잊지 못한다고 하는데요.
[이선영/경기도 수원시 : "평소 같으면 나방이가 저희 발소리만 나도 야옹거리면서 어디선가 나왔는데 계속 나방아 나방아 부르고 다니는데도 나와 보질 않아서 밥을 먹었나 하고 집을 열어봤는데 나방이가 웅크리고 있더라고요. 등을 지고서 …."]
그날따라 이상하게도 추위에 대비해 주민들이 마련해 준 집안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는데요.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선영/경기도 수원시 : "굉장히 놀란 게 안구가 돌출된 건 처음 봤거든요. 그리고 피를 계속 뚝뚝 뚝뚝 흘리고 있는데 나방이가 아닌 줄 알았어요. 맨 처음엔 진짜."]
나방이 상태는 과연 어땠을까요?
[유창범/수의사 : "혈압이 매우 낮았고 의식도 거의 없는 상태였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호흡 곤란 증상이 많이 심했습니다."]
무엇보다 눈의 상태가 심각했다는데요.
[유창범/수의사 : "좌측 안구가 일단 회복 불가능한 상태, 워낙 심하게 돌출이 되어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집어 넣을 수가 없는 상태였었다고 보시면 돼요. 안구를 싸고 있는 뼈 부분이 골절되어 있었습니다."]
결국 왼쪽 눈은 실명됐고, 위태롭게 치료를 이어 나갔습니다.
그런 나방이를 누구보다 기다리던 사람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김해술/경기도 수원시 : "이제 날씨도 추워지고 할 거니까 사무실에 데려다 놓고 그냥 돌봐 주면 되겠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됐었죠. 눈이 하나 없다고 해서 그게 크게 문제는 안 될 것이라 생각했었어요."]
사건 전 입양이 예정돼 있던 상황.
나방이는 새로운 가족을 만나지 못하고 치료 도중 결국 죽었습니다.
[이선영/경기도 수원시 : "몸은 깨끗했어요. 몸은 다친 곳이 없고 왼쪽 얼굴만 그쪽만 굉장히 심하게 가격을 당한 거예요."]
[유창범/수의사 : "순간적인 강한 충격이 아니고서는(안구가) 이 정도로 돌출이 되는 것이 쉽지가 않거든요. 머리 쪽으로만 어떻게 충격이 강하게 가해졌었던 것으로 의심이 되고 폭행의 가능성이 좀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 달이 넘도록 용의자나 목격자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특별히 CCTV에 마땅히 단서 될 만한 게 안 나왔어요. 현수막 다섯 군데 걸어 놓고 찾고 있는데 거기도 안 나오면 단서 찾기가 어려울 거 같아요."]
그런가 하면, 지난 18일 경남 창원의 한 아파트 단지에선 한 주 동안 길고양이 4마리가 잇따라 사체로 발견됐습니다.
입 주위가 새카맣게 탔고, 목구멍이 녹아내린 고양이도 있었는데요.
누군가 놓아 둔 독극물을 먹은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
[최봉만/경남 창원시 : "20마리 정도 있던 길고양이들이 지금은 10마리 정도밖에 보이지 않고, 나머지 길고양이들은 지금 어떻게 됐는지 정확히 확인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같은 길고양이 학대 신고는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우성훈/서울동물학대방지연합 간사 : "동물보호법 자체가 지금 형량은 두 배로 강화가 됐어요. (하지만) 실제로 실형을 사는 경우가 극히 드물고 벌금 같은 경우 되게 약한 경우가 많아요. 처벌이 좀 강력하게 첫 번째로 이루어져야 하고요. 두 번째는 사람들의 인식이 개선되어야 할 거 같아요. 생명이라는 인식으로 존중을 해야 한다는…"]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은 수사 범위에 동물보호법을 포함하고 동물 학대를 집중수사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길고양이 학대에 분노한 주민들은 가해자를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 각성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했습니다.
요즘 들어 동물 관련 뉴스를 부쩍 자주 전해 드리게 되는데요.
경기도 수원의 한 호수공원 곳곳에 걸린 현수막, 전단지입니다.
고양이 학대 목격자를 찾는다는 내용인데요.
이 고양이는 누군가가 기르던 것이 아닌 공원의 길고양이였다고 합니다.
대체 길고양이에겐 무슨 일이 있었고, 주민들은 왜 이처럼 발벗고 나선 걸까요?
지금부터 따라가 보시죠.
[리포트]
경기도 수원의 한 호수공원.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니 고양이 한 마리가 나타나는데요.
["나방, 아는 척하는 거야?"]
‘나방이’라고 이름을 부르자 주인을 알아본 것처럼 대답을 하고 사람의 손길에 자연스럽게 등을 맡기기도 하는데요.
["나방아, 나방아."]
누워서 애교를 부리는 건 기본입니다.
보통 경계하는 다른 고양이들과 달리 개처럼 친근하게 굴었다고 하는데요.
[이선영/경기도 수원시 : "그냥 사람이 다가와도 전혀 피하지도 않고 사람한테 다가와서 부비부비 하고 그러더라고요."]
[인근 주민 : "자기 이름을 알고 막 달려와서 발라당 눕고 막 이러니까."]
사람을 잘 따르기에 처음엔 다들 주인이 있는 고양이인 줄 알았다는데요.
알고 보니 길고양이였습니다.
나방이가 이곳에 나타난 건 지난해 9월이라고 하는데요.
[이선영/경기도 수원시 : "9월 초에 만났어요. 산책로에 고양이가 사람을 피하지도 않고 야옹거리면서 울고 있더라고요. 그게 인연이 되어서 그때부터 밥을 챙겨 주고 고양이를 돌보게 된 거예요."]
나방이의 매력에 빠진 건 한 두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이선영/경기도 수원시 : "산책하시다가 지나다니시는 분들이 나방이라고 또 부르고 계시더라고요."]
[인근 주민 : "다른 분들도 길고양이가 왜 여기서 이렇게 안 피하지 하면서 모여 있었어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모두들 나방이라고 부르기 시작했고, 나방이를 챙기는 이웃들이 하나둘씩 늘어났다고 합니다.
[이선영/경기도 수원시 : "저 혼자만 밥을 주는 줄 알았어요. 그러다가 밥을 주다 보니 다른 분도 한 분 한 분 한 분 모이셔서 같이 공동육아를 하게 된 거죠. 나방이가 맺어준 인연이 됐어요."]
하지만 나방이는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습니다.
대신 공원 곳곳에 나방이의 사진이 들어간 전단지와 현수막이 걸려 있는데요.
고양이를 폭행한 목격자를 찾는다는 내용의 전단지와 현수막 속 나방이의 모습은 처참한 모습입니다.
주민들은 지난해 12월 10일을 잊지 못한다고 하는데요.
[이선영/경기도 수원시 : "평소 같으면 나방이가 저희 발소리만 나도 야옹거리면서 어디선가 나왔는데 계속 나방아 나방아 부르고 다니는데도 나와 보질 않아서 밥을 먹었나 하고 집을 열어봤는데 나방이가 웅크리고 있더라고요. 등을 지고서 …."]
그날따라 이상하게도 추위에 대비해 주민들이 마련해 준 집안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는데요.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선영/경기도 수원시 : "굉장히 놀란 게 안구가 돌출된 건 처음 봤거든요. 그리고 피를 계속 뚝뚝 뚝뚝 흘리고 있는데 나방이가 아닌 줄 알았어요. 맨 처음엔 진짜."]
나방이 상태는 과연 어땠을까요?
[유창범/수의사 : "혈압이 매우 낮았고 의식도 거의 없는 상태였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호흡 곤란 증상이 많이 심했습니다."]
무엇보다 눈의 상태가 심각했다는데요.
[유창범/수의사 : "좌측 안구가 일단 회복 불가능한 상태, 워낙 심하게 돌출이 되어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집어 넣을 수가 없는 상태였었다고 보시면 돼요. 안구를 싸고 있는 뼈 부분이 골절되어 있었습니다."]
결국 왼쪽 눈은 실명됐고, 위태롭게 치료를 이어 나갔습니다.
그런 나방이를 누구보다 기다리던 사람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김해술/경기도 수원시 : "이제 날씨도 추워지고 할 거니까 사무실에 데려다 놓고 그냥 돌봐 주면 되겠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됐었죠. 눈이 하나 없다고 해서 그게 크게 문제는 안 될 것이라 생각했었어요."]
사건 전 입양이 예정돼 있던 상황.
나방이는 새로운 가족을 만나지 못하고 치료 도중 결국 죽었습니다.
[이선영/경기도 수원시 : "몸은 깨끗했어요. 몸은 다친 곳이 없고 왼쪽 얼굴만 그쪽만 굉장히 심하게 가격을 당한 거예요."]
[유창범/수의사 : "순간적인 강한 충격이 아니고서는(안구가) 이 정도로 돌출이 되는 것이 쉽지가 않거든요. 머리 쪽으로만 어떻게 충격이 강하게 가해졌었던 것으로 의심이 되고 폭행의 가능성이 좀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 달이 넘도록 용의자나 목격자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특별히 CCTV에 마땅히 단서 될 만한 게 안 나왔어요. 현수막 다섯 군데 걸어 놓고 찾고 있는데 거기도 안 나오면 단서 찾기가 어려울 거 같아요."]
그런가 하면, 지난 18일 경남 창원의 한 아파트 단지에선 한 주 동안 길고양이 4마리가 잇따라 사체로 발견됐습니다.
입 주위가 새카맣게 탔고, 목구멍이 녹아내린 고양이도 있었는데요.
누군가 놓아 둔 독극물을 먹은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
[최봉만/경남 창원시 : "20마리 정도 있던 길고양이들이 지금은 10마리 정도밖에 보이지 않고, 나머지 길고양이들은 지금 어떻게 됐는지 정확히 확인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같은 길고양이 학대 신고는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우성훈/서울동물학대방지연합 간사 : "동물보호법 자체가 지금 형량은 두 배로 강화가 됐어요. (하지만) 실제로 실형을 사는 경우가 극히 드물고 벌금 같은 경우 되게 약한 경우가 많아요. 처벌이 좀 강력하게 첫 번째로 이루어져야 하고요. 두 번째는 사람들의 인식이 개선되어야 할 거 같아요. 생명이라는 인식으로 존중을 해야 한다는…"]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은 수사 범위에 동물보호법을 포함하고 동물 학대를 집중수사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길고양이 학대에 분노한 주민들은 가해자를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 각성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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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01-29 08:41:47
- 수정2019-01-29 13:56:18
[기자]
요즘 들어 동물 관련 뉴스를 부쩍 자주 전해 드리게 되는데요.
경기도 수원의 한 호수공원 곳곳에 걸린 현수막, 전단지입니다.
고양이 학대 목격자를 찾는다는 내용인데요.
이 고양이는 누군가가 기르던 것이 아닌 공원의 길고양이였다고 합니다.
대체 길고양이에겐 무슨 일이 있었고, 주민들은 왜 이처럼 발벗고 나선 걸까요?
지금부터 따라가 보시죠.
[리포트]
경기도 수원의 한 호수공원.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니 고양이 한 마리가 나타나는데요.
["나방, 아는 척하는 거야?"]
‘나방이’라고 이름을 부르자 주인을 알아본 것처럼 대답을 하고 사람의 손길에 자연스럽게 등을 맡기기도 하는데요.
["나방아, 나방아."]
누워서 애교를 부리는 건 기본입니다.
보통 경계하는 다른 고양이들과 달리 개처럼 친근하게 굴었다고 하는데요.
[이선영/경기도 수원시 : "그냥 사람이 다가와도 전혀 피하지도 않고 사람한테 다가와서 부비부비 하고 그러더라고요."]
[인근 주민 : "자기 이름을 알고 막 달려와서 발라당 눕고 막 이러니까."]
사람을 잘 따르기에 처음엔 다들 주인이 있는 고양이인 줄 알았다는데요.
알고 보니 길고양이였습니다.
나방이가 이곳에 나타난 건 지난해 9월이라고 하는데요.
[이선영/경기도 수원시 : "9월 초에 만났어요. 산책로에 고양이가 사람을 피하지도 않고 야옹거리면서 울고 있더라고요. 그게 인연이 되어서 그때부터 밥을 챙겨 주고 고양이를 돌보게 된 거예요."]
나방이의 매력에 빠진 건 한 두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이선영/경기도 수원시 : "산책하시다가 지나다니시는 분들이 나방이라고 또 부르고 계시더라고요."]
[인근 주민 : "다른 분들도 길고양이가 왜 여기서 이렇게 안 피하지 하면서 모여 있었어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모두들 나방이라고 부르기 시작했고, 나방이를 챙기는 이웃들이 하나둘씩 늘어났다고 합니다.
[이선영/경기도 수원시 : "저 혼자만 밥을 주는 줄 알았어요. 그러다가 밥을 주다 보니 다른 분도 한 분 한 분 한 분 모이셔서 같이 공동육아를 하게 된 거죠. 나방이가 맺어준 인연이 됐어요."]
하지만 나방이는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습니다.
대신 공원 곳곳에 나방이의 사진이 들어간 전단지와 현수막이 걸려 있는데요.
고양이를 폭행한 목격자를 찾는다는 내용의 전단지와 현수막 속 나방이의 모습은 처참한 모습입니다.
주민들은 지난해 12월 10일을 잊지 못한다고 하는데요.
[이선영/경기도 수원시 : "평소 같으면 나방이가 저희 발소리만 나도 야옹거리면서 어디선가 나왔는데 계속 나방아 나방아 부르고 다니는데도 나와 보질 않아서 밥을 먹었나 하고 집을 열어봤는데 나방이가 웅크리고 있더라고요. 등을 지고서 …."]
그날따라 이상하게도 추위에 대비해 주민들이 마련해 준 집안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는데요.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선영/경기도 수원시 : "굉장히 놀란 게 안구가 돌출된 건 처음 봤거든요. 그리고 피를 계속 뚝뚝 뚝뚝 흘리고 있는데 나방이가 아닌 줄 알았어요. 맨 처음엔 진짜."]
나방이 상태는 과연 어땠을까요?
[유창범/수의사 : "혈압이 매우 낮았고 의식도 거의 없는 상태였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호흡 곤란 증상이 많이 심했습니다."]
무엇보다 눈의 상태가 심각했다는데요.
[유창범/수의사 : "좌측 안구가 일단 회복 불가능한 상태, 워낙 심하게 돌출이 되어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집어 넣을 수가 없는 상태였었다고 보시면 돼요. 안구를 싸고 있는 뼈 부분이 골절되어 있었습니다."]
결국 왼쪽 눈은 실명됐고, 위태롭게 치료를 이어 나갔습니다.
그런 나방이를 누구보다 기다리던 사람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김해술/경기도 수원시 : "이제 날씨도 추워지고 할 거니까 사무실에 데려다 놓고 그냥 돌봐 주면 되겠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됐었죠. 눈이 하나 없다고 해서 그게 크게 문제는 안 될 것이라 생각했었어요."]
사건 전 입양이 예정돼 있던 상황.
나방이는 새로운 가족을 만나지 못하고 치료 도중 결국 죽었습니다.
[이선영/경기도 수원시 : "몸은 깨끗했어요. 몸은 다친 곳이 없고 왼쪽 얼굴만 그쪽만 굉장히 심하게 가격을 당한 거예요."]
[유창범/수의사 : "순간적인 강한 충격이 아니고서는(안구가) 이 정도로 돌출이 되는 것이 쉽지가 않거든요. 머리 쪽으로만 어떻게 충격이 강하게 가해졌었던 것으로 의심이 되고 폭행의 가능성이 좀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 달이 넘도록 용의자나 목격자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특별히 CCTV에 마땅히 단서 될 만한 게 안 나왔어요. 현수막 다섯 군데 걸어 놓고 찾고 있는데 거기도 안 나오면 단서 찾기가 어려울 거 같아요."]
그런가 하면, 지난 18일 경남 창원의 한 아파트 단지에선 한 주 동안 길고양이 4마리가 잇따라 사체로 발견됐습니다.
입 주위가 새카맣게 탔고, 목구멍이 녹아내린 고양이도 있었는데요.
누군가 놓아 둔 독극물을 먹은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
[최봉만/경남 창원시 : "20마리 정도 있던 길고양이들이 지금은 10마리 정도밖에 보이지 않고, 나머지 길고양이들은 지금 어떻게 됐는지 정확히 확인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같은 길고양이 학대 신고는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우성훈/서울동물학대방지연합 간사 : "동물보호법 자체가 지금 형량은 두 배로 강화가 됐어요. (하지만) 실제로 실형을 사는 경우가 극히 드물고 벌금 같은 경우 되게 약한 경우가 많아요. 처벌이 좀 강력하게 첫 번째로 이루어져야 하고요. 두 번째는 사람들의 인식이 개선되어야 할 거 같아요. 생명이라는 인식으로 존중을 해야 한다는…"]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은 수사 범위에 동물보호법을 포함하고 동물 학대를 집중수사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길고양이 학대에 분노한 주민들은 가해자를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 각성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했습니다.
요즘 들어 동물 관련 뉴스를 부쩍 자주 전해 드리게 되는데요.
경기도 수원의 한 호수공원 곳곳에 걸린 현수막, 전단지입니다.
고양이 학대 목격자를 찾는다는 내용인데요.
이 고양이는 누군가가 기르던 것이 아닌 공원의 길고양이였다고 합니다.
대체 길고양이에겐 무슨 일이 있었고, 주민들은 왜 이처럼 발벗고 나선 걸까요?
지금부터 따라가 보시죠.
[리포트]
경기도 수원의 한 호수공원.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니 고양이 한 마리가 나타나는데요.
["나방, 아는 척하는 거야?"]
‘나방이’라고 이름을 부르자 주인을 알아본 것처럼 대답을 하고 사람의 손길에 자연스럽게 등을 맡기기도 하는데요.
["나방아, 나방아."]
누워서 애교를 부리는 건 기본입니다.
보통 경계하는 다른 고양이들과 달리 개처럼 친근하게 굴었다고 하는데요.
[이선영/경기도 수원시 : "그냥 사람이 다가와도 전혀 피하지도 않고 사람한테 다가와서 부비부비 하고 그러더라고요."]
[인근 주민 : "자기 이름을 알고 막 달려와서 발라당 눕고 막 이러니까."]
사람을 잘 따르기에 처음엔 다들 주인이 있는 고양이인 줄 알았다는데요.
알고 보니 길고양이였습니다.
나방이가 이곳에 나타난 건 지난해 9월이라고 하는데요.
[이선영/경기도 수원시 : "9월 초에 만났어요. 산책로에 고양이가 사람을 피하지도 않고 야옹거리면서 울고 있더라고요. 그게 인연이 되어서 그때부터 밥을 챙겨 주고 고양이를 돌보게 된 거예요."]
나방이의 매력에 빠진 건 한 두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이선영/경기도 수원시 : "산책하시다가 지나다니시는 분들이 나방이라고 또 부르고 계시더라고요."]
[인근 주민 : "다른 분들도 길고양이가 왜 여기서 이렇게 안 피하지 하면서 모여 있었어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모두들 나방이라고 부르기 시작했고, 나방이를 챙기는 이웃들이 하나둘씩 늘어났다고 합니다.
[이선영/경기도 수원시 : "저 혼자만 밥을 주는 줄 알았어요. 그러다가 밥을 주다 보니 다른 분도 한 분 한 분 한 분 모이셔서 같이 공동육아를 하게 된 거죠. 나방이가 맺어준 인연이 됐어요."]
하지만 나방이는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습니다.
대신 공원 곳곳에 나방이의 사진이 들어간 전단지와 현수막이 걸려 있는데요.
고양이를 폭행한 목격자를 찾는다는 내용의 전단지와 현수막 속 나방이의 모습은 처참한 모습입니다.
주민들은 지난해 12월 10일을 잊지 못한다고 하는데요.
[이선영/경기도 수원시 : "평소 같으면 나방이가 저희 발소리만 나도 야옹거리면서 어디선가 나왔는데 계속 나방아 나방아 부르고 다니는데도 나와 보질 않아서 밥을 먹었나 하고 집을 열어봤는데 나방이가 웅크리고 있더라고요. 등을 지고서 …."]
그날따라 이상하게도 추위에 대비해 주민들이 마련해 준 집안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는데요.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선영/경기도 수원시 : "굉장히 놀란 게 안구가 돌출된 건 처음 봤거든요. 그리고 피를 계속 뚝뚝 뚝뚝 흘리고 있는데 나방이가 아닌 줄 알았어요. 맨 처음엔 진짜."]
나방이 상태는 과연 어땠을까요?
[유창범/수의사 : "혈압이 매우 낮았고 의식도 거의 없는 상태였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호흡 곤란 증상이 많이 심했습니다."]
무엇보다 눈의 상태가 심각했다는데요.
[유창범/수의사 : "좌측 안구가 일단 회복 불가능한 상태, 워낙 심하게 돌출이 되어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집어 넣을 수가 없는 상태였었다고 보시면 돼요. 안구를 싸고 있는 뼈 부분이 골절되어 있었습니다."]
결국 왼쪽 눈은 실명됐고, 위태롭게 치료를 이어 나갔습니다.
그런 나방이를 누구보다 기다리던 사람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김해술/경기도 수원시 : "이제 날씨도 추워지고 할 거니까 사무실에 데려다 놓고 그냥 돌봐 주면 되겠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됐었죠. 눈이 하나 없다고 해서 그게 크게 문제는 안 될 것이라 생각했었어요."]
사건 전 입양이 예정돼 있던 상황.
나방이는 새로운 가족을 만나지 못하고 치료 도중 결국 죽었습니다.
[이선영/경기도 수원시 : "몸은 깨끗했어요. 몸은 다친 곳이 없고 왼쪽 얼굴만 그쪽만 굉장히 심하게 가격을 당한 거예요."]
[유창범/수의사 : "순간적인 강한 충격이 아니고서는(안구가) 이 정도로 돌출이 되는 것이 쉽지가 않거든요. 머리 쪽으로만 어떻게 충격이 강하게 가해졌었던 것으로 의심이 되고 폭행의 가능성이 좀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 달이 넘도록 용의자나 목격자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특별히 CCTV에 마땅히 단서 될 만한 게 안 나왔어요. 현수막 다섯 군데 걸어 놓고 찾고 있는데 거기도 안 나오면 단서 찾기가 어려울 거 같아요."]
그런가 하면, 지난 18일 경남 창원의 한 아파트 단지에선 한 주 동안 길고양이 4마리가 잇따라 사체로 발견됐습니다.
입 주위가 새카맣게 탔고, 목구멍이 녹아내린 고양이도 있었는데요.
누군가 놓아 둔 독극물을 먹은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
[최봉만/경남 창원시 : "20마리 정도 있던 길고양이들이 지금은 10마리 정도밖에 보이지 않고, 나머지 길고양이들은 지금 어떻게 됐는지 정확히 확인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같은 길고양이 학대 신고는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우성훈/서울동물학대방지연합 간사 : "동물보호법 자체가 지금 형량은 두 배로 강화가 됐어요. (하지만) 실제로 실형을 사는 경우가 극히 드물고 벌금 같은 경우 되게 약한 경우가 많아요. 처벌이 좀 강력하게 첫 번째로 이루어져야 하고요. 두 번째는 사람들의 인식이 개선되어야 할 거 같아요. 생명이라는 인식으로 존중을 해야 한다는…"]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은 수사 범위에 동물보호법을 포함하고 동물 학대를 집중수사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길고양이 학대에 분노한 주민들은 가해자를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 각성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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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용 기자 kb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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