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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길고양이 ‘나방이’는 왜?…“목격자를 찾습니다”
입력 2019.01.29 (08:32) 수정 2019.01.29 (13:56) 아침뉴스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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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요즘 들어 동물 관련 뉴스를 부쩍 자주 전해 드리게 되는데요.

경기도 수원의 한 호수공원 곳곳에 걸린 현수막, 전단지입니다.

고양이 학대 목격자를 찾는다는 내용인데요.

이 고양이는 누군가가 기르던 것이 아닌 공원의 길고양이였다고 합니다.

대체 길고양이에겐 무슨 일이 있었고, 주민들은 왜 이처럼 발벗고 나선 걸까요?

지금부터 따라가 보시죠.

[리포트]

경기도 수원의 한 호수공원.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니 고양이 한 마리가 나타나는데요.

["나방, 아는 척하는 거야?"]

‘나방이’라고 이름을 부르자 주인을 알아본 것처럼 대답을 하고 사람의 손길에 자연스럽게 등을 맡기기도 하는데요.

["나방아, 나방아."]

누워서 애교를 부리는 건 기본입니다.

보통 경계하는 다른 고양이들과 달리 개처럼 친근하게 굴었다고 하는데요.

[이선영/경기도 수원시 : "그냥 사람이 다가와도 전혀 피하지도 않고 사람한테 다가와서 부비부비 하고 그러더라고요."]

[인근 주민 : "자기 이름을 알고 막 달려와서 발라당 눕고 막 이러니까."]

사람을 잘 따르기에 처음엔 다들 주인이 있는 고양이인 줄 알았다는데요.

알고 보니 길고양이였습니다.

나방이가 이곳에 나타난 건 지난해 9월이라고 하는데요.

[이선영/경기도 수원시 : "9월 초에 만났어요. 산책로에 고양이가 사람을 피하지도 않고 야옹거리면서 울고 있더라고요. 그게 인연이 되어서 그때부터 밥을 챙겨 주고 고양이를 돌보게 된 거예요."]

나방이의 매력에 빠진 건 한 두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이선영/경기도 수원시 : "산책하시다가 지나다니시는 분들이 나방이라고 또 부르고 계시더라고요."]

[인근 주민 : "다른 분들도 길고양이가 왜 여기서 이렇게 안 피하지 하면서 모여 있었어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모두들 나방이라고 부르기 시작했고, 나방이를 챙기는 이웃들이 하나둘씩 늘어났다고 합니다.

[이선영/경기도 수원시 : "저 혼자만 밥을 주는 줄 알았어요. 그러다가 밥을 주다 보니 다른 분도 한 분 한 분 한 분 모이셔서 같이 공동육아를 하게 된 거죠. 나방이가 맺어준 인연이 됐어요."]

하지만 나방이는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습니다.

대신 공원 곳곳에 나방이의 사진이 들어간 전단지와 현수막이 걸려 있는데요.

고양이를 폭행한 목격자를 찾는다는 내용의 전단지와 현수막 속 나방이의 모습은 처참한 모습입니다.

주민들은 지난해 12월 10일을 잊지 못한다고 하는데요.

[이선영/경기도 수원시 : "평소 같으면 나방이가 저희 발소리만 나도 야옹거리면서 어디선가 나왔는데 계속 나방아 나방아 부르고 다니는데도 나와 보질 않아서 밥을 먹었나 하고 집을 열어봤는데 나방이가 웅크리고 있더라고요. 등을 지고서 …."]

그날따라 이상하게도 추위에 대비해 주민들이 마련해 준 집안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는데요.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선영/경기도 수원시 : "굉장히 놀란 게 안구가 돌출된 건 처음 봤거든요. 그리고 피를 계속 뚝뚝 뚝뚝 흘리고 있는데 나방이가 아닌 줄 알았어요. 맨 처음엔 진짜."]

나방이 상태는 과연 어땠을까요?

[유창범/수의사 : "혈압이 매우 낮았고 의식도 거의 없는 상태였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호흡 곤란 증상이 많이 심했습니다."]

무엇보다 눈의 상태가 심각했다는데요.

[유창범/수의사 : "좌측 안구가 일단 회복 불가능한 상태, 워낙 심하게 돌출이 되어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집어 넣을 수가 없는 상태였었다고 보시면 돼요. 안구를 싸고 있는 뼈 부분이 골절되어 있었습니다."]

결국 왼쪽 눈은 실명됐고, 위태롭게 치료를 이어 나갔습니다.

그런 나방이를 누구보다 기다리던 사람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김해술/경기도 수원시 : "이제 날씨도 추워지고 할 거니까 사무실에 데려다 놓고 그냥 돌봐 주면 되겠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됐었죠. 눈이 하나 없다고 해서 그게 크게 문제는 안 될 것이라 생각했었어요."]

사건 전 입양이 예정돼 있던 상황.

나방이는 새로운 가족을 만나지 못하고 치료 도중 결국 죽었습니다.

[이선영/경기도 수원시 : "몸은 깨끗했어요. 몸은 다친 곳이 없고 왼쪽 얼굴만 그쪽만 굉장히 심하게 가격을 당한 거예요."]

[유창범/수의사 : "순간적인 강한 충격이 아니고서는(안구가) 이 정도로 돌출이 되는 것이 쉽지가 않거든요. 머리 쪽으로만 어떻게 충격이 강하게 가해졌었던 것으로 의심이 되고 폭행의 가능성이 좀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 달이 넘도록 용의자나 목격자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특별히 CCTV에 마땅히 단서 될 만한 게 안 나왔어요. 현수막 다섯 군데 걸어 놓고 찾고 있는데 거기도 안 나오면 단서 찾기가 어려울 거 같아요."]

그런가 하면, 지난 18일 경남 창원의 한 아파트 단지에선 한 주 동안 길고양이 4마리가 잇따라 사체로 발견됐습니다.

입 주위가 새카맣게 탔고, 목구멍이 녹아내린 고양이도 있었는데요.

누군가 놓아 둔 독극물을 먹은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

[최봉만/경남 창원시 : "20마리 정도 있던 길고양이들이 지금은 10마리 정도밖에 보이지 않고, 나머지 길고양이들은 지금 어떻게 됐는지 정확히 확인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같은 길고양이 학대 신고는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우성훈/서울동물학대방지연합 간사 : "동물보호법 자체가 지금 형량은 두 배로 강화가 됐어요. (하지만) 실제로 실형을 사는 경우가 극히 드물고 벌금 같은 경우 되게 약한 경우가 많아요. 처벌이 좀 강력하게 첫 번째로 이루어져야 하고요. 두 번째는 사람들의 인식이 개선되어야 할 거 같아요. 생명이라는 인식으로 존중을 해야 한다는…"]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은 수사 범위에 동물보호법을 포함하고 동물 학대를 집중수사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길고양이 학대에 분노한 주민들은 가해자를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 각성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했습니다.
  • [뉴스 따라잡기] 길고양이 ‘나방이’는 왜?…“목격자를 찾습니다”
    • 입력 2019-01-29 08:41:47
    • 수정2019-01-29 13:56:18
    아침뉴스타임
[기자]

요즘 들어 동물 관련 뉴스를 부쩍 자주 전해 드리게 되는데요.

경기도 수원의 한 호수공원 곳곳에 걸린 현수막, 전단지입니다.

고양이 학대 목격자를 찾는다는 내용인데요.

이 고양이는 누군가가 기르던 것이 아닌 공원의 길고양이였다고 합니다.

대체 길고양이에겐 무슨 일이 있었고, 주민들은 왜 이처럼 발벗고 나선 걸까요?

지금부터 따라가 보시죠.

[리포트]

경기도 수원의 한 호수공원.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니 고양이 한 마리가 나타나는데요.

["나방, 아는 척하는 거야?"]

‘나방이’라고 이름을 부르자 주인을 알아본 것처럼 대답을 하고 사람의 손길에 자연스럽게 등을 맡기기도 하는데요.

["나방아, 나방아."]

누워서 애교를 부리는 건 기본입니다.

보통 경계하는 다른 고양이들과 달리 개처럼 친근하게 굴었다고 하는데요.

[이선영/경기도 수원시 : "그냥 사람이 다가와도 전혀 피하지도 않고 사람한테 다가와서 부비부비 하고 그러더라고요."]

[인근 주민 : "자기 이름을 알고 막 달려와서 발라당 눕고 막 이러니까."]

사람을 잘 따르기에 처음엔 다들 주인이 있는 고양이인 줄 알았다는데요.

알고 보니 길고양이였습니다.

나방이가 이곳에 나타난 건 지난해 9월이라고 하는데요.

[이선영/경기도 수원시 : "9월 초에 만났어요. 산책로에 고양이가 사람을 피하지도 않고 야옹거리면서 울고 있더라고요. 그게 인연이 되어서 그때부터 밥을 챙겨 주고 고양이를 돌보게 된 거예요."]

나방이의 매력에 빠진 건 한 두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이선영/경기도 수원시 : "산책하시다가 지나다니시는 분들이 나방이라고 또 부르고 계시더라고요."]

[인근 주민 : "다른 분들도 길고양이가 왜 여기서 이렇게 안 피하지 하면서 모여 있었어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모두들 나방이라고 부르기 시작했고, 나방이를 챙기는 이웃들이 하나둘씩 늘어났다고 합니다.

[이선영/경기도 수원시 : "저 혼자만 밥을 주는 줄 알았어요. 그러다가 밥을 주다 보니 다른 분도 한 분 한 분 한 분 모이셔서 같이 공동육아를 하게 된 거죠. 나방이가 맺어준 인연이 됐어요."]

하지만 나방이는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습니다.

대신 공원 곳곳에 나방이의 사진이 들어간 전단지와 현수막이 걸려 있는데요.

고양이를 폭행한 목격자를 찾는다는 내용의 전단지와 현수막 속 나방이의 모습은 처참한 모습입니다.

주민들은 지난해 12월 10일을 잊지 못한다고 하는데요.

[이선영/경기도 수원시 : "평소 같으면 나방이가 저희 발소리만 나도 야옹거리면서 어디선가 나왔는데 계속 나방아 나방아 부르고 다니는데도 나와 보질 않아서 밥을 먹었나 하고 집을 열어봤는데 나방이가 웅크리고 있더라고요. 등을 지고서 …."]

그날따라 이상하게도 추위에 대비해 주민들이 마련해 준 집안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는데요.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선영/경기도 수원시 : "굉장히 놀란 게 안구가 돌출된 건 처음 봤거든요. 그리고 피를 계속 뚝뚝 뚝뚝 흘리고 있는데 나방이가 아닌 줄 알았어요. 맨 처음엔 진짜."]

나방이 상태는 과연 어땠을까요?

[유창범/수의사 : "혈압이 매우 낮았고 의식도 거의 없는 상태였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호흡 곤란 증상이 많이 심했습니다."]

무엇보다 눈의 상태가 심각했다는데요.

[유창범/수의사 : "좌측 안구가 일단 회복 불가능한 상태, 워낙 심하게 돌출이 되어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집어 넣을 수가 없는 상태였었다고 보시면 돼요. 안구를 싸고 있는 뼈 부분이 골절되어 있었습니다."]

결국 왼쪽 눈은 실명됐고, 위태롭게 치료를 이어 나갔습니다.

그런 나방이를 누구보다 기다리던 사람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김해술/경기도 수원시 : "이제 날씨도 추워지고 할 거니까 사무실에 데려다 놓고 그냥 돌봐 주면 되겠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됐었죠. 눈이 하나 없다고 해서 그게 크게 문제는 안 될 것이라 생각했었어요."]

사건 전 입양이 예정돼 있던 상황.

나방이는 새로운 가족을 만나지 못하고 치료 도중 결국 죽었습니다.

[이선영/경기도 수원시 : "몸은 깨끗했어요. 몸은 다친 곳이 없고 왼쪽 얼굴만 그쪽만 굉장히 심하게 가격을 당한 거예요."]

[유창범/수의사 : "순간적인 강한 충격이 아니고서는(안구가) 이 정도로 돌출이 되는 것이 쉽지가 않거든요. 머리 쪽으로만 어떻게 충격이 강하게 가해졌었던 것으로 의심이 되고 폭행의 가능성이 좀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 달이 넘도록 용의자나 목격자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특별히 CCTV에 마땅히 단서 될 만한 게 안 나왔어요. 현수막 다섯 군데 걸어 놓고 찾고 있는데 거기도 안 나오면 단서 찾기가 어려울 거 같아요."]

그런가 하면, 지난 18일 경남 창원의 한 아파트 단지에선 한 주 동안 길고양이 4마리가 잇따라 사체로 발견됐습니다.

입 주위가 새카맣게 탔고, 목구멍이 녹아내린 고양이도 있었는데요.

누군가 놓아 둔 독극물을 먹은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

[최봉만/경남 창원시 : "20마리 정도 있던 길고양이들이 지금은 10마리 정도밖에 보이지 않고, 나머지 길고양이들은 지금 어떻게 됐는지 정확히 확인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같은 길고양이 학대 신고는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우성훈/서울동물학대방지연합 간사 : "동물보호법 자체가 지금 형량은 두 배로 강화가 됐어요. (하지만) 실제로 실형을 사는 경우가 극히 드물고 벌금 같은 경우 되게 약한 경우가 많아요. 처벌이 좀 강력하게 첫 번째로 이루어져야 하고요. 두 번째는 사람들의 인식이 개선되어야 할 거 같아요. 생명이라는 인식으로 존중을 해야 한다는…"]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은 수사 범위에 동물보호법을 포함하고 동물 학대를 집중수사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길고양이 학대에 분노한 주민들은 가해자를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 각성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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