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알린 이탄희 판사 사직…“진실 밝히려면 희생 필요”

입력 2019.01.29 (18:27) 수정 2019.01.29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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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알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이탄희 수원지법 안양지원 판사가 최근 법원에 사직서를 냈습니다.

이 판사는 오늘(30일) 법원 내부통신망에 지난 1월초 소속 법원에 사직서를 제출한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이 판사는 이미 1월 초에 사직서를 제출했고, "이번 정기인사 때 내려놓자고 마음먹은 지는 오래됐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 판사는 "좋은 선택을 한 뒤에는 다시 그 선택을 지켜내는 길고 고단한 과정이 뒤따른다는 것을, 진실을 밝히는 과정이 끝없는 노력과 희생을 요한다는 것을 그때는 다 알지 못했다"며 회복과 재충전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이 판사는 사법농단 사태에 대해 "지난 시절 행정처를 중심으로 벌어진 헌법에 반하는 행위들은 건전한 법관사회의 가치와 양식에 대한 배신이었다고 생각한다"며 "가치에 대한 충심이 공직자로서의 명예"라는 소신을 밝혔습니다.

또 "시작만 혼자였을 뿐 많은 판사님들 덕분에, 그리고 나중에는 그보다 훨씬 더 많은 분들 덕분에 외롭지 않았다"며 "드러난 결과는 씁쓸하지만, 과정을 만든 한분 한분을 모두 존경한다"고 말했습니다.

2017년 2월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 기획2심의관으로 발령된 이 판사는 상고법원 도입에 비판적인 국제인권법연구회가 열기로 한 학술대회를 견제하라는 지시를 받고 이를 거부한 뒤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이후 법원행정처는 이 판사를 원 소속인 수원지법으로 복귀시켰지만, 발령이 취소된 배경이 석연치 않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사법행정권 남용의혹 사태가 시작됐습니다.

2008년 수원지법 판사를 시작으로 판사생활을 시작한 이 판사는 서울중앙지법 판사와 광주고법 판사 등을 역임하다 지난해 헌법재판소로 파견돼 근무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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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1-29 18:27:42
    • 수정2019-01-29 19:06:04
    사회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알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이탄희 수원지법 안양지원 판사가 최근 법원에 사직서를 냈습니다.

이 판사는 오늘(30일) 법원 내부통신망에 지난 1월초 소속 법원에 사직서를 제출한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이 판사는 이미 1월 초에 사직서를 제출했고, "이번 정기인사 때 내려놓자고 마음먹은 지는 오래됐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 판사는 "좋은 선택을 한 뒤에는 다시 그 선택을 지켜내는 길고 고단한 과정이 뒤따른다는 것을, 진실을 밝히는 과정이 끝없는 노력과 희생을 요한다는 것을 그때는 다 알지 못했다"며 회복과 재충전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이 판사는 사법농단 사태에 대해 "지난 시절 행정처를 중심으로 벌어진 헌법에 반하는 행위들은 건전한 법관사회의 가치와 양식에 대한 배신이었다고 생각한다"며 "가치에 대한 충심이 공직자로서의 명예"라는 소신을 밝혔습니다.

또 "시작만 혼자였을 뿐 많은 판사님들 덕분에, 그리고 나중에는 그보다 훨씬 더 많은 분들 덕분에 외롭지 않았다"며 "드러난 결과는 씁쓸하지만, 과정을 만든 한분 한분을 모두 존경한다"고 말했습니다.

2017년 2월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 기획2심의관으로 발령된 이 판사는 상고법원 도입에 비판적인 국제인권법연구회가 열기로 한 학술대회를 견제하라는 지시를 받고 이를 거부한 뒤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이후 법원행정처는 이 판사를 원 소속인 수원지법으로 복귀시켰지만, 발령이 취소된 배경이 석연치 않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사법행정권 남용의혹 사태가 시작됐습니다.

2008년 수원지법 판사를 시작으로 판사생활을 시작한 이 판사는 서울중앙지법 판사와 광주고법 판사 등을 역임하다 지난해 헌법재판소로 파견돼 근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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