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래의 최강시사] 한국노총 “경사노위 파행…재계와 정부 함께 책임져야”

입력 2019.01.30 (10:10) 수정 2019.01.30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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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의 경노사위 불참, 예상밖의 결과... 아쉽고 안타까워
- 귀족노조, 조직 이기주의 프레임 깨기 위해서라도 사회적 대화 참여해야
- 재계, ILO 비준 앞두고 무리한 안건 꺼내... 한국노총도 경사노위 논의 중단
- 무리한 재계 요구... 단협 유효기간 확대, 사업장내 파업금지, 파업 대체근로 허용
- 재계, 경사노위를 진정성 있는 대화가 아닌 묵은 과제 해결용으로 활용하려 해
- 정부와 국회, 시한 정해놓고 노동계 압박
- 한국노총, ‘사회적 대화’와 ‘불가피한 투쟁’ 모두 노조의 사회적 책임이라 생각

■ 프로그램명 : 김경래의 최강시사
■ 코너명 : <최강 인터뷰2>
■ 방송시간 : 1월 30일(수) 7:25~8:57 KBS1R FM 97.3 MHz
■ 진행 : 김경래 (뉴스타파 탐사팀장)
■ 출연 : 김주영 위원장(한국노총)



▷ 김경래 : 지금 양대 노총이 사회적 대화 불참을 선언했죠, 경사노위에. 노정 관계가 잘 풀리지가 않네요. 민주노총은 10시간 동안 경론 끝에 불참을 하기로 결정했고 한국노총도 지금 대화 중단을 일단 선언을 했어요. 이유가 뭐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가 여러 가지로 궁금합니다. 한국노총 김주영 위원장 연결하겠습니다. 위원장님, 안녕하세요?

▶ 김주영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김주영입니다.

▷ 김경래 : 이웃사촌이죠, 민주노총. 민주노총 토론 과정을 쭉 보셨을 거 아니에요, 뉴스 보도나 이런 걸 통해서요. 결국은 굉장히 오랫동안 10시간 넘게 토론을 했다고 하는데 불참을 결정했어요. 애초에 예상하셨습니까? 어땠습니까?

▶ 김주영 : 아니요, 이번에는 참여 쪽으로 결정이 나지 않을까 많은 분들이 대의원대회에 참석을 했고 했기 때문에 참석하리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 김경래 : 그래요? 그러면 이번 결정을 어떻게 봐야 돼요? 왜냐하면 결정도 민주노총 내부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굉장히 이상해요. 참여하는 것도 부결됐고 참여하지 않는 것도 부결이 됐어요. 이거 어떻게 봐야 됩니까, 지금 민주노총의 결정을?

▶ 김주영 : 어쨌거나 참 한국노총 위원장으로서는 많이 아쉽고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민주노총 대의원대회 이후에 여러 언론들에서 기사와 사설을 통해서 많은 논평들을 내놓고 있는 것을 봤습니다. 그런데 저는 같은 노동계 입장에서 다른 관점의 그런 아쉬움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지금까지 우리 국민들에게 노동조합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예를 든다면 조직 이기주의라든지 귀족노조 같은 이런 것은 과거에 보수언론과 정부가 만들어낸 프레임이기도 한데 저는 이 프레임을 깨기 위해서 우리가 그렇지 않다고 그냥 외치고 투쟁하기보다는 노동운동이 지금까지와는 좀 다른 형식과 내용들을 보여주는 그런 계기가 됐으면 했습니다. 그래서 그게 저는 사회적 대화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현 정부는 어찌 됐든 간에 사회적 대화를 공약으로 내세웠기 때문에 이를 통해서 노동조합이 국민들에게 좀 더 다가가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었는데 민주노총이 함께하지 못해서 매우 참 아쉽고 안타깝게 생각하는 겁니다.

▷ 김경래 : 그런데 지금 한국노총도 내일 열리는 경사노위에 참여하지 않겠다, 이렇게 얘기했어요. 이건 또 뭐죠?

▶ 김주영 :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불참이 아니라 논의를 중단하고 잠시 나온 건데요. 우리 한국노총이 논의를 중단한 이유는 지금 경사노위에서 국제노동기구인 ILO 기본협약을 비준하기 위한 그런 논의들을 하고 있잖아요. 거기에는 노동권을 보호하기 위한 내용들이 있는데요. 진행자께서도 잘 아시지만 지금 EU를 비롯해서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 ILO 핵심 기본 협약 비준을 요구해왔습니다. 한미 FTA에서도 그런 내용들이 들어 있고 지금도 EU에서 들어와서 이행 여부를 체크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지금 사회적 대화를 통해서 이런 것을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는데 사용자 측에서 논의와 무관한 내용들을 들고 나온 거죠. 과거나 지금이나 우리 경제계에서 또 그냥 툭하면 글로벌 스탠다드를 이야기해왔지 않습니까? 그런데 정작 국제노동기구가 요구하는 기본협약과 노동계가 받아들일 수 없는 그런 회의 주제와는 무관한 내용을 들고 나오니까 저희들도...

▷ 김경래 : 예컨대 어떤 걸 들고 나왔다는 말씀이시죠?

▶ 김주영 : 단체 협약의 유효기간 확대라든지 사업장 내 파업 금지 그리고 파업 시 대체근로 허용 그리고 부당 노동 행위 시 형사처벌 폐지 같은 그런 내용들입니다.

▷ 김경래 : 지금 말씀하신 것들이 위원장님이 보시기에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다, 그런...

▶ 김주영 : 그렇죠.

▷ 김경래 : 그런 것들을 지금 사용자 측에서 꺼내기 때문에 일단은 이번에 한해서 일단 대화를 중단한다, 이런 말씀이신 거죠?

▶ 김주영 : 그렇죠.

▷ 김경래 : 이번 다음에는 참가를 하시는 거고요?

▶ 김주영 : 그 부분은 또 저희들도 조직적 논의들을 거쳐야 될 부분들은 있습니다.

▷ 김경래 : 논의를 한번 거쳐야 되는 거고요. 그런데 두 가지 질문을 드려야 될 것 같은데요. 한 가지는 아까 말씀하셨잖아요. 국민적인 어떤 시선이 노동계에 그렇게 우호적이지는 않다는 부분이 있어요, 분명히. 그게 민주노총이 됐든 한국노총이 됐든요. 그런데 민주노총이 전면적으로 보이콧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고 한국노총도 삐걱삐걱거리지 않습니까? 이게 누가 잘못했느냐를 떠나서 사회적인 합의 기구가 대화 자체가 돌아가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을 것 같아요. 이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 김주영 : 그만큼 사실은 우리 사회가 좀 신뢰 사회가 되지 못한 부분들도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사회적 대화가 진행되지 않은 부분들에 대해서는 많은 비난과 지탄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서로 진정성을 갖고 이 문제를 풀려고 하기보다는 이번 기회에 이런 그동안에 묵었던 과제들을 한꺼번에 해결하자, 이런 태도들이 저는 문제라고 생각하고요. 그다음에 경사노위에서도 그동안 출범한 지가 벌써 꽤 지났는데 진정성을 갖고 노력을 했는가, 운영을 하는 데에 있어서 그런 노력들을 했는가하는 데 대한 저희들은 의구심들이 있습니다.

▷ 김경래 : 지금 청와대에 김의겸 대변인이 이렇게 얘기를 했잖아요. “사회적인 대화, 이것은 선택 사항이 아니다.” 이렇게 얘기를 했어요. 그리고 “민주노총이 안 들어와도 진행한다, 계속 가겠다, 일정대로 가겠다.” 이랬는데 이 결정은 한국노총 입장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 김주영 : 하여튼 총론에 대해서는 동의를 합니다. 예정된 일정에 맞춰가겠다는 각론에 대해서는 다른 생각이 있고요. 예를 들면 탄력근로제 같은 경우 기한을 2월까지로 정하고 합의가 되든 안 되든 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하는데 지금 우리 경제가 어려운 게 탄력근로제 문제 때문일까요? 제가 노동부 조사한 걸 보니까 현재 탄력근로제를 시행하고 있는 기업은 3.2% 정도 되고요. 향후 도입 계획이 있다는 곳도 6% 정도입니다. 따라서 우리 경제에서 시한을 두고 처리할 그런 시급한 문제가 탄력근로제가 아니라는 거죠. 그래서 앞에도 말씀드렸는데 사회적 대화를 실기한 것은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과적으로는 아니지만 민주노총 참여를 기다리는 데에 보낸 시간이 1년입니다. 그런데 결국은 불참으로 결론이 났죠.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어느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그러면 앞으로 어떻게 끌고 가겠다는 것에 대한 그런 비전도 사실 잘 안 보이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저희들은 우려를 합니다.

▷ 김경래 : 지금 탄력근로제 같은 경우에는 말씀하신 대로 한국노총에서는 뭐 민주노총도 비슷한 입장일 것 같은데 시급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좀 더 논의를 해보자, 이런 입장인데 지금 재계 쪽은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고 정부도 이게 대화가 제대로 안 되면 2월에 국회에서 처리하겠다, 이렇게 지금 얘기하고 있지 않습니까? 만약에 2월에 국회에서 이게 처리가 되는 움직임이 있다, 이러면 노동계에서는 어떻게 대응을 하실 계획이세요?

▶ 김주영 : 그런데 이게 탄력근로 문제는 원래 작년에 법이 개정되면서 단위기간 확대 문제를 주 52시간이 현장에 정착되는 2022년 12월 31일 이후에 도입 여부를 검토하기로 그렇게 부칙에다가 못을 박아놨습니다. 그런데 작년 7월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도입하기로 한 노동시간단축법은 실제 정부가 계도기간을 6개월을 뒀고 그 이후에도 2개월을 연장했기 때문에 실제로는 올해 3월 이후부터나 시작이 되거든요. 그래서 이 시간 단축은 노동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또 시간 단축을 통해서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그런 두 가지 문제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사실 이야기를 안 하는 거죠. 그래서 노동자 입장에서는 임금 삭감과 건강권을 침해하는 그런 심각한 문제들이 발생하는 거죠. 그래서 어떻게 이렇게 노동시간단축법이 시행도 되기 전에 장시간 노동과 임금 저하를 강요하는 탄력근로제를 다룰 수 있나. 이것은 본말이 완전히 전도된 것이 아닌가 싶고요. 그리고 이것을 시한을 정해놓고 그렇게 밀어붙이겠다 그러면 그러면 그동안에 법이 얼마나 허술하게 만들어졌는가도 우리가 알 수 있지 않습니까? 이 부분은 충분히 시간을 갖고 우리 노동자들의 건강권 확보와 임금 저하 문제 그리고 정말 어떤 업종이 그렇게 절실한지 그런 부분을 구분해서 진행해야 될 부분이라고 봅니다.

▷ 김경래 : 이거는 참 의문일 수도 있는데요. 위원장님 연결됐으니까 제가 여쭤보는 건데 사회적 대타협 기구 경사노위 같은 이 기구가 지금 우리나라에서 잘 안 되고 있지 않습니까? 지금 민주노총은 전면적인 보이콧에 들어간 상황이고 한국노총과도 삐걱삐걱 대고 있는 거고 이게 책임이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그러면 사실 아무도 책임 안 지는 거잖아요. 누구에게 책임 있는 겁니까? 정부에게 있는 겁니까? 재계에 있는 겁니까? 노동계에 있는 겁니까?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 부분은?

▶ 김주영 : 우선은 지금 재계에서 태도가 우선 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적 대화를 하려고 하면 진정성 있는 대화를 해야 되고요. 지금 정부에서도 시한을 정부나 국회에서도 시한을 정해놓고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재계와 정부가 같이 책임을 져야 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재계에서는 지금 여기서 처리 안 되면 국회에 가면 더 재계에 유리하게 만들어질 텐데 굳이 골치 아프게 여기에서 논의할 필요가 뭐가 있느냐? 이런 생각들을 갖고 있다는 게 보이는 거죠.

▷ 김경래 : 재계는 이 대화에 적극적이지 않다, 일단 이렇게 보시는 거네요?

▶ 김주영 : 그렇죠. 사회적 대화를 통해서 보다는 국회에 가서 그냥 일방적으로 처리하는 게 실익이 높다고 보는 거 아니겠습니까?

▷ 김경래 : 그런데 그렇다면 더더욱 노동계에서 어차피 협의체잖아요, 합의도 하지만. 어쨌든 들어가서 대화를 하는 게 중요하다, 이렇게 볼 수도 전략적으로 생각할 때 노동계 입장에서 그렇게 생각이 되는데 그래도 안 되는 이유는 또 뭔가요? 정부가 재계편을 들고 있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건가요?

▶ 김주영 : 그런 부분들이 있죠. 거기 들어가서 정말 논의를 했다가 노동단체들만 온통 피박을 쓴다, 속된 말로. 그렇게 느껴질 수가 있는 거죠. 이게 왜냐하면 이미 법이 정해져 있습니다. 그런데 법 취지하고 달리 지금 탄력근로 단위기간을 확대하려고 하는 거잖아요. 그러면 이거는 재계 민원들을 풀어주려고 하는 문제들이죠. 그런데 그 재계 민원들을 풀어주는 데에 있어서 노동단체로서는 굉장히 리스키한 문제들이 있는데 그러려면 정말 서로들 진정으로 대화를 통해서 이 문제를 풀기 위한 노력들이 지속적으로 이어졌어야 된다. 그동안 그런 경사노위 출범하고 사실 서로들 어떤 의견 접촉도 접근도 못하고 시간만 가게 된 거죠. 저는 2년 전에 벌써 우리 사회에 많은 문제들, 양극화 문제들 그리고 계층 간의 문제들 이런 부분들을 좀 풀어내기 위해서 사회적 대화를 주장한 바가 있습니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시기들을 그냥 다 놓쳐버리고 간 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 김경래 : 한국노총은 대화를 재개하려면 어떤 선결조건 같은 게 있습니까?

▶ 김주영 : 선결조건이라기보다는 우선은 우리 한국노총은 한국노총이 갖고 있는 원칙이 있습니다.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 결코 회피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만약 정부여당이 노동계 의견을 무시하고 노동자와 국민의 생명권이 달려 있는 그런 탄력근로제 문제나 최저임금제도 이런 부분들이 그냥 그동안 강행 처리되고 앞으로 예견이 되고 있기 때문에 저희들은 투쟁에 나설 수 밖에 없을 겁니다. 그러나 우리 한국노총은 사회적 대화가 노총이 짊어지고 있는 그런 사회적 책임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고요. 불가피한 투쟁 또한 우리 한국노총의 사회적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상황들이 오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라죠.

▷ 김경래 :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주영 : 고맙습니다.

▷ 김경래 : 한국노총 김주영 위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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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래의 최강시사] 한국노총 “경사노위 파행…재계와 정부 함께 책임져야”
    • 입력 2019-01-30 10:10:06
    • 수정2019-01-30 12:41:17
    최강시사
- 민주노총의 경노사위 불참, 예상밖의 결과... 아쉽고 안타까워
- 귀족노조, 조직 이기주의 프레임 깨기 위해서라도 사회적 대화 참여해야
- 재계, ILO 비준 앞두고 무리한 안건 꺼내... 한국노총도 경사노위 논의 중단
- 무리한 재계 요구... 단협 유효기간 확대, 사업장내 파업금지, 파업 대체근로 허용
- 재계, 경사노위를 진정성 있는 대화가 아닌 묵은 과제 해결용으로 활용하려 해
- 정부와 국회, 시한 정해놓고 노동계 압박
- 한국노총, ‘사회적 대화’와 ‘불가피한 투쟁’ 모두 노조의 사회적 책임이라 생각

■ 프로그램명 : 김경래의 최강시사
■ 코너명 : <최강 인터뷰2>
■ 방송시간 : 1월 30일(수) 7:25~8:57 KBS1R FM 97.3 MHz
■ 진행 : 김경래 (뉴스타파 탐사팀장)
■ 출연 : 김주영 위원장(한국노총)



▷ 김경래 : 지금 양대 노총이 사회적 대화 불참을 선언했죠, 경사노위에. 노정 관계가 잘 풀리지가 않네요. 민주노총은 10시간 동안 경론 끝에 불참을 하기로 결정했고 한국노총도 지금 대화 중단을 일단 선언을 했어요. 이유가 뭐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가 여러 가지로 궁금합니다. 한국노총 김주영 위원장 연결하겠습니다. 위원장님, 안녕하세요?

▶ 김주영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김주영입니다.

▷ 김경래 : 이웃사촌이죠, 민주노총. 민주노총 토론 과정을 쭉 보셨을 거 아니에요, 뉴스 보도나 이런 걸 통해서요. 결국은 굉장히 오랫동안 10시간 넘게 토론을 했다고 하는데 불참을 결정했어요. 애초에 예상하셨습니까? 어땠습니까?

▶ 김주영 : 아니요, 이번에는 참여 쪽으로 결정이 나지 않을까 많은 분들이 대의원대회에 참석을 했고 했기 때문에 참석하리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 김경래 : 그래요? 그러면 이번 결정을 어떻게 봐야 돼요? 왜냐하면 결정도 민주노총 내부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굉장히 이상해요. 참여하는 것도 부결됐고 참여하지 않는 것도 부결이 됐어요. 이거 어떻게 봐야 됩니까, 지금 민주노총의 결정을?

▶ 김주영 : 어쨌거나 참 한국노총 위원장으로서는 많이 아쉽고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민주노총 대의원대회 이후에 여러 언론들에서 기사와 사설을 통해서 많은 논평들을 내놓고 있는 것을 봤습니다. 그런데 저는 같은 노동계 입장에서 다른 관점의 그런 아쉬움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지금까지 우리 국민들에게 노동조합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예를 든다면 조직 이기주의라든지 귀족노조 같은 이런 것은 과거에 보수언론과 정부가 만들어낸 프레임이기도 한데 저는 이 프레임을 깨기 위해서 우리가 그렇지 않다고 그냥 외치고 투쟁하기보다는 노동운동이 지금까지와는 좀 다른 형식과 내용들을 보여주는 그런 계기가 됐으면 했습니다. 그래서 그게 저는 사회적 대화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현 정부는 어찌 됐든 간에 사회적 대화를 공약으로 내세웠기 때문에 이를 통해서 노동조합이 국민들에게 좀 더 다가가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었는데 민주노총이 함께하지 못해서 매우 참 아쉽고 안타깝게 생각하는 겁니다.

▷ 김경래 : 그런데 지금 한국노총도 내일 열리는 경사노위에 참여하지 않겠다, 이렇게 얘기했어요. 이건 또 뭐죠?

▶ 김주영 :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불참이 아니라 논의를 중단하고 잠시 나온 건데요. 우리 한국노총이 논의를 중단한 이유는 지금 경사노위에서 국제노동기구인 ILO 기본협약을 비준하기 위한 그런 논의들을 하고 있잖아요. 거기에는 노동권을 보호하기 위한 내용들이 있는데요. 진행자께서도 잘 아시지만 지금 EU를 비롯해서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 ILO 핵심 기본 협약 비준을 요구해왔습니다. 한미 FTA에서도 그런 내용들이 들어 있고 지금도 EU에서 들어와서 이행 여부를 체크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지금 사회적 대화를 통해서 이런 것을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는데 사용자 측에서 논의와 무관한 내용들을 들고 나온 거죠. 과거나 지금이나 우리 경제계에서 또 그냥 툭하면 글로벌 스탠다드를 이야기해왔지 않습니까? 그런데 정작 국제노동기구가 요구하는 기본협약과 노동계가 받아들일 수 없는 그런 회의 주제와는 무관한 내용을 들고 나오니까 저희들도...

▷ 김경래 : 예컨대 어떤 걸 들고 나왔다는 말씀이시죠?

▶ 김주영 : 단체 협약의 유효기간 확대라든지 사업장 내 파업 금지 그리고 파업 시 대체근로 허용 그리고 부당 노동 행위 시 형사처벌 폐지 같은 그런 내용들입니다.

▷ 김경래 : 지금 말씀하신 것들이 위원장님이 보시기에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다, 그런...

▶ 김주영 : 그렇죠.

▷ 김경래 : 그런 것들을 지금 사용자 측에서 꺼내기 때문에 일단은 이번에 한해서 일단 대화를 중단한다, 이런 말씀이신 거죠?

▶ 김주영 : 그렇죠.

▷ 김경래 : 이번 다음에는 참가를 하시는 거고요?

▶ 김주영 : 그 부분은 또 저희들도 조직적 논의들을 거쳐야 될 부분들은 있습니다.

▷ 김경래 : 논의를 한번 거쳐야 되는 거고요. 그런데 두 가지 질문을 드려야 될 것 같은데요. 한 가지는 아까 말씀하셨잖아요. 국민적인 어떤 시선이 노동계에 그렇게 우호적이지는 않다는 부분이 있어요, 분명히. 그게 민주노총이 됐든 한국노총이 됐든요. 그런데 민주노총이 전면적으로 보이콧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고 한국노총도 삐걱삐걱거리지 않습니까? 이게 누가 잘못했느냐를 떠나서 사회적인 합의 기구가 대화 자체가 돌아가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을 것 같아요. 이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 김주영 : 그만큼 사실은 우리 사회가 좀 신뢰 사회가 되지 못한 부분들도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사회적 대화가 진행되지 않은 부분들에 대해서는 많은 비난과 지탄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서로 진정성을 갖고 이 문제를 풀려고 하기보다는 이번 기회에 이런 그동안에 묵었던 과제들을 한꺼번에 해결하자, 이런 태도들이 저는 문제라고 생각하고요. 그다음에 경사노위에서도 그동안 출범한 지가 벌써 꽤 지났는데 진정성을 갖고 노력을 했는가, 운영을 하는 데에 있어서 그런 노력들을 했는가하는 데 대한 저희들은 의구심들이 있습니다.

▷ 김경래 : 지금 청와대에 김의겸 대변인이 이렇게 얘기를 했잖아요. “사회적인 대화, 이것은 선택 사항이 아니다.” 이렇게 얘기를 했어요. 그리고 “민주노총이 안 들어와도 진행한다, 계속 가겠다, 일정대로 가겠다.” 이랬는데 이 결정은 한국노총 입장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 김주영 : 하여튼 총론에 대해서는 동의를 합니다. 예정된 일정에 맞춰가겠다는 각론에 대해서는 다른 생각이 있고요. 예를 들면 탄력근로제 같은 경우 기한을 2월까지로 정하고 합의가 되든 안 되든 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하는데 지금 우리 경제가 어려운 게 탄력근로제 문제 때문일까요? 제가 노동부 조사한 걸 보니까 현재 탄력근로제를 시행하고 있는 기업은 3.2% 정도 되고요. 향후 도입 계획이 있다는 곳도 6% 정도입니다. 따라서 우리 경제에서 시한을 두고 처리할 그런 시급한 문제가 탄력근로제가 아니라는 거죠. 그래서 앞에도 말씀드렸는데 사회적 대화를 실기한 것은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과적으로는 아니지만 민주노총 참여를 기다리는 데에 보낸 시간이 1년입니다. 그런데 결국은 불참으로 결론이 났죠.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어느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그러면 앞으로 어떻게 끌고 가겠다는 것에 대한 그런 비전도 사실 잘 안 보이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저희들은 우려를 합니다.

▷ 김경래 : 지금 탄력근로제 같은 경우에는 말씀하신 대로 한국노총에서는 뭐 민주노총도 비슷한 입장일 것 같은데 시급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좀 더 논의를 해보자, 이런 입장인데 지금 재계 쪽은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고 정부도 이게 대화가 제대로 안 되면 2월에 국회에서 처리하겠다, 이렇게 지금 얘기하고 있지 않습니까? 만약에 2월에 국회에서 이게 처리가 되는 움직임이 있다, 이러면 노동계에서는 어떻게 대응을 하실 계획이세요?

▶ 김주영 : 그런데 이게 탄력근로 문제는 원래 작년에 법이 개정되면서 단위기간 확대 문제를 주 52시간이 현장에 정착되는 2022년 12월 31일 이후에 도입 여부를 검토하기로 그렇게 부칙에다가 못을 박아놨습니다. 그런데 작년 7월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도입하기로 한 노동시간단축법은 실제 정부가 계도기간을 6개월을 뒀고 그 이후에도 2개월을 연장했기 때문에 실제로는 올해 3월 이후부터나 시작이 되거든요. 그래서 이 시간 단축은 노동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또 시간 단축을 통해서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그런 두 가지 문제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사실 이야기를 안 하는 거죠. 그래서 노동자 입장에서는 임금 삭감과 건강권을 침해하는 그런 심각한 문제들이 발생하는 거죠. 그래서 어떻게 이렇게 노동시간단축법이 시행도 되기 전에 장시간 노동과 임금 저하를 강요하는 탄력근로제를 다룰 수 있나. 이것은 본말이 완전히 전도된 것이 아닌가 싶고요. 그리고 이것을 시한을 정해놓고 그렇게 밀어붙이겠다 그러면 그러면 그동안에 법이 얼마나 허술하게 만들어졌는가도 우리가 알 수 있지 않습니까? 이 부분은 충분히 시간을 갖고 우리 노동자들의 건강권 확보와 임금 저하 문제 그리고 정말 어떤 업종이 그렇게 절실한지 그런 부분을 구분해서 진행해야 될 부분이라고 봅니다.

▷ 김경래 : 이거는 참 의문일 수도 있는데요. 위원장님 연결됐으니까 제가 여쭤보는 건데 사회적 대타협 기구 경사노위 같은 이 기구가 지금 우리나라에서 잘 안 되고 있지 않습니까? 지금 민주노총은 전면적인 보이콧에 들어간 상황이고 한국노총과도 삐걱삐걱 대고 있는 거고 이게 책임이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그러면 사실 아무도 책임 안 지는 거잖아요. 누구에게 책임 있는 겁니까? 정부에게 있는 겁니까? 재계에 있는 겁니까? 노동계에 있는 겁니까?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 부분은?

▶ 김주영 : 우선은 지금 재계에서 태도가 우선 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적 대화를 하려고 하면 진정성 있는 대화를 해야 되고요. 지금 정부에서도 시한을 정부나 국회에서도 시한을 정해놓고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재계와 정부가 같이 책임을 져야 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재계에서는 지금 여기서 처리 안 되면 국회에 가면 더 재계에 유리하게 만들어질 텐데 굳이 골치 아프게 여기에서 논의할 필요가 뭐가 있느냐? 이런 생각들을 갖고 있다는 게 보이는 거죠.

▷ 김경래 : 재계는 이 대화에 적극적이지 않다, 일단 이렇게 보시는 거네요?

▶ 김주영 : 그렇죠. 사회적 대화를 통해서 보다는 국회에 가서 그냥 일방적으로 처리하는 게 실익이 높다고 보는 거 아니겠습니까?

▷ 김경래 : 그런데 그렇다면 더더욱 노동계에서 어차피 협의체잖아요, 합의도 하지만. 어쨌든 들어가서 대화를 하는 게 중요하다, 이렇게 볼 수도 전략적으로 생각할 때 노동계 입장에서 그렇게 생각이 되는데 그래도 안 되는 이유는 또 뭔가요? 정부가 재계편을 들고 있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건가요?

▶ 김주영 : 그런 부분들이 있죠. 거기 들어가서 정말 논의를 했다가 노동단체들만 온통 피박을 쓴다, 속된 말로. 그렇게 느껴질 수가 있는 거죠. 이게 왜냐하면 이미 법이 정해져 있습니다. 그런데 법 취지하고 달리 지금 탄력근로 단위기간을 확대하려고 하는 거잖아요. 그러면 이거는 재계 민원들을 풀어주려고 하는 문제들이죠. 그런데 그 재계 민원들을 풀어주는 데에 있어서 노동단체로서는 굉장히 리스키한 문제들이 있는데 그러려면 정말 서로들 진정으로 대화를 통해서 이 문제를 풀기 위한 노력들이 지속적으로 이어졌어야 된다. 그동안 그런 경사노위 출범하고 사실 서로들 어떤 의견 접촉도 접근도 못하고 시간만 가게 된 거죠. 저는 2년 전에 벌써 우리 사회에 많은 문제들, 양극화 문제들 그리고 계층 간의 문제들 이런 부분들을 좀 풀어내기 위해서 사회적 대화를 주장한 바가 있습니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시기들을 그냥 다 놓쳐버리고 간 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 김경래 : 한국노총은 대화를 재개하려면 어떤 선결조건 같은 게 있습니까?

▶ 김주영 : 선결조건이라기보다는 우선은 우리 한국노총은 한국노총이 갖고 있는 원칙이 있습니다.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 결코 회피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만약 정부여당이 노동계 의견을 무시하고 노동자와 국민의 생명권이 달려 있는 그런 탄력근로제 문제나 최저임금제도 이런 부분들이 그냥 그동안 강행 처리되고 앞으로 예견이 되고 있기 때문에 저희들은 투쟁에 나설 수 밖에 없을 겁니다. 그러나 우리 한국노총은 사회적 대화가 노총이 짊어지고 있는 그런 사회적 책임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고요. 불가피한 투쟁 또한 우리 한국노총의 사회적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상황들이 오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라죠.

▷ 김경래 :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주영 : 고맙습니다.

▷ 김경래 : 한국노총 김주영 위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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