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타인’ 업체, 직원 절반 구조조정…“사실상 강제 해고”

입력 2019.01.30 (19:14) 수정 2019.01.30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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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노리카코리아가 지난 22일 일부 브랜드 매각과 함께 직원들에게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는 모습


'발렌타인'과 '임페리얼' 등 유명 브랜드 위스키를 생산·유통하는 외국계 주류업체 페르노리카코리아가 전 직원의 60%를 줄이는 구조조정 계획을 통보한 가운데 일부 직원에 희망퇴직을 강요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특히, 사측이 사직을 권고한 직원들 가운데는 노동조합 간부와 집행부 대부분이 포함돼 노조가 반발하고 있습니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지난 22일 위스키 브랜드 '임페리얼'을 사업 부진을 이유로 해당 브랜드를 매각하는 동시에 221명의 직원을 94명으로 줄이는 내용의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발표 직후 임원들은 직원과의 일대일 면담에서 직원 각자에게 "새로운 조직에는 당신의 직무가 존재하지 않는다"거나 "새로운 조직에서도 담당해야 할 직무가 있다"며, 사측에서 사전에 정해 둔 퇴직이나 잔류 여부를 사실상 통보하고 열흘 안에 결정하도록 했다고 노조는 전했습니다.

노조는 또 "회사가 계획하고 있는 규모의 희망퇴직이 이뤄지지 않으면 회사는 한국시장에서 완전 철수라는 극단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상황"이고 "회사에서 제시할 수 있는 마지막 조건"이라는 등의 내용이 담긴 한 임원과의 면담 녹취를 공개했습니다. 노조는 면담 당사자가 심리적인 압박을 느꼈다며 사실상 강제해고라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회사의 희망퇴직 권고를 받은 직원들 가운데는 노조 위원장을 포함한 집행부 28명 대부분이 포함돼있어 노조 탄압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2016년부터 직원들에게 노조 탈퇴를 회유하고 종용하는 등 부당노동행위로 노조탄압에 몰두해왔다"며 "이번 구조조정이 사실상 노조를 세탁하려는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대표이사가 구조조정과 함께 취업규칙과 임금체계를 개편하겠다는 뜻을 밝혀 구조조정을 통해 노조 없는 회사를 운영하려는 속뜻을 내비쳤다"며 이번 구조조정 의도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회사의 구조조정 계획 발표 직후 임원들이 직원들과 일대일 면담을 하는 회의실 모습회사의 구조조정 계획 발표 직후 임원들이 직원들과 일대일 면담을 하는 회의실 모습

노조 측은 또, 이번 구조조정의 배경이 된 실적 부진에 대해서도 프랑스 본사는 이익을 챙겨왔다며 이른바 '먹튀'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페르노리카의 국내법인 가운데 하나인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은 실적 악화에도 지난 3년 동안 프랑스 본사에 458억 원을 배당했습니다. 특히 2016년도 재무제표를 보면 영업이익이 139억 5천만원에 불과한 상황인데도 배당금이 252억 원에 달했습니다.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은 본사의 지주회사인 얼라이드 도메크 홀딩스(Allied Domecq Holdings)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비상장기업입니다.

회사 측은 "현재 회사는 경영상 위기로 철수까지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구조조정은 한국 내 생존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면담 과정에서 퇴직을 압박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습니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지난해 6월 한 임원이 부하 직원들에게 상습적인 욕설과 함께 씹던 껌을 씹으라는 등의 이른바 '갑질'을 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25일, 특별근로감독 결과 부당노동행위 등의 혐의로 해당 임원에 대해 징계 조치를 권고하는 한편, 대표이사를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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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9-01-30 20:06:05
    경제
▲페르노리카코리아가 지난 22일 일부 브랜드 매각과 함께 직원들에게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는 모습


'발렌타인'과 '임페리얼' 등 유명 브랜드 위스키를 생산·유통하는 외국계 주류업체 페르노리카코리아가 전 직원의 60%를 줄이는 구조조정 계획을 통보한 가운데 일부 직원에 희망퇴직을 강요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특히, 사측이 사직을 권고한 직원들 가운데는 노동조합 간부와 집행부 대부분이 포함돼 노조가 반발하고 있습니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지난 22일 위스키 브랜드 '임페리얼'을 사업 부진을 이유로 해당 브랜드를 매각하는 동시에 221명의 직원을 94명으로 줄이는 내용의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발표 직후 임원들은 직원과의 일대일 면담에서 직원 각자에게 "새로운 조직에는 당신의 직무가 존재하지 않는다"거나 "새로운 조직에서도 담당해야 할 직무가 있다"며, 사측에서 사전에 정해 둔 퇴직이나 잔류 여부를 사실상 통보하고 열흘 안에 결정하도록 했다고 노조는 전했습니다.

노조는 또 "회사가 계획하고 있는 규모의 희망퇴직이 이뤄지지 않으면 회사는 한국시장에서 완전 철수라는 극단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상황"이고 "회사에서 제시할 수 있는 마지막 조건"이라는 등의 내용이 담긴 한 임원과의 면담 녹취를 공개했습니다. 노조는 면담 당사자가 심리적인 압박을 느꼈다며 사실상 강제해고라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회사의 희망퇴직 권고를 받은 직원들 가운데는 노조 위원장을 포함한 집행부 28명 대부분이 포함돼있어 노조 탄압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2016년부터 직원들에게 노조 탈퇴를 회유하고 종용하는 등 부당노동행위로 노조탄압에 몰두해왔다"며 "이번 구조조정이 사실상 노조를 세탁하려는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대표이사가 구조조정과 함께 취업규칙과 임금체계를 개편하겠다는 뜻을 밝혀 구조조정을 통해 노조 없는 회사를 운영하려는 속뜻을 내비쳤다"며 이번 구조조정 의도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회사의 구조조정 계획 발표 직후 임원들이 직원들과 일대일 면담을 하는 회의실 모습
노조 측은 또, 이번 구조조정의 배경이 된 실적 부진에 대해서도 프랑스 본사는 이익을 챙겨왔다며 이른바 '먹튀'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페르노리카의 국내법인 가운데 하나인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은 실적 악화에도 지난 3년 동안 프랑스 본사에 458억 원을 배당했습니다. 특히 2016년도 재무제표를 보면 영업이익이 139억 5천만원에 불과한 상황인데도 배당금이 252억 원에 달했습니다.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은 본사의 지주회사인 얼라이드 도메크 홀딩스(Allied Domecq Holdings)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비상장기업입니다.

회사 측은 "현재 회사는 경영상 위기로 철수까지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구조조정은 한국 내 생존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면담 과정에서 퇴직을 압박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습니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지난해 6월 한 임원이 부하 직원들에게 상습적인 욕설과 함께 씹던 껌을 씹으라는 등의 이른바 '갑질'을 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25일, 특별근로감독 결과 부당노동행위 등의 혐의로 해당 임원에 대해 징계 조치를 권고하는 한편, 대표이사를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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