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수십억 낭비 졸속 부전천 사업...징계는 0

입력 2019.01.30 (19:00) 수정 2019.01.3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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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어제 KBS는 공무원 퇴직 후 재취업 실태를 보도하며 공직 사회에 만연한 특혜성 온정주의를 비판했는데요.

오늘도 비슷한 맥락의 보도 이어가겠습니다.

수십억원의 예산이 낭비된 부전천 복원 사업에 대해 당초 부산시가 엄중처벌을 내세우며 대대적인 감사를 벌였지만 아무도 징계 하지 않고 감사를 종결시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장성길 기자의 단독보돕니다.


[리포트]
1960년대 부전천 모습입니다.

이 하천은 40년 전 복개돼 도로로 바뀌었습니다.

부산시는 2015년 11월 복개된 이곳의 구조물을 다 뜯어내 다시 하천으로 복원하는 이른바 '부산판 청계천' 사업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환경부는 지난해 말, 부산시 설계안이 생태하천 복원 기준에 맞지 않다며 국비 245억원 지원을 거부했고, 사업은 무산됐습니다.

시는 당시 이례적으로 보도자료까지 내며 "졸속 사업으로 혈세 23억원을 낭비하게 만든 원인을 끝까지 파악해 철저히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감사 결과는 2개월이 지나도록 감감무소식,

KBS 취재결과 부산시는 감사 대상자 11명 모두에게 징계를 내리지 않고 감사를 종결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대신 가벼운 인사 처분만 내렸습니다.

2명은 훈계, 6명은 주의, 나머지 3명은 퇴직해 "해당사항 없음"으로 마무리한 겁니다.

주의는 근무평점 0.2점 감점에 불과합니다.

대민불친절이나 무단 결근과 같은 수준, 또 주의나 훈계 모두 공식적인 징계가 아니기 때문에 6개월만 지나면 인사기록에서 사라집니다.

부산시는 답변서를 통해 "예산 낭비와 행정과 공신력 저하 및 시민불신을 초래했다"면서도 "전임시장 때 사업이 추진됐고, 사업추진과정에서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노력한 점을 감안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부산시는 자율적이고 엄정한 감사를 하겠다며 지난해 처음으로 외부 출신의 감사관을 임명했습니다.

사업이 제대로 추진됐으면 당장 올해부터 이곳에서 공사가 시작됐을 것입니다.

부전천 복원 사업은 많은 세금이 낭비돼 대표적인 행정실패로 꼽히지만 결국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모양새가 됐습니다.

KBS뉴스 장성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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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수십억 낭비 졸속 부전천 사업...징계는 0
    • 입력 2019-01-31 03:25:56
    • 수정2019-01-31 09:30:17
    뉴스9(부산)
[앵커멘트] 어제 KBS는 공무원 퇴직 후 재취업 실태를 보도하며 공직 사회에 만연한 특혜성 온정주의를 비판했는데요. 오늘도 비슷한 맥락의 보도 이어가겠습니다. 수십억원의 예산이 낭비된 부전천 복원 사업에 대해 당초 부산시가 엄중처벌을 내세우며 대대적인 감사를 벌였지만 아무도 징계 하지 않고 감사를 종결시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장성길 기자의 단독보돕니다. [리포트] 1960년대 부전천 모습입니다. 이 하천은 40년 전 복개돼 도로로 바뀌었습니다. 부산시는 2015년 11월 복개된 이곳의 구조물을 다 뜯어내 다시 하천으로 복원하는 이른바 '부산판 청계천' 사업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환경부는 지난해 말, 부산시 설계안이 생태하천 복원 기준에 맞지 않다며 국비 245억원 지원을 거부했고, 사업은 무산됐습니다. 시는 당시 이례적으로 보도자료까지 내며 "졸속 사업으로 혈세 23억원을 낭비하게 만든 원인을 끝까지 파악해 철저히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감사 결과는 2개월이 지나도록 감감무소식, KBS 취재결과 부산시는 감사 대상자 11명 모두에게 징계를 내리지 않고 감사를 종결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대신 가벼운 인사 처분만 내렸습니다. 2명은 훈계, 6명은 주의, 나머지 3명은 퇴직해 "해당사항 없음"으로 마무리한 겁니다. 주의는 근무평점 0.2점 감점에 불과합니다. 대민불친절이나 무단 결근과 같은 수준, 또 주의나 훈계 모두 공식적인 징계가 아니기 때문에 6개월만 지나면 인사기록에서 사라집니다. 부산시는 답변서를 통해 "예산 낭비와 행정과 공신력 저하 및 시민불신을 초래했다"면서도 "전임시장 때 사업이 추진됐고, 사업추진과정에서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노력한 점을 감안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부산시는 자율적이고 엄정한 감사를 하겠다며 지난해 처음으로 외부 출신의 감사관을 임명했습니다. 사업이 제대로 추진됐으면 당장 올해부터 이곳에서 공사가 시작됐을 것입니다. 부전천 복원 사업은 많은 세금이 낭비돼 대표적인 행정실패로 꼽히지만 결국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모양새가 됐습니다. KBS뉴스 장성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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