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시험 부정행위 교수·학생 무더기 적발

입력 2019.01.30 (18:30) 수정 2019.01.31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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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부산의 한 대학 학생들이 한자 자격 시험을 치면서 집단으로 부정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학생들의 부정행위를 묵인한 건 당시 시험 감독관이었던 교수였습니다.

이준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11월 부산의 한 대학에서 치러진 한자시험의 감독관이 고사장으로 향해 갑니다.

그런데, 감독관은 들어간 지 9분 만에 다시 복도에 나타납니다.

수험생만 둔 채 고사장을 비운 겁니다.

수험생들은 감독관이 이 고사장에서 자리를 비우자 SNS 등을 통해 정답을 공유했습니다.

수험생들은 스마트폰을 꺼내 한자 음과 뜻을 검색하는 건 물론 답안지를 사진으로 찍어 공유하기까지 했습니다.

어떻게 된 걸까?

시험장을 드나든 감독관은 다름 아닌 이 학교 국방계열 학생들에게 한자를 가르치는 담당 교수였던 것.

이 교수는 애초 한 곳이던 고사장을 임의로 2곳으로 나눴고, 고사장을 옮겨 다니며 부정행위가 가능하도록 시간을 벌어줬습니다.

여기에다 공동 감독관인 군무원이 고사장을 이탈하도록 유도한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습니다.

[인터뷰]배한규 경위/해운대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
"교수가 이번 시험에는 연막작전을 하겠다(고 하면서) 커피를 한잔 하자던가 담배를 피우자 이러한 형태로 감독관을 데리고 나갈 테니까 그때 휴대폰을 검색해서 답을 잘 적어라 이러한 내용으로 사전에…."

시험을 주관한 사단법인 한자교육진흥회는 수험생의 지도자는 시험 감독관에서 제외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무용지물이었습니다.

[녹취](사)한자교육진흥회 관계자<음성변조>
"시험관리 운영 규정이라는 게 내부적으로 있거든요. 그것을 전체 보강을 하고, 또 서약서도 전체 다시 받고 만약에 부정이 있을 때는 법률적 책임을 지겠다는…."

경찰은 해당 교수는 물론 군무원과 진흥회 소속 시험관리 책임자에다 수험생 61명 모두를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시험도 무효처리됐습니다.

KBS 뉴스 이준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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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자시험 부정행위 교수·학생 무더기 적발
    • 입력 2019-01-31 03:27:37
    • 수정2019-01-31 09:39:50
    뉴스9(부산)
[앵커멘트] 부산의 한 대학 학생들이 한자 자격 시험을 치면서 집단으로 부정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학생들의 부정행위를 묵인한 건 당시 시험 감독관이었던 교수였습니다. 이준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11월 부산의 한 대학에서 치러진 한자시험의 감독관이 고사장으로 향해 갑니다. 그런데, 감독관은 들어간 지 9분 만에 다시 복도에 나타납니다. 수험생만 둔 채 고사장을 비운 겁니다. 수험생들은 감독관이 이 고사장에서 자리를 비우자 SNS 등을 통해 정답을 공유했습니다. 수험생들은 스마트폰을 꺼내 한자 음과 뜻을 검색하는 건 물론 답안지를 사진으로 찍어 공유하기까지 했습니다. 어떻게 된 걸까? 시험장을 드나든 감독관은 다름 아닌 이 학교 국방계열 학생들에게 한자를 가르치는 담당 교수였던 것. 이 교수는 애초 한 곳이던 고사장을 임의로 2곳으로 나눴고, 고사장을 옮겨 다니며 부정행위가 가능하도록 시간을 벌어줬습니다. 여기에다 공동 감독관인 군무원이 고사장을 이탈하도록 유도한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습니다. [인터뷰]배한규 경위/해운대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 "교수가 이번 시험에는 연막작전을 하겠다(고 하면서) 커피를 한잔 하자던가 담배를 피우자 이러한 형태로 감독관을 데리고 나갈 테니까 그때 휴대폰을 검색해서 답을 잘 적어라 이러한 내용으로 사전에…." 시험을 주관한 사단법인 한자교육진흥회는 수험생의 지도자는 시험 감독관에서 제외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무용지물이었습니다. [녹취](사)한자교육진흥회 관계자<음성변조> "시험관리 운영 규정이라는 게 내부적으로 있거든요. 그것을 전체 보강을 하고, 또 서약서도 전체 다시 받고 만약에 부정이 있을 때는 법률적 책임을 지겠다는…." 경찰은 해당 교수는 물론 군무원과 진흥회 소속 시험관리 책임자에다 수험생 61명 모두를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시험도 무효처리됐습니다. KBS 뉴스 이준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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