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아온 ‘필리핀 수출 쓰레기’…업체 ‘나몰라라’에 속수무책

입력 2019.02.04 (07:15) 수정 2019.02.04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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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처럼 속여 필리핀으로 불법 수출했던 쓰레기 중 일부가, 어제 평택항에 도착했습니다.

국제적 비난 여론이 커지자 급한대로 정부 자금을 투입해 되가져오긴 했는데, 당장 쓰레기에는 손도 댈 수 없다고 합니다.

새벽 평택항에 류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필리핀 민다나오 섬에서 쓰레기 1,200여 톤을 싣고 출발한 배가 어제 새벽, 평택항에 도착했습니다.

국내의 한 업체가 재활용 가능한 폐플라스틱이라며 필리핀에 팔았던 것인데, 온갖 생활쓰레기가 뒤섞인 것이 들통나며 비난 여론이 거셌습니다.

손을 놓은 업체 대신 정부가 긴급자금을 투입해 되가져오긴 했는데, 당장 치울 방법이 없습니다.

[경기도 평택시 공무원/음성변조 : "그거(쓰레기)를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은 현재는 그 업자밖에 없어요. 그 전에는 건드리면 업체가 구상권 청구하면 물어줘야 되거든요."]

재산권이 여전히 업체에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적법한 절차를 밟아 관할 지자체인 평택시가 쓰레기를 치우려면, 최소 6개월은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게다가 현재 평택항에는 이 업체 소유의 불량 폐기물이 3천 톤이나 더 쌓여있습니다.

이번과 마찬가지로 저질 쓰레기를 양질로 속여 수출하려다 퇴짜를 맞고 방치된 것들입니다.

필리핀에 남은 쓰레기 5천 톤까지 합치면 모두 약 만 톤, 결국 정부 예산으로 국내에서 소각해야 하게 생겼습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한국의 폐기물 처리 시스템이 한계에 이른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김미경/그린피스 한국사무소 플라스틱 캠페인 팀장 :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폐기물 감축이나 재활용률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기업들이 제품생산에 사용하는 일회용 플라스틱 양을 절대적으로 감축하도록 적극적인 규제를 해야 합니다."]

폐기물 전수조사에 나선 환경부는 이달 말쯤 결과와 함께 대책을 발표한다는 계획입니다.

KBS 뉴스 류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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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되돌아온 ‘필리핀 수출 쓰레기’…업체 ‘나몰라라’에 속수무책
    • 입력 2019-02-04 07:18:21
    • 수정2019-02-04 08: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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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처럼 속여 필리핀으로 불법 수출했던 쓰레기 중 일부가, 어제 평택항에 도착했습니다.

국제적 비난 여론이 커지자 급한대로 정부 자금을 투입해 되가져오긴 했는데, 당장 쓰레기에는 손도 댈 수 없다고 합니다.

새벽 평택항에 류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필리핀 민다나오 섬에서 쓰레기 1,200여 톤을 싣고 출발한 배가 어제 새벽, 평택항에 도착했습니다.

국내의 한 업체가 재활용 가능한 폐플라스틱이라며 필리핀에 팔았던 것인데, 온갖 생활쓰레기가 뒤섞인 것이 들통나며 비난 여론이 거셌습니다.

손을 놓은 업체 대신 정부가 긴급자금을 투입해 되가져오긴 했는데, 당장 치울 방법이 없습니다.

[경기도 평택시 공무원/음성변조 : "그거(쓰레기)를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은 현재는 그 업자밖에 없어요. 그 전에는 건드리면 업체가 구상권 청구하면 물어줘야 되거든요."]

재산권이 여전히 업체에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적법한 절차를 밟아 관할 지자체인 평택시가 쓰레기를 치우려면, 최소 6개월은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게다가 현재 평택항에는 이 업체 소유의 불량 폐기물이 3천 톤이나 더 쌓여있습니다.

이번과 마찬가지로 저질 쓰레기를 양질로 속여 수출하려다 퇴짜를 맞고 방치된 것들입니다.

필리핀에 남은 쓰레기 5천 톤까지 합치면 모두 약 만 톤, 결국 정부 예산으로 국내에서 소각해야 하게 생겼습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한국의 폐기물 처리 시스템이 한계에 이른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김미경/그린피스 한국사무소 플라스틱 캠페인 팀장 :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폐기물 감축이나 재활용률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기업들이 제품생산에 사용하는 일회용 플라스틱 양을 절대적으로 감축하도록 적극적인 규제를 해야 합니다."]

폐기물 전수조사에 나선 환경부는 이달 말쯤 결과와 함께 대책을 발표한다는 계획입니다.

KBS 뉴스 류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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