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에도 부치지 못한 영상편지 2만여 편…언제쯤 북측에?

입력 2019.02.04 (21:09) 수정 2019.02.05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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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설을 맞아 가족을 찾는 애틋한 영상편지 2만천통이 대한적십자사에 쌓여있습니다.

편지가 찾는 가족은 모두 북한에 있습니다. 생존해있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곳 남한의 이산상봉 신청자도 13만여 명 가운데 5만여 명만 살아계십니다.

만나진 못해도 편지만이라도 부칠 수 있는 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허효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문길자/이산가족 : "제 이름은 문길자입니다. 40년생이고..."]

큰 기대감을 갖고 오빠에게 띄운 영상 편지.

하지만 끝내 부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3년 뒤, 흐른 세월만큼 더 커진 기대감을 갖고 할머니가 또다시 카메라 앞에 섰습니다.

[문길자/이산가족/80살 : "안녕하세요. 저의 이름은 문길자입니다."]

6.25 전쟁 뒤 오빠가 북으로 건너갔다는 소식을 들은 할머니.

설이 다가오면서 오빠의 생사여부라도 알고 싶은 마음은 더욱 간절해집니다.

["오빠, 혹시 이 방송을 들으면 살았으면 어떻게든 나를 한번 만나게 해줘. 세월이 가면 세월이 갈수록 힘들고 너무너무 가슴이 아프고..."]

지난해 9월 남북 정상은 평양공동선언에서 화상상봉과 영상편지 교환 문제를 우선 해결하기로 합의했지만 아직까지 기약이 없습니다.

화상상봉이 대북 제재의 벽에 막혀 진행되지 못하면서 영상편지 교환은 10년 넘게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2005년 4천 편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제작한 영상편지가 모두 2만천여 편.

하지만 2008년 북측과 교환한 20편을 제외하곤 모두 대한적십자사 서고에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정재은/대한적십자사 남북교류팀장 : "작년에 (영상편지를) 촬영하셨는데 저희가 촬영본을 편집해서 전달해 드리고자 연락을 드렸는데 돌아가신 분들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전체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13만 3천여 명 중 생존자는 이제 5만 5천여 명.

지난해 12월에만 벌써 3백여 명이 북에 둔 가족을 가슴에 묻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KBS 뉴스 허효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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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에도 부치지 못한 영상편지 2만여 편…언제쯤 북측에?
    • 입력 2019-02-04 21:12:02
    • 수정2019-02-05 08: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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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설을 맞아 가족을 찾는 애틋한 영상편지 2만천통이 대한적십자사에 쌓여있습니다.

편지가 찾는 가족은 모두 북한에 있습니다. 생존해있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곳 남한의 이산상봉 신청자도 13만여 명 가운데 5만여 명만 살아계십니다.

만나진 못해도 편지만이라도 부칠 수 있는 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허효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문길자/이산가족 : "제 이름은 문길자입니다. 40년생이고..."]

큰 기대감을 갖고 오빠에게 띄운 영상 편지.

하지만 끝내 부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3년 뒤, 흐른 세월만큼 더 커진 기대감을 갖고 할머니가 또다시 카메라 앞에 섰습니다.

[문길자/이산가족/80살 : "안녕하세요. 저의 이름은 문길자입니다."]

6.25 전쟁 뒤 오빠가 북으로 건너갔다는 소식을 들은 할머니.

설이 다가오면서 오빠의 생사여부라도 알고 싶은 마음은 더욱 간절해집니다.

["오빠, 혹시 이 방송을 들으면 살았으면 어떻게든 나를 한번 만나게 해줘. 세월이 가면 세월이 갈수록 힘들고 너무너무 가슴이 아프고..."]

지난해 9월 남북 정상은 평양공동선언에서 화상상봉과 영상편지 교환 문제를 우선 해결하기로 합의했지만 아직까지 기약이 없습니다.

화상상봉이 대북 제재의 벽에 막혀 진행되지 못하면서 영상편지 교환은 10년 넘게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2005년 4천 편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제작한 영상편지가 모두 2만천여 편.

하지만 2008년 북측과 교환한 20편을 제외하곤 모두 대한적십자사 서고에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정재은/대한적십자사 남북교류팀장 : "작년에 (영상편지를) 촬영하셨는데 저희가 촬영본을 편집해서 전달해 드리고자 연락을 드렸는데 돌아가신 분들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전체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13만 3천여 명 중 생존자는 이제 5만 5천여 명.

지난해 12월에만 벌써 3백여 명이 북에 둔 가족을 가슴에 묻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KBS 뉴스 허효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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