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 “美, 무기 통제체계 전체 파괴하기로 결정…유감”

미국의 중거리핵전력조약, INF 탈퇴는 무기 통제체계 전체를 파괴하려는 신호라고 러시아 외무장관이 주장했습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4일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의 한 대학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러한 견해를 밝혔다고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이 보도했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미국의 INF 파기를 '신(新)냉전의 시작'으로 보는 시각과 견해를 달리한다면서, 이는 새로운 시대의 시작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새로운 시대란, 미국이 무기 통제 시스템 전체를 파괴하는 쪽으로 가기로 결정한 시대라는 뜻이라면서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우리는 미국의 INF 탈퇴와 핵무기 사용 조건 완화 계획에 따라 부상하는 위협에 군사적이고 기술적으로 반드시 대응할 것이라며 이런 대응에 쓰일 자금이 이미 러시아 국방부에 배정됐다고 경고했습니다.

이에앞서 러시아 외무부는 유럽을 향해 미국 미사일 발사대를 배치하지 말라고 촉구했습니다.

러시아 외무부는 미국이 원하는 대로 미사일 발사대가 폴란드에 배치되면 유럽이 대치의 장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러시아 외무부가 문제 삼은 미사일 발사대는 미국의 유럽 미사일방어(MD)시스템에 속한 발사대 MK-41을 가리킵니다. MK-41은 루마니아에 이미 전개됐고 폴란드에 배치 중입니다.

이에 앞서 지난 2일 미국은 러시아의 '9M729 노바토르' 미사일이 중거리핵협정(INF) 위반이라고 지적하며 협정 이행을 중단하고, 반년 후 탈퇴한다고 선언했습니다.

러시아는 미국의 MK-41 미사일 발사대가 되레 INF를 위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진 출처 : EPA=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