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덴마크, 국경에 70km 장벽 건설…이유는?

입력 2019.02.11 (20:35) 수정 2019.02.11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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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럽 일부 지역에 돼지콜레라가 확산되자 덴마크 정부가 장벽을 설치하는 고육지책까지 내놓았습니다.

덴마크는 돼지고기 의존율이 높은 만큼 장벽을 세워서 감염경로 자체를 막겠다는 건데 이를 두고 의견이 분분합니다.

베를린 유광석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봅니다.

유광석 특파원! 덴마크 정부가 독일과의 국경지대에 장벽을 설치하는 이유가 좀 특별하다고요?

[기자]

네, 독일의 야생 멧돼지가 덴마크로 넘어오는 것을 차단해 돼지콜레라를 막기 위해서입니다.

지난달 말부터 덴마크와 독일 국경에 대형 장벽이 설치되기 시작했습니다.

중장비를 동원해 땅을 파고 철책을 설치합니다. 덴마크 정부가 독일과 접한 남부 국경에 길이 70km, 높이 1.5m의 장벽을 세우는 모습입니다.

[헨리크 할렌버그 라스무센/건설회사 대표 : "이 장벽은 덴마크 밖에서 들어오는 멧돼지 차단용으로 덴마크 정부가 계획한 것입니다."]

전체 구간에 장벽을 설치하는 데 1,200만 달러, 우리돈 135억 원 정도가 들어갑니다.

돼지콜레라 감염이 확인되면 돼지를 모두 살처분하는 것은 물론 유럽연합 규정에 따라 수출도 전면 중단됩니다.

돼지고기 수출액이 연간 50억 달러에 이르는 덴마크로서는 장벽을 세워서라도 확산을 막는 데 주력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환경보호단체들은 정부 조치에 대해 환경과 생태계만 파괴할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덴마크 정부는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며, 장벽에 90m 간격으로 통로를 만들어 작은 동물들의 이동을 보장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이 전염병이 어느 정도길래 이렇게 국경에 장벽까지 설치하게 된 건가요?

[기자]

바이러스성 돼지 전염병인 돼지콜레라는 한 번 걸리면 대부분 죽는 가축 전염병으로 치사율이 100%에 가깝습니다.

사람이나 다른 동물에는 전염되지 않지만 야생 멧돼지와 집돼지를 떼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습니다.

2007년 이란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에서 발견된 이후 2014년에는 리투아니아, 폴란드 등 유럽연합 회원국으로 번졌는데요.

지난해에는 벨기에에서 감염 사례가 발견돼 유럽 양돈산업의 중심지인 인근 독일, 프랑스, 스페인, 덴마크 등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현재까지 독일에서는 감염 사례가 발견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덴마크가 장벽까지 설치하는 건 돼지콜레라의 경우 예방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한 번 확산되면 속수무책이기 때문입니다.

[모겐스 달/돼지 사육업자 : "(상황이 정리되면) 장벽 철거 비용도 마련될 것입니다. 좋은 이웃 간에 장벽은 필요 없으니까요."]

[앵커]

그런데 일부에서는 이 장벽을 두고 난민 장벽을 세운다는 비판도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 의혹을 사게 된 건 돼지콜레라를 옮기는 원인이 야생 멧돼지가 아닌 돼지콜레라에 오염된 장비나 식품을 수송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인적 요인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극우 성향의 덴마크 인민당이 장벽을 2m 더 올리고 감시카메라를 설치하자는 주장을 한 것도 난민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의혹을 뒷받침한다는 게 현지 언론의 분석입니다.

일부 불법체류 난민들의 강력범죄 등으로 유럽에 반난민 정서가 확산된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장벽 공사는 올 연말에나 끝날 예정인데요.

돼지 콜레라를 위한 차단벽인지 의혹대로 난민 장벽이 될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베를린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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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덴마크, 국경에 70km 장벽 건설…이유는?
    • 입력 2019-02-11 20:32:25
    • 수정2019-02-11 20:5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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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럽 일부 지역에 돼지콜레라가 확산되자 덴마크 정부가 장벽을 설치하는 고육지책까지 내놓았습니다.

덴마크는 돼지고기 의존율이 높은 만큼 장벽을 세워서 감염경로 자체를 막겠다는 건데 이를 두고 의견이 분분합니다.

베를린 유광석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봅니다.

유광석 특파원! 덴마크 정부가 독일과의 국경지대에 장벽을 설치하는 이유가 좀 특별하다고요?

[기자]

네, 독일의 야생 멧돼지가 덴마크로 넘어오는 것을 차단해 돼지콜레라를 막기 위해서입니다.

지난달 말부터 덴마크와 독일 국경에 대형 장벽이 설치되기 시작했습니다.

중장비를 동원해 땅을 파고 철책을 설치합니다. 덴마크 정부가 독일과 접한 남부 국경에 길이 70km, 높이 1.5m의 장벽을 세우는 모습입니다.

[헨리크 할렌버그 라스무센/건설회사 대표 : "이 장벽은 덴마크 밖에서 들어오는 멧돼지 차단용으로 덴마크 정부가 계획한 것입니다."]

전체 구간에 장벽을 설치하는 데 1,200만 달러, 우리돈 135억 원 정도가 들어갑니다.

돼지콜레라 감염이 확인되면 돼지를 모두 살처분하는 것은 물론 유럽연합 규정에 따라 수출도 전면 중단됩니다.

돼지고기 수출액이 연간 50억 달러에 이르는 덴마크로서는 장벽을 세워서라도 확산을 막는 데 주력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환경보호단체들은 정부 조치에 대해 환경과 생태계만 파괴할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덴마크 정부는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며, 장벽에 90m 간격으로 통로를 만들어 작은 동물들의 이동을 보장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이 전염병이 어느 정도길래 이렇게 국경에 장벽까지 설치하게 된 건가요?

[기자]

바이러스성 돼지 전염병인 돼지콜레라는 한 번 걸리면 대부분 죽는 가축 전염병으로 치사율이 100%에 가깝습니다.

사람이나 다른 동물에는 전염되지 않지만 야생 멧돼지와 집돼지를 떼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습니다.

2007년 이란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에서 발견된 이후 2014년에는 리투아니아, 폴란드 등 유럽연합 회원국으로 번졌는데요.

지난해에는 벨기에에서 감염 사례가 발견돼 유럽 양돈산업의 중심지인 인근 독일, 프랑스, 스페인, 덴마크 등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현재까지 독일에서는 감염 사례가 발견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덴마크가 장벽까지 설치하는 건 돼지콜레라의 경우 예방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한 번 확산되면 속수무책이기 때문입니다.

[모겐스 달/돼지 사육업자 : "(상황이 정리되면) 장벽 철거 비용도 마련될 것입니다. 좋은 이웃 간에 장벽은 필요 없으니까요."]

[앵커]

그런데 일부에서는 이 장벽을 두고 난민 장벽을 세운다는 비판도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 의혹을 사게 된 건 돼지콜레라를 옮기는 원인이 야생 멧돼지가 아닌 돼지콜레라에 오염된 장비나 식품을 수송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인적 요인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극우 성향의 덴마크 인민당이 장벽을 2m 더 올리고 감시카메라를 설치하자는 주장을 한 것도 난민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의혹을 뒷받침한다는 게 현지 언론의 분석입니다.

일부 불법체류 난민들의 강력범죄 등으로 유럽에 반난민 정서가 확산된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장벽 공사는 올 연말에나 끝날 예정인데요.

돼지 콜레라를 위한 차단벽인지 의혹대로 난민 장벽이 될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베를린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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