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수사 가시화되자 본격 삭제”…수사 대비 목적?

입력 2019.02.13 (21:19) 수정 2019.02.13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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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찰 정보국은 수사를 피하려고 일부러 파일을 영구 삭제한게 아니라고 하고 있습니다.

원래 열람 후 파기가 원칙이라는거죠.

그러나 지난해 경찰 정보국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기 전까진 영구 삭제 프로그램을 알지도, 제대로 쓰지도 않았다고, 다수의 정보 경찰들이 KBS에 진술했습니다.

홍성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경찰청 정보국은 WPM 프로그램을 도입한 게 2015년이라고 밝혔습니다.

수사에 대비하려고 프로그램을 돌린 건 아니라는 취지입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정보국 전 컴퓨터에 설치돼서 자동으로 실행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작년에 압색수색 때문에 삭제한, 이런 사항은 전혀 아니죠."]

그러나 다수의 경찰 정보관들의 설명은 다릅니다.

정보국이 수사를 받기 전까지는 WPM 프로그램의 존재도 몰랐다고 합니다.

"전에는 프로그램의 이름조차 몰랐다", "PC에 깔려 있긴 한데 뭐하는 건지 몰랐고, 신경을 안 썼다", "사용법을 잘 몰랐다"는 겁니다.

그러나 지난해 초 검찰의 영포빌딩 압수수색에서 경찰의 사찰문건이 대거 발견되자 정보국에 비상이 걸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 뒤 PC에 문제가 되는 문건을 삭제하라는 윗선의 지시가 내려졌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전직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일선에 지우라고 지시 내려왔니 어쩌니 이런 얘기가 돌기 시작했죠. 정보분실에 그런 얘기가 내려왔다."]

지난해 말에는 경찰청 정보국 직원들이 2인 1조로 지방경찰청을 돌며 삭제 상황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 수사에 대비해 문건을 삭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드는 대목입니다.

정보국의 파일 영구 삭제는 경찰 개혁위원회의 권고에도 정면으로 배치됩니다.

개혁위는 지난해 5월 정보 문서에 대한 '열람 후 폐기' 원칙을 바꾸라고 권고했습니다.

'일률적으로 파기하지 않고 공공기록물 관리법에 따라 보관'하라고 한 겁니다.

정권을 위해 비밀리에 활동했던 정보 경찰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놓자는 취지입니다.

KBS 뉴스 홍성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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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9-02-13 22: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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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정보국은 수사를 피하려고 일부러 파일을 영구 삭제한게 아니라고 하고 있습니다.

원래 열람 후 파기가 원칙이라는거죠.

그러나 지난해 경찰 정보국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기 전까진 영구 삭제 프로그램을 알지도, 제대로 쓰지도 않았다고, 다수의 정보 경찰들이 KBS에 진술했습니다.

홍성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경찰청 정보국은 WPM 프로그램을 도입한 게 2015년이라고 밝혔습니다.

수사에 대비하려고 프로그램을 돌린 건 아니라는 취지입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정보국 전 컴퓨터에 설치돼서 자동으로 실행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작년에 압색수색 때문에 삭제한, 이런 사항은 전혀 아니죠."]

그러나 다수의 경찰 정보관들의 설명은 다릅니다.

정보국이 수사를 받기 전까지는 WPM 프로그램의 존재도 몰랐다고 합니다.

"전에는 프로그램의 이름조차 몰랐다", "PC에 깔려 있긴 한데 뭐하는 건지 몰랐고, 신경을 안 썼다", "사용법을 잘 몰랐다"는 겁니다.

그러나 지난해 초 검찰의 영포빌딩 압수수색에서 경찰의 사찰문건이 대거 발견되자 정보국에 비상이 걸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 뒤 PC에 문제가 되는 문건을 삭제하라는 윗선의 지시가 내려졌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전직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일선에 지우라고 지시 내려왔니 어쩌니 이런 얘기가 돌기 시작했죠. 정보분실에 그런 얘기가 내려왔다."]

지난해 말에는 경찰청 정보국 직원들이 2인 1조로 지방경찰청을 돌며 삭제 상황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 수사에 대비해 문건을 삭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드는 대목입니다.

정보국의 파일 영구 삭제는 경찰 개혁위원회의 권고에도 정면으로 배치됩니다.

개혁위는 지난해 5월 정보 문서에 대한 '열람 후 폐기' 원칙을 바꾸라고 권고했습니다.

'일률적으로 파기하지 않고 공공기록물 관리법에 따라 보관'하라고 한 겁니다.

정권을 위해 비밀리에 활동했던 정보 경찰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놓자는 취지입니다.

KBS 뉴스 홍성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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