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경찰, 수사용 자체개발 프로그램으로도 문서 삭제

입력 2019.02.14 (21:25) 수정 2019.02.14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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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찰청 정보국이 검찰 수사를 앞두고, 파일 영구삭제 프로그램을 이용해 문서들을 대거 삭제했다는 의혹, 어제(13일) KBS 보도로 전해드렸죠.

그런데 2년 전에도 경찰이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해, 문서들을 삭제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게다가 이 프로그램이 부적절하게 사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걸까요,

배포를 중단했다고 합니다.

이지윤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리포트]

2017년 3월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은 '폴 이레이저'라는 파일삭제 프로그램을 개발했습니다.

영구삭제 프로그램으로 경찰청 정보국이 구입해 사용한 WPM과 비슷한 프로그램입니다.

개발 목적은 수사용.

압수한 증거들 중 범죄혐의와 관련 없는 증거들을 폐기하기 위해 개발해 일선에 배포했다는 설명입니다.

경찰 업무용 내부망에 올려놔 일선 경찰관 누구나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11월, 사이버안전국은 갑자기 해당 프로그램 배포를 중단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용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있어 배포를 중단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른 목적은 뭘까?

지방경찰서 정보관들은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 문건을 삭제해왔다고 말합니다.

한 정보관은 일선서까지 WPM을 배포하는 것은 비용이 많이 들어 폴 이레이저를 쓰는 방안을 검토한 걸로 안다고 밝혔습니다.

정보국이 사용한 WPM 프로그램은 PC 300대에 설치할 때 천 만원 이상의 비용이 듭니다.

결국 WPM이 설치되지 않은 일선 정보과에선 폴 이레이저를 이용해 문서 영구삭제가 이뤄졌단 이야기입니다.

사이버안전국이 폴 이레이저 배포를 중단한 지난해 11월은 검찰의 경찰청 정보국에 대한 수사가 한창 진행되던 시점이었습니다.

하지만 폴 이레이저 배포가 중단된 뒤에도 경찰청 정보국은 WPM을 사용해 정보국 내 PC를 갈아엎었습니다.

KBS 뉴스 이지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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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2-14 21:27:13
    • 수정2019-02-14 22: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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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찰청 정보국이 검찰 수사를 앞두고, 파일 영구삭제 프로그램을 이용해 문서들을 대거 삭제했다는 의혹, 어제(13일) KBS 보도로 전해드렸죠.

그런데 2년 전에도 경찰이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해, 문서들을 삭제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게다가 이 프로그램이 부적절하게 사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걸까요,

배포를 중단했다고 합니다.

이지윤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리포트]

2017년 3월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은 '폴 이레이저'라는 파일삭제 프로그램을 개발했습니다.

영구삭제 프로그램으로 경찰청 정보국이 구입해 사용한 WPM과 비슷한 프로그램입니다.

개발 목적은 수사용.

압수한 증거들 중 범죄혐의와 관련 없는 증거들을 폐기하기 위해 개발해 일선에 배포했다는 설명입니다.

경찰 업무용 내부망에 올려놔 일선 경찰관 누구나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11월, 사이버안전국은 갑자기 해당 프로그램 배포를 중단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용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있어 배포를 중단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른 목적은 뭘까?

지방경찰서 정보관들은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 문건을 삭제해왔다고 말합니다.

한 정보관은 일선서까지 WPM을 배포하는 것은 비용이 많이 들어 폴 이레이저를 쓰는 방안을 검토한 걸로 안다고 밝혔습니다.

정보국이 사용한 WPM 프로그램은 PC 300대에 설치할 때 천 만원 이상의 비용이 듭니다.

결국 WPM이 설치되지 않은 일선 정보과에선 폴 이레이저를 이용해 문서 영구삭제가 이뤄졌단 이야기입니다.

사이버안전국이 폴 이레이저 배포를 중단한 지난해 11월은 검찰의 경찰청 정보국에 대한 수사가 한창 진행되던 시점이었습니다.

하지만 폴 이레이저 배포가 중단된 뒤에도 경찰청 정보국은 WPM을 사용해 정보국 내 PC를 갈아엎었습니다.

KBS 뉴스 이지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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