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까마귀와 까치의 반란?…새들과의 전쟁
입력 2019.02.18 (08:29)
수정 2019.02.18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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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최근 도심 일대에 출몰하고 있는 까마귀입니다.
언제부턴가 도심 한가운데 나타나 불편 정도가 아닌 공포의 대상이 됐는데요.
까마귀 뿐만이 아닙니다.
곳곳에서 정전 등 피해를 일으키고 있는 까치에는 포상금까지 걸려 있습니다.
때아닌 새들의 습격, 그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수원의 번화가. 어둠이 내리자, 모습을 나타내는 새들이 있습니다.
하늘 위를 날아다니다 인근 전선과 전봇대 위를 빽빽하게 점령한 새는 바로 까마귀.
적어도 수백 마리는 돼 보이는데요.
[최동하/경기도 수원시 : "좀 혐오스럽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까마귀 자체를 예전부터 기분 안 좋게 생각하니까..."]
매일 해질 무렵 나타나 새벽까지 도심에 머무르는 까마귀.
수백, 수천의 까마귀들이 전선 위를 점령하고 앉아 있다 보니, 배설물 때문에 피해를 입는 시민들이 적지 않습니다.
[인근 상인 : "전깃줄이 있는 데가 보통 바로 아래가 사람들이 다니는 인도고 차들이 주차해 놓은 주차 라인이란 말이에요. 거기에다 배변 활동을 하니까 차가 지저분해지고..."]
[심호준/경기도 수원시 : "차를 산 지 4년 밖에 안 됐는데 (까마귀 때문에) 세차를 한두 번 한 것이 아니에요. 세차하면 또 그러고 하면 또 그러고..."]
주변을 돌아다니며 확인해 봤는데요.
주차해 놓은 차 위에도, 사람들이 다니는 인도 위에도 하얗게 말라붙은 까마귀 배설물로 가득했습니다.
까마귀 배설물에 맞을까 봐 걸음을 서두르는 진풍경도 벌어집니다.
["떨어져. 푸드득 소리 들린다니까."]
거리에서는 비명 소리가 수시로 들리기도 하는데요.
["배설물 맞은 거 같아. 진짜 싫어."]
[허영재/경기도 수원시 : "배설물 맞아서 뛰었습니다. 일단 좀 시끄럽고 배설물 때문에 지저분하기도 합니다."]
인근 상인들도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인근 상인/음성변조 : "(손님들이)짜증을 내시죠. 저희가 청소를 매일 이것 때문에 한 시간씩 해요. 여기 하얗게 된 부분이 저희가 아침에 청소하는 곳이거든요."]
[인근 상인/음성변조 : "막 이게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요. 툭툭 계속 떨어져요. 쫓아도 소리 질러도 날아갔다 다시 와요. 다시 바로 앉아요. 포기했죠."]
최근에는 안산, 평택 등 인근 도시에서도 까마귀가 출몰하고 있습니다.
[복정섭/경기도 안산시 : "아침에 출근하는데 깜짝 놀라서 전봇대 위 전선에 (까마귀가) 많이 있길래 찍었어요."]
설날 이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까마귀 분변의 흔적이 여기저기 남아 있는데요.
[정영길/경기도 안산시 : "모든 차들이 새 분비물로 인해서 상당히 많이 오염이 되고 더러워지고 가게 앞에 차를 못 댈 정도로 많이 오다 보니까 조금 타격을 받아요."]
시베리아에서 날아와 울산 등 남부 지역에서 겨울을 나고 떠났던 대표적인 겨울 철새 떼까마귀.
그런데, 3년 전부터는 수원 일대에 머물고 있는데요.
그 이유는 뭘까요?
[조삼래/공주대 명예교수 : "농경지에서 먹이 구하고 잠을 자러 도심지에 와요. 도심지에 들어와서 잠을 자는 이유가 일단 건물 위에서 바람을 피할 수 있는 여건이 되고 전봇대이기 때문에 바람에 흔들리지 않아요. 밤에 비치는 조경, 조명 이것도 이들이 좋아하는 한 가지 원인이지 않나 싶어요."]
수원시청에서는 매일 저녁 순찰을 돌며 레이저를 이용해 까마귀떼를 쫓지만 그 때뿐이라고 합니다.
[수원시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가 레이저 장비가 있거든요. 그걸로 새들을 쫓아내고 있고요. 그 때만 있다가 다시 이제 오고 있어서 완전하게 쫓아 버리는 건 한계가 있어요."]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는 이른바 민폐 새들은 떼까마귀 뿐만이 아닙니다.
자영업자인 김진화 씨는 매일 오전마다 새를 잡으러 나섭니다.
[김진화/전국수렵인참여연대 전문 엽사 : "6개월 기간 동안 제가 잡는 양을 평균치로 계산해 보면 2천 5백 마리 정도 잡고 있어요."]
김 씨가 잡으러 나서는 새는 바로 까치입니다.
한전은 지난 2000년부터 까치를 잡아오면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는데요,
수렵단체 추천을 받아 전문 엽사를 고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김진화/전국수렵인참여연대 전문 엽사 : "작년부터 (마리당) 6천 원씩 받고 있거든요. 6천 원씩 받는데 제가 포획하면 평균 한해 겨울에 천 만 원 정도 받아요."]
김 씨는 돌아다니면서 까치를 잡고, 둥지가 보이면 한전에 사진을 찍어 보냅니다.
[김진화/전국수렵인참여연대 전문 엽사 : "한전에는 이 까치집을 헐러 다니는 분들이 있어요. 이걸 찍어서 그 분들한테 전송을 해서 이 분들이 까치집을 헐 수 있도록 사진을 보내 주고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한전이 까치를 잡는 데 힘쓰는 이유는 정전 때문입니다.
까치가 전봇대 배전반 등에 집을 지으면 누전 위험이 커진다고 하는데요.
[조삼래/공주대 명예교수 : "까치가 송전탑 같은 높은 곳을 좋아하거든요. 집을 짓는 재료로 나뭇가지나 주변에 있는 철사 토막을 물어다가 집을 지어요. 그러다가 철사 토막 같은 것이 전선 좌우에 붙는 순간 정전되거든요."]
까치 포획에 대한 농민들의 반응도 좋은 편입니다.
[최창혹/충남 공주시 : "합선돼서 정전이 생길 수도 있고 위험하지. 불날 수도 있고 그렇잖아. 저런 것은 제거해 주면 우린 좋아요."]
[이상구/충남 공주시 : "(까치가) 사료 포대를 뜯어놔. 그리고 여기 과일나무 있는데 다 쪼아요. 그래서 피해가 있어요. 잘 잡는 것 같아요."]
하지만, 까치는 여전히 골칫덩이입니다.
[조삼래/공주대 명예교수 : "굉장히 영리해요. 천적을 피할 수 있는 능력이 탁월하고 둥지도 높은 전선이나 높은 나무 꼭대기에 있기 때문에 접근도 어렵고 번식력도 강하고..."]
도시화가 진행되고 기후가 변하면서 환영받는 곳이 아닌 도심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 야생 조류들.
변화하는 습성에 대한 원인을 찾고 공존의 해법을 하루빨리 찾아야 새들과의 불편한 동거가 끝나지 않을까요?
최근 도심 일대에 출몰하고 있는 까마귀입니다.
언제부턴가 도심 한가운데 나타나 불편 정도가 아닌 공포의 대상이 됐는데요.
까마귀 뿐만이 아닙니다.
곳곳에서 정전 등 피해를 일으키고 있는 까치에는 포상금까지 걸려 있습니다.
때아닌 새들의 습격, 그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수원의 번화가. 어둠이 내리자, 모습을 나타내는 새들이 있습니다.
하늘 위를 날아다니다 인근 전선과 전봇대 위를 빽빽하게 점령한 새는 바로 까마귀.
적어도 수백 마리는 돼 보이는데요.
[최동하/경기도 수원시 : "좀 혐오스럽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까마귀 자체를 예전부터 기분 안 좋게 생각하니까..."]
매일 해질 무렵 나타나 새벽까지 도심에 머무르는 까마귀.
수백, 수천의 까마귀들이 전선 위를 점령하고 앉아 있다 보니, 배설물 때문에 피해를 입는 시민들이 적지 않습니다.
[인근 상인 : "전깃줄이 있는 데가 보통 바로 아래가 사람들이 다니는 인도고 차들이 주차해 놓은 주차 라인이란 말이에요. 거기에다 배변 활동을 하니까 차가 지저분해지고..."]
[심호준/경기도 수원시 : "차를 산 지 4년 밖에 안 됐는데 (까마귀 때문에) 세차를 한두 번 한 것이 아니에요. 세차하면 또 그러고 하면 또 그러고..."]
주변을 돌아다니며 확인해 봤는데요.
주차해 놓은 차 위에도, 사람들이 다니는 인도 위에도 하얗게 말라붙은 까마귀 배설물로 가득했습니다.
까마귀 배설물에 맞을까 봐 걸음을 서두르는 진풍경도 벌어집니다.
["떨어져. 푸드득 소리 들린다니까."]
거리에서는 비명 소리가 수시로 들리기도 하는데요.
["배설물 맞은 거 같아. 진짜 싫어."]
[허영재/경기도 수원시 : "배설물 맞아서 뛰었습니다. 일단 좀 시끄럽고 배설물 때문에 지저분하기도 합니다."]
인근 상인들도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인근 상인/음성변조 : "(손님들이)짜증을 내시죠. 저희가 청소를 매일 이것 때문에 한 시간씩 해요. 여기 하얗게 된 부분이 저희가 아침에 청소하는 곳이거든요."]
[인근 상인/음성변조 : "막 이게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요. 툭툭 계속 떨어져요. 쫓아도 소리 질러도 날아갔다 다시 와요. 다시 바로 앉아요. 포기했죠."]
최근에는 안산, 평택 등 인근 도시에서도 까마귀가 출몰하고 있습니다.
[복정섭/경기도 안산시 : "아침에 출근하는데 깜짝 놀라서 전봇대 위 전선에 (까마귀가) 많이 있길래 찍었어요."]
설날 이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까마귀 분변의 흔적이 여기저기 남아 있는데요.
[정영길/경기도 안산시 : "모든 차들이 새 분비물로 인해서 상당히 많이 오염이 되고 더러워지고 가게 앞에 차를 못 댈 정도로 많이 오다 보니까 조금 타격을 받아요."]
시베리아에서 날아와 울산 등 남부 지역에서 겨울을 나고 떠났던 대표적인 겨울 철새 떼까마귀.
그런데, 3년 전부터는 수원 일대에 머물고 있는데요.
그 이유는 뭘까요?
[조삼래/공주대 명예교수 : "농경지에서 먹이 구하고 잠을 자러 도심지에 와요. 도심지에 들어와서 잠을 자는 이유가 일단 건물 위에서 바람을 피할 수 있는 여건이 되고 전봇대이기 때문에 바람에 흔들리지 않아요. 밤에 비치는 조경, 조명 이것도 이들이 좋아하는 한 가지 원인이지 않나 싶어요."]
수원시청에서는 매일 저녁 순찰을 돌며 레이저를 이용해 까마귀떼를 쫓지만 그 때뿐이라고 합니다.
[수원시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가 레이저 장비가 있거든요. 그걸로 새들을 쫓아내고 있고요. 그 때만 있다가 다시 이제 오고 있어서 완전하게 쫓아 버리는 건 한계가 있어요."]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는 이른바 민폐 새들은 떼까마귀 뿐만이 아닙니다.
자영업자인 김진화 씨는 매일 오전마다 새를 잡으러 나섭니다.
[김진화/전국수렵인참여연대 전문 엽사 : "6개월 기간 동안 제가 잡는 양을 평균치로 계산해 보면 2천 5백 마리 정도 잡고 있어요."]
김 씨가 잡으러 나서는 새는 바로 까치입니다.
한전은 지난 2000년부터 까치를 잡아오면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는데요,
수렵단체 추천을 받아 전문 엽사를 고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김진화/전국수렵인참여연대 전문 엽사 : "작년부터 (마리당) 6천 원씩 받고 있거든요. 6천 원씩 받는데 제가 포획하면 평균 한해 겨울에 천 만 원 정도 받아요."]
김 씨는 돌아다니면서 까치를 잡고, 둥지가 보이면 한전에 사진을 찍어 보냅니다.
[김진화/전국수렵인참여연대 전문 엽사 : "한전에는 이 까치집을 헐러 다니는 분들이 있어요. 이걸 찍어서 그 분들한테 전송을 해서 이 분들이 까치집을 헐 수 있도록 사진을 보내 주고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한전이 까치를 잡는 데 힘쓰는 이유는 정전 때문입니다.
까치가 전봇대 배전반 등에 집을 지으면 누전 위험이 커진다고 하는데요.
[조삼래/공주대 명예교수 : "까치가 송전탑 같은 높은 곳을 좋아하거든요. 집을 짓는 재료로 나뭇가지나 주변에 있는 철사 토막을 물어다가 집을 지어요. 그러다가 철사 토막 같은 것이 전선 좌우에 붙는 순간 정전되거든요."]
까치 포획에 대한 농민들의 반응도 좋은 편입니다.
[최창혹/충남 공주시 : "합선돼서 정전이 생길 수도 있고 위험하지. 불날 수도 있고 그렇잖아. 저런 것은 제거해 주면 우린 좋아요."]
[이상구/충남 공주시 : "(까치가) 사료 포대를 뜯어놔. 그리고 여기 과일나무 있는데 다 쪼아요. 그래서 피해가 있어요. 잘 잡는 것 같아요."]
하지만, 까치는 여전히 골칫덩이입니다.
[조삼래/공주대 명예교수 : "굉장히 영리해요. 천적을 피할 수 있는 능력이 탁월하고 둥지도 높은 전선이나 높은 나무 꼭대기에 있기 때문에 접근도 어렵고 번식력도 강하고..."]
도시화가 진행되고 기후가 변하면서 환영받는 곳이 아닌 도심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 야생 조류들.
변화하는 습성에 대한 원인을 찾고 공존의 해법을 하루빨리 찾아야 새들과의 불편한 동거가 끝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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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02-18 08:34:27
- 수정2019-02-18 10:26:40
[기자]
최근 도심 일대에 출몰하고 있는 까마귀입니다.
언제부턴가 도심 한가운데 나타나 불편 정도가 아닌 공포의 대상이 됐는데요.
까마귀 뿐만이 아닙니다.
곳곳에서 정전 등 피해를 일으키고 있는 까치에는 포상금까지 걸려 있습니다.
때아닌 새들의 습격, 그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수원의 번화가. 어둠이 내리자, 모습을 나타내는 새들이 있습니다.
하늘 위를 날아다니다 인근 전선과 전봇대 위를 빽빽하게 점령한 새는 바로 까마귀.
적어도 수백 마리는 돼 보이는데요.
[최동하/경기도 수원시 : "좀 혐오스럽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까마귀 자체를 예전부터 기분 안 좋게 생각하니까..."]
매일 해질 무렵 나타나 새벽까지 도심에 머무르는 까마귀.
수백, 수천의 까마귀들이 전선 위를 점령하고 앉아 있다 보니, 배설물 때문에 피해를 입는 시민들이 적지 않습니다.
[인근 상인 : "전깃줄이 있는 데가 보통 바로 아래가 사람들이 다니는 인도고 차들이 주차해 놓은 주차 라인이란 말이에요. 거기에다 배변 활동을 하니까 차가 지저분해지고..."]
[심호준/경기도 수원시 : "차를 산 지 4년 밖에 안 됐는데 (까마귀 때문에) 세차를 한두 번 한 것이 아니에요. 세차하면 또 그러고 하면 또 그러고..."]
주변을 돌아다니며 확인해 봤는데요.
주차해 놓은 차 위에도, 사람들이 다니는 인도 위에도 하얗게 말라붙은 까마귀 배설물로 가득했습니다.
까마귀 배설물에 맞을까 봐 걸음을 서두르는 진풍경도 벌어집니다.
["떨어져. 푸드득 소리 들린다니까."]
거리에서는 비명 소리가 수시로 들리기도 하는데요.
["배설물 맞은 거 같아. 진짜 싫어."]
[허영재/경기도 수원시 : "배설물 맞아서 뛰었습니다. 일단 좀 시끄럽고 배설물 때문에 지저분하기도 합니다."]
인근 상인들도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인근 상인/음성변조 : "(손님들이)짜증을 내시죠. 저희가 청소를 매일 이것 때문에 한 시간씩 해요. 여기 하얗게 된 부분이 저희가 아침에 청소하는 곳이거든요."]
[인근 상인/음성변조 : "막 이게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요. 툭툭 계속 떨어져요. 쫓아도 소리 질러도 날아갔다 다시 와요. 다시 바로 앉아요. 포기했죠."]
최근에는 안산, 평택 등 인근 도시에서도 까마귀가 출몰하고 있습니다.
[복정섭/경기도 안산시 : "아침에 출근하는데 깜짝 놀라서 전봇대 위 전선에 (까마귀가) 많이 있길래 찍었어요."]
설날 이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까마귀 분변의 흔적이 여기저기 남아 있는데요.
[정영길/경기도 안산시 : "모든 차들이 새 분비물로 인해서 상당히 많이 오염이 되고 더러워지고 가게 앞에 차를 못 댈 정도로 많이 오다 보니까 조금 타격을 받아요."]
시베리아에서 날아와 울산 등 남부 지역에서 겨울을 나고 떠났던 대표적인 겨울 철새 떼까마귀.
그런데, 3년 전부터는 수원 일대에 머물고 있는데요.
그 이유는 뭘까요?
[조삼래/공주대 명예교수 : "농경지에서 먹이 구하고 잠을 자러 도심지에 와요. 도심지에 들어와서 잠을 자는 이유가 일단 건물 위에서 바람을 피할 수 있는 여건이 되고 전봇대이기 때문에 바람에 흔들리지 않아요. 밤에 비치는 조경, 조명 이것도 이들이 좋아하는 한 가지 원인이지 않나 싶어요."]
수원시청에서는 매일 저녁 순찰을 돌며 레이저를 이용해 까마귀떼를 쫓지만 그 때뿐이라고 합니다.
[수원시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가 레이저 장비가 있거든요. 그걸로 새들을 쫓아내고 있고요. 그 때만 있다가 다시 이제 오고 있어서 완전하게 쫓아 버리는 건 한계가 있어요."]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는 이른바 민폐 새들은 떼까마귀 뿐만이 아닙니다.
자영업자인 김진화 씨는 매일 오전마다 새를 잡으러 나섭니다.
[김진화/전국수렵인참여연대 전문 엽사 : "6개월 기간 동안 제가 잡는 양을 평균치로 계산해 보면 2천 5백 마리 정도 잡고 있어요."]
김 씨가 잡으러 나서는 새는 바로 까치입니다.
한전은 지난 2000년부터 까치를 잡아오면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는데요,
수렵단체 추천을 받아 전문 엽사를 고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김진화/전국수렵인참여연대 전문 엽사 : "작년부터 (마리당) 6천 원씩 받고 있거든요. 6천 원씩 받는데 제가 포획하면 평균 한해 겨울에 천 만 원 정도 받아요."]
김 씨는 돌아다니면서 까치를 잡고, 둥지가 보이면 한전에 사진을 찍어 보냅니다.
[김진화/전국수렵인참여연대 전문 엽사 : "한전에는 이 까치집을 헐러 다니는 분들이 있어요. 이걸 찍어서 그 분들한테 전송을 해서 이 분들이 까치집을 헐 수 있도록 사진을 보내 주고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한전이 까치를 잡는 데 힘쓰는 이유는 정전 때문입니다.
까치가 전봇대 배전반 등에 집을 지으면 누전 위험이 커진다고 하는데요.
[조삼래/공주대 명예교수 : "까치가 송전탑 같은 높은 곳을 좋아하거든요. 집을 짓는 재료로 나뭇가지나 주변에 있는 철사 토막을 물어다가 집을 지어요. 그러다가 철사 토막 같은 것이 전선 좌우에 붙는 순간 정전되거든요."]
까치 포획에 대한 농민들의 반응도 좋은 편입니다.
[최창혹/충남 공주시 : "합선돼서 정전이 생길 수도 있고 위험하지. 불날 수도 있고 그렇잖아. 저런 것은 제거해 주면 우린 좋아요."]
[이상구/충남 공주시 : "(까치가) 사료 포대를 뜯어놔. 그리고 여기 과일나무 있는데 다 쪼아요. 그래서 피해가 있어요. 잘 잡는 것 같아요."]
하지만, 까치는 여전히 골칫덩이입니다.
[조삼래/공주대 명예교수 : "굉장히 영리해요. 천적을 피할 수 있는 능력이 탁월하고 둥지도 높은 전선이나 높은 나무 꼭대기에 있기 때문에 접근도 어렵고 번식력도 강하고..."]
도시화가 진행되고 기후가 변하면서 환영받는 곳이 아닌 도심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 야생 조류들.
변화하는 습성에 대한 원인을 찾고 공존의 해법을 하루빨리 찾아야 새들과의 불편한 동거가 끝나지 않을까요?
최근 도심 일대에 출몰하고 있는 까마귀입니다.
언제부턴가 도심 한가운데 나타나 불편 정도가 아닌 공포의 대상이 됐는데요.
까마귀 뿐만이 아닙니다.
곳곳에서 정전 등 피해를 일으키고 있는 까치에는 포상금까지 걸려 있습니다.
때아닌 새들의 습격, 그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수원의 번화가. 어둠이 내리자, 모습을 나타내는 새들이 있습니다.
하늘 위를 날아다니다 인근 전선과 전봇대 위를 빽빽하게 점령한 새는 바로 까마귀.
적어도 수백 마리는 돼 보이는데요.
[최동하/경기도 수원시 : "좀 혐오스럽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까마귀 자체를 예전부터 기분 안 좋게 생각하니까..."]
매일 해질 무렵 나타나 새벽까지 도심에 머무르는 까마귀.
수백, 수천의 까마귀들이 전선 위를 점령하고 앉아 있다 보니, 배설물 때문에 피해를 입는 시민들이 적지 않습니다.
[인근 상인 : "전깃줄이 있는 데가 보통 바로 아래가 사람들이 다니는 인도고 차들이 주차해 놓은 주차 라인이란 말이에요. 거기에다 배변 활동을 하니까 차가 지저분해지고..."]
[심호준/경기도 수원시 : "차를 산 지 4년 밖에 안 됐는데 (까마귀 때문에) 세차를 한두 번 한 것이 아니에요. 세차하면 또 그러고 하면 또 그러고..."]
주변을 돌아다니며 확인해 봤는데요.
주차해 놓은 차 위에도, 사람들이 다니는 인도 위에도 하얗게 말라붙은 까마귀 배설물로 가득했습니다.
까마귀 배설물에 맞을까 봐 걸음을 서두르는 진풍경도 벌어집니다.
["떨어져. 푸드득 소리 들린다니까."]
거리에서는 비명 소리가 수시로 들리기도 하는데요.
["배설물 맞은 거 같아. 진짜 싫어."]
[허영재/경기도 수원시 : "배설물 맞아서 뛰었습니다. 일단 좀 시끄럽고 배설물 때문에 지저분하기도 합니다."]
인근 상인들도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인근 상인/음성변조 : "(손님들이)짜증을 내시죠. 저희가 청소를 매일 이것 때문에 한 시간씩 해요. 여기 하얗게 된 부분이 저희가 아침에 청소하는 곳이거든요."]
[인근 상인/음성변조 : "막 이게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요. 툭툭 계속 떨어져요. 쫓아도 소리 질러도 날아갔다 다시 와요. 다시 바로 앉아요. 포기했죠."]
최근에는 안산, 평택 등 인근 도시에서도 까마귀가 출몰하고 있습니다.
[복정섭/경기도 안산시 : "아침에 출근하는데 깜짝 놀라서 전봇대 위 전선에 (까마귀가) 많이 있길래 찍었어요."]
설날 이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까마귀 분변의 흔적이 여기저기 남아 있는데요.
[정영길/경기도 안산시 : "모든 차들이 새 분비물로 인해서 상당히 많이 오염이 되고 더러워지고 가게 앞에 차를 못 댈 정도로 많이 오다 보니까 조금 타격을 받아요."]
시베리아에서 날아와 울산 등 남부 지역에서 겨울을 나고 떠났던 대표적인 겨울 철새 떼까마귀.
그런데, 3년 전부터는 수원 일대에 머물고 있는데요.
그 이유는 뭘까요?
[조삼래/공주대 명예교수 : "농경지에서 먹이 구하고 잠을 자러 도심지에 와요. 도심지에 들어와서 잠을 자는 이유가 일단 건물 위에서 바람을 피할 수 있는 여건이 되고 전봇대이기 때문에 바람에 흔들리지 않아요. 밤에 비치는 조경, 조명 이것도 이들이 좋아하는 한 가지 원인이지 않나 싶어요."]
수원시청에서는 매일 저녁 순찰을 돌며 레이저를 이용해 까마귀떼를 쫓지만 그 때뿐이라고 합니다.
[수원시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가 레이저 장비가 있거든요. 그걸로 새들을 쫓아내고 있고요. 그 때만 있다가 다시 이제 오고 있어서 완전하게 쫓아 버리는 건 한계가 있어요."]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는 이른바 민폐 새들은 떼까마귀 뿐만이 아닙니다.
자영업자인 김진화 씨는 매일 오전마다 새를 잡으러 나섭니다.
[김진화/전국수렵인참여연대 전문 엽사 : "6개월 기간 동안 제가 잡는 양을 평균치로 계산해 보면 2천 5백 마리 정도 잡고 있어요."]
김 씨가 잡으러 나서는 새는 바로 까치입니다.
한전은 지난 2000년부터 까치를 잡아오면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는데요,
수렵단체 추천을 받아 전문 엽사를 고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김진화/전국수렵인참여연대 전문 엽사 : "작년부터 (마리당) 6천 원씩 받고 있거든요. 6천 원씩 받는데 제가 포획하면 평균 한해 겨울에 천 만 원 정도 받아요."]
김 씨는 돌아다니면서 까치를 잡고, 둥지가 보이면 한전에 사진을 찍어 보냅니다.
[김진화/전국수렵인참여연대 전문 엽사 : "한전에는 이 까치집을 헐러 다니는 분들이 있어요. 이걸 찍어서 그 분들한테 전송을 해서 이 분들이 까치집을 헐 수 있도록 사진을 보내 주고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한전이 까치를 잡는 데 힘쓰는 이유는 정전 때문입니다.
까치가 전봇대 배전반 등에 집을 지으면 누전 위험이 커진다고 하는데요.
[조삼래/공주대 명예교수 : "까치가 송전탑 같은 높은 곳을 좋아하거든요. 집을 짓는 재료로 나뭇가지나 주변에 있는 철사 토막을 물어다가 집을 지어요. 그러다가 철사 토막 같은 것이 전선 좌우에 붙는 순간 정전되거든요."]
까치 포획에 대한 농민들의 반응도 좋은 편입니다.
[최창혹/충남 공주시 : "합선돼서 정전이 생길 수도 있고 위험하지. 불날 수도 있고 그렇잖아. 저런 것은 제거해 주면 우린 좋아요."]
[이상구/충남 공주시 : "(까치가) 사료 포대를 뜯어놔. 그리고 여기 과일나무 있는데 다 쪼아요. 그래서 피해가 있어요. 잘 잡는 것 같아요."]
하지만, 까치는 여전히 골칫덩이입니다.
[조삼래/공주대 명예교수 : "굉장히 영리해요. 천적을 피할 수 있는 능력이 탁월하고 둥지도 높은 전선이나 높은 나무 꼭대기에 있기 때문에 접근도 어렵고 번식력도 강하고..."]
도시화가 진행되고 기후가 변하면서 환영받는 곳이 아닌 도심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 야생 조류들.
변화하는 습성에 대한 원인을 찾고 공존의 해법을 하루빨리 찾아야 새들과의 불편한 동거가 끝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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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용 기자 2by828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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