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오늘의 픽] 에베레스트 입산 금지…‘쓰레기·배설물에 몸살’

입력 2019.02.18 (20:37) 수정 2019.02.18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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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 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살펴보는 '오늘의 픽' 시간입니다.

국제부 조빛나 기자와 함께합니다.

오늘 키워드는 뭔가요?

[기자]

세계에서 가장 큰 쓰레기더미인데요,

바로 히말라야 이야기입니다.

요즘은 장비의 발달과 애호가가 늘면서 돈과 의지, 체력만 있으면 세계 최고봉에서 트레킹도 가능한 시대가 됐죠.

방문가가 늘다보니 플라스틱같은 일반적인 쓰레기부터 사람의 배설물까지 각종 쓰레기도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등반철이 시작되는데, 히말라야는 이번엔 또 얼마나 많은 쓰레기가 만들어질까, 긴장하고 있습니다.

급기야 중국은 입산 금지라는 극단적인 조치까지 단행했는데요.

해발 8848미터,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입니다.

정상 등반을 위한 전진기지인 베이스캠프는 네팔령과 중국령에 설치돼 있는데요.

이 가운데 해발 5150미터에 있는 중국 티베트자치구에 있는 북쪽 베이스캠프가 자동차로도 접근할 수 있고 전망이 좋아서 일반 관광객들로부터 인기가 많습니다.

중국 정부가 이 곳에 대한 일반 관광객 출입을 무기한 금지했습니다.

베이스캠프에 쌓인 쓰레기를 다 치울 때까지라는 전제 조건이 붙었고요.

중국 정부로부터 등반 허가를 받은 전문 산악인에겐 예외가 적용되지만 이마저도 300명 이하로 인원을 크게 제한할 방침입니다.

[앵커]

도대체 쓰레기가 얼마나 문제가 되고 있어서 그런가요?

[기자]

수십년 동안 히말라야 지역을 연구해 온 지질학자 안톤 마이어스는 에베레스트 지역에 두 종류의 쓰레기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베이스캠프부터는 등반객들이 버린 쓰레기가 있고, 그 아래 마을 쪽엔 산장이나 오두막에서 발생하는 쓰레기가 쌓이고 있다는 건데요.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의 모습 보고 계십니다.

각종 식량의 포장지와 플라스틱 물병, 찢어진 텐트와 산소통 같은 등반장비에 옷가지도 곳곳에 버려져 있습니다.

쓰레기에 쓰여진 언어가 다 다른데요,

말그대로 다국적 쓰레기장입니다.

[에베레스트 전문 안내원/셰르파 : "세계의 쓰레기가 어떻게 에베레스트에 오게 됐을까요? 등반 성수기에는 30~35개의 그룹이 와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쓰레기가 만들어질 지 상상이 가나요."]

지난해엔 에베레스트 산에 쌓인 90톤의 쓰레기를 안내인인 셰르파들이 짊어지고 내려와서 비행기로 실어나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새로 만들어지는 쓰레기도 문제지만 지구온난화로 에베레스트산의 눈이 녹으면서 그 동안 땅에 묻혀있던 쓰레기까지 노출되다보니까, 상황은 더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양의 쓰레기가 있는지, 정확한 확인조차 어렵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런 쓰레기 말고도 문제가 되는 게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등반객은 평균 두 달 정도 산 위에서 머무는데 이들의 배설물도 문제입니다.

임시로 화장실이 설치된 곳도 있지만 구멍을 파서 화장실로 쓰기도 하는데요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에베레스트 인근에는 매년 11톤에서 12톤가량의 배설물이 버려집니다.

그런데 에베레스트 인근에 처리시설도 없고 마을로 가지고 내려와도 이미 수십 년간 배설물이 쌓여 포화 상태에 이른 상황입니다.

기온이 낮다보니 배설물이 자연분해되지도 못하는 거죠.

주민들의 식수원이 오염될 우려도 있습니다.

[에베레스트 전문 안내원/셰르파 : "에베레스트는 여신이며 세계, 지구의 어머니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에베레스트 산을 공경해야 하는 겁니다. 우리가 산을 깨끗하게 유지한다면 사람들은 깨끗한 물을 얻을 수 있고 병에 걸리지도 않을 것입니다."]

[앵커]

히말라야는 등반가 본인의 짐도 들고 올라가기 어려워서 안내인 역할을 하는 셰르파를 고용하기도 하잖아요.

저 많은 쓰레기를 어떻게 치울 수 있을까요?

[기자]

일단 새로 생기는 쓰레기를 막아보자는 차원에선 앞서 말씀드렸던 입산 금지라는 극단적인 조치가 나왔고요.

기존 쓰레기는 결국 사람이 치워야 하거든요.

네팔 정부는 등반객에게 갖고 내려와야할 쓰레기 할당량을 지정했습니다.

8킬로그램인데, 이를 어기면 벌금을 물리고 있고요.

중국 티베트 자치구 정부는 에베레스트 청소팀을 따로 만들고 쓰레기 처리와 관련한 새로운 규정도 마련했습니다.

국제사회도 나섰는데, 세계은행이 히말라야 산악지역 폐기물 관리 계획 수립에 착수했습니다.

한국환경공단이 용역을 맡았는데, 올해 9월말까지 히말라야 쓰레기 현황과 관리 방안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요.

배설물과 관련해서는 산악인들이 뜻을 모았는데 배설물을 메탄가스로 바꿔 인근 민가에 에너지원으로 사용토록하자는 에베레스트산 바이오가스 프로젝트입니다.

히말라야라는 자연이 준 선물이 오랫동안 원래 모습을 유지하도록 하기 위해선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겠죠.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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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오늘의 픽] 에베레스트 입산 금지…‘쓰레기·배설물에 몸살’
    • 입력 2019-02-18 20:42:53
    • 수정2019-02-18 20:5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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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 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살펴보는 '오늘의 픽' 시간입니다.

국제부 조빛나 기자와 함께합니다.

오늘 키워드는 뭔가요?

[기자]

세계에서 가장 큰 쓰레기더미인데요,

바로 히말라야 이야기입니다.

요즘은 장비의 발달과 애호가가 늘면서 돈과 의지, 체력만 있으면 세계 최고봉에서 트레킹도 가능한 시대가 됐죠.

방문가가 늘다보니 플라스틱같은 일반적인 쓰레기부터 사람의 배설물까지 각종 쓰레기도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등반철이 시작되는데, 히말라야는 이번엔 또 얼마나 많은 쓰레기가 만들어질까, 긴장하고 있습니다.

급기야 중국은 입산 금지라는 극단적인 조치까지 단행했는데요.

해발 8848미터,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입니다.

정상 등반을 위한 전진기지인 베이스캠프는 네팔령과 중국령에 설치돼 있는데요.

이 가운데 해발 5150미터에 있는 중국 티베트자치구에 있는 북쪽 베이스캠프가 자동차로도 접근할 수 있고 전망이 좋아서 일반 관광객들로부터 인기가 많습니다.

중국 정부가 이 곳에 대한 일반 관광객 출입을 무기한 금지했습니다.

베이스캠프에 쌓인 쓰레기를 다 치울 때까지라는 전제 조건이 붙었고요.

중국 정부로부터 등반 허가를 받은 전문 산악인에겐 예외가 적용되지만 이마저도 300명 이하로 인원을 크게 제한할 방침입니다.

[앵커]

도대체 쓰레기가 얼마나 문제가 되고 있어서 그런가요?

[기자]

수십년 동안 히말라야 지역을 연구해 온 지질학자 안톤 마이어스는 에베레스트 지역에 두 종류의 쓰레기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베이스캠프부터는 등반객들이 버린 쓰레기가 있고, 그 아래 마을 쪽엔 산장이나 오두막에서 발생하는 쓰레기가 쌓이고 있다는 건데요.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의 모습 보고 계십니다.

각종 식량의 포장지와 플라스틱 물병, 찢어진 텐트와 산소통 같은 등반장비에 옷가지도 곳곳에 버려져 있습니다.

쓰레기에 쓰여진 언어가 다 다른데요,

말그대로 다국적 쓰레기장입니다.

[에베레스트 전문 안내원/셰르파 : "세계의 쓰레기가 어떻게 에베레스트에 오게 됐을까요? 등반 성수기에는 30~35개의 그룹이 와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쓰레기가 만들어질 지 상상이 가나요."]

지난해엔 에베레스트 산에 쌓인 90톤의 쓰레기를 안내인인 셰르파들이 짊어지고 내려와서 비행기로 실어나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새로 만들어지는 쓰레기도 문제지만 지구온난화로 에베레스트산의 눈이 녹으면서 그 동안 땅에 묻혀있던 쓰레기까지 노출되다보니까, 상황은 더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양의 쓰레기가 있는지, 정확한 확인조차 어렵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런 쓰레기 말고도 문제가 되는 게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등반객은 평균 두 달 정도 산 위에서 머무는데 이들의 배설물도 문제입니다.

임시로 화장실이 설치된 곳도 있지만 구멍을 파서 화장실로 쓰기도 하는데요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에베레스트 인근에는 매년 11톤에서 12톤가량의 배설물이 버려집니다.

그런데 에베레스트 인근에 처리시설도 없고 마을로 가지고 내려와도 이미 수십 년간 배설물이 쌓여 포화 상태에 이른 상황입니다.

기온이 낮다보니 배설물이 자연분해되지도 못하는 거죠.

주민들의 식수원이 오염될 우려도 있습니다.

[에베레스트 전문 안내원/셰르파 : "에베레스트는 여신이며 세계, 지구의 어머니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에베레스트 산을 공경해야 하는 겁니다. 우리가 산을 깨끗하게 유지한다면 사람들은 깨끗한 물을 얻을 수 있고 병에 걸리지도 않을 것입니다."]

[앵커]

히말라야는 등반가 본인의 짐도 들고 올라가기 어려워서 안내인 역할을 하는 셰르파를 고용하기도 하잖아요.

저 많은 쓰레기를 어떻게 치울 수 있을까요?

[기자]

일단 새로 생기는 쓰레기를 막아보자는 차원에선 앞서 말씀드렸던 입산 금지라는 극단적인 조치가 나왔고요.

기존 쓰레기는 결국 사람이 치워야 하거든요.

네팔 정부는 등반객에게 갖고 내려와야할 쓰레기 할당량을 지정했습니다.

8킬로그램인데, 이를 어기면 벌금을 물리고 있고요.

중국 티베트 자치구 정부는 에베레스트 청소팀을 따로 만들고 쓰레기 처리와 관련한 새로운 규정도 마련했습니다.

국제사회도 나섰는데, 세계은행이 히말라야 산악지역 폐기물 관리 계획 수립에 착수했습니다.

한국환경공단이 용역을 맡았는데, 올해 9월말까지 히말라야 쓰레기 현황과 관리 방안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요.

배설물과 관련해서는 산악인들이 뜻을 모았는데 배설물을 메탄가스로 바꿔 인근 민가에 에너지원으로 사용토록하자는 에베레스트산 바이오가스 프로젝트입니다.

히말라야라는 자연이 준 선물이 오랫동안 원래 모습을 유지하도록 하기 위해선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겠죠.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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