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동 불편해서…홀로 살던 70대 장애인 화마에 ‘쓸쓸한 죽음’

입력 2019.02.19 (06:39) 수정 2019.02.19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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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18일) 새벽 서울의 한 다세대주택 반지하방에서 난 불로 홀로 살던 70대 장애인이 숨졌습니다.

도와주는 사람도 없이 거동이 불편해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김채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깜깜한 새벽, 구급차 불빛이 깜빡이고 소방대원들이 서둘러 구조에 나섭니다.

어제 새벽 4시쯤 서울 도봉구에 있는 한 다세대주택 반지하방에서 불이 났습니다.

방 안에서는 세입자 78살 홍 모 씨가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습니다.

[경중근/목격자 : "연기 난다고 해서 바로 튀어 나온 것이지. (불이 난 집) 안방에 보니까 문이 이만치 열렸더라고. 밀었는데 안 열리는 거야. 나도 막 맵고..."]

신고 접수 8분 만에 소방대원이 구조했지만 홍 씨는 병원에서 끝내 숨졌습니다.

홍 씨는 중증 장애인으로 평소 휠체어를 타고 다녔고 청각 장애도 있었습니다.

경찰은 홍 씨가 화재 현장을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웃/음성 변조 : "추석 때는 모르겠는데 이번 설 때는 집에 (혼자) 계신 거 같더라고. 병원 다니는 건 내가 알거든요."]

홍 씨는 직업 없이 기초생활수급비를 지원 받아 홀로 살아 왔습니다.

요양보호사가 평일에 3시간씩 홍 씨를 돌봤고 성당의 봉사자들이 챙기기도 했습니다.

[성당 봉사자 : "너무 놀랐어요. 화재가 나서 그렇게 가실 줄은 몰랐어요. 토, 일 그 이틀 동안 생긴 일이잖아요. 혼자 계시고 말벗도 없고 이러는데 (안타깝죠)."]

고인의 시신은 경찰을 거쳐 자녀에게 인계됐습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안방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오늘 현장 감식과 부검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김채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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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동 불편해서…홀로 살던 70대 장애인 화마에 ‘쓸쓸한 죽음’
    • 입력 2019-02-19 06:43:21
    • 수정2019-02-19 06:5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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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18일) 새벽 서울의 한 다세대주택 반지하방에서 난 불로 홀로 살던 70대 장애인이 숨졌습니다.

도와주는 사람도 없이 거동이 불편해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김채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깜깜한 새벽, 구급차 불빛이 깜빡이고 소방대원들이 서둘러 구조에 나섭니다.

어제 새벽 4시쯤 서울 도봉구에 있는 한 다세대주택 반지하방에서 불이 났습니다.

방 안에서는 세입자 78살 홍 모 씨가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습니다.

[경중근/목격자 : "연기 난다고 해서 바로 튀어 나온 것이지. (불이 난 집) 안방에 보니까 문이 이만치 열렸더라고. 밀었는데 안 열리는 거야. 나도 막 맵고..."]

신고 접수 8분 만에 소방대원이 구조했지만 홍 씨는 병원에서 끝내 숨졌습니다.

홍 씨는 중증 장애인으로 평소 휠체어를 타고 다녔고 청각 장애도 있었습니다.

경찰은 홍 씨가 화재 현장을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웃/음성 변조 : "추석 때는 모르겠는데 이번 설 때는 집에 (혼자) 계신 거 같더라고. 병원 다니는 건 내가 알거든요."]

홍 씨는 직업 없이 기초생활수급비를 지원 받아 홀로 살아 왔습니다.

요양보호사가 평일에 3시간씩 홍 씨를 돌봤고 성당의 봉사자들이 챙기기도 했습니다.

[성당 봉사자 : "너무 놀랐어요. 화재가 나서 그렇게 가실 줄은 몰랐어요. 토, 일 그 이틀 동안 생긴 일이잖아요. 혼자 계시고 말벗도 없고 이러는데 (안타깝죠)."]

고인의 시신은 경찰을 거쳐 자녀에게 인계됐습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안방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오늘 현장 감식과 부검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김채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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