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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폭력주의’ 20대에 ‘양심적’ 예비군 훈련 거부 인정…무죄 선고
입력 2019.02.19 (11:31) 수정 2019.02.19 (11:34) 사회
'타인의 생명을 빼앗는 군사훈련에 참석할 수 없다'는 이유로 수년간 예비군 훈련을 거부해 온 20대 남성에 대해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해 무죄를 선고한 판결이 나왔습니다.

수원지방법원 형사5단독 재판부는 예비군법 및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28살 A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오늘(19일) 밝혔습니다.

A씨는 2013년 2월 제대하고 예비역에 편입됐지만, 2016년 11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10여 차례에 걸쳐 예비군 훈련, 병력 동원 훈련에 참석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검찰의 공소사실에 적시된 대로 훈련에 불참한 것은 사실이나 타인의 생명을 빼앗는 전쟁을 위한 군사 훈련에 참석할 수 없다는 신념에 따른 행위로,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이러한 신념을 갖게 된 배경 등을 검토한 끝에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폭력적인 아버지와 이로 인해 고통을 겪는 어머니 슬하에서 성장해 어려서부터 폭력에 대한 경각심이 있었으며, 미군이 헬기에서 기관총을 난사해 민간인을 학살하는 동영상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A씨는 이런 이유로 입대를 거부할 결심을 하고 있었지만, 입영 전 어머니의 간곡한 설득으로 양심과 타협해 입대했으며 군사훈련을 받지 않을 수 있는 회관관리병으로 자원해 근무했습니다.

제대 후에는 더이상 자신의 양심을 속이지 않겠다며 예비군 훈련에 모두 참석하지 않아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의 신념을 형성하게 된 과정 등에 관해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진술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수년간 계속되는 조사와 재판, 주변의 사회적 비난에 의해 겪는 고통, 안정된 직장을 얻기 어려워 입게 되는 경제적 손실, 형벌의 위험 등 피고인이 예비군훈련을 거부함으로써 받는 불이익이 훈련에 참석하는 것으로 발생하는 불이익보다 현저히 많다"고 판시했습니다.

또 "피고인은 처벌을 감수하고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고, 오히려 유죄로 판단되면 예비군훈련을 면할 수 있는 중한 징역형을 선고받기를 요청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비폭력주의’ 20대에 ‘양심적’ 예비군 훈련 거부 인정…무죄 선고
    • 입력 2019-02-19 11:31:03
    • 수정2019-02-19 11:34:55
    사회
'타인의 생명을 빼앗는 군사훈련에 참석할 수 없다'는 이유로 수년간 예비군 훈련을 거부해 온 20대 남성에 대해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해 무죄를 선고한 판결이 나왔습니다.

수원지방법원 형사5단독 재판부는 예비군법 및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28살 A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오늘(19일) 밝혔습니다.

A씨는 2013년 2월 제대하고 예비역에 편입됐지만, 2016년 11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10여 차례에 걸쳐 예비군 훈련, 병력 동원 훈련에 참석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검찰의 공소사실에 적시된 대로 훈련에 불참한 것은 사실이나 타인의 생명을 빼앗는 전쟁을 위한 군사 훈련에 참석할 수 없다는 신념에 따른 행위로,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이러한 신념을 갖게 된 배경 등을 검토한 끝에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폭력적인 아버지와 이로 인해 고통을 겪는 어머니 슬하에서 성장해 어려서부터 폭력에 대한 경각심이 있었으며, 미군이 헬기에서 기관총을 난사해 민간인을 학살하는 동영상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A씨는 이런 이유로 입대를 거부할 결심을 하고 있었지만, 입영 전 어머니의 간곡한 설득으로 양심과 타협해 입대했으며 군사훈련을 받지 않을 수 있는 회관관리병으로 자원해 근무했습니다.

제대 후에는 더이상 자신의 양심을 속이지 않겠다며 예비군 훈련에 모두 참석하지 않아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의 신념을 형성하게 된 과정 등에 관해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진술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수년간 계속되는 조사와 재판, 주변의 사회적 비난에 의해 겪는 고통, 안정된 직장을 얻기 어려워 입게 되는 경제적 손실, 형벌의 위험 등 피고인이 예비군훈련을 거부함으로써 받는 불이익이 훈련에 참석하는 것으로 발생하는 불이익보다 현저히 많다"고 판시했습니다.

또 "피고인은 처벌을 감수하고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고, 오히려 유죄로 판단되면 예비군훈련을 면할 수 있는 중한 징역형을 선고받기를 요청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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