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래의 최강시사] 정동영 “김정은의 남행열차, 그 자체가 메시지”

입력 2019.02.25 (10:10) 수정 2019.02.25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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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의 베트남행 열차... 그 자체가 메시지이자 전략
- 베트남행 열차, 평양역 출발부터 사실상 정상회담 생중계 시작
- 김정은, ‘베트남의 길’ 가기 위한 길 가고 있어
- 김정은, 작년 판문점회담때 문대통령에게 ‘베트남의 길 가고 싶다’고 말해
- 北, 2차 북미정상회담서 NPT 복귀선언 할 가능성 있어
- 지난 주말 예정되었던 볼턴의 방한 취소... 오히려 다행
- 노동신문, “비핵화는 김정은 위원장의 위대한 결단”이라고 보도해
- 北, ‘베트남의 길’이라는 전략적 선택 내리고 그 길을 가며 사주경계 하는 상황
- 史核분리 정책 펼치면서 한반도 비핵화 과정에 일본의 역할 줘야

■ 프로그램명 : 김경래의 최강시사
■ 코너명 : <최강 인터뷰2>
■ 방송시간 : 2월 25일(월) 7:25~8:57 KBS1R FM 97.3 MHz
■ 진행 : 김경래 기자(뉴스타파 탐사팀장)
■ 출연 : 정동영 대표(민주평화당 / 前통일부장관)



▷ 김경래 : 북미 정상회담 얘기를 좀 하겠습니다. 전 통일부 장관,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연결해서요. 지금 김정은 위원장이 열차를 타고 베트남 하노이로 가고 있지 않습니까? 한참 달리고 있을 텐데 말들이 많습니다. 왜 열차를 탔을까 그리고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는 1차와는 다르게 어떤 실질적인 구체적인 결과가 나올지 이 부분도 궁금하고요. 연결해 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정동영 : 안녕하십니까? 정동영입니다.

▷ 김경래 : 제일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부분들이 왜 열차를 탔을까인데 이거 정동영 대표님은 어떻게 해석하고 계시나요?

▶ 정동영 : 열차 자체가 메시지고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평양역을 출발할 때부터 세계 이목을 끌었고 이미 사실상 정상회담에 대한 생중계가 시작되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이제 거기에 전략이 담겨 있는 거죠. 하나는 북중 전략협력이라는 측면이 있을 거고 또 하나는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리더십의 역사적 연속성이라는 측면이 있을 것이고요. 또 베트남까지 어쨌든 육로로 이어지게 되면 북한, 중국, 베트남 아시아 공산주의 3국인데요. 사회주의 국가들끼리의 협력을 강조하는 효과도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김경래 : 그러니까 이게 뭐 어떤 비행기 사정이나 이런 것들의 현실적인 이유라기보다는 메시지를 주려고 하는 측면이 더 크다, 이렇게 보시는 거죠?

▶ 정동영 : 북한 외교는 굉장히 능수능란합니다. 중국과 소련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를 할 때도 늘 메시지와 전략을 가지고 중국과 소련 사이에 등거리를 해왔거든요. 그런데 지금 미국과 중국을 앞에 놓고 자신들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미국을 끌어들일 때는 미국을 끌어들이고 또 중국을 활용할 때는 중국을 활용하고 하는 그런 전략 속에서 열차를 선택했다고 보고요. 베트남의 길을 가기 위한 길을 가고 있다, 저는 그렇게 봅니다. 그러니까 장소가 베트남인데요. 그냥 단순히 정상회담의 장소로 그치지 않고 하노이가 베트남의 길을 상징하는 것이고 그 하노이로 가는 길을 중국 대륙을 가로질러서 지금 하노이로 가고 있는 거죠.

▷ 김경래 : 지리적인 게 문제가 아니라 베트남을 앞으로 가야 할 방향으로 생각하는 그런 상징이 보인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 정동영 : 작년 판문점 회담 때 문재인 대통령에게 김정은 위원장이 전한 말이 의미심장합니다. “베트남의 길을 가고 싶다.” 지금 바로 1년 전 남북 정상회담에서 토로했던 베트남의 길을 가고 싶다는 그것을 실천에 옮기고 있는 과정이라고 보입니다.

▷ 김경래 : 지금 다들 예측이 분분해요. 보안이나 알려진 바가 별로 없어서 열차로 하노이까지 갈지 아니면 항공편으로 중간에 갈아탈지 이거 예측하시기는 좀 쉽지 않겠지만 어떻게 보십니까?

▶ 정동영 : 지금 아마 이 시간에도 열차는 달리고 있을 것이고 토요일에 오후 4시 반에 출발했다니까 40시간쯤 달렸는데요. 그 과정에서 많은 걸 보고 많은 걸 생각했겠죠. 열차는 평양 그리고 국경 단둥역을 넘어서 텐진 그리고 쑤저우쯤 가겠죠. 그다음에 우한, 창사, 광저우를 거쳐서 베트남으로 들어가게 되는데요. 그게 또 중국의 남부 개혁개방의 거점이라는 상징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토요일에 평양역을 출발한 직후에 평양 중앙 텔레비전이 이렇게 보도했어요. ‘조국과 인민의 부강과 번영을 위한 머나먼 길을 떠나셨다.’ 이렇게 보도를 했는데 아마 많은 걸 보고 느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 김경래 : 지금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누구나 쉽지는 않을 것 같고요. 어떤 경로로 가게 될지는.

▶ 정동영 : 지금 현재 그러나 비서실장인 김창선 실장이 광저우를 다녀갔고 그다음에 베트남 국경역에서 공사하는 장면들이 보도가 되는 걸 보면 결국 베트남 국경까지는 열차로 간다고 보는 것이 맞겠죠.

▷ 김경래 : 지금 하노이에서 들어오는 그림들을 보면 비건 대표가 굉장히 여유가 있어요. 미사에도 참석을 하고요. 그리고 취재진한테 엄지손가락을 척 올려보이는 그런 모습도 보여주고. 지금 의제 조율은 어떤 식으로 진행이 되고 있다고 파악하고 계십니까?

▶ 정동영 : 12개 의제라고 말했어요. 지난번에 국회의장과 5당 대표단이 워싱턴에 갔을 때 만났잖아요. 싱가포르 합의가 6월 12일에 세 가지 분야거든요. 북미관계, 완전한 비핵화, 평화체제 그러니까 한 범주당 4~5개 의제가 되겠죠. 글자 하나하나, 단어 하나하나 밀고 당기는 치열한 문안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봐야겠죠. 어떤 비핵화냐, 어떤 상응조치냐하는 거죠. 하지만 큰 틀에서 비핵화와 상응조치를 교환하기로 합의한 것이기 때문에 여유는 있는 거죠.

▷ 김경래 : 그런데 지금 계속 나오고 있는 얘기가 특히 상응조치 관련해서는 연락사무소 설치나 종전선언 그리고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그러니까 1차 때는 구체적이지는 않았지 않았습니까?

▶ 정동영 : 그렇죠. 총론적인 합의였어요, 단순히.

▷ 김경래 : 2차에는 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어떤 합의가 나오게 될까요? 어떻게 예상하고 계세요?

▶ 정동영 : 1차가 총론이면 2차는 이제 각론이고 구체적 행동 합의죠. 그런데 북이 상응조치와 관련해서 정치군사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전략자산 전개 문제입니다. 그러니까 핵잠수함, 핵항공모함, 남한 항구를 들락거리는 그런 핵전략자산, 핵폭격기 이 문제에 관심을 집중해왔고 이게 신년사에도 담겼죠. 그다음에 역시 상응조치로서 원하는 것이 9글자죠.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입니다. 이 9글자를 달성하기 위해서 입구가 연락사무소 설치와 이익대표부 교환 이런 부분이 있을 것이고요. 그다음에 새로운 북미관계로 가기 위해서는 이 제재 국면을 전환해야 한다, 제재 완화 문제를 끈질기게 요구해왔기 때문에 제재 완화의 각론이 필요하게 되겠죠.

▷ 김경래 : 그러니까 지금 주고받을 게 말씀하신 여러 가지 카테고리가 있는데 이게 어느 정도로 서로 합의를 이루어낼 것이냐잖아요. 지금까지 분위기로 봐서는 어떻습니까? 다들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힘든 상황이지만 정동영 전 장관님이시니까 한번 예측을 들어보고 싶네요.

▶ 정동영 : 제가 북쪽과 협상도 해보고 북한의 핵포기 결단을 끌어내보기도 했습니다. 2005년 9.19 공동선언 전에 김정일 위원장과 담판을 하기도 했었는데요. 그리고 그 이후의 과정을 쭉 지켜보면 아까 말씀드린 대로 큰 틀에서 비핵화와 그리고 제재 완화 이것을 교환, 거래하기로 합의가 정상 간에 됐기 때문에 저는 이제 문안 하나하나는 들여다볼 수가 없습니다만 그런 교환이 될 거라고 봅니다. 그런데 좀 더 크게 보면 북은 아마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NPT 복귀 선언을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면 NPT 복귀면 2003년 1월에 탈퇴했으니까 16년 만에 복귀가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NPT 복귀와 함께 북이 내놓을 수 있는 카드로 미국의 가장 구미에 당기는 것은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의 반출 문제거든요. 이런 부분에서는 사실 북으로서 내줄 수 있는 카드입니다. 왜냐하면 ICBM에 대해서는 발사대와 함께 엔진시험장을 전문가들의 참관하에 영구 폐기하겠다, 이렇게 말했기 때문에 폐기 약속을 이미 남북 정상회담에서 밝힌 바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것을 가령 트럼프 대통령에게 손에 잡힐 수 있는 가시적인 성과물로 내놓을 수도 있는 거죠. “이것을 해외로 국외로 빼내기로 했다.” 이렇게. 이런 부분들이 양국 정상 간의 직접 담판에서 내놓을 선물 목록 중에 하나 들어갈 수 있겠죠.

▷ 김경래 : 그러니까 NPT 핵확산금지조약에 북한이 복귀할 수 있다, 이번 2차 정상회담을 통해서?

▶ 정동영 : 그렇죠. 북이 상응조치, 제재 완화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뭔가 미국의 주류 사회, 여론을 설득할 수 있는 카드가 있어야 되는 거거든요. 미국은 여론이 움직이는 사회이지 않습니까? 그래야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제재 완화에 관한 구체적 언급을 이끌어낼 수 있겠죠. 지금 제재는 세 차원에서 진행되지 않습니까? 하나는 UN 차원 또 하나는 미국의 독자적인 제재 그리고 남한의 제재틀, 5.24 제재하고 개성공단 폐쇄 같은 거죠. 그런데 이 제재 틀을 움직이려면 큰 교환, 거래가 저는 있을 거라고 내다봅니다.

▷ 김경래 : 긍정적인 약간 전망을 갖고 계신 것 같고요. 그런데 지금 최근에 존 볼턴 백악관 보좌관이 한국에 방문을 하기로 했는데 그게 취소가 됐어요. 그 부분에 대해서 이게 좀 한미공조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 이런 우려를 나타내는 보도들이 일부 있더라고요. 이거 어떻게 보십니까?

▶ 정동영 : 표면적으로는 베네수엘라 사태 수습을 들었는데요. 특별히 변수가 될 만한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그동안 업무분장에 있어서 볼턴 보좌관은 중동 쪽을 주로 담당해 왔고 북미협상은 전적으로 국무부 폼페이오 장관과 비건 대표 쪽으로 중심이 쏠려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 사실 볼턴 보좌관이 서울에 온다는 게 마음에 걸렸는데 변수가 안 생겨서 다행인 측면도 있죠.

▷ 김경래 : 아, 오히려 다행일 수도 있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최근에 화제가 됐던 발언 중에 하나가 김정은 위원장이 이런 얘기를 했어요. “아버지고 남편이다, 나도. 내 아이들이 핵을 짊어지고 살기를 원치 않는다.” 이게 앤드류 김 CIA 코리아미션 전 센터장이 강연에서 밝힌 내용인데 이게 굉장히 이채로웠어요. 북한의 지도자가 이런 말을 했다는 게 밖으로 이렇게 어떤 유출되거나 공개된 적이 별로 없지 않습니까? 이 발언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계세요?

▶ 정동영 : 그러니까 미국의 CIA 책임자에게 “내 아이들이 핵을 짊어진 채 살기를 원치 않는다.” 미국의 CIA 책임자에게. 또 남한의 대통령에게 “베트남의 길을 가고 싶다.” 또 남한의 대통령이 평양의 능라도 경기장에서 직접 평양 군중 15만 명을 향해서 공개적으로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기로 기정은 위원장과 약속했다.” 이런 일련의 맥락은 김정은 위원장의 전략적 결단을 뒷받침하는 사례들입니다. 그리고 지난주 노동신문이 이렇게 보도를 했어요. ‘김정은 위원장이 알렉산더 대왕이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단칼로 잘랐듯이 결단을 내린 것이다, 비핵화는.’ 그러니까 ‘김정은 위원장의 위대한 결단이다.’ 이걸 부각시킨 것이고 그리고 거기서 중요한 대목은 ‘우리에게는 되돌아갈 길이 없다.’고 노동신문, 북한 인민들이 다 보고 학습하는 신문들이죠. 그래서 일단 북은 베트남의 길이라는 전략적 선택을 내리고 그 길을 가면서 주변을 사주 경계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입니다.

▷ 김경래 : 마지막으로 이것은 조금 결이 다른 부분이긴 하지만 의견을 한번 여쭤보고 싶어서 여쭤볼게요. 일본과의 관계가 점점 복잡해지고 있어요, 우리가. 북미 그리고 남북 대화들은 원활하게 진행이 되고 있다는 분위기인데 일본이 좀 소외되는 느낌도 있고 일본에서 우리랑 계속 마찰이 있지 않습니까? 이거 어떻게 해결해가는 게 현명하다고 보세요?

▶ 정동영 : 일본을 끌어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서. 2005년 9.19 공동선언 때도 일본의 일정 부분 참여를 그리고 우리가 일본의 메신저 역할도 해줬거든요. 일본은 오로지 납치자 문제에 관심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우리가 협력을 해주고 일본이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서 한반도 비핵화 관련해서 훼방꾼의 역할을 하지 않도록 협력자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특히 북이 베트남의 길에 관심이 있는데 이 길을 가는데 일본의 조력이 또 필요하거든요. 그래서 과거사 문제와 그리고 북핵 문제를 분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핵 분리, 이렇게 말할 수 있겠죠. 역사 문제와 핵 문제 분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경래 : 일본을 좋은 쪽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 지혜가 필요하다, 이렇게 생각이 되네요.

▶ 정동영 : 예.

▷ 김경래 :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동영 : 네, 감사합니다.

▷ 김경래 :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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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래의 최강시사] 정동영 “김정은의 남행열차, 그 자체가 메시지”
    • 입력 2019-02-25 10:10:17
    • 수정2019-02-25 16:3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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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北, ‘베트남의 길’이라는 전략적 선택 내리고 그 길을 가며 사주경계 하는 상황
- 史核분리 정책 펼치면서 한반도 비핵화 과정에 일본의 역할 줘야

■ 프로그램명 : 김경래의 최강시사
■ 코너명 : <최강 인터뷰2>
■ 방송시간 : 2월 25일(월) 7:25~8:57 KBS1R FM 97.3 MHz
■ 진행 : 김경래 기자(뉴스타파 탐사팀장)
■ 출연 : 정동영 대표(민주평화당 / 前통일부장관)



▷ 김경래 : 북미 정상회담 얘기를 좀 하겠습니다. 전 통일부 장관,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연결해서요. 지금 김정은 위원장이 열차를 타고 베트남 하노이로 가고 있지 않습니까? 한참 달리고 있을 텐데 말들이 많습니다. 왜 열차를 탔을까 그리고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는 1차와는 다르게 어떤 실질적인 구체적인 결과가 나올지 이 부분도 궁금하고요. 연결해 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정동영 : 안녕하십니까? 정동영입니다.

▷ 김경래 : 제일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부분들이 왜 열차를 탔을까인데 이거 정동영 대표님은 어떻게 해석하고 계시나요?

▶ 정동영 : 열차 자체가 메시지고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평양역을 출발할 때부터 세계 이목을 끌었고 이미 사실상 정상회담에 대한 생중계가 시작되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이제 거기에 전략이 담겨 있는 거죠. 하나는 북중 전략협력이라는 측면이 있을 거고 또 하나는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리더십의 역사적 연속성이라는 측면이 있을 것이고요. 또 베트남까지 어쨌든 육로로 이어지게 되면 북한, 중국, 베트남 아시아 공산주의 3국인데요. 사회주의 국가들끼리의 협력을 강조하는 효과도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김경래 : 그러니까 이게 뭐 어떤 비행기 사정이나 이런 것들의 현실적인 이유라기보다는 메시지를 주려고 하는 측면이 더 크다, 이렇게 보시는 거죠?

▶ 정동영 : 북한 외교는 굉장히 능수능란합니다. 중국과 소련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를 할 때도 늘 메시지와 전략을 가지고 중국과 소련 사이에 등거리를 해왔거든요. 그런데 지금 미국과 중국을 앞에 놓고 자신들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미국을 끌어들일 때는 미국을 끌어들이고 또 중국을 활용할 때는 중국을 활용하고 하는 그런 전략 속에서 열차를 선택했다고 보고요. 베트남의 길을 가기 위한 길을 가고 있다, 저는 그렇게 봅니다. 그러니까 장소가 베트남인데요. 그냥 단순히 정상회담의 장소로 그치지 않고 하노이가 베트남의 길을 상징하는 것이고 그 하노이로 가는 길을 중국 대륙을 가로질러서 지금 하노이로 가고 있는 거죠.

▷ 김경래 : 지리적인 게 문제가 아니라 베트남을 앞으로 가야 할 방향으로 생각하는 그런 상징이 보인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 정동영 : 작년 판문점 회담 때 문재인 대통령에게 김정은 위원장이 전한 말이 의미심장합니다. “베트남의 길을 가고 싶다.” 지금 바로 1년 전 남북 정상회담에서 토로했던 베트남의 길을 가고 싶다는 그것을 실천에 옮기고 있는 과정이라고 보입니다.

▷ 김경래 : 지금 다들 예측이 분분해요. 보안이나 알려진 바가 별로 없어서 열차로 하노이까지 갈지 아니면 항공편으로 중간에 갈아탈지 이거 예측하시기는 좀 쉽지 않겠지만 어떻게 보십니까?

▶ 정동영 : 지금 아마 이 시간에도 열차는 달리고 있을 것이고 토요일에 오후 4시 반에 출발했다니까 40시간쯤 달렸는데요. 그 과정에서 많은 걸 보고 많은 걸 생각했겠죠. 열차는 평양 그리고 국경 단둥역을 넘어서 텐진 그리고 쑤저우쯤 가겠죠. 그다음에 우한, 창사, 광저우를 거쳐서 베트남으로 들어가게 되는데요. 그게 또 중국의 남부 개혁개방의 거점이라는 상징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토요일에 평양역을 출발한 직후에 평양 중앙 텔레비전이 이렇게 보도했어요. ‘조국과 인민의 부강과 번영을 위한 머나먼 길을 떠나셨다.’ 이렇게 보도를 했는데 아마 많은 걸 보고 느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 김경래 : 지금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누구나 쉽지는 않을 것 같고요. 어떤 경로로 가게 될지는.

▶ 정동영 : 지금 현재 그러나 비서실장인 김창선 실장이 광저우를 다녀갔고 그다음에 베트남 국경역에서 공사하는 장면들이 보도가 되는 걸 보면 결국 베트남 국경까지는 열차로 간다고 보는 것이 맞겠죠.

▷ 김경래 : 지금 하노이에서 들어오는 그림들을 보면 비건 대표가 굉장히 여유가 있어요. 미사에도 참석을 하고요. 그리고 취재진한테 엄지손가락을 척 올려보이는 그런 모습도 보여주고. 지금 의제 조율은 어떤 식으로 진행이 되고 있다고 파악하고 계십니까?

▶ 정동영 : 12개 의제라고 말했어요. 지난번에 국회의장과 5당 대표단이 워싱턴에 갔을 때 만났잖아요. 싱가포르 합의가 6월 12일에 세 가지 분야거든요. 북미관계, 완전한 비핵화, 평화체제 그러니까 한 범주당 4~5개 의제가 되겠죠. 글자 하나하나, 단어 하나하나 밀고 당기는 치열한 문안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봐야겠죠. 어떤 비핵화냐, 어떤 상응조치냐하는 거죠. 하지만 큰 틀에서 비핵화와 상응조치를 교환하기로 합의한 것이기 때문에 여유는 있는 거죠.

▷ 김경래 : 그런데 지금 계속 나오고 있는 얘기가 특히 상응조치 관련해서는 연락사무소 설치나 종전선언 그리고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그러니까 1차 때는 구체적이지는 않았지 않았습니까?

▶ 정동영 : 그렇죠. 총론적인 합의였어요, 단순히.

▷ 김경래 : 2차에는 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어떤 합의가 나오게 될까요? 어떻게 예상하고 계세요?

▶ 정동영 : 1차가 총론이면 2차는 이제 각론이고 구체적 행동 합의죠. 그런데 북이 상응조치와 관련해서 정치군사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전략자산 전개 문제입니다. 그러니까 핵잠수함, 핵항공모함, 남한 항구를 들락거리는 그런 핵전략자산, 핵폭격기 이 문제에 관심을 집중해왔고 이게 신년사에도 담겼죠. 그다음에 역시 상응조치로서 원하는 것이 9글자죠.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입니다. 이 9글자를 달성하기 위해서 입구가 연락사무소 설치와 이익대표부 교환 이런 부분이 있을 것이고요. 그다음에 새로운 북미관계로 가기 위해서는 이 제재 국면을 전환해야 한다, 제재 완화 문제를 끈질기게 요구해왔기 때문에 제재 완화의 각론이 필요하게 되겠죠.

▷ 김경래 : 그러니까 지금 주고받을 게 말씀하신 여러 가지 카테고리가 있는데 이게 어느 정도로 서로 합의를 이루어낼 것이냐잖아요. 지금까지 분위기로 봐서는 어떻습니까? 다들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힘든 상황이지만 정동영 전 장관님이시니까 한번 예측을 들어보고 싶네요.

▶ 정동영 : 제가 북쪽과 협상도 해보고 북한의 핵포기 결단을 끌어내보기도 했습니다. 2005년 9.19 공동선언 전에 김정일 위원장과 담판을 하기도 했었는데요. 그리고 그 이후의 과정을 쭉 지켜보면 아까 말씀드린 대로 큰 틀에서 비핵화와 그리고 제재 완화 이것을 교환, 거래하기로 합의가 정상 간에 됐기 때문에 저는 이제 문안 하나하나는 들여다볼 수가 없습니다만 그런 교환이 될 거라고 봅니다. 그런데 좀 더 크게 보면 북은 아마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NPT 복귀 선언을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면 NPT 복귀면 2003년 1월에 탈퇴했으니까 16년 만에 복귀가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NPT 복귀와 함께 북이 내놓을 수 있는 카드로 미국의 가장 구미에 당기는 것은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의 반출 문제거든요. 이런 부분에서는 사실 북으로서 내줄 수 있는 카드입니다. 왜냐하면 ICBM에 대해서는 발사대와 함께 엔진시험장을 전문가들의 참관하에 영구 폐기하겠다, 이렇게 말했기 때문에 폐기 약속을 이미 남북 정상회담에서 밝힌 바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것을 가령 트럼프 대통령에게 손에 잡힐 수 있는 가시적인 성과물로 내놓을 수도 있는 거죠. “이것을 해외로 국외로 빼내기로 했다.” 이렇게. 이런 부분들이 양국 정상 간의 직접 담판에서 내놓을 선물 목록 중에 하나 들어갈 수 있겠죠.

▷ 김경래 : 그러니까 NPT 핵확산금지조약에 북한이 복귀할 수 있다, 이번 2차 정상회담을 통해서?

▶ 정동영 : 그렇죠. 북이 상응조치, 제재 완화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뭔가 미국의 주류 사회, 여론을 설득할 수 있는 카드가 있어야 되는 거거든요. 미국은 여론이 움직이는 사회이지 않습니까? 그래야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제재 완화에 관한 구체적 언급을 이끌어낼 수 있겠죠. 지금 제재는 세 차원에서 진행되지 않습니까? 하나는 UN 차원 또 하나는 미국의 독자적인 제재 그리고 남한의 제재틀, 5.24 제재하고 개성공단 폐쇄 같은 거죠. 그런데 이 제재 틀을 움직이려면 큰 교환, 거래가 저는 있을 거라고 내다봅니다.

▷ 김경래 : 긍정적인 약간 전망을 갖고 계신 것 같고요. 그런데 지금 최근에 존 볼턴 백악관 보좌관이 한국에 방문을 하기로 했는데 그게 취소가 됐어요. 그 부분에 대해서 이게 좀 한미공조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 이런 우려를 나타내는 보도들이 일부 있더라고요. 이거 어떻게 보십니까?

▶ 정동영 : 표면적으로는 베네수엘라 사태 수습을 들었는데요. 특별히 변수가 될 만한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그동안 업무분장에 있어서 볼턴 보좌관은 중동 쪽을 주로 담당해 왔고 북미협상은 전적으로 국무부 폼페이오 장관과 비건 대표 쪽으로 중심이 쏠려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 사실 볼턴 보좌관이 서울에 온다는 게 마음에 걸렸는데 변수가 안 생겨서 다행인 측면도 있죠.

▷ 김경래 : 아, 오히려 다행일 수도 있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최근에 화제가 됐던 발언 중에 하나가 김정은 위원장이 이런 얘기를 했어요. “아버지고 남편이다, 나도. 내 아이들이 핵을 짊어지고 살기를 원치 않는다.” 이게 앤드류 김 CIA 코리아미션 전 센터장이 강연에서 밝힌 내용인데 이게 굉장히 이채로웠어요. 북한의 지도자가 이런 말을 했다는 게 밖으로 이렇게 어떤 유출되거나 공개된 적이 별로 없지 않습니까? 이 발언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계세요?

▶ 정동영 : 그러니까 미국의 CIA 책임자에게 “내 아이들이 핵을 짊어진 채 살기를 원치 않는다.” 미국의 CIA 책임자에게. 또 남한의 대통령에게 “베트남의 길을 가고 싶다.” 또 남한의 대통령이 평양의 능라도 경기장에서 직접 평양 군중 15만 명을 향해서 공개적으로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기로 기정은 위원장과 약속했다.” 이런 일련의 맥락은 김정은 위원장의 전략적 결단을 뒷받침하는 사례들입니다. 그리고 지난주 노동신문이 이렇게 보도를 했어요. ‘김정은 위원장이 알렉산더 대왕이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단칼로 잘랐듯이 결단을 내린 것이다, 비핵화는.’ 그러니까 ‘김정은 위원장의 위대한 결단이다.’ 이걸 부각시킨 것이고 그리고 거기서 중요한 대목은 ‘우리에게는 되돌아갈 길이 없다.’고 노동신문, 북한 인민들이 다 보고 학습하는 신문들이죠. 그래서 일단 북은 베트남의 길이라는 전략적 선택을 내리고 그 길을 가면서 주변을 사주 경계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입니다.

▷ 김경래 : 마지막으로 이것은 조금 결이 다른 부분이긴 하지만 의견을 한번 여쭤보고 싶어서 여쭤볼게요. 일본과의 관계가 점점 복잡해지고 있어요, 우리가. 북미 그리고 남북 대화들은 원활하게 진행이 되고 있다는 분위기인데 일본이 좀 소외되는 느낌도 있고 일본에서 우리랑 계속 마찰이 있지 않습니까? 이거 어떻게 해결해가는 게 현명하다고 보세요?

▶ 정동영 : 일본을 끌어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서. 2005년 9.19 공동선언 때도 일본의 일정 부분 참여를 그리고 우리가 일본의 메신저 역할도 해줬거든요. 일본은 오로지 납치자 문제에 관심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우리가 협력을 해주고 일본이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서 한반도 비핵화 관련해서 훼방꾼의 역할을 하지 않도록 협력자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특히 북이 베트남의 길에 관심이 있는데 이 길을 가는데 일본의 조력이 또 필요하거든요. 그래서 과거사 문제와 그리고 북핵 문제를 분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핵 분리, 이렇게 말할 수 있겠죠. 역사 문제와 핵 문제 분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경래 : 일본을 좋은 쪽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 지혜가 필요하다, 이렇게 생각이 되네요.

▶ 정동영 : 예.

▷ 김경래 :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동영 : 네, 감사합니다.

▷ 김경래 :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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