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심층①>3.1운동 백주년...친일파 노래는 그대로

입력 2019.02.25 (22:29) 수정 2019.02.26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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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올해는
3.1운동 백 주년이 되는
역사적인 해입니다.
KBS는,
목숨을 걸고
일제에 맞섰던
숭고한 독립 정신을 기리고,
아직도 청산하지 못한
친일 잔재들을 짚어보는
연속 기획 보도를 준비했습니다.
오늘은 첫 순서로,
친일 행각을 자행한 이들의 노래가
여전히 우리 입으로
불리고 있는 현장을,
김진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펙트1]
지난 1953년 지어진
전북대학교 교가.

일본 이름이
구로야마 즈미아키인
현제명이 작곡했습니다.

일제의 식민지배와
침략 전쟁을 찬양했던
대표적인 친일 음악가가
전북지역 지성을 상징하는
대학의 노래를 만든 겁니다.

[이펙트2]
사정은
이 고등학교의 교가도
마찬가지,

일제강점기 다츠시로 시즈오로
성과 이름을 바꾼
시인 서정주의 작품입니다.

가미카제 특공대로 전사한
조선인 병사를 찬송하는 등
친일 행적이 뚜렷한 글을 남겨
친일인명사전에도 이름이 올라있습니다.

[이펙트3]
군산대 교가도
그의 손을 거쳤는데,
학생들은 황당하기만 합니다.

[인터뷰]김수한/대학생
그걸 왜 아직도 안 바꿨는지 의문이 들어요.

[인터뷰]윤지혜/대학생
초반에 친일파 청산을 제대로 안 해서 지금 막 퍼져있잖아요. 그래서 지금이라도 남아있는 그런 걸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친일파가 만든 노래는
관공서에서도 울려 퍼집니다.

[이펙트4]


일본의 황국신민화와
제국주의 정책을 찬양했던
김동진과 김해강.

전북 도민의 노래는
이들의 합작품입니다.

김동진은
원광대와 완산중 교가도
지었습니다.

[이펙트5]

전주시민의 노래 역시
김해강이 썼는데,

덕진공원에는
그를 기리는 시비까지
우뚝 서 있습니다.

교육자를 양성한다는
전주교대뿐 아니라
전북지역 여러 학교의 교가마저도
그의 손을 거쳤습니다.

[인터뷰]김재호/민족문제연구소 전북지부장
김해강의 '호주여'라는 시나 '돌아오지 않는 아홉 장사'는 굉장히 강렬한 친일 시예요.
실제로 우리 민족이라는 공동체가 그렇게 붕괴되는 데 앞장섰던 사람들에 대해서 예술적 판단이 과연 가능한 것인가... 전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일제에 부역해
친일 인명사전에 공식 등재됐거나,
친일 행위로 논란이 일고 있는
인물들의 노래가
우리 입에서 불리는 게 현실이지만
자치단체는 이런 사실조차도
모르고 있습니다.

[녹취]전라북도 관계자(음성변조)
저는 아직 알지 못하고 있어요.
문제 제기를 하셨기 때문에 이제 인지가 됐으니까...

청산되지 않고
버젓이 남아 있는 일제 잔재들,
독립유공자 후손들에게는
또 다른 고통입니다.


[인터뷰]이강안/광복회 전북지부장
수난의 역사 때문에 생긴 불행한 일이죠. 청산하지 못했잖아요. 나라가, 우리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주려면 정리를 해야 합니다.


올해로 백 주년을 맞아
전국 각지에서 펼쳐질
3.1 운동 기념행사들.

전국으로,
또 전 세계로 울려 퍼졌던
백 년 전 그날의 함성은,
일회성 행사보다는
진정 무엇을 선행해야 하는지
묻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진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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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심층①>3.1운동 백주년...친일파 노래는 그대로
    • 입력 2019-02-25 22:29:32
    • 수정2019-02-26 10:27:33
    뉴스9(전주)
[앵커멘트] 올해는 3.1운동 백 주년이 되는 역사적인 해입니다. KBS는, 목숨을 걸고 일제에 맞섰던 숭고한 독립 정신을 기리고, 아직도 청산하지 못한 친일 잔재들을 짚어보는 연속 기획 보도를 준비했습니다. 오늘은 첫 순서로, 친일 행각을 자행한 이들의 노래가 여전히 우리 입으로 불리고 있는 현장을, 김진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펙트1] 지난 1953년 지어진 전북대학교 교가. 일본 이름이 구로야마 즈미아키인 현제명이 작곡했습니다. 일제의 식민지배와 침략 전쟁을 찬양했던 대표적인 친일 음악가가 전북지역 지성을 상징하는 대학의 노래를 만든 겁니다. [이펙트2] 사정은 이 고등학교의 교가도 마찬가지, 일제강점기 다츠시로 시즈오로 성과 이름을 바꾼 시인 서정주의 작품입니다. 가미카제 특공대로 전사한 조선인 병사를 찬송하는 등 친일 행적이 뚜렷한 글을 남겨 친일인명사전에도 이름이 올라있습니다. [이펙트3] 군산대 교가도 그의 손을 거쳤는데, 학생들은 황당하기만 합니다. [인터뷰]김수한/대학생 그걸 왜 아직도 안 바꿨는지 의문이 들어요. [인터뷰]윤지혜/대학생 초반에 친일파 청산을 제대로 안 해서 지금 막 퍼져있잖아요. 그래서 지금이라도 남아있는 그런 걸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친일파가 만든 노래는 관공서에서도 울려 퍼집니다. [이펙트4] 일본의 황국신민화와 제국주의 정책을 찬양했던 김동진과 김해강. 전북 도민의 노래는 이들의 합작품입니다. 김동진은 원광대와 완산중 교가도 지었습니다. [이펙트5] 전주시민의 노래 역시 김해강이 썼는데, 덕진공원에는 그를 기리는 시비까지 우뚝 서 있습니다. 교육자를 양성한다는 전주교대뿐 아니라 전북지역 여러 학교의 교가마저도 그의 손을 거쳤습니다. [인터뷰]김재호/민족문제연구소 전북지부장 김해강의 '호주여'라는 시나 '돌아오지 않는 아홉 장사'는 굉장히 강렬한 친일 시예요. 실제로 우리 민족이라는 공동체가 그렇게 붕괴되는 데 앞장섰던 사람들에 대해서 예술적 판단이 과연 가능한 것인가... 전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일제에 부역해 친일 인명사전에 공식 등재됐거나, 친일 행위로 논란이 일고 있는 인물들의 노래가 우리 입에서 불리는 게 현실이지만 자치단체는 이런 사실조차도 모르고 있습니다. [녹취]전라북도 관계자(음성변조) 저는 아직 알지 못하고 있어요. 문제 제기를 하셨기 때문에 이제 인지가 됐으니까... 청산되지 않고 버젓이 남아 있는 일제 잔재들, 독립유공자 후손들에게는 또 다른 고통입니다. [인터뷰]이강안/광복회 전북지부장 수난의 역사 때문에 생긴 불행한 일이죠. 청산하지 못했잖아요. 나라가, 우리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주려면 정리를 해야 합니다. 올해로 백 주년을 맞아 전국 각지에서 펼쳐질 3.1 운동 기념행사들. 전국으로, 또 전 세계로 울려 퍼졌던 백 년 전 그날의 함성은, 일회성 행사보다는 진정 무엇을 선행해야 하는지 묻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진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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