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지인만 배불리는’ 용인 반도체 투기 바람…땅값 2배↑

입력 2019.03.08 (12:31) 수정 2019.03.08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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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 부지로 신청한 경기도의 한 시골 마을에 투기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습니다.

부지 신청이 공개되기 훨씬 전부터 토지 거래가 급증한 것으로 드러나 정보를 미리 입수한 투기 세력의 배만 불린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유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용인시 원삼면 일대입니다.

SK하이닉스가 120조 원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신청한 곳입니다.

신청 사실은 지난달 말 공개됐지만 토지거래는 일찍부터 늘었습니다.

원삼면 고당리의 경우 거래 건수가 2017년 55건에 불과했는데 발표 훨씬 전인 지난해 122건으로 두 배이상 급증했습니다.

미리 정보를 입수한 외부 투기 세력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입니다.

지금도 땅을 사려는 사람은 주로 외지인입니다.

[경기도 용인시 원삼면 주민 : "10명 중 9명은 외지 사람일 정도로 그렇게 많이 와요."]

외지인이 몰리면서 땅 값도 최근 1년 새 두배나 뛰었습니다.

이처럼 논과 밭이 대부분인 이 지역에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 신청 소식이 전해지면서, 개발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우려 섞인 주민들의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터를 닦고 살아온 원주민들은 개발 이익은 커녕, 임대료 상승 등으로 밀려날 수도 있는 처지가 됐습니다.

[경기도 용인시 원삼면 상인 : "지금 빈 가게가 없잖아요. 다 세 나가 버리고. 임대료가 부르는 게 가격이지 뭐..."]

이 때문에 경기도나 용인시가 제때 투기 바람을 차단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심교언/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는다든가 그런 투기 억제 수단이 있거든요. 그런 준비가 좀 늦었던 것이죠."]

용인시는 뒤늦게 원삼면 일대 부동산의 투기 조장 행위 등을 단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유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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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지인만 배불리는’ 용인 반도체 투기 바람…땅값 2배↑
    • 입력 2019-03-08 12:33:05
    • 수정2019-03-08 12:33:56
    뉴스 12
[앵커]

최근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 부지로 신청한 경기도의 한 시골 마을에 투기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습니다.

부지 신청이 공개되기 훨씬 전부터 토지 거래가 급증한 것으로 드러나 정보를 미리 입수한 투기 세력의 배만 불린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유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용인시 원삼면 일대입니다.

SK하이닉스가 120조 원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신청한 곳입니다.

신청 사실은 지난달 말 공개됐지만 토지거래는 일찍부터 늘었습니다.

원삼면 고당리의 경우 거래 건수가 2017년 55건에 불과했는데 발표 훨씬 전인 지난해 122건으로 두 배이상 급증했습니다.

미리 정보를 입수한 외부 투기 세력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입니다.

지금도 땅을 사려는 사람은 주로 외지인입니다.

[경기도 용인시 원삼면 주민 : "10명 중 9명은 외지 사람일 정도로 그렇게 많이 와요."]

외지인이 몰리면서 땅 값도 최근 1년 새 두배나 뛰었습니다.

이처럼 논과 밭이 대부분인 이 지역에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 신청 소식이 전해지면서, 개발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우려 섞인 주민들의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터를 닦고 살아온 원주민들은 개발 이익은 커녕, 임대료 상승 등으로 밀려날 수도 있는 처지가 됐습니다.

[경기도 용인시 원삼면 상인 : "지금 빈 가게가 없잖아요. 다 세 나가 버리고. 임대료가 부르는 게 가격이지 뭐..."]

이 때문에 경기도나 용인시가 제때 투기 바람을 차단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심교언/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는다든가 그런 투기 억제 수단이 있거든요. 그런 준비가 좀 늦었던 것이죠."]

용인시는 뒤늦게 원삼면 일대 부동산의 투기 조장 행위 등을 단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유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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