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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리포트] 하노이 “2030년, 오토바이 전면 금지”…‘미세먼지 공화국’ 오명벗나?
입력 2019.03.11 (09:02) 수정 2019.03.11 (09:33) 특파원 리포트
▲ 사진 출처 : Reuters

■베트남 하노이, 1년 중 맑은 날 '38일'
■하노이 특단조치..."2030년까지 오토바이 운행 전면 금지"
■오토바이 면허 발급 점진 중단...시내 톨게이트비 부과 검토
■호찌민 "지하철·공공자전거 등 대중교통수단 활성화"


●'미세먼지 공화국' 베트남... 1년 중 맑은 날 '38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하늘은 일상적으로 회색빛입니다. 안개인지 스모그인지, 미세먼지는 얼마나 심각한지. 정확히 확인할 방법은 없습니다. 베트남 당국이 도시 전반의 공기 질 측정치를 발표하지 않고, 위험 수치를 안내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전세계 도시의 지속가능지수(Sustainable Cities Index)를 발표하는 네덜란드 아카디스(Arcadis)컨설팅 회사는 지난해 하노이를 '비친환경적인 도시'중 하나로 꼽았습니다. 연중 맑은 날은 평균 38일, 2020년에는 대기 오염 관련 질환자 수가 두 배로 급증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도 나왔습니다. 지난해 하노이는 동남아 국가 가운데 공기 오염이 심각한 나라 2위로 꼽혔습니다.

2018년 동남아 국가 대기오염 순위, 출처 : 2018 WORLD AIR QUALITY REPORT2018년 동남아 국가 대기오염 순위, 출처 : 2018 WORLD AIR QUALITY REPORT

●하노이 공기 질 공식 측정·발표는 단 2곳
세계 각 도시의 공기질 정보가 안내되는 World's Air pollution : Real-time Air Quality Index(Https://waqi.Info) 사이트에서 베트남 일부 지역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베트남은 호찌민, 다낭, 하노이시의 측정값이 표시됩니다. 하지만 상세한 지역 데이터는 없습니다. 하노이에서 공기 질이 측정되는 곳은 미국대사관과 유니스국제학교(United Nations International School of Hanoi), 단 2곳입니다.


WAQI 기준 공기질은 6단계로 나뉩니다. '극도로 심각> 매우 해로움> 해로움> 민감한 사람에게 해로움> 양호> 좋음'. 하노이는 지난 2월, '뗏 연휴(Tet·베트남의 음력 설 명절)기간 동안 미세먼지 수치 400μg/m³를 기록했습니다. 이 기간 하노이 미국대사관의 수치는 3번째 단계인 '해로움' 수준이었습니다. 이는 대부분 사람들이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으로 노인과 심장이나 호흡기 질환자의 경우 외출을 삼가야 합니다. 한국에서 2시간 이상 이 수치가 지속되면 야구 경기를 취소할지 검토해야 합니다. 미세먼지 평균농도 150μg/m³이상인 경우는 국내 '매우 나쁨' 단계에 해당합니다. WAQI가 예보하는 하노이의 대기오염치는 이번주 내내 '해로움' 수준 이상입니다. 특히 오는 13일은 '매우 해로움' 수준입니다.



●베트남 "공기질 오염의 주원인은 오토바이·자동차 매연"
하노이 당국은 거리를 가득 메운 오토바이와 자동차가 뿜는 매연을 공기 오염의 주원인으로 지적했습니다. 지난 3년 동안의 미세먼지 수치를 모니터링한 결과, 교통 밀도가 높을수록 공기 질이 나빠졌다는 것입니다. 호앙 드엉틍 베트남 환경부 당국자는 "뗏 연휴 동안 공기 질이 가장 악화했는데, 고향에 가려는 인파들이 대부분 개인 운송수단을 이용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차가운 공기가 대기 순환을 방해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하노이는 동남아에서 유일하게 겨울이 있는 도시입니다. 하노이 인구는 7백 58만 7천 명. 오토바이는 5백만 대가 운행 중입니다. 등록된 자동차 55만대보다 10배 많은 규모입니다. 매년 개인 교통수단 증가율은 4.6%에 달합니다.


하노이 "2030년 오토바이 운행 전면 금지"
베트남 정부는 특단의 조치를 내놨습니다. 하노이 인민위원회는 지난해 6월 "오토바이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2030년부터는 오토바이 운행이 전면 금지됩니다. 교통사고 10건 가운데 7건이 오토바이 사고로, 대기 오염 문제와 교통사고 위험도 함께 줄이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하노이 시민 가운데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은 10%에 불과합니다. 하노이 지하철은 2011년 착공했습니다. 당초 2013년 완공, 운행이 목표였는데 2017년 12월 차관 지출 문제가 발생하면서 현재도 공사 중입니다. 하노이 인민위원회는 오토바이 면허 발급을 점진적으로 중단하고, 시내 진입하는 차들에 요금소 비용을 부과할 계획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세먼지 문제를 다루는 호찌민시의 대책은 조금 다릅니다. 호찌민시는 오토바이를 전면 금지하지 않을 계획입니다. 호찌민 인민위원회 찬 빈 뚜엔 부위원장은 "오토바이는 시민들의 주요 통근 수단"이라며 지하철 건설과 버스 환승 시스템 개선, 그리고 공공 자전거 서비스 등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대체 편의 수단을 제공하면 자연스럽게 오토바이 사용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출퇴근 시간이면 거리를 가득 메우는 오토바이를 사라지게 하는 조치에 하노이 시민들의 의견은 분분합니다. "2030년에야 공기 좋은 베트남에서 생활할 수 있겠다"며 이번 조치가 다소 늦은 감이 있다는 의견부터 "대체 수단이 없이는 불가능한 조치"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다만, 사회주의 국가 특성상 정부의 지침을 크게 거부하는 움직임은 없습니다. 무엇보다, 현재 하노이의 미세먼지 문제 개선을 위해서는 대책이 필요하다는데는 정부 당국과 시민들 모두 공감하고 있습니다.
  • [특파원리포트] 하노이 “2030년, 오토바이 전면 금지”…‘미세먼지 공화국’ 오명벗나?
    • 입력 2019-03-11 09:02:15
    • 수정2019-03-11 09:33:46
    특파원 리포트
▲ 사진 출처 : Reuters

■베트남 하노이, 1년 중 맑은 날 '38일'
■하노이 특단조치..."2030년까지 오토바이 운행 전면 금지"
■오토바이 면허 발급 점진 중단...시내 톨게이트비 부과 검토
■호찌민 "지하철·공공자전거 등 대중교통수단 활성화"


●'미세먼지 공화국' 베트남... 1년 중 맑은 날 '38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하늘은 일상적으로 회색빛입니다. 안개인지 스모그인지, 미세먼지는 얼마나 심각한지. 정확히 확인할 방법은 없습니다. 베트남 당국이 도시 전반의 공기 질 측정치를 발표하지 않고, 위험 수치를 안내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전세계 도시의 지속가능지수(Sustainable Cities Index)를 발표하는 네덜란드 아카디스(Arcadis)컨설팅 회사는 지난해 하노이를 '비친환경적인 도시'중 하나로 꼽았습니다. 연중 맑은 날은 평균 38일, 2020년에는 대기 오염 관련 질환자 수가 두 배로 급증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도 나왔습니다. 지난해 하노이는 동남아 국가 가운데 공기 오염이 심각한 나라 2위로 꼽혔습니다.

2018년 동남아 국가 대기오염 순위, 출처 : 2018 WORLD AIR QUALITY REPORT2018년 동남아 국가 대기오염 순위, 출처 : 2018 WORLD AIR QUALITY REPORT

●하노이 공기 질 공식 측정·발표는 단 2곳
세계 각 도시의 공기질 정보가 안내되는 World's Air pollution : Real-time Air Quality Index(Https://waqi.Info) 사이트에서 베트남 일부 지역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베트남은 호찌민, 다낭, 하노이시의 측정값이 표시됩니다. 하지만 상세한 지역 데이터는 없습니다. 하노이에서 공기 질이 측정되는 곳은 미국대사관과 유니스국제학교(United Nations International School of Hanoi), 단 2곳입니다.


WAQI 기준 공기질은 6단계로 나뉩니다. '극도로 심각> 매우 해로움> 해로움> 민감한 사람에게 해로움> 양호> 좋음'. 하노이는 지난 2월, '뗏 연휴(Tet·베트남의 음력 설 명절)기간 동안 미세먼지 수치 400μg/m³를 기록했습니다. 이 기간 하노이 미국대사관의 수치는 3번째 단계인 '해로움' 수준이었습니다. 이는 대부분 사람들이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으로 노인과 심장이나 호흡기 질환자의 경우 외출을 삼가야 합니다. 한국에서 2시간 이상 이 수치가 지속되면 야구 경기를 취소할지 검토해야 합니다. 미세먼지 평균농도 150μg/m³이상인 경우는 국내 '매우 나쁨' 단계에 해당합니다. WAQI가 예보하는 하노이의 대기오염치는 이번주 내내 '해로움' 수준 이상입니다. 특히 오는 13일은 '매우 해로움' 수준입니다.



●베트남 "공기질 오염의 주원인은 오토바이·자동차 매연"
하노이 당국은 거리를 가득 메운 오토바이와 자동차가 뿜는 매연을 공기 오염의 주원인으로 지적했습니다. 지난 3년 동안의 미세먼지 수치를 모니터링한 결과, 교통 밀도가 높을수록 공기 질이 나빠졌다는 것입니다. 호앙 드엉틍 베트남 환경부 당국자는 "뗏 연휴 동안 공기 질이 가장 악화했는데, 고향에 가려는 인파들이 대부분 개인 운송수단을 이용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차가운 공기가 대기 순환을 방해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하노이는 동남아에서 유일하게 겨울이 있는 도시입니다. 하노이 인구는 7백 58만 7천 명. 오토바이는 5백만 대가 운행 중입니다. 등록된 자동차 55만대보다 10배 많은 규모입니다. 매년 개인 교통수단 증가율은 4.6%에 달합니다.


하노이 "2030년 오토바이 운행 전면 금지"
베트남 정부는 특단의 조치를 내놨습니다. 하노이 인민위원회는 지난해 6월 "오토바이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2030년부터는 오토바이 운행이 전면 금지됩니다. 교통사고 10건 가운데 7건이 오토바이 사고로, 대기 오염 문제와 교통사고 위험도 함께 줄이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하노이 시민 가운데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은 10%에 불과합니다. 하노이 지하철은 2011년 착공했습니다. 당초 2013년 완공, 운행이 목표였는데 2017년 12월 차관 지출 문제가 발생하면서 현재도 공사 중입니다. 하노이 인민위원회는 오토바이 면허 발급을 점진적으로 중단하고, 시내 진입하는 차들에 요금소 비용을 부과할 계획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세먼지 문제를 다루는 호찌민시의 대책은 조금 다릅니다. 호찌민시는 오토바이를 전면 금지하지 않을 계획입니다. 호찌민 인민위원회 찬 빈 뚜엔 부위원장은 "오토바이는 시민들의 주요 통근 수단"이라며 지하철 건설과 버스 환승 시스템 개선, 그리고 공공 자전거 서비스 등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대체 편의 수단을 제공하면 자연스럽게 오토바이 사용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출퇴근 시간이면 거리를 가득 메우는 오토바이를 사라지게 하는 조치에 하노이 시민들의 의견은 분분합니다. "2030년에야 공기 좋은 베트남에서 생활할 수 있겠다"며 이번 조치가 다소 늦은 감이 있다는 의견부터 "대체 수단이 없이는 불가능한 조치"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다만, 사회주의 국가 특성상 정부의 지침을 크게 거부하는 움직임은 없습니다. 무엇보다, 현재 하노이의 미세먼지 문제 개선을 위해서는 대책이 필요하다는데는 정부 당국과 시민들 모두 공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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