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해외서도 보이스피싱 피해 심각

입력 2019.03.11 (18:07) 수정 2019.03.11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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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를 한눈에 보는 '글로벌 경제' 조항리 아나운서와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답변]

010- 으로 걸려온 모르는 전화, 혹시 받으시나요?

[앵커]

받는 편이다...

[답변]

이제 010- 으로 시작되는 번호라도 한 번쯤 의심해보셔야겠습니다.

지난주엔, 국제전화를 010-로 바꿔 피해자들을 속인 뒤 80억 원을 가로챈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이처럼 보이스 피싱 사기 수법이 날로 교묘하고, 다양해지면서 피해가 줄지 않고 있는데요.

비단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합니다.

[데비 리아 : "지금까지 한 번도 보지 못한 이상한 번호였어요."]

최근 캐나다에서 전화 금융 사기, 보이스 피싱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전화벨이 두세 번 울린 뒤 끊기는 이른바 '원 링(One-ring)' 방식입니다.

호기심을 자극해 전화를 걸도록 유도하는 겁니다.

[마리안 헨리/소비자 보호 단체 : "오래 통화할수록 당연히 통화료가 비싸지는 것이지만, 분당 45만 원씩 하는 것도 있습니다."]

[앵커]

그야말로 '눈 뜨고 코 베이는' 상황인 건데요.

캐나다에선 또, 정부기관으로 속이는 경우가 많다면서요?

[답변]

그렇습니다.

특히, '내가 연방 국세청 직원인데….' 라고 전화를 걸어 피해자들을 감쪽같이 속인다고 하는데요.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는지 녹음된 통화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시죠.

[보이스 피싱 사기범/실제 음성 : "귀하의 세금 보고서에서 오류를 발견했습니다. 이것은 중범죄로 유죄가 인정될 경우 최대 5년의 징역 또는 1억 원의 벌금형에 처합니다."]

지금 당장 송금하지 않으면 체포할 것이라는 협박도 서슴지 않는다는데요.

신원과 금융 정보를 요구하는 경우도 다반사라고 합니다.

[앵커]

겁을 먹은 피해자들이 돈을 보낼 수밖에 없게 만드는군요?

[답변]

맞습니다.

캐나다에서 지난 5년 동안 '연방 국세청 사칭형' 피해자만 6만여 명이고 피해액은 천만 달러, 110억 원에 달합니다.

특히, 불법 체류 이민자들이 범죄 조직의 표적이 되고 있습니다.

이 남성 역시 세금을 내지 않은 일로 불법 체류 신분이 알려질까 두려웠다고 털어놨습니다.

[캐나다 연방국세청 사칭 사기 피해자 : "말하는 것이 꼭 전문가 같았어요. 그리고 너무 무섭게 대해서 진짜 국세청인 줄 알았어요."]

그는 저축해뒀던 4천만 원을 모두 잃었습니다.

[앵커]

정부에 발각되면 쫓겨날 수도 있는, 불법 이민자들의 불안한 상황마저도 돈을 버는 수단으로 악용하는 거군요?

[답변]

맞습니다.

이와 비슷하게,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보이스 피싱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이민법을 운운하며, 돈을 내지 않으면 추방되거나 재입국이 힘들다는 식의 협박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국외에서 유학 중인 자녀를 납치했다며,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거액을 요구하는 일도 빈번합니다.

범인들이 개인 정보를 모두 파악한 뒤 전화를 걸기 때문에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패트릭 린치/美 경찰관 : "피해자들은 진짜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피해자들의 가족을 들먹이면서 그들을 불안하게 하고 그 심리를 이용하여 범죄를 저지르는 것입니다."]

미 연방수사국 FBI는 보이스 피싱 조직이 자녀의 목소리와 영상까지 제작해 진짜 납치한 것처럼 속이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보이스 피싱 범죄 심각성에 대해 다시 한 번 더 느끼게 되는데요,

일본은 어떻습니까?

[답변]

일본의 상황 또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노인들의 주머니를 노리는 보이스 피싱 신종 수법이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지난달 28일, 일본 도쿄 고토 구의 한 아파트입니다.

한 80세 여성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사건 현장에는 옷가지가 널브러져 있고, 전화와 인터폰이 망가져 있는 등 누군가 외부에서 침입한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었습니다.

[목격자 : "전부 검은 옷에 얼굴을 감추고는 쫓기듯 차를 탔어요. 강도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수사 결과 사건 발생 며칠 전, 피해 여성이 누군가로부터 수상한 전화를 받은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집에 돈이 있느냐'는 내용이었다고 합니다.

[앵커]

미리 전화를 걸어 집안에 현금이 있는지 확인한 뒤 강도 행각을 벌인 건가요?

[답변]

그렇습니다.

올 초 도쿄 시부야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두 차례나 있었는데요,

모두 노부부를 대상으로 한 강도 사건입니다.

역시 범행 전, 아들이라며 집에 돈이 있는지 묻는 전화가 걸려왔었다고 합니다.

이른바 '약속 범죄' 일본에 새롭게 등장한 신종 범죄 유형입니다.

일본 경찰은 '약속 범죄'가 매년 만여 건씩,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년 동안 경시청에서 확인한 '약속 범죄' 건수는 3만 4천여 건에 달합니다.

NHK는 범인들이 전화로 공공기관, 경찰이나 은행원 등이라고 속여 피해자들을 안심시킨다고 전했습니다.

[전화 금융 사기 피해자 : "'금융청 사람인데요. 돈을 어떻게 관리하고 계신가요?'라고 하면서, '금방 갈 테니 사진만 찍게 해주세요'라고 했죠. 현재 가지고 있는 현금을요."]

특히, 지난해 전화 금융 사기 피해자의 약 80%가 65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일본에서 이처럼 고령자들에게 보이스 피싱 피해가 집중되는 이유가 뭔가요?

[답변]

현금을 선호하는 일본인들의 성향 때문입니다.

특히, 거동이 불편한 고령층의 경우 은행에 가는 것보단 돈을 집에 두고 쓰는데, 범인들이 이러한 점을 노리는 겁니다.

노년층 대상 사기 수법의 경우, 아들이나 딸 등 가족을 사칭해 돈을 뜯어내는 방식의 피해 규모가 가장 큽니다.

지난해에만 9천여 건이 발생, 피해액도 1,860억 원이 넘습니다.

일본 정부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 스팸 번호를 걸러주는 장치를 집집이 설치하고 예방 교육을 시행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갈수록 지능화되는 전화 금융 사기 대응에, 한계가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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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3-11 18:15:13
    • 수정2019-03-11 18:19:29
    통합뉴스룸ET
[앵커]

세계를 한눈에 보는 '글로벌 경제' 조항리 아나운서와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답변]

010- 으로 걸려온 모르는 전화, 혹시 받으시나요?

[앵커]

받는 편이다...

[답변]

이제 010- 으로 시작되는 번호라도 한 번쯤 의심해보셔야겠습니다.

지난주엔, 국제전화를 010-로 바꿔 피해자들을 속인 뒤 80억 원을 가로챈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이처럼 보이스 피싱 사기 수법이 날로 교묘하고, 다양해지면서 피해가 줄지 않고 있는데요.

비단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합니다.

[데비 리아 : "지금까지 한 번도 보지 못한 이상한 번호였어요."]

최근 캐나다에서 전화 금융 사기, 보이스 피싱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전화벨이 두세 번 울린 뒤 끊기는 이른바 '원 링(One-ring)' 방식입니다.

호기심을 자극해 전화를 걸도록 유도하는 겁니다.

[마리안 헨리/소비자 보호 단체 : "오래 통화할수록 당연히 통화료가 비싸지는 것이지만, 분당 45만 원씩 하는 것도 있습니다."]

[앵커]

그야말로 '눈 뜨고 코 베이는' 상황인 건데요.

캐나다에선 또, 정부기관으로 속이는 경우가 많다면서요?

[답변]

그렇습니다.

특히, '내가 연방 국세청 직원인데….' 라고 전화를 걸어 피해자들을 감쪽같이 속인다고 하는데요.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는지 녹음된 통화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시죠.

[보이스 피싱 사기범/실제 음성 : "귀하의 세금 보고서에서 오류를 발견했습니다. 이것은 중범죄로 유죄가 인정될 경우 최대 5년의 징역 또는 1억 원의 벌금형에 처합니다."]

지금 당장 송금하지 않으면 체포할 것이라는 협박도 서슴지 않는다는데요.

신원과 금융 정보를 요구하는 경우도 다반사라고 합니다.

[앵커]

겁을 먹은 피해자들이 돈을 보낼 수밖에 없게 만드는군요?

[답변]

맞습니다.

캐나다에서 지난 5년 동안 '연방 국세청 사칭형' 피해자만 6만여 명이고 피해액은 천만 달러, 110억 원에 달합니다.

특히, 불법 체류 이민자들이 범죄 조직의 표적이 되고 있습니다.

이 남성 역시 세금을 내지 않은 일로 불법 체류 신분이 알려질까 두려웠다고 털어놨습니다.

[캐나다 연방국세청 사칭 사기 피해자 : "말하는 것이 꼭 전문가 같았어요. 그리고 너무 무섭게 대해서 진짜 국세청인 줄 알았어요."]

그는 저축해뒀던 4천만 원을 모두 잃었습니다.

[앵커]

정부에 발각되면 쫓겨날 수도 있는, 불법 이민자들의 불안한 상황마저도 돈을 버는 수단으로 악용하는 거군요?

[답변]

맞습니다.

이와 비슷하게,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보이스 피싱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이민법을 운운하며, 돈을 내지 않으면 추방되거나 재입국이 힘들다는 식의 협박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국외에서 유학 중인 자녀를 납치했다며,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거액을 요구하는 일도 빈번합니다.

범인들이 개인 정보를 모두 파악한 뒤 전화를 걸기 때문에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패트릭 린치/美 경찰관 : "피해자들은 진짜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피해자들의 가족을 들먹이면서 그들을 불안하게 하고 그 심리를 이용하여 범죄를 저지르는 것입니다."]

미 연방수사국 FBI는 보이스 피싱 조직이 자녀의 목소리와 영상까지 제작해 진짜 납치한 것처럼 속이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보이스 피싱 범죄 심각성에 대해 다시 한 번 더 느끼게 되는데요,

일본은 어떻습니까?

[답변]

일본의 상황 또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노인들의 주머니를 노리는 보이스 피싱 신종 수법이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지난달 28일, 일본 도쿄 고토 구의 한 아파트입니다.

한 80세 여성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사건 현장에는 옷가지가 널브러져 있고, 전화와 인터폰이 망가져 있는 등 누군가 외부에서 침입한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었습니다.

[목격자 : "전부 검은 옷에 얼굴을 감추고는 쫓기듯 차를 탔어요. 강도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수사 결과 사건 발생 며칠 전, 피해 여성이 누군가로부터 수상한 전화를 받은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집에 돈이 있느냐'는 내용이었다고 합니다.

[앵커]

미리 전화를 걸어 집안에 현금이 있는지 확인한 뒤 강도 행각을 벌인 건가요?

[답변]

그렇습니다.

올 초 도쿄 시부야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두 차례나 있었는데요,

모두 노부부를 대상으로 한 강도 사건입니다.

역시 범행 전, 아들이라며 집에 돈이 있는지 묻는 전화가 걸려왔었다고 합니다.

이른바 '약속 범죄' 일본에 새롭게 등장한 신종 범죄 유형입니다.

일본 경찰은 '약속 범죄'가 매년 만여 건씩,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년 동안 경시청에서 확인한 '약속 범죄' 건수는 3만 4천여 건에 달합니다.

NHK는 범인들이 전화로 공공기관, 경찰이나 은행원 등이라고 속여 피해자들을 안심시킨다고 전했습니다.

[전화 금융 사기 피해자 : "'금융청 사람인데요. 돈을 어떻게 관리하고 계신가요?'라고 하면서, '금방 갈 테니 사진만 찍게 해주세요'라고 했죠. 현재 가지고 있는 현금을요."]

특히, 지난해 전화 금융 사기 피해자의 약 80%가 65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일본에서 이처럼 고령자들에게 보이스 피싱 피해가 집중되는 이유가 뭔가요?

[답변]

현금을 선호하는 일본인들의 성향 때문입니다.

특히, 거동이 불편한 고령층의 경우 은행에 가는 것보단 돈을 집에 두고 쓰는데, 범인들이 이러한 점을 노리는 겁니다.

노년층 대상 사기 수법의 경우, 아들이나 딸 등 가족을 사칭해 돈을 뜯어내는 방식의 피해 규모가 가장 큽니다.

지난해에만 9천여 건이 발생, 피해액도 1,860억 원이 넘습니다.

일본 정부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 스팸 번호를 걸러주는 장치를 집집이 설치하고 예방 교육을 시행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갈수록 지능화되는 전화 금융 사기 대응에, 한계가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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