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오늘의 픽] ‘트럼프의 햄버거 정치’

입력 2019.03.11 (20:37) 수정 2019.03.11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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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살펴보는 '오늘의 픽' 시간입니다.

국제부, 송영석 기자와 함께 합니다.

오늘 키워드는 뭔가요?

[기자]

네, 먼저 뒤의 사진은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대학 풋볼 우승팀을 백악관에 초청한 모습인데요.

사람들 앞에 잔뜩 쌓여있는 것은 햄버거와 감자튀김이라고 합니다.

오늘 키워드는 '트럼프의 햄버거 정치'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에도 대학 풋볼 우승팀을 초청해서 햄버거, 피자 파티를 열었는데 그땐 연방정부 셧다운 때문에 백악관에 요리사가 없어서 대통령이 자비로 햄버거를 사서 대접했었다고 해요.

그런데 요리사들이 있는데도 왜 또 햄버거 만찬을 했을까?

이번엔 민주당의 정치 신인을 겨냥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민주당이 기후변화 대책으로 일명 '그린 뉴딜' 법안을 추진 중인데 이에 앞장서고 있는 코르테즈 의원이 온실가스를 줄이려면 '소를 키우는 농장들도 변해야 한다'는 취지의 얘기를 하던 중에 "국민들이 햄버거를 먹지 않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일종의 실언을 했습니다.

그러자 공화당 의원들이 '그린 뉴딜'을 때리는 소재로 햄버거를 적극 활용하고 나섰는데요.

[롭 비숍/미국 공화당 하원의원 : "그린뉴딜 법안이 통과된다면 햄버거 먹는 것도 불법이 될 것입니다. 이런 음식도 더이상 못 먹게 되겠죠. 민주당이 뺏어가기 전에 먹겠습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도 햄버거 만찬으로 가세했다는 겁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럼 백악관에 초대된, 햄버거를 대접받은 선수들 반응은 어땠나요?

[기자]

아마 다들 백악관에서 햄버거를 줄 거라는 생각까진 못하지 않았을까요.

선수들이 햄버거를 좋아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선수들도 패스트푸드를 반길 거라고 얘기했습니다.

햄버거가 서민 음식이다보니까 대중의 시선까지 염두에 둔 설명이 아닌가 싶은데요.

또, 햄버거 체인점들이 모두 미국산이다 이런 말도 했습니다.

[앵커]

정말 햄버거로 정치를 한다는 인상을 주는 장면들인 거 같은데요.

트럼프 대통령의 햄버거 사랑은 예전부터 유명하지 않았나요?

[기자]

네 햄버거도 트럼프 하면 떠오르는 것 중 하나죠.

북핵 위기가 고조되던 대선 당시 김정은 위원장을 향해서 던진 말도 트럼프 대통령이 햄버거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확실히 알려준 역할을 했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2016년 대선 연설 :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에 오면 만날 것입니다. 우리 둘은 회의석상에서 햄버거를 먹으면서 (다른 나라들보다) 더 좋은 거래를 할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햄버거 사랑은 대선 후보로 부상하기 전, 상당히 오래 전부터 유명했습니다.

1995년, 억만장자로 대중적 인기를 끌던 트럼프 대통령은 전처인 이바나 트럼프와 첫 패스트푸드 광고를 찍었는데요.

그때가 이바나와 이혼하고 3년이 지난 시점이었다고 하는데 광고 대사가 화제였습니다.

["이바나. 이렇게 먹는 게 정말 옳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마지막 조각 내가 먹어도 되나요?) 당신 몫은 반뿐이에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2000년, 또 2002년에는 다른 패스트푸드 광고도 찍으며 매출 상승에도 큰 기여를 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햄버거를 많이 먹기도 합니다.

한끼에 네개 씩 먹는다는 얘기도 있었고요.

대선 때 선거운동을 할 때는 큰 버거 2개에 샌드위치 3개, 초콜릿 밀크세이크를 늘 주문했다는 일화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앵커]

한끼에 햄버거를 그렇게 많이 먹으면 칼로리가 엄청날텐데요?

[기자]

햄버거 4개에 초코 세이크까지 먹으면 2400칼로리 정도 됩니다.

70대 남성 하루 권장 섭취량이 2200칼로리니까 단 한끼로 하루 섭취량 이상을 먹는 거죠.

그래서 건강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안 그래도 역대 미국 대통령 중 최고령에 취임 전부터 건강 문제로 공격을 받았던 트럼프 대통령인데요.

하지만 취임 이후에도 햄버거 사랑은 여전했습니다.

백악관에 입성한 뒤 평소 즐겨먹던 패스트 푸드 음식을 주문해서 백악관 셰프들을 당황시켰다는 일화도 있고요.

대통령 전용기에서도 햄버거를 먹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루에 콜라 12잔을 마신다"는 뉴욕 타임스 보도와 기자 회견 하는 대통령 뒤에 흰 장갑을 끼고 콜라 한잔을 들고 있는 남성이 포착되면서 트럼프의 패스트 푸드 사랑은 그에 대한 공격 거리가 되기도 했는데요.

지난해 5월 '스포츠 앤드 피트니스데이' 행사에 운동복 차림으로 등장한 전임 대통령들과 달리, 정장 차림에 야구 방망이 한번 휘두르고 만 트럼프를 향해 당시 워싱턴포스트는 그가 미국 역사상 가장 활동량이 적고 가장 건강하지 못한 대통령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최근 트럼프 대통령 건강검진 결과가 아주 양호하게 나왔다는 기사를 본 적 있거든요?

[기자]

취임 초기만 해도 백악관 셰프들이 영양사들을 초빙해서 대통령 식습관을 바꿔보려고 해도 잘 안됐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난해 싱가포르 북미회담을 앞둔 시기 그 즈음에 트럼프 대통령이 식습관을 조금씩 바꾸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햄버거를 2주 동안 끊은 적도 있고, 먹더라도 빵은 빼고 먹었다든가 햄버거 대신 생선을 먹기 시작했다는 측근들의 말이 언론을 통해 나왔습니다.

올해 건강검진 결과가 아주 양호하게 나온 건 아마도 이런 노력의 결과가 아닌가 싶은데요.

지난해 건강검진 결과는 좀 안좋게 나왔었거든요.

분명 노력을 한 건 맞는 거 같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왜 햄버거를 좋아하게 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일본을 찾았을 땐 아베 총리가 대접한 '트럼프 버거'가 일본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싱가포르 북미 회담 때도 트럼프 버거가 등장했을 만큼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도 국내 정치는 물론 외교에까지 활용하는 또 하나의 트럼프식 정치의 기술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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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3-11 20:48:09
    • 수정2019-03-11 20:5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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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살펴보는 '오늘의 픽' 시간입니다.

국제부, 송영석 기자와 함께 합니다.

오늘 키워드는 뭔가요?

[기자]

네, 먼저 뒤의 사진은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대학 풋볼 우승팀을 백악관에 초청한 모습인데요.

사람들 앞에 잔뜩 쌓여있는 것은 햄버거와 감자튀김이라고 합니다.

오늘 키워드는 '트럼프의 햄버거 정치'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에도 대학 풋볼 우승팀을 초청해서 햄버거, 피자 파티를 열었는데 그땐 연방정부 셧다운 때문에 백악관에 요리사가 없어서 대통령이 자비로 햄버거를 사서 대접했었다고 해요.

그런데 요리사들이 있는데도 왜 또 햄버거 만찬을 했을까?

이번엔 민주당의 정치 신인을 겨냥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민주당이 기후변화 대책으로 일명 '그린 뉴딜' 법안을 추진 중인데 이에 앞장서고 있는 코르테즈 의원이 온실가스를 줄이려면 '소를 키우는 농장들도 변해야 한다'는 취지의 얘기를 하던 중에 "국민들이 햄버거를 먹지 않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일종의 실언을 했습니다.

그러자 공화당 의원들이 '그린 뉴딜'을 때리는 소재로 햄버거를 적극 활용하고 나섰는데요.

[롭 비숍/미국 공화당 하원의원 : "그린뉴딜 법안이 통과된다면 햄버거 먹는 것도 불법이 될 것입니다. 이런 음식도 더이상 못 먹게 되겠죠. 민주당이 뺏어가기 전에 먹겠습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도 햄버거 만찬으로 가세했다는 겁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럼 백악관에 초대된, 햄버거를 대접받은 선수들 반응은 어땠나요?

[기자]

아마 다들 백악관에서 햄버거를 줄 거라는 생각까진 못하지 않았을까요.

선수들이 햄버거를 좋아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선수들도 패스트푸드를 반길 거라고 얘기했습니다.

햄버거가 서민 음식이다보니까 대중의 시선까지 염두에 둔 설명이 아닌가 싶은데요.

또, 햄버거 체인점들이 모두 미국산이다 이런 말도 했습니다.

[앵커]

정말 햄버거로 정치를 한다는 인상을 주는 장면들인 거 같은데요.

트럼프 대통령의 햄버거 사랑은 예전부터 유명하지 않았나요?

[기자]

네 햄버거도 트럼프 하면 떠오르는 것 중 하나죠.

북핵 위기가 고조되던 대선 당시 김정은 위원장을 향해서 던진 말도 트럼프 대통령이 햄버거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확실히 알려준 역할을 했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2016년 대선 연설 :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에 오면 만날 것입니다. 우리 둘은 회의석상에서 햄버거를 먹으면서 (다른 나라들보다) 더 좋은 거래를 할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햄버거 사랑은 대선 후보로 부상하기 전, 상당히 오래 전부터 유명했습니다.

1995년, 억만장자로 대중적 인기를 끌던 트럼프 대통령은 전처인 이바나 트럼프와 첫 패스트푸드 광고를 찍었는데요.

그때가 이바나와 이혼하고 3년이 지난 시점이었다고 하는데 광고 대사가 화제였습니다.

["이바나. 이렇게 먹는 게 정말 옳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마지막 조각 내가 먹어도 되나요?) 당신 몫은 반뿐이에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2000년, 또 2002년에는 다른 패스트푸드 광고도 찍으며 매출 상승에도 큰 기여를 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햄버거를 많이 먹기도 합니다.

한끼에 네개 씩 먹는다는 얘기도 있었고요.

대선 때 선거운동을 할 때는 큰 버거 2개에 샌드위치 3개, 초콜릿 밀크세이크를 늘 주문했다는 일화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앵커]

한끼에 햄버거를 그렇게 많이 먹으면 칼로리가 엄청날텐데요?

[기자]

햄버거 4개에 초코 세이크까지 먹으면 2400칼로리 정도 됩니다.

70대 남성 하루 권장 섭취량이 2200칼로리니까 단 한끼로 하루 섭취량 이상을 먹는 거죠.

그래서 건강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안 그래도 역대 미국 대통령 중 최고령에 취임 전부터 건강 문제로 공격을 받았던 트럼프 대통령인데요.

하지만 취임 이후에도 햄버거 사랑은 여전했습니다.

백악관에 입성한 뒤 평소 즐겨먹던 패스트 푸드 음식을 주문해서 백악관 셰프들을 당황시켰다는 일화도 있고요.

대통령 전용기에서도 햄버거를 먹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루에 콜라 12잔을 마신다"는 뉴욕 타임스 보도와 기자 회견 하는 대통령 뒤에 흰 장갑을 끼고 콜라 한잔을 들고 있는 남성이 포착되면서 트럼프의 패스트 푸드 사랑은 그에 대한 공격 거리가 되기도 했는데요.

지난해 5월 '스포츠 앤드 피트니스데이' 행사에 운동복 차림으로 등장한 전임 대통령들과 달리, 정장 차림에 야구 방망이 한번 휘두르고 만 트럼프를 향해 당시 워싱턴포스트는 그가 미국 역사상 가장 활동량이 적고 가장 건강하지 못한 대통령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최근 트럼프 대통령 건강검진 결과가 아주 양호하게 나왔다는 기사를 본 적 있거든요?

[기자]

취임 초기만 해도 백악관 셰프들이 영양사들을 초빙해서 대통령 식습관을 바꿔보려고 해도 잘 안됐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난해 싱가포르 북미회담을 앞둔 시기 그 즈음에 트럼프 대통령이 식습관을 조금씩 바꾸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햄버거를 2주 동안 끊은 적도 있고, 먹더라도 빵은 빼고 먹었다든가 햄버거 대신 생선을 먹기 시작했다는 측근들의 말이 언론을 통해 나왔습니다.

올해 건강검진 결과가 아주 양호하게 나온 건 아마도 이런 노력의 결과가 아닌가 싶은데요.

지난해 건강검진 결과는 좀 안좋게 나왔었거든요.

분명 노력을 한 건 맞는 거 같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왜 햄버거를 좋아하게 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일본을 찾았을 땐 아베 총리가 대접한 '트럼프 버거'가 일본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싱가포르 북미 회담 때도 트럼프 버거가 등장했을 만큼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도 국내 정치는 물론 외교에까지 활용하는 또 하나의 트럼프식 정치의 기술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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