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핵심 ‘헬기 사격’…정부 확인까지 38년 걸렸다

입력 2019.03.11 (21:08) 수정 2019.03.11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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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신대로 이번 재판의 핵심은 5.18 당시 헬기사격입니다.

헬기사격은 당시 신군부의 진압이 자위권 발동이었다는 주장이 허위임을 입증하는 것이고, 동시에 당시 진압이 얼마나 잔인하고 야만적인지를 가르는 잣대이기도 합니다.

잇따른 헬기 사격 증언이 있었지만 진상규명까지 무려 38년이 걸려, 지난해 2월 국방부 조사로 최종 확인됐습니다.

곽선정 기자가 그간의 과정을 설명해드립니다.

[리포트]

1980년 5월 21일.

계엄군의 집단 발포로 옛 전남도청 앞에서 30여 명이 숨졌습니다.

5.18 직후 광주시민들은 집단발포가 있었던 이 날과 항쟁 마지막날인 27일, 헬기에 의한 사격이 있었다고 증언했습니다.

1988년 광주 청문회에서도 목격자들 증언이 잇따랐고, 고 조비오 신부도 청문회 증인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故 조비오 신부/국회 광주청문회 당시 : "그때 당시 수 차례에 걸쳐 시민들을 공중에서 공격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정치권은 청문회 이후 증언 내용을 확인하거나 추가 조사를 하지 않았고, 의혹만 제기된 채 끝났습니다.

1995년, 광주시민들이 전두환, 노태우 처벌을 요구하며 제출한 고소장에서도 헬기 사격 진상규명을 요구했지만, 검찰은 공중사격 기록을 찾을 수 없다며 사실상 헬기사격은 없었다고 발표합니다.

수많은 증언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묻힐 뻔했던 헬기 사격은 옛 전남도청 앞 전일빌딩에서 탄흔이 발견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됩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지난 2017년 이 탄흔을 헬기 사격에 의한 것이라고 감정했고, 이듬해 국방부 특별조사위원회가 헬기사격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사건 발생 38 년 만에 정부가 헬기 사격을 공식적으로 확인했습니다.

[이건리/5·18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지난해 2월 : "헬기 사격은 무차별적이고 비인도적인 것으로 계엄군 진압작전의 야만성과 잔학성, 그리고 범죄성을 드러내는 증거입니다."]

헬기 사격이 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나마 공식 확인됐지만, 전 씨 측은 이를 또 다시 논란의 영역으로 후퇴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곽선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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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판 핵심 ‘헬기 사격’…정부 확인까지 38년 걸렸다
    • 입력 2019-03-11 21:11:38
    • 수정2019-03-11 21:5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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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신대로 이번 재판의 핵심은 5.18 당시 헬기사격입니다.

헬기사격은 당시 신군부의 진압이 자위권 발동이었다는 주장이 허위임을 입증하는 것이고, 동시에 당시 진압이 얼마나 잔인하고 야만적인지를 가르는 잣대이기도 합니다.

잇따른 헬기 사격 증언이 있었지만 진상규명까지 무려 38년이 걸려, 지난해 2월 국방부 조사로 최종 확인됐습니다.

곽선정 기자가 그간의 과정을 설명해드립니다.

[리포트]

1980년 5월 21일.

계엄군의 집단 발포로 옛 전남도청 앞에서 30여 명이 숨졌습니다.

5.18 직후 광주시민들은 집단발포가 있었던 이 날과 항쟁 마지막날인 27일, 헬기에 의한 사격이 있었다고 증언했습니다.

1988년 광주 청문회에서도 목격자들 증언이 잇따랐고, 고 조비오 신부도 청문회 증인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故 조비오 신부/국회 광주청문회 당시 : "그때 당시 수 차례에 걸쳐 시민들을 공중에서 공격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정치권은 청문회 이후 증언 내용을 확인하거나 추가 조사를 하지 않았고, 의혹만 제기된 채 끝났습니다.

1995년, 광주시민들이 전두환, 노태우 처벌을 요구하며 제출한 고소장에서도 헬기 사격 진상규명을 요구했지만, 검찰은 공중사격 기록을 찾을 수 없다며 사실상 헬기사격은 없었다고 발표합니다.

수많은 증언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묻힐 뻔했던 헬기 사격은 옛 전남도청 앞 전일빌딩에서 탄흔이 발견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됩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지난 2017년 이 탄흔을 헬기 사격에 의한 것이라고 감정했고, 이듬해 국방부 특별조사위원회가 헬기사격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사건 발생 38 년 만에 정부가 헬기 사격을 공식적으로 확인했습니다.

[이건리/5·18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지난해 2월 : "헬기 사격은 무차별적이고 비인도적인 것으로 계엄군 진압작전의 야만성과 잔학성, 그리고 범죄성을 드러내는 증거입니다."]

헬기 사격이 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나마 공식 확인됐지만, 전 씨 측은 이를 또 다시 논란의 영역으로 후퇴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곽선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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