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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농단 의혹’ 임종헌은 왜 루벤스의 명화를 인용했나
입력 2019.03.11 (22:28) 취재K
노인이 젊은 여성의 젖을 물고 있는 위 그림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외설로 보이시나요? 예술로 보이시나요?

1600년대 플랑드르의 화가 페테르 루벤스가 그린 '시몬과 페로'입니다. 미학 수업에서나 등장할 법한 이 그림이 오늘(11일) 열린 '사법농단' 재판에서 나왔습니다. '사법농단' 의혹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입을 통해섭니다.

임 전 차장은 이 그림을 예로 들며, "처음 접한 사람은 포르노라고 할 수도 있지만, 실은 아버지에 대한 딸의 효성을 그린 성화(聖畵)"라며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고 해서 그게 틀린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자신이 법원행정처에 재직했을 당시 업무 내용이, 결코 법에 어긋나지 않았으며 검찰이 눈에 보이는대로 무리하게 기소했다는 겁니다.


검찰 수사에 대한 불만은 계속됐습니다. "재판 거래는 검찰이 가공한 프레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법원행정처가 특정 재판의 시나리오 등을 검토한 문건들은 '브레인스토밍' 차원에서 작성된 것이다, 개인으로 치면 '일기'라고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사법부의 현안에 대해 내용을 정리하고 내부에 공유하면서 여러 방안을 아이디어 차원에서 검토하고 작성한 내부 문서일 뿐"이라는 겁니다.

또 "(검찰이 제시한) 공소사실의 일부는 사법행정권 행사의 정당한 범위고 일부는 강제, 일탈, 남용이라 할 수도 있지만, 형법상 직권남용으로 연결된다는 논리는 수용할 수 없다"는 지난 준비기일 당시 주장을 반복하기도했습니다.

이어 자신의 후배들인 재판부를 향해서도 "앞으로 재판장께선 공소장에 켜켜이 쌓인, 검찰발 '미세먼지'에 의해 형성된 신기루 같은 형상에 매몰되지 말아달라"고 항변하기도 했습니다.

'루벤스'와 '프레임', '일기', '미세먼지'까지 등장한 임 전 차장의 입장문을 두고 법조계에선 "재판부에 호소하기 위한 전략을 공들여 준비했다"는 분석이 나왔습습니다.

임 전 차장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의 공모 사실 등 혐의 내용에 대한 재판부의 질문에도 대부분 부인하거나 모르는 일이라고 답했는데요.

임 전 차장이 앞서 "윗분들이 말씀을 안 하는데 내가 어떻게 먼저 말하겠느냐"라고 말한 점을 들어, 이번 재판에서 새로운 증언을 할 것이란 일각의 예측이 무안할 만큼 적극적인 '부정'과 '모르쇠'가 계속된 겁니다.


임 전 차장의 공소사실 상당수가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겹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임 전 차장 재판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판의 예고편으로 여겨졌습니다.

임 전 차장이 각종 예시까지 꺼내며, 적극적으로 자신의 혐의를 부인한만큼 양 전 대법원장도 같은 전략을 짤 가능성이 높단 이야기입니다.

철통 방어를 예고한 '양승태 사법부'를 검찰이 어떻게 뚫을 수 있을지, 임 전 차관의 재판은 오는 19일 오전 10시 속행됩니다.
  • ‘사법농단 의혹’ 임종헌은 왜 루벤스의 명화를 인용했나
    • 입력 2019-03-11 22:28:18
    취재K
노인이 젊은 여성의 젖을 물고 있는 위 그림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외설로 보이시나요? 예술로 보이시나요?

1600년대 플랑드르의 화가 페테르 루벤스가 그린 '시몬과 페로'입니다. 미학 수업에서나 등장할 법한 이 그림이 오늘(11일) 열린 '사법농단' 재판에서 나왔습니다. '사법농단' 의혹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입을 통해섭니다.

임 전 차장은 이 그림을 예로 들며, "처음 접한 사람은 포르노라고 할 수도 있지만, 실은 아버지에 대한 딸의 효성을 그린 성화(聖畵)"라며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고 해서 그게 틀린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자신이 법원행정처에 재직했을 당시 업무 내용이, 결코 법에 어긋나지 않았으며 검찰이 눈에 보이는대로 무리하게 기소했다는 겁니다.


검찰 수사에 대한 불만은 계속됐습니다. "재판 거래는 검찰이 가공한 프레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법원행정처가 특정 재판의 시나리오 등을 검토한 문건들은 '브레인스토밍' 차원에서 작성된 것이다, 개인으로 치면 '일기'라고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사법부의 현안에 대해 내용을 정리하고 내부에 공유하면서 여러 방안을 아이디어 차원에서 검토하고 작성한 내부 문서일 뿐"이라는 겁니다.

또 "(검찰이 제시한) 공소사실의 일부는 사법행정권 행사의 정당한 범위고 일부는 강제, 일탈, 남용이라 할 수도 있지만, 형법상 직권남용으로 연결된다는 논리는 수용할 수 없다"는 지난 준비기일 당시 주장을 반복하기도했습니다.

이어 자신의 후배들인 재판부를 향해서도 "앞으로 재판장께선 공소장에 켜켜이 쌓인, 검찰발 '미세먼지'에 의해 형성된 신기루 같은 형상에 매몰되지 말아달라"고 항변하기도 했습니다.

'루벤스'와 '프레임', '일기', '미세먼지'까지 등장한 임 전 차장의 입장문을 두고 법조계에선 "재판부에 호소하기 위한 전략을 공들여 준비했다"는 분석이 나왔습습니다.

임 전 차장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의 공모 사실 등 혐의 내용에 대한 재판부의 질문에도 대부분 부인하거나 모르는 일이라고 답했는데요.

임 전 차장이 앞서 "윗분들이 말씀을 안 하는데 내가 어떻게 먼저 말하겠느냐"라고 말한 점을 들어, 이번 재판에서 새로운 증언을 할 것이란 일각의 예측이 무안할 만큼 적극적인 '부정'과 '모르쇠'가 계속된 겁니다.


임 전 차장의 공소사실 상당수가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겹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임 전 차장 재판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판의 예고편으로 여겨졌습니다.

임 전 차장이 각종 예시까지 꺼내며, 적극적으로 자신의 혐의를 부인한만큼 양 전 대법원장도 같은 전략을 짤 가능성이 높단 이야기입니다.

철통 방어를 예고한 '양승태 사법부'를 검찰이 어떻게 뚫을 수 있을지, 임 전 차관의 재판은 오는 19일 오전 10시 속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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