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풀리자 주거시설에 둘러싸인 광안리

입력 2019.03.11 (23:15) 수정 2019.03.12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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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광안리해수욕장 주변 곳곳에서 건물 신축 공사가 한창인데요,

시민 모두가 누려야 할 해변이 주거시설로 둘러 싸이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이준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부산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 광안리해수욕장입니다.

해변에서 불과 10m 떨어진 곳에 20층짜리 신축 주상복합 건물이 우뚝 섰습니다.

바로 옆 땅에서도 주상복합 건물 건축 공사가 한창입니다. 뒤편 이면도로 주변도 상황은 마찬가지.

광안리 해변 일대에서 개발 붐이 일며 곳곳이 공사 중인 것입니다. 이유는 무엇일까?

2017년 6월, 광안리해수욕장 일대의 지구단위계획이 변경되면서 주변 30만 9천500㎡ 땅 가운데 일반상업지역이 13.9%에서 32.6%로 대폭 늘었기 때문입니다.

덩달아 해변 바로 뒤편 땅의 용적률도 애초 400%에서 7~800%로 두 배 정도나 완화돼, 고층 건물이 들어설 수 있게 된 겁니다.

규제 완화를 틈타 건설사도 상가 시설보다 이윤이 남는 주상복합 건물을 잇달아 짓고 있습니다.

건축 허가 현황을 보면, 광안리해수욕장 주변에 건립될 신축 건물 12곳 중 7곳이 숙박시설과 오피스텔 형태의 주상복합 건물입니다.

<기자 MIC>해수욕장 주변 발전과 상권 활성화 등을 위해 용적률 등 건축 제한 규제를 완화했지만 사실상 해변 인근 상업지역은 이렇게 점차 주거화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시민 누구나 누려야 할 바닷가 자연경관이 개발 논리에 밀려 주거시설에 잠식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정주철/부산대 도시공학과 교수
"기존의 지구단위계획을 완화해줌으로써 일정 부분 그분(건설사, 땅 소유주 등)들한테만 혜택을 돌아가게끔 하는…. 전체적인 부산의 공공성 측면이라든지 크게 보면 우리나라 공공성 측면에서 안 좋은 측면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광안리 주변 개발을 줄기차게 요구했던 수영구는 부산시 규제 완화에 발맞춰 건축물 높이 제한 완화를 위한 연구용역까지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강판구/수영구 건축과장 [인터뷰]
"해운대나 용호만 지구의 높이가 고밀도로 개발되면서 타지역과 형평성 문제가 있어서 광안리해수욕장 일원의 높이를 일부 95m로 상향을 하고…."

정작 건축 규제를 풀어줄 때는 언제고, 지난해 2월 부산시는 광안리 해양경관을 보존하겠다며 이 일대를 중점 경관관리구역으로 지정하는 어처구니없는 엇박자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준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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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규제 풀리자 주거시설에 둘러싸인 광안리
    • 입력 2019-03-11 23:15:20
    • 수정2019-03-12 10:01:18
    뉴스9(부산)
[앵커멘트] 광안리해수욕장 주변 곳곳에서 건물 신축 공사가 한창인데요, 시민 모두가 누려야 할 해변이 주거시설로 둘러 싸이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이준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부산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 광안리해수욕장입니다. 해변에서 불과 10m 떨어진 곳에 20층짜리 신축 주상복합 건물이 우뚝 섰습니다. 바로 옆 땅에서도 주상복합 건물 건축 공사가 한창입니다. 뒤편 이면도로 주변도 상황은 마찬가지. 광안리 해변 일대에서 개발 붐이 일며 곳곳이 공사 중인 것입니다. 이유는 무엇일까? 2017년 6월, 광안리해수욕장 일대의 지구단위계획이 변경되면서 주변 30만 9천500㎡ 땅 가운데 일반상업지역이 13.9%에서 32.6%로 대폭 늘었기 때문입니다. 덩달아 해변 바로 뒤편 땅의 용적률도 애초 400%에서 7~800%로 두 배 정도나 완화돼, 고층 건물이 들어설 수 있게 된 겁니다. 규제 완화를 틈타 건설사도 상가 시설보다 이윤이 남는 주상복합 건물을 잇달아 짓고 있습니다. 건축 허가 현황을 보면, 광안리해수욕장 주변에 건립될 신축 건물 12곳 중 7곳이 숙박시설과 오피스텔 형태의 주상복합 건물입니다. <기자 MIC>해수욕장 주변 발전과 상권 활성화 등을 위해 용적률 등 건축 제한 규제를 완화했지만 사실상 해변 인근 상업지역은 이렇게 점차 주거화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시민 누구나 누려야 할 바닷가 자연경관이 개발 논리에 밀려 주거시설에 잠식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정주철/부산대 도시공학과 교수 "기존의 지구단위계획을 완화해줌으로써 일정 부분 그분(건설사, 땅 소유주 등)들한테만 혜택을 돌아가게끔 하는…. 전체적인 부산의 공공성 측면이라든지 크게 보면 우리나라 공공성 측면에서 안 좋은 측면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광안리 주변 개발을 줄기차게 요구했던 수영구는 부산시 규제 완화에 발맞춰 건축물 높이 제한 완화를 위한 연구용역까지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강판구/수영구 건축과장 [인터뷰] "해운대나 용호만 지구의 높이가 고밀도로 개발되면서 타지역과 형평성 문제가 있어서 광안리해수욕장 일원의 높이를 일부 95m로 상향을 하고…." 정작 건축 규제를 풀어줄 때는 언제고, 지난해 2월 부산시는 광안리 해양경관을 보존하겠다며 이 일대를 중점 경관관리구역으로 지정하는 어처구니없는 엇박자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준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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