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국과 비핵화 협상 중단 고려…김 위원장 곧 성명 발표”

[앵커]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멈춰선 북미관계에 이상징후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에서 강경파인 볼턴 식의 '일괄타결' 요구가 득세하는가 싶더니, 곧바로 북한이 맞대응에 나섰습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이례적으로 외신 기자회견을 자청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중단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곧 공식 성명을 발표할 거라고도 말했습니다.

워싱턴에서 이재원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평양에서, 외국 외교관들과 외신 기자들을 불러모았습니다.

긴급 회견을 자청한 겁니다.

미국이, 핵과 미사일 실험 중단 등 북한의 변화에 상응하는 조치를 하지 않는다면, 협상을 계속하거나 타협할 의도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핵과 미사일 실험 재개 여부를 김정은 위원장이 짧은 기간 안에 결정할 것이고 북한의 추가 행동 계획을 김 위원장이 성명으로 발표할 것이라고도 말했습니다.

AP통신과 러시아 타스 통신 등은 북한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중단을 고려하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최 부상은 분명한 건 미국이 이번에 황금 같은 기회를 날려버렸다는 것이라며 하노이 회담 결렬의 책임을 미국의 외교안보 라인에 돌렸습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볼턴 보좌관이 타협할 수 없는 요구로 협상장을 적대감과 불신의 분위기로 만들었다는 겁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관계는 여전히 좋고 궁합이 신비할 정도로 훌륭하다며 '톱 다운'식 해결의 여지를 남겨뒀습니다.

미국의 일괄타결, 빅딜 압박 속에 북한은 다시 벼랑끝 전술을 암시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AP통신은 미사일 발사장 복구 증거가 나온 뒤에 북한이 협상 중단을 위협한 점에 주목했습니다.

북한의 '협상 중단과 핵 미사일 실험 재개' 고려는 트럼프 정부의 드문 외교 성과를 없던 일로 되돌릴 수 있는 사안입니다.

특검 등 정치적 위기에 처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입장 표명에 어떻게 반응할지가 최대 관심사입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이재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