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 토크쇼J] 조선일보는 사주의 일탈을 어떻게 비호했나?

입력 2019.03.17 (22:30) 수정 2019.03.24 (15:3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정세진] 안녕하십니까? <저널리즘 토크쇼 J>입니다. 오늘 함께하실 분들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먼저 저널리즘 전문가죠? 정준희 교수입니다.

[정준희] 안녕하세요? 정준희입니다.

[정세진] 팟캐스트 황태자 최욱 씨 함께합니다.

[최 욱] 국민의 수석대변인 최욱입니다.

[정세진] <저널리즘 토크쇼 J>의 최경영 기자 함께합니다.

[최경영] 안녕하십니까? 최경영입니다.

[정세진] 그리고 안톤 숄츠 기자 나오셨습니다.

[숄 츠] 안녕하세요? 안톤 숄츠입니다.

[최 욱] 되게 오랜만이에요. 우리 최경영 기자.

[최경영] 반갑습니다. 평소에 보잖아요.

[최 욱] 우리 <저널리즘 토크쇼 J> 유튜브 라이브에서 저와 또 환상의 호흡을 맞추고 있지 않습니까? 거기랑 여기랑 항상 달라요. 뭔가 무게감을 자꾸 잡으시네요.

[최경영] 지상파의 단점인 것 같아요. 이 자리만 나오면 괜히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재미있게 해야 하는데.

[최 욱] 이런 불편한 엄숙주의, 제가 계속해서 타파해 나가겠습니다.

[정세진] <저널리즘 토크쇼 J> 이 프로그램은 KBS 1TV, myK, pooq, 유튜브 그리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정세진] 전두환 씨가 지난 11일 피고인으로 광주 법정에 섰습니다. 광주 방문은 대통령 재임 시절인 1987년 이후 32년 만의 일이었는데요. 자신의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고(故) 조비오 신부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해서 사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법정에 섰습니다. 언론의 관심이 아주 뜨거웠는데요. 거의 모든 언론이 톱뉴스로 이 소식을 전했습니다. 전 씨의 법정 출두 소식, 어떻게 보도를 했는지 짚어보는 시간 잠시 갖도록 하겠습니다. 숄츠 기자는 광주 시민으로서 보셨을 텐데

[숄 츠] 그렇죠. 10년 이상 지금 광주 살았기 때문에 사실 광주에서 살게 되면 5.18 아마 여기 서울에서 사는 사람보다 많이 배울 수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당연히 되게 중요한 순간이었다고 생각하고, 그리고 저보다 당연히 그 때는 1980년 그 때는 광주에 계셨던 국민들, 시민들을 위해서 더 중요한 순간이었는데. 그런데 그 만큼 실망하고 화가 너무 컸죠. 왜냐하면 전두환 광주에 드디어 32년 만에 내려오는데…좋은 기회잖아요. 한번 사과할 수도 있고 용서해달라고 이런 마음이 있었으면 좋을 텐데 그런 것 한마디도 없이 그냥 오히려 화가 나는 모습 좀 보여주면서 사람들 진짜 폭발했죠. 그래서 이런 모습도 보니까 거의 눈물 났죠, 저는.

[최 욱] 전두환 씨한테 자꾸 우리가 사과를 부탁하는 모양새같이 되어가는 것이 너무 서글프고 너무 화가 나요. 그 기대마저도 이제는 저는 하지 않겠습니다. 사과할 사람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이번에 확실히 들었습니다.

[정준희] 조비오 신부의 증언에 대해서 새빨간 거짓말쟁이라고 했던 그런 발언에 의해서 간 건데 저는 출두를 하거나 아니면 조사를 받으면 사실은 5.18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이 제대로 제정된 이후에 진상조사단이 구성되고 그것의 핵심적인 참고인으로서 조사를 받는 게 타당하다고 생각하는데 그것도 아닌 상태로 간 거예요. 법정 출두 형식을 띄고 있지만. 새로운 의혹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 진상을 드러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자서전의 형식으로 완전히 뒤집어버렸잖아요. 즉, 그 부분 그러니까 법정의 출두 문제뿐만 아니라 실제로 규명되어야 할 진상이 규명되지 않고 있는 이 현실의 답답함이 훨씬 더 크다고 보고요. 최욱 씨의 말처럼 사과를 듣느냐, 마느냐의 문제는 그것하고 별로 상관없이 일단 분노가 있을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라고 봐요.

[정세진] 전 씨가 법정에 출두한 지난 11일 아침 주요 일간지가 관련 소식을 전했습니다. 동아일보가 5대 종합 일간지 중 유일하게 사설을 실었습니다. “5.18 민주화운동 이후 39년간 줄곧 사과 요구를 받으면서도, 전 전 대통령은 단 한 번도 용서를 구한 적 없다. 공수부대를 광주에 투입해 숱한 사상자를 낸 5.18 민주화운동의 가해자가 전 전 대통령이 이끌었던 신군부라는 점은 논쟁이 필요치 않은 엄연한 사실이다. 구순을 앞둔 전 전 대통령에게 광주 법정 출석은 5.18 희생자와 광주 국민 앞에 참회할 마지막 기회다. 전직 대통령으로서 역사의 피해자 앞에서 결자해지(結者解之: 매듭을 맨 사람이 그 매듭을 풀어야 한다는 뜻의 사자성어로 자기가 저지른 일은 자기가 해결하여야 한다는 잠언)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였습니다.

[정준희] 동아일보의 사설이 우리의 민주주의가치의 아주 기초, 높은 수준도 아니에요. 아주 기초를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는 거잖아요. 가해자가 신군부라는 사실은 엄연한 사실이고 따라서 부정할 수 없다는 거고 그다음에 자유한국당 이종명 의원의 최근 망언이 희생자와 유족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는 거고 현재의 문제를 정확하게 요약하고 있고요. 결국은 ‘전두환에게 책임이 있다.’ 5.18을 부정하고 폄훼하고 사실을 부정하는 것은 망언이고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는 그런 상식을 확인합니다. 그런데 이 상식을 확인하는 과정이 칭찬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 일이 불행한 거죠.

[정세진] 조선일보는 10면에 기사를 실었습니다. <‘퇴임 후 첫 광주 방문’ 전두환, 오늘 5.18 법정에>라는 제목의 기사였는데요. “광주 시민은 ‘용서할 수는 없지만 차분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재판을 지켜보는 국민에게 광주의 과격성, 폭력성을 부각하면 역효과로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감정적인 대응은 최대한 자제하겠다는 것이다. 양일동(47) 광주 개신교 목사는 ‘역사와 국민 앞에 반성과 사죄는커녕 회피와 꼼수로 일관하는 전두환의 태도에 분노가 느껴진다.’면서도 ‘사법 시스템으로 단죄하도록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라는 내용을 실었습니다.

[최 욱] 이건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니까 대놓고 말은 못하지만 5.18 때 광주 시민들을 폭도로 매도했던 그 시각이 아직도 어느 정도 남아 있지 않느냐, 여기 보면 ‘광주의 과격성, 폭력성’이라는 단어를 쓰고 있단 말이죠. 이거 사실 너무한 거 아닙니까? 지금 이거 쓸 때는 아니잖아요, 이런 단어를.

[최경영] 광주가 과격하고 폭력적이다, 본질적으로. 이렇게 낙인을 찍어버리는 거잖아요.

[최 욱] 이거는 너무 과한 것 같아요, 진짜.

[최경영] 거기에 ‘퇴임 이후 첫 광주 방문’ 전두환. 이것만 보면 광주에 마치 나들이 간 것 같아요. 할 일 없어서. 아니면 봄 소풍 갔나? 미세먼지가 없을 것 같아서? 어떻게 이런 식의 헤드라인을 지을 수가 있는지, 이 사람이 퇴임을 해서 그동안 아무 일이 없었습니까? 88년 이후에 90년 백담사 있었죠. 그다음에 95년도에, 96년에 검찰에 기소됐죠. 97년에 2년 만에 나왔죠, 사면돼서. 그동안 얼마나 많은 비자금 의혹이 있었고 2,200억 가운데 한 1,000억 정도는 아직 비자금 추징금을 못 갚고 있잖아요.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한 20여 년 동안 그런 많은 일을 겪고 나서 ‘퇴임 후 광주 방문 전두환’, 전두환이 갑자기 그냥 88년 이후에 2019년에 갑자기 32년 만에 툭 튀어나온 것 같은 그런 느낌으로 지금 헤드라인을 잡고 있거든요.

[정준희] ‘퇴임 후 첫 광주 방문’이라는 게 정상적인 대통령의 정상적인 일과처럼 보이잖아요. 방문이 아니라 소환이에요. 끌려 내려간 거라고요. 그리고 정상적으로 퇴임한 것이 아니라, 분명히 유죄로 판정 받은 사람이란 말이죠. 그런데 이 부분이 저는 전두환 씨를, 전두환 전 대통령이라고 하는 대통령의 프레임(※해설→ frame: 틀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이지만 여기서는 미국의 미디어 학자 토드 기틀린의 프레임 이론을 의미. 기틀린의 프레임 개념은 매스 미디어의 보도가 ‘프레임’에 갇혀 있고 바로 그러한 ‘프레임’ 자체가 이데올로기적 효과를 갖는다고 주장. 기틀린은 프레임을 “상징 조작자가 상례적으로 언어적 또는 영상적 담화를 조직하는 근거로 삼는 인식, 해석, 제시, 선별, 강조, 배제 등의 지속적인 유형”이라고 정의)으로 읽고자 하는 무의식이 이 안에 들어가 있다고 보고요. 두 번째로 광주 시민이 차분히 반응하는 거 바람직하죠.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이 피해자들이 차분히 반응하지 않는다고 해서 뭐라고 할 수 있어요? 그 감정적 반응에 대해서? 저는 그것도 뭐라고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논리적으로 말하면 우물에 독 뿌리기가 작동하고 있는 거예요. 독 뿌려놓고 만약에 차분하지 않으면 문제가 있는 것으로 찍어버리는 거죠.

[숄 츠] 이 제목 보면 저는 한국사람 아니니까 그 단어에 대해서 가끔 감각이 부족한지 모르겠지만, 그런데 방문하는 게 약간 재미로 가는 그런 느낌인데 그래서 왜 이렇게 충격 받는 게 그때는 광주에 군인들 내려갔을 때 ‘화려한 휴가’로 내려갔잖아요. 그런데 딱 그런 생각이 났거든요.

[정준희] 상당히 훌륭한 지적이네요.

[숄 츠] 그래서 조금 충격 받고...

[정세진] 말씀하셨지만 그 호칭 문제가 이번에 그래서 기사로도 나왔거든요. 경향신문에서 <전두환 씨? 전두환 전 대통령? 뭐가 맞을까> 이런 제목의 기사도 나왔었고. 많은 사람들이 방송에서도 ‘전두환 전 대통령’이라고 앵커가 이야기를 하면 ‘전두환 씨’로 해라, 이런 지적도 받기도 하고. 일단 이 호칭 문제, 뭐가 맞는 건가요?

[최경영] 저는 지적하고 싶은 게 96년 서울중앙지법에서 1심 전두환 사형 선고를 한 날 (신문들의 헤드라인)입니다. 그때 ‘전 씨 사형 선고’ 이렇게 조선일보, 중앙일보, 모든 신문이, 한겨레까지 포함해서 모든 신문이 ‘전 씨 사형선고’, 이런 식으로 헤드라인을 다 잡았어요.

[정세진] 조선일보도요?

[최경영] 그럼요, 제가 확인을 했어요, 그건. ‘전 씨 사형선고’라고 딱 이렇게 등장을 한단 말입니다. 그런데 2019년에 갑자기 전두환 전 대통령이라고 꼬박꼬박 부르고 있는 것은 정치적 의도가 아니면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것이죠.

[최 욱] 그런데 제가 알기로는 시중에 크게 세 가지 설이 있거든요. 첫 번째는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기 때문에 전두환 씨라고 해야 한다. 그리고 또 한쪽에서는 97년에 사면복권이 됐으니까 전두환 전 대통령이라고 해야 한다. 그리고 이거는 재미로 아주 극소수입니다만 전두환 대통령이라고 해야 한다. 왜냐, 이순신 장군이라고 부르지, 이순신 전 장군이라고 안 부른다. 아주 극소수의 의견까지. 세 가지 설이 시중에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숄 츠] 그런데 이 사람은 선거를 통해서 여기 대통령 된 게 아니었잖아요. 쿠데타 통해서 사실 대통령 됐고. 그래서 그건 대통령 아니고 독재주의자. 그런데 유신 시스템 제도가 있었기 때문에 가짜라고 말할지 모르겠지만, 어떤 선거가 있었지만 나중에는 그건 그 사람들이 마음대로 컨트롤링 할 수 있어요. 우리는 사실 북한도 공식적인 타이틀 제목.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그런데 아니잖아요. 그런데 이상한 민주주의 같은 시스템 설치해도 그거는 민주주의 아니고 그거는 독재주의인데요. 그래서 그것 때문에 서양 사람들 입장에서는 대통령(이라고) 부르는 게 처음부터 이상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정세진] 기사 쓰실 때, 그러면 외신 기사 쓰실 때는 어떻게 전두환 씨를 어떻게 표현하세요?

[숄 츠] 사실 독재주의, 독재주의자. 전 독재주의, 한국 전 독재주의자.

[최경영] ex-dictator 라는 그런 말을 많이 해요.

[숄 츠] 네, former dictator, ex-dictator of korea, a military leader 뭐 이런 여러 가지 단어를...

[최 욱] 호칭을 독재자라고 해요?

[최경영] 아예 그렇게 이야기해요. 그런 헤드라인 꽤 많습니다.

[숄 츠] 그런데 소수에 따라서 어떤 사람은 ‘former president’ 이렇게도 말하는데요. 그런데 그 소스(source)는 한국(에서) 어떻게 말하는지 보고 그걸 그냥 따라가는 거예요, 대부분. 제 생각에는.

[정준희] 제가 미국 사례를 좀 보려고 봤는데, 대통령제니까. 오바마(Barack Obama) 전 대통령에 대해서 표현하는 방식이 맨 처음에 첫 단락이 나올 때만 ‘former president’라는 말을 써요. 왜냐하면 이 사람이 누군지 알려줘야 하니까. 그리고 그 뒤부터는 그냥 ‘미스터 오바마’라고 씁니다. 그게 일반적인 뉴욕 타임즈(The New York Times)나 워싱턴포스트(The Washington Post)나 유력지들의 기본적인 방식이에요. 그러면 그 이유가 왜 그런가를 찾아보면 실제로 여러 가지 매뉴얼 같은 것들도 있는데 거기에서 보면 대통령직이라고 하는 건 현직에게 붙여주는 것이지, 전직에게 붙여주면 현직이 가지고 있는 기능과 어떤 책임과 권한에 대해서 헷갈리게 만들어버린다. 그러니까 전(前)을 붙이건 그렇지 않건 간에 대통령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상당히 조심할 필요가 있다는 식의 말을 쓴단 말이죠. 그러면 생각해 보세요. 우리나라의 조건에서도 전직 대통령에 대해서 전 대통령이라고 쓰는 것까지는 우리의 국면에서는 용인할 수 있으나, 대통령직으로서의 헌정 질서의 핵심을 유린했던 사람에 대해서 그걸 붙여줄 이유는 더더욱 없는 그런 상태가 되는 거죠. 언론이라고 하는 것은 사회적 공기이기 때문에 일반 개인이 한 개인에게 호칭을 붙이는 것과는 굉장히 다른 의미를 갖는다는 말입니다. 뭐 부르는 건 마음대로라고 생각해요. 그러나 거기에는 그 마음에는 태도가 녹아들어 있는 거죠. 즉, 그런 말을 씀으로써 어떤 마음을 표현하고자 하는 거냐는 거예요. 우리가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건 ‘씨’라고 붙이는 게 모멸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전 대통령’이라고 부르고 싶은 거예요. 즉 높여주고 싶은 거죠.

[최경영] 이 사람은 전두환 장군도 아니고 지금 현재는 이병이에요. 그러니까 전 대통령이라는 헌정적 의미도 사라져 버렸고, 내란수괴(內亂首魁)로. 그 다음에 전 장군이라는 것도 이병으로 강등되어버렸단 말이죠. 그런데도 2012년에 육사에서 사열을 합니다, 이 사람이. 2012년에 사열을, 이병이 사열한 거예요. 육사생도들을 대상으로. 그게 전두환 전 대통령, 전두환 씨를 전두환 전 대통령이라고 부른 것하고 똑같은 거예요. 어떻게 보면. 언론이 전두환 씨를 전 대통령이라고 부르는 건 마치 육사생도가, 국민들이 이병에게 차렷 해서 경례하는 거예요. 충성이라고 하면서. 이건 말이 안 되는 거죠.

[최 욱] 애써 반박하자면 사면복권(赦免復權)이 되지 않았습니까?

[정준희] 우리가 흔한 오해가 그거인데요. 사면됐다고 하는 건 이 사람이 치러야 할 형(刑)을 사면시켜 준거고요. 복권이라는(것은) 그가 가지고 있는 개인으로서의, 사인(私人)으로서의 권리를 복권시켜준 것이지 대통령의 지위를 복권시켰거나 장군의 지위를 복원시킨 건 아니에요.

[최 욱] 아 그런건 아닙니까?

[정세진] 지상파 3사는 대체로 전 씨라고, 전두환 씨라고 불렀고요. 종편에서는 TV조선과 채널A를 제외한 JTBC, MBN 모두 전 씨라고 보도를 했습니다. 10대 종합 일간지의 경우 대부분 전 대통령이라고 표기를 했고 한겨레와 서울신문이 전 씨라는 표기를 혼용해 사용했습니다. 백번 양보하더라도 처음에 전두환 전 대통령 할 수는 있지만 매 문장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전 전 대통령 하는 것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고 볼 수 있다는 지적이신 거죠?

[최경영] 그렇죠.

[최 욱] 이게 결코 가벼운 이야기가 아닌 게 제가 타사(他社)지만 라디오 진행을 할 때 전두환 씨라고 하면 항의 문자가 엄청 많이 와요. 그렇기 때문에 이게 괜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거죠. 굉장히 중요한 문제인 건 확실한 것 같습니다.

[정세진] 이제 확신을 얻고 다시?

[최 욱] 그 때는 약간 주저하면서 전두환 씨라고 했는데 이제는 확실하게 전두환 씨라고 부르겠습니다.

[정세진] 지금까지 전두환 씨, 광주 법정 출두 관련 보도 내용 그리고 호칭 논란까지 짚어보는 시간 가져봤습니다. 최경영 기자 고맙습니다.

[최경영] 고맙습니다.

[정세진] 10년 전이었죠? 2009년 3월 7일 신인배우 장자연 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장 씨는 숨지기 일주일 전 술 접대와, 성 접대를 강요받았다는 문건을 남겼죠.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입니다. 이 문건 안에 조선일보 방 사장을 비롯해서 고위층 인사들의 이름이 적혀 있었습니다. 당시 검경 수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부실 수사 논란이 있었는데요.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장자연 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를 이달 말에 발표할 예정입니다. 최근 장자연 리스트 문건, 이 원본을 목격한 윤지오 씨가 검찰에 나가서 진술을 하기도 했죠. 죽음의 진실이 밝혀지길 바라면서 언론 인터뷰도 활발히 하고 있습니다. 작년 국민청원 이후에 국민적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는 장자연 사건 관련 내용. 오늘 <저널리즘 토크쇼 J>에서 다시 짚어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저널리즘 토크쇼 J>의 신지원 기자 함께하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신지원] 안녕하세요. 신지원입니다.

[최 욱] 어서 오십시오. 언제 이렇게 합류하셨는지 궁금하네요?

[신지원] 저는 한 달 전에 조용히 합류했습니다.

[최 욱]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신지원] 네, 잘 부탁드립니다.

[정세진] 검찰 과거사위원회 조사 과정에서 이번에 새롭게 드러난 사실들이 있는지요?

[신지원] 방정오 전 (TV조선)대표의 경우에는 장자연과 수차례 통화한 내역을 “조선일보 간부 기자가 당시 경찰에게서 빼내려고 고생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하는 핵심 관계자의 진술을 새롭게 확보를 해서 그 부분에 대한 조사가 추가로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또 장자연 씨 휴대폰에 1년 치 통화 내용 그리고 디지털 포렌식(※해설→ digital forensics: 범죄수사에서 적용되고 있는 과학적 증거 수집 및 분석기법의 일종으로, 각종 디지털 데이터 및 통화기록, 이메일 접속기록 등의 정보를 수집·분석하여 범행과 관련된 증거를 확보하는 수사기법) 분석 결과, 또 이것을 종합한 수사 보고서가 통째로 사라졌다는 사실을 이번에 진상 조사에서 새롭게 밝혀냈고요. 또 접대 대상자 중에는 삼성 인사도 있었죠.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과 장자연 씨가 35차례 통화를 했다는 사실을 새롭게 확인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접대 의혹이 상당 부분 규명이 된다고 하더라도 공소시효가 이미 작년으로 끝이 났기 때문에 처벌 받는 사람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정세진] 검찰 과거사위원회 조사 과정에서 새롭게 나온 내용들, KBS 9시 뉴스가 단독 보도를 통해서 전해드렸는데요. 그와 관련돼서 조선일보 측에서 입장을 밝혀온 내용들이 있습니다. 방정오 측에서 보내온 내용을 읽어드리면 “KBS는 이 보도에서 조선일보 측 핵심 관계자의 진술이라는 정체불명의 근거를 내세워 저와 故장 씨가 여러 차례 통화를 했다고 보도했으나 저는 故장 씨와 단 한 번도 통화를 한 적이 없습니다. KBS는 제가 지적한 내용과 관련해 1주 이내에 정정 보도를 해줄 것을 요구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민형사상의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실제로 KBS 측에 소송을 제기를 했습니다. 이후에 그 소(訴)를 취하했고요. 이번에 언론에서 그나마 주목을 끈 점은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 조선일보 방 사장으로 의심받고 있는 이분에 대한 검찰의 소환이었습니다. 그 때 당시 상황들 좀 알려드릴까요?

[신지원]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 같은 경우에는 지난해 12월 5일 전격 소환 조사를 받았는데요. 이번에 새롭게 드러난 것은 2007년 외에도 2008년 가을에 장 씨를 방용훈 사장이 따로 만났다는, 특히 이 만남에는 권재진 당시 대검 차장과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 등이 참석을 같이 한 것으로 언론보도가 됐고요. 그래서 이 진상조사단은 방용훈 사장을 상대로 이 유력 인사들과 함께 장 씨를 만나서 어떤 강요가 있었는지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정세진] 방용훈 씨 측도 입장을 보내왔습니다. “방용훈 사장이 2008년 가을 몇몇 인사들과 참석한 모임에서 고 장자연 씨가 동석하였다는 일부 언론 보도는 사실이 전혀 아니며 방용훈 사장은 진상조사단 조사에서 이러한 점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잘못된 보도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할 방침임을 말씀드립니다.” 이렇게 입장을 전해왔습니다. 당시 방용훈 사장 소환 때의 기사들이 좀 있었습니다. 중앙일보 2018년 12월 6일자 <검찰,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 비공개 조사>, 한겨레는 <‘장자연 성접대 의혹’ 방용훈 사장 소환 조사>, 경향신문 <검찰, ‘장자연 접대 의혹’ 방용훈 사장 비공개 조사> 이런 기사들이 실렸었는데 조선일보, 동아일보 쪽에서는 지면에 이 소식이 전혀 드러나지 않았었고 TV조선, 채널A 뉴스 역시 다루지 않았습니다. 2009년 장자연 씨가 사망할 당시의 조선일보 기사들을 좀 찾아봤는데요. 태도가 많이 반대로 확 달라지는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장자연 씨가 3월 7일에 사망을 했죠. 10일에 나온 기사입니다. 기사를 읽어드리면 <“전 힘없는 신인… 고통 벗어나고 싶어요” 故 장자연, 장문의 글 남겨>라는 제목의 기사입니다. “수 억 원의 개런티(※해설→ guarantee: 배우나 연기자들이 영화나 방송, 비디오, CM, CF, 연극 등 작품에 출연하고 받는 출연료)를 받는 연예인, 수십억 원의 재력가 스타가 존재하는 우리 연예계의 한쪽에서는 꿈을 담보로 잡힌 채 고통을 겪고 있는 무명 여배우란 존재가 자리를 잡고 있다. 그리고 그들을 유린하는 건 그들보다 힘이 센 사람들이다.”

[최 욱] 옛날 조선일보가 지금의 조선일보한테 마치 충고하는 듯한 그런 기사네요. 와! 그러니까 조선일보도 자신들과 이해관계가 없는 사안에 대해서는 굉장히 날카롭고 상식적입니다. 그런데 ‘뭔가 얽혀 있으면 항상 뭔가 좀 왜곡되는 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되네요.

[정세진] 그다음에 ‘조선일보 방 사장’이라는 것이 장자연 리스트에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이제 기사의 태도가 바뀌는데요. 2009년 4월 13일 <조선일보의 명예와 도덕성의 문제>라는 칼럼이 나왔습니다. “그것은 단지 그 특정 인사의 문제로 끝날 일이 아니었다. 문제 인사뿐 아니라 조선일보 기자 전체 사이에 그 모함의 상대가 누구든 가차없이 대결하겠다는 의지가 생겨나고 있다. 조선일보와 조선일보 사람들의 인격을 모독하고 명예를 짓밟는 저열한 모략에는 물러설 수 없다는 그런 인식 말이다.” 이런 김대중 칼럼이 실렸습니다. 4월 25일 사설 <조선일보의 명예를 훼손한 49일간의 비방 공격>이라는 제목이었는데요. “일부 언론과 세력들은 수사를 통해 이 인사의 결백이 밝혀지기 전까지의 기간을 최대한으로 악용해 어떻게든 조선일보와 이 인사의 명예에 상처를 주기 위해 온갖 탈선적 보도와 음해 시위를 벌였다. 이번에 조선일보에 악의적인 명예훼손 공격을 퍼부었던 세력들은 조선일보와 조선일보 독자를 이어주는 윤리적 신뢰의 고리를 어떻게든 끊어보겠다는 목적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조선일보는 이 악의적 세력에 대해서는 법적 책임을 엄격히 물을 것이다.”

[최 욱] 이거 보면 굉장히 의아한 게 사주(社主)랑 다른 기자들, 조선일보. 동일체처럼 써놨네요. 인격이 다 같습니까? 거의 뭐 하나로 뭉뚱그려서 이렇게 화를 내고 있는 모습이 저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네요.

[정준희] 의아하다고 하는 또 다른 것은 뭐냐 하면 실제로 언론이 보도가 그렇게 많이 이루어지지 않았거든요, 이 당시에. 당시의 상황이 기본적으로 어떤 칼끝이 향하고 있었던 곳이 조선일보 사주라는 개인뿐만이 아니라, 조선일보의 명예로 향하고 있다는 것은 정황상 느낌이 오기 때문에 이와 같은 반응을 보일 수는 있다고 생각해요, 이 단계에서. 그러나 이들이 보인 반응이 생각보다, 이 당시 이루어진 보도의 양이나 질이나 이런 것들에 비해서보다는 훨씬 더 강한 반응이었다는 점은 조금 의아하죠.

[정세진] 최근 조선일보 기자들이 비단 지면을 통해서만이 아니라 다른 식을 통해서도 사주, 오너(owner) 일가를 비호(庇護)하려 했다는 증언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달 초 고 장자연 씨가 성추행을 당한 상황을 목격한 장 씨의 동료 윤지오 씨가 여러 언론사에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고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데요. 인터뷰 내용 먼저 함께 들어보시죠.

//
윤지오 씨의 증언

-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2019.03.05.)
[윤지오] 경찰 쪽에서 집까지 데려다주셨는데 뒤에서 미행이 붙었다고 하시면서 신호도 무시하고 계속 위험하게 운전을 끝까지 쫓아오셨고 추후에는 차를 멈추고 “왜 쫓아오느냐?”라고 질문을 하니 “취재 때문에 그런다”하는데 유독 집착을 많이 보였던 한 언론사가 있었고요.

[김어준] 그 언론사가 이름이 거론됐던 그 언론사입니까?

[윤지오] 네.

[김어준] 언론사 차량인 줄은 어떻게 아셨어요?

[윤지오] 언론사 차량이 아예 프린팅(언론사 로고를 차량에 붙이고 있었다는 의미)이 되어 있는 차를 가지고 쫓아오셨어요.

-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별책부록 댓꿀쇼 (2019.03.07.)
[김현정] 지금 한국에 와서 책 내고 활동을 시작했는데 언론 앞에 나서서.. 이후에는 괜찮습니까? 지금은 협박전화라든지 미행이라든지 이런 거 없어요?

[윤지오] 같은 언론사에서 제가 귀국하기 전에 제가 다니는 교회, 제가 제품을 납품하는 업체에...

[김현정] 납품을 하신다는 건?

[윤지오] 제가 사업을 하고 있는데 연락을 해서 “윤지오 씨가 거기 일하지 않냐 연락이 안 된다” 마치 저와 연락을 당연히 하고 지낸 사이처럼.

[김현정] 아까 그 언론사?

[윤지오] 네. 동일한 언론사예요.

[김현정] 기자라고 하면서?

[윤지오] 네. 연락처를 남기고 (제가 다니는) 교회에도 전화하시고..

[정세진] 현재 상황을 얘기해주고 있는 윤지오 씨 방송 내용 함께 보셨습니다. 어떻게 보셨는지요?

[숄 츠] 그런 거 보니까 조금 제대로(된) 취재 때문에 계속 이렇게 따라 갈 필요성이 있는가 그건 이해가 좀 안 가고 그래서 확실하게 압박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잖아요.

[정세진] 일반적이지는 않은 거죠?

[숄 츠] 양쪽에서 들어볼 필요성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여기는 더 이상 안전하게 살 수 없다는 느낌이 있다면 이건 제대로 취재하는 게 아니죠.

[정세진] 조선일보가 장자연 사건 관련해서 취재를 빌미로 수사를 방해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그런 이야기도 나오던데요.

[신지원] 저희 취재진이 그때 당시에 수사를 담당했던 경찰관들을 접촉해봤습니다. 모두 세 명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장자연’이라는 이름을 말하자마자 대부분 전화를 그대로 끊었고요. 그래서 저희가 한번 단독 보도를 이어갔던 취재진에게 질문을 해봤더니, 지난해였습니다. 장자연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 간부와 대화를 나눈 기록이 남아있었습니다. “조선일보 기자 네다섯 명이 붙어서 수사한 것 도청하려고 난리치고 엄청 붙었다. 사주가 있으니까. 많이 싸웠다. 조선일보 논설위원인가는 형사 과장한테 전화하고 청장한테 전화해서 난리쳤다”고 저희 취재진에게 얘기를 한 부분을 찾을 수 있었고요. 그리고 2009년 당시 분당경찰서 출입했던 KBS 기자에게도 물어봤는데 “‘조선일보 방 사장님’이라는 문구가 문건에 포함돼있다는 사실이 보도된 이후에 조선일보에서는 타 부서에서도 파견을 해서 취재 지원을 보내서 인원이 갑자기 늘어났던 기억은 있다”고 대답했고요. 또 조선일보 기자들을 직접 접촉해봤을 때는 대부분 말하기를 꺼려했지만, 전직 조선일보 기자 몇 명에게서는 “당시 기자 10여 명이 경찰서에 달라붙어 있었던 기억은 난다”고 했고, 하지만 “윗선에서 워낙 은밀하게 진행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같은 회사에 있었어도 자세한 내막을 알지 못했다”고 대답을 해왔습니다.

[정세진] 장자연 사건 수사 당시 2009년, 경기지방경찰청장이었던 조현오 전 경찰청장은 조선일보로부터 거칠게 항의를 받았다. 지난해 PD수첩과 인터뷰 후에 발언을 하셨는데요. 이 내용도 함께 보시겠습니다.

- MBC PD수첩 中 (2018.07.31.)
“우리 조선일보는 정권을 창출시킬 수도 있고 정권을 퇴출시킬 수도 있습니다.” 정권 운운하면서 저한테 협박을 해대니까 저로서는 저 때문에 정권이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그런 걸로까지 제가 심각한 협박을 느꼈죠.
저로서는 부담을 안 느낄 수가 없죠. 우선 제 개인적으로 굉장한 자괴감, 모욕감 그런 것도 느끼면서 일개 경기경찰청장이 일을 서투르게 잘못 처리해서 정권 차원에 부담이 된다. 그렇게 만들어 가면 제가 부담을 안 느낄 수가 없죠. 조선일보에서 아주 거칠게 항의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정세진] 조 전 청장은 이후 시사인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PD수첩 방송 이후 조선일보 기자와 담당 변호사가 민형사상 책임을 지라는 문자 메시지를 수차례 보내왔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그래도 경기지방경찰청장, 경찰청장인데 언론사에서 다이렉트(direct)로 이야기해도 되는 건가요?

[정준희] 일단은 저는 조현오 씨가 이런 인터뷰의 대상이 된다는 것도 아이러니해요.(웃음) 더 이상 얘기는 안하겠고, 근데 의외로 공무원들, 특히나 고위직 공무원이 언론에 대해서 느끼는 부담감이나 압박감은 제일 강합니다. 오히려 일반인들보다도 더 센 측면들이 있어요. 특히 장관급이나 차관급 또는 국장급 정도의 분들이라든가. 왜냐하면 자신의 승진이라든가 이후의 진로에 되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들이 일어날 수가 있거든요. 그래서 기자들을 대하거나 언론을 대할 때 가장 조심스러운 쪽이 어떤 면에서는 또 그쪽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분이 실제로 이런 발언이 있었는지 없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하는 과정에서 느꼈을 어떤 위협감이라거나 이런 것들에 대한 진술 자체는 저는 신빙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정세진] 조현오 전 청장에게 조선일보에서 누가 이런 전화를 했던 건가요? 취재내용이 있습니까?

[신지원] 조현오 전 청장은 인터뷰에서 이동한 당시 사회부장이 본인에게 전화를 걸어와서 이렇게 압력으로 느낄 만한 발언들을 했다고 인터뷰를 진행했는데요. 이동한 당시 사회부장 외에도 조선일보가 장자연 사건 대책팀을 따로 꾸려서 경찰 수사에 어떤 외압을 행사하려고 했다는 언론보도가 잇따랐는데 이동한 당시 사회부장 외에 변용식 당시 편집인, 강효상 당시 경영기획실장, 그리고 홍준호 당시 편집국장 이렇게 해서 네 분 정도가 실명이 꾸준하게 거론이 됐는데 변용식 당시 편집인은 조선일보 발행인 겸 대표이사 전무를 거쳐서 현재 LG 상남언론재단 이사장으로 있고요. 강효상 실장 같은 경우에는 지금 현재 국회의원이고요. 그리고 홍준호 당시 편집국장은 경영기획실장을 거쳐서 현재 조선일보 발행인 겸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우연의 일치일지는 모르겠지만 장자연 사건 이후에 이분들이 조선일보 내부에서 승승장구한 것은 사실로 보입니다. 이분들을 개별적으로 다 연락을 취해봤거든요. 당시에 대책반이 실제로 존재했는지, 했다면 본인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질의를 드렸지만 회신이 오지 않거나 아니면 답변을 거부하셨습니다.

[정세진] 이에 대해서 조선일보 측에서 어떻게, 입장 표명을 했나요?

[신지원] 제가 조선일보 경영기획실 쪽에 질의서를 보내서 답변을 받았는데요. “조선일보는 2009년 이른바 장자연 사건 당시 사내에 대책반을 구성해 운영한 사실이 없습니다. 조선일보는 이 사건과 관련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언론사와 개인을 허위 사실 적시(摘示)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고소했고 민사소송도 제기한 상태입니다”라고 입장을 전해왔습니다.

[최 욱] 무조건 법적으로 다가오니까 많이 힘드네요.

[정준희] 이렇게 신문사나 언론사가 직접 나서서 아무리 자기들과 관련된 문제라고 하더라도 이렇게 많은 소송을 하는 건, 저는 그렇게 좋은 모습은 분명히 아니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대부분의 언론사들은 자기에 대한 소송이 있을 때 이건 언론의 자유를 위축하는 일이라는 식으로 보통 대응을 하기 때문에 이거는 약간은 자가당착(自家撞着)적인 그런 식의 행동이죠.

[정세진] 언론사 사주와 관련된 문제, 오너 일가와 관련된 문제에 있어서 해당 언론사 기자들이 직접 나서서 입단속을 하거나 취재 명목으로 압력을 넣거나 하는 것. 외국 언론에서는 가능한 일인가요?

[숄 츠] 지난달 2월에 미국에서 재미있는 케이스가 하나 있었는데요. 거기는 워싱턴포스트, 되게 크게 제일 먼저 어떤 기사가 나왔는데요. 아마존(Amazon) 엄청 큰 미국 업체잖아요. 아마존 세금 제대로 안 냈어요. 2018년도, 2017년도. 이거 워싱턴포스트에서 제일 먼저 이런 스토리가 크게 나왔어요. 그런데.

[정준희] (워싱턴 포스트 소유주가) 아마존 소유주죠.

[숄 츠] 그렇죠. 아마존 회사하고 사장이 (기사를) 바로 빼낼 수 있잖아요. 그리고 제프 베조스(Jeff Bezos)도 워싱턴 포스트 사장인데요. 그래서 쉽게 말하면 워싱턴포스트 그냥 자기 주인 바로 공격하는 거예요, 제일 먼저. 그래서 이런 거 보면 그 차이는 잘 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정세진] 고 장자연 씨 동료 배우, 윤지오 씨 이분이 검찰 조사를 나오면서 그런 얘기를 했습니다. “누가 왜 이 문건을 쓰게 했고 돌려달라고 요구했는데도 왜 돌려주지 않았는지 밝혀주기를 바란다. 10년이 지나도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장자연 언니의 억울함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되기 위해서 이 자리에 나왔다. 정치인이나 언론인도 조사에서 다 밝힐 것이냐는 질문에는 지금까지도 다 그렇게 조사에 임해왔기 때문에 오늘도 그럴 것이라고 말을 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수차례 증언할 때마다 똑같은 이야기를 했는데 그동안도 계속 덮여진 것도 있다는 의미인 거 같습니다. 이달 말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1년 가까이 진행한 재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인데요. 10년 동안 밝혀지지 않은 의혹들의 실체가 드러날지 주목해봐야겠습니다.

[정세진] 지난 5일에 방영된 PD수첩, 많이 보셨을 겁니다. <호텔 사모님의 마지막 메시지>라는 제목의 방송이었는데요. 정말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의 부인인 이미란 씨의 2016년 9월, 한강에 투신한 사건을 재조명한 내용이었습니다. 방송을 연출한 서정문 MBC PD 이 자리에 초대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서정문] 안녕하세요. MBC 서정문입니다.

[최 욱] 괜히 이분이랑 엮여서 우리까지 잘못되는 거 아닌가? 걱정스러운데 MBC 직원이 여기 KBS에 와도 괜찮습니까?

[서정문] 저도 굉장히 놀랍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 욱] MBC 살리기에도 시간이 없을 텐데?

[서정문] 이렇게라도 나와서 도움이 된다면 열심히 나와야죠.

[최 욱] 아, 고맙습니다.

[정세진] 요즘은 융합, 통합

[최 욱] 아! 그렇습니까?

[정세진] 그래야지 사는 것 같아요 그렇죠?

[서정문] 그럼요.

[정세진] 방송 내용, 저희가 좀 추려봤거든요. 요약본 잠시 보고 이야기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PD수첩 호텔 - 호텔 사모님의 마지막 메시지 (2019.03.05.) 하이라이트

[정세진] 이 방송이 나간 후에 하루 동안 방용훈 사장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했습니다.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는 방용훈 사장 사건의 재수사를 요구하는 청원이 새롭게 올라오는 등 국민적 관심을 받았는데요. 시청률로도 이어진 것 같습니다. 호텔 사모님의 마지막 메시지 편은 6.2%의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이렇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거라고 예상은 하셨는지요? 3년 전 일인데.

[서정문] 그렇죠. 사실 워낙 사건 자체가 조금 엽기적이고 패륜적인 측면이 있어서 어느 정도 반향이 있을 거라는 생각은 있었는데, 이 정도로 시청자분들께서 많이 관심 가져주시리라는 건 예상은 못 했죠.

[최 욱] 꼭 물어보고 싶었던 게 이렇게 굉장히 불편한 내용을 다룸에도 불구하고 당사자인 방용훈 사장이 왜 인터뷰에 응해줬을까, 그게 굉장히 좀 궁금하더라고요.

[서정문] 생각보다 굉장히 길게 대화를 나눴거든요. 저는 금방 통화를 끝내실 줄 알았는데 약 1시간 가까이 통화가 이어졌고 전화를 한번 끊고서도 한 2번, 3번 더 전화가 됐고요. 그분이 지금 미국에서 병 치료차 병원에 계신 것 같은데 조금 무료한 상황이기도 하셨던 것 같고(웃음), 한편으로는. 그다음에 이게 워낙 방용훈 사장이 직접 관련된 사건들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 본인이 직접 충분한 해명을 하고 싶었던 거 같아요.

[정세진] 방송이 된 이후에는 혹시 연락을 받으신 건 없으십니까? 내가 얘기한 의도와 너무 다르게 나갔다든지.

[서정문] 방송 이후에 전화가 오지는 않았고. 그다음에 대신 법무법인 통해서 반론 보도를 청구할 계획이 있다는 내용증명만 지금 날아온 상태입니다.

[정세진] 시민들이 이 방송을 어떻게 봤는지 직접 저희가 이야기를 들어 봤는데요. 그 내용 함께 보시죠.

[배진영] 그들이 어떤 비호세력이라고 얘기해야 되나요? 아니면 기득권층이라고 얘기해야 되나요? 그들이 숨기려 했던 것들도 이제는 좀 사회적으로 드러내서 앞으로는 좀 그런 일들이 없이 좋은 세상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장재구] 조선일보가 큰 힘을 발휘하는 거는 사실인 것 같아요. 그리고 또 많이들 눈치를 보겠죠. 1등 신문이라고 하는데. 아직도 1등이에요? 1등은 아니지 않나요?

[정세진] 장자연 사건과 비슷하게 수사가 부실했다, 미진했다 이런 점들은 또 많은 분들이 느끼시는 것 같은데요. (서정문)피디분도 그렇게 생각하고 그 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는 것을 방송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서정문] 저 개인적으로도 이걸 가정사로 접근하고 싶지 않았고 진짜 단순하게 가정사라면 다룰 수 없다는 생각을 했는데 사건 전후에 벌어진 형사사건들을 봤고 그다음에 형사사건들이 일반인의 상식에서 봤을 때는 굉장히 거꾸로 수사 결과로 이어진 것을 확인하고 나서는 이건 취재해서 있는 그대로 알릴 필요가 있겠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정세진] 고 이미란 씨의 형부가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를 했습니다. 방송 내용에도 계속 등장한 인물이었죠. 인터뷰 내용 중 “방송에 보도된 것보다 더 가혹하고 엽기적 일들이 많은데 굉장히 절제해서 보도했다. 선정적, 자극적으로 보도해 더 이목을 끌 수도 있었는데 절제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굉장히 놀랐다”는 대목이 나옵니다. 어떻게 동의하십니까? 이런 의도를 갖고 계셨습니까?

[최 욱] 실제 그렇습니까?

[서정문] 사실 방송에서 나온 것조차도 시청자 분들께서는 굉장히 충격적으로 받아들이시는데 그 뒤에 있는 이야기들은 훨씬 더 세거든요. 그런 부분을 최대한 추려낸 게 방송에 나온 정도예요. 이를 테면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일단 이미란 씨가 겪었다는 학대의 내용들이 어느 정도 다른 사람의 증언들을 통해서 검증되느냐. 그 부분이 좀 걸려 있었던 것도 있고요. 그다음에 이것들을 여과 없이 방송했을 경우에 이미란 씨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라도 조금 어려운 일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정세진] 방송 내용을 보시면서 또 주목을 끌었던 점은 방용훈 사장과 서정문 PD와의 전화통화 내용이었습니다. 그중 일부를 좀 들어볼까 하는데요. 함께 보시죠.

MBC PD수첩(2019.03.05) 中 방용훈 사장과의 통화내용

[방용훈] 저는 사람하고만 이야기하고 싶지 그러니까 영어로 얘기해서 휴먼하고만 얘기하고 싶지 휴먼이 아닌 사람은 얘기하고 싶지도 않아요, 제가.

[서정문] 죄송하지만 무슨..

[방용훈] 그 상황을 판단해 보시면 모르시겠어요?

[서정문] 그러니까 선생님께서 사람이 아니라고 말씀하시는 쪽이 그 친정댁이세요?

[방용훈] 아니지, 아니지

[서정문] 그러면 저한테...

[방용훈] 제 원래 성격이, 걔하고 무슨 얘길 제가 나누겠어요. 그러니까 아무것도 모르면서 다 정확히 하신 다음에 그걸 하셔야지 함부로 그렇게 하는 거 아닙니다. 남의 가정사를 가지고. 내가 당신을 언제 어디서 만날지 모르니까 평생 살아가면서.. 이건 겁주는 것도 아니고 협박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에요.

[정세진] 겁주는 것도 아니고 협박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네요.

[서정문] 네 아무것도 아니어서 방송했죠.(웃음)

[정준희] 저는 직접 통화하신 분에게 여쭙고 싶더라고요. 이 부분이 많이 (온라인)커뮤니티나 이런 데 돌면서 명백한 협박의 증거로 보통 언급이 많이 되는데 저는 모르겠어요. 되게 냉정한 입장에서 보면 자꾸 인식하고 있는 게 보이고, 이게 협박처럼 비치지 않으려고 하는 것도 보이고 그렇게까지 의도적인 어떤 협박의 내용은 아니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통화하시면서는 어떠셨어요?

[서정문] 대화의 톤(tone: 음색. 오디오 용어로 톤은 특정 주파수의 소리나 신호를 가리키며 소리의 높낮이가 같아도 사람마다 톤은 다르게 나타날 수 있음) 자체는 굉장히 부드러운 편이었어요. 제가 드리는 질문에 대해서 방용훈 사장도 자기의 입장을 충분히 대변하기 위한 노력의 흔적이 느껴졌고. 그다음에 “협박도 뭐도 아니다”라는 부분에 있어서는 본인이 그 말을 하기 직전에 “편집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내보내라” 이야기했기 때문에 저로서는 그냥 편집하지 말라고 하니까 그 맥락 그대로 살려서 방송을 내보낸 거고. 제가 이 멘트를 방송에 냈던 결정적인 이유는 방송에도 나왔지만, 이미란 씨가 남긴 마지막 음성 메시지에 보면 “조선일보 방용훈을 어떻게 이기겠어요.”라는 멘트를 마지막으로 남기고서 투신자살을 선택하는데 이미란 씨 같은 경우에는 33년 동안 방용훈 사장과 결혼생활을 했던 사람이에요. 그러니까 조선일보 일가의 며느리로 살았던 사람이에요. 그런 사람이 조선일보 방용훈을 이기지 못해서 자살을 선택한다? 그러면 그녀가 수십 년간 보고 듣고 느꼈던 그 힘, 그 힘이 저는 방용훈 사장이 저랑 나눴던 대화 속에 은연중에 드러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거를 그냥 방송하자. 방송해야 제가 느꼈던 어떤 느낌, 이미란 씨가 느꼈던 어떤 느낌 이런 것들을 좀 일말이라도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판단에서 그 멘트를 방송했던 겁니다.

[숄 츠] 다른 사람을 자주 위협하는 사람은 이렇게 말할 거 같아요. 저는 누구한테도 그렇게 말해본 적 없거든요. 이거 위협하는 게 아니다. 왜냐하면 저는 원래 사람들을 위협하지 않거든요. 그래서 그냥 이렇게 말할 필요도 없어요, 저한테는.

[정세진] “조선일보 방용훈을 어떻게 이기겠어요.” 고 이미란 씨가 마지막으로 남긴 육성 들어 보시겠습니다.

MBC PD수첩(2019.03.05) 中 고 이미란 씨의 마지막 육성

“소송밖엔 없는데, 다들 풍비박산 날 거고 만신창이가 돼서 끝날 텐데 그게 불 보듯 뻔한데 어떻게 제가 그렇게 하게 놔두겠어요. 조선일보 방용훈을 어떻게 이기겠어요. 저 편하려고 가는 거니까 너무 속상해하지 마시고”

[정세진] 이미란 씨의 남편인 방용훈 씨는 코리아나호텔 사장입니다. 하지만 가장 오랫동안 함께 있어 왔던 와이프는 조선일보 방용훈이라고 언급을 했습니다. 또 우리 장자연 사건 관련돼서도 방용훈 사장을 조선일보의 사장이다, 이렇게도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그런 이야기도 많이 있었잖아요.

[신지원] 방용훈 사장은 조선일보 사장을 지낸 방일영 씨의 차남이자 현재 조선일보 사장인 방상훈 씨의 동생이죠. 그리고 조선일보 주식의 10.57%를 보유해서 4대 주주입니다. 참고로 방상훈 사장이 30%로 최대 주주고요. 경우에 따라서는 사실 경영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가 발생할 수도 있는 거죠. 그래서 조선일보 기자들이 방용훈 사장이 장자연 사건에 연루됐다고 했을 때도 경찰 수사에서 조선일보 기자들이 그 수사를 방해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될 정도로 조선일보와 방용훈 사장을 떼어서는 생각해보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정세진] 방송 내용 중 가장 중점을 두고 싶었던 사안은 어떤 것이었어요?

[서정문] 그러니까 저는 지금도 의문으로 남아 있는 건데 주거침입 사건은 CCTV라는 물증이 있거든요. 그러니까 방용훈 사장과 방용훈 사장의 큰아들이 돌멩이와 얼음도끼를 들고 들어간 사건인데 CCTV를 보면 누구나 어, 이 두 사람이 주거침입을 저질렀다는 느낌을 받을 거(예요). 보면 확인이 되니까요.

[최 욱] 실제로 행패를 부리잖아요.

[서정문] 부리죠. 그런데 경찰과 검찰은 그 방용훈 사장에게 죄가 없다고 이야기를 하고요. 그다음에 큰아들 같은 경우에는 실제로 돌멩이로 문을 찍어서 문을 파손했기 때문에 그건 어떻게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검찰은 기소를 유예해요. 그러니까 기소를 유예한다는 거는 봐주는 거잖아요. 진짜 봐주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아니, 저렇게 명백한 물증이 있는 사건에서도 방용훈 사장과 그의 아들은 저렇게 쉽게 법 테두리 밖으로 떠날 수 있구나! 대체 이 우리나라 형사 사법기관들은 뭐 하고 있는 걸까? 저는 그게 제가 이 방송을 통해서 가장 하고 싶었던 말이에요.

[정세진] 이번 PD수첩 방영 이후에도 인터넷의 반응은 뜨거웠는데 일간지들에서는 별로 다루지 않았어요. 한겨레나 경향신문 두 곳이었고 경향신문은 그동안 방용훈 사장 부인의 사망 사건과 관련해 심층 취재를 하지 않은 언론을 꼬집는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의 칼럼을 싣기도 했습니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는 관련 내용을 다루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봐야 할까요?

[정준희] 초기 보도의 양상, 2016년에 있었던 일인데 이 당시에 몇 건 없었죠. 몇 개 안 되는 보도 중에도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선데이저널이라고 하는 미국계 언론이에요. 그러니까 미국 교포들을 대상으로 한 언론이고. 여기가 제목으로 <한국 언론에서 보도 되지 못한 숨은 1인치 기사>라고 하는 그런 제목을 써서 이 사건을 상당히 길게 보도합니다. 그 내용 안에 물론 확인 되지 않은 어떤 속설이라든가 아니면 물론 약간 자극적인 요인도 주로 많이 담겨져 있지만 저는 상당히 통찰적이게 봤다고 보거든요. 그러니까 어떤 기존의 주류 언론에 속하지 않거나 매체 비평이라는 형태로 매체를 비평할 수 있는 언론이거나 한국에 소재를 두지 않고 나왔던 언론을 제외하고는 초기 언론에서 보도되지 않았다는 거죠. 이거는 뒤집어 말하면 한국에 있는 매체들 간의 연관성이라고 하는 것들을 간접적으로 확인시켜주는 그런 사례라는 거예요.

[정세진] 2016년 9월 이미란 씨의 사망 사건이 일어났을 당시에 연합뉴스와 뉴시스, 뉴스1 등 통신사가 관련 소식을 보도했고요. 10대 일간지 중에서는 중앙일보, 경향신문, 서울신문, 세계일보, 국민일보 등이 지면에 간략하게 소개를 했습니다. 조선일보는 보도하지 않았고요. 눈에 띄는 점은 방송 뉴스에서 관련 소식을 거의 접할 수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지상파 3사, 종편 4사 중에서 MBC만 사건사고 형식으로 짧게 소개를 했습니다. KBS는 당시 취재를 안 했던 건가요? 어떻게 된 건 가요?

[신지원] 2016년 9월 2일날, 고 이미란 씨의 시신이 발견됐을 당시에 KBS는 촬영팀이 두 팀이나 현장을 나간 것으로 검색이 되더라고요. 한 팀은 시신이 발견된 가양대교로 나갔고, 한 팀은 관할서인 고양경찰서로 가서 취재도 했고 촬영까지 다 마쳤더라고요. 그런데 그 이후에 회사로 복귀하고 나서 내부의 시스템을 통해서 기자들이 기사를 올리면 데스크들이 승인하는 어떤 시스템이 있는데요. 거기에 나갔던 기자가 보고 형태로 자세한 내용을 실은 보고를 올렸더라고요. 그런데 그게 삭제가 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는데요.

[최 욱] 네? 왜요?

[신지원] 보고의 내용에는 당시 형사 과장의 녹취도 들어가 있고 또 유가족에 확인한 결과, 고 이미란 씨, 그러니까 코리아나호텔 사장의 부인이 맞는 것 같다는 내용도 포함이 되어 있더라고요. 그래서 취재했던 기자를 한번 물어보니까, 당시 상황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한 명은 얘기를 했고, 한 명은 기억이 뚜렷이 나지는 않지만 당시에 그게 이미란 씨의 차인지 또 이미란 씨인지 확정할 수가 없었고 또 자살이기도 해서 그렇게 삭제된 걸로 알고 있다고 얘기를 했고. 데스크에서 그 보고는 삭제한 것으로 확인이 됐습니다.

[최 욱] 그럼 KBS는 자살 사고는 안 다룹니까?

[신지원] 그건 아니죠, 그건 아니고.

[최 욱] 아니 굉장히 유력한..?

[신지원] 네, (유력한)인사의 아내이기도 해서.. 이걸 그러니까 제가 13년 차 기자인데 어떤 기사가 팩트가 잘못됐거나 오류가 있거나 해서 데스크가 사후에 삭제하는 경우는 있죠. 그런데 현장을 취재하고 돌아와서 이렇게 보고하는 형식의 어떤 내용인데 이걸 삭제하는 경우는 조금 이례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세진] 그 CCTV 영상은 저희 KBS가 단독 보도를 2017년에 먼저 한 사안이잖아요. 그 당시에도 사실은 되게 충격적이었지만, 아주 파장이 크지는 않았어요.

[신지원] 당시에 CCTV를 단독 입수해 보도했던 기자를 한번 만나서 그때 당시에 이게 왜 후속보도가, 이게 좀 어떻게 보면 굉장한 자료들을 입수를 한 건데 후속 보도가 왜 이어지지 않았냐? 어떤 어려움이 있었던 건 아닌지 한번 질문을 해봤더니 최초에 경찰 수사가 굉장히 미진했던 부분은 본인도 그때 당시에 취재를 하면서 느꼈고. 그 부분을 굉장히 다루고 싶었대요. 그리고 또 조선일보가 평소 경찰들을 관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자들이 그런 것들을 좀 서로 이야기를 많이 나누던 시기였기 때문에 그 보도를 조금 더 심층적으로 파고들고 싶었지만, 여러 가지 그냥 여건상 못하게 돼서 그 부분이 굉장히 아쉬웠다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런데 KBS 보도 이후에도 다른 언론사들이 이를 인용 보도한 건들이 많았었는지를 한번 살펴봐도 그다지 그게 따라 쓴 보도 몇 건 외에는 많지는 않았던 것으로 검색이 되더라고요.

[정준희] 특히, KBS의 이 삭제 문제라든가 또는 타사 언론사들이 왜 그 때 이렇게 행동을 했는가라고 하는 것들은 좀 더 확인될 수 있으면 확인되는 게 좋은데요. 저는 정황상 짐작은 이래요. 사건사로로 다룰 수는 있거든요 일단? 그 다음에 2부, 3부가 나갈만한 사안들이잖아요. 상당히 뭔가 좀 있을 수 있는 일이고 상당히 무게감이 있는 사건이기 때문에. 그런데 ‘왜 안 다뤘을까?’라고 유일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건 같은 업계죠. 같은 업계에 연관돼있는 집에 불행한 일이 일어났다. 그게 가족사에 의해서건 뭐건 불행한 일이 났고 하필 자살이다, 그런데 내용이 복잡한 것 같다. 그런데 이걸 가지고 뭔가 이게 더 이상 얘기하는 건 예를 들면 이쪽 업계에서는, 이 업계 안에서는 그렇게 ‘바람직한 일은 아닌 거 같다’라고 하는 무언의 어떤 공조? 이런 것들이 있었으리라고 저는 판단을 해요. 그 이상의 더 많은 것들을 알고 있는데 덮었다고 얘기까지 하기에는 뭐 여러 가지 증거가 부족하니까.

[정세진] 지난 5일이었죠. 조선일보 창간 99주년을 맞아서 기념식이 열렸는데요. 이 자리에서 방상훈 사장이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조선일보의 비판을 불편해하는 세력이 조선일보를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공격하고 있다. 우리 스스로가 과거 어느 때보다 높은 윤리의식을 갖춰야 하는 이유”라는 내용을 기념사에서 낭독을 했습니다. 하지만 사주일가 일탈 행위 의혹, 박수환 문자로 드러난 자사 기사들의 금품 수수, 기사 거래 의혹들, 과거 친일 행적, 5.18 왜곡 보도 논란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의견들을 듣고 싶습니다.

[서정문] 조선일보의 비판을 불편해하는 세력, 어떤 세력(勢力)이라고 지칭하는 순간 어떤 진실은 사라지고 이게 뒤편에 어떤 음모 같은 게 있는 거라는 식으로 지금 언사를 구사하는 거잖아요. 이거는 조금 언론인으로서는 지양해야 하는 부분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정준희] 방상훈 사장의 코멘트와 아까 장자연 건에서 나왔던 김대중 전 주필의 칼럼이 비슷하게 일맥상통한다고 보거든요. 어떤 사원들을 일체화시키는 발언들이잖아요. 저는 상당히 많은 조선일보 기자가 상당히 일체화된 채 살아온 측면들이 있었을 거라고 봐요. 조선일보의 운명과 사주 일가의 운명과 자신들의 운명이 상당 부분 일치해 있다고 저는 판단할 거라고 보고요. 하지만 그 안에 또 다른 세대가 저는 있다고 알고 있거든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 부끄러움을 느끼거나 자괴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고 봐요. 내부에서 끊어내기 위한 작업을 선행하는 것이 실제로 맞다고 보거든요. 그게 친일을 끊어내는 것이건 역사를 끊어내는 것이건. 아니면 이 사주 리스크의 문제에 대한 공식적인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든 간에.

[정세진] MBC 서정문PD와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서정문] 고맙습니다.

[정세진] <저널리즘 토크쇼 J>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이 방송은 KBS 1TV, myK, pooq, 유튜브 그리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언론의 관행은 여러분이 바꿀 수 있습니다. 다음 주 일요일 밤 10시 30분에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저널리즘 토크쇼J] 조선일보는 사주의 일탈을 어떻게 비호했나?
    • 입력 2019-03-17 22:53:32
    • 수정2019-03-24 15:36:08
    저널리즘 토크쇼 J
[정세진] 안녕하십니까? <저널리즘 토크쇼 J>입니다. 오늘 함께하실 분들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먼저 저널리즘 전문가죠? 정준희 교수입니다.

[정준희] 안녕하세요? 정준희입니다.

[정세진] 팟캐스트 황태자 최욱 씨 함께합니다.

[최 욱] 국민의 수석대변인 최욱입니다.

[정세진] <저널리즘 토크쇼 J>의 최경영 기자 함께합니다.

[최경영] 안녕하십니까? 최경영입니다.

[정세진] 그리고 안톤 숄츠 기자 나오셨습니다.

[숄 츠] 안녕하세요? 안톤 숄츠입니다.

[최 욱] 되게 오랜만이에요. 우리 최경영 기자.

[최경영] 반갑습니다. 평소에 보잖아요.

[최 욱] 우리 <저널리즘 토크쇼 J> 유튜브 라이브에서 저와 또 환상의 호흡을 맞추고 있지 않습니까? 거기랑 여기랑 항상 달라요. 뭔가 무게감을 자꾸 잡으시네요.

[최경영] 지상파의 단점인 것 같아요. 이 자리만 나오면 괜히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재미있게 해야 하는데.

[최 욱] 이런 불편한 엄숙주의, 제가 계속해서 타파해 나가겠습니다.

[정세진] <저널리즘 토크쇼 J> 이 프로그램은 KBS 1TV, myK, pooq, 유튜브 그리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정세진] 전두환 씨가 지난 11일 피고인으로 광주 법정에 섰습니다. 광주 방문은 대통령 재임 시절인 1987년 이후 32년 만의 일이었는데요. 자신의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고(故) 조비오 신부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해서 사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법정에 섰습니다. 언론의 관심이 아주 뜨거웠는데요. 거의 모든 언론이 톱뉴스로 이 소식을 전했습니다. 전 씨의 법정 출두 소식, 어떻게 보도를 했는지 짚어보는 시간 잠시 갖도록 하겠습니다. 숄츠 기자는 광주 시민으로서 보셨을 텐데

[숄 츠] 그렇죠. 10년 이상 지금 광주 살았기 때문에 사실 광주에서 살게 되면 5.18 아마 여기 서울에서 사는 사람보다 많이 배울 수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당연히 되게 중요한 순간이었다고 생각하고, 그리고 저보다 당연히 그 때는 1980년 그 때는 광주에 계셨던 국민들, 시민들을 위해서 더 중요한 순간이었는데. 그런데 그 만큼 실망하고 화가 너무 컸죠. 왜냐하면 전두환 광주에 드디어 32년 만에 내려오는데…좋은 기회잖아요. 한번 사과할 수도 있고 용서해달라고 이런 마음이 있었으면 좋을 텐데 그런 것 한마디도 없이 그냥 오히려 화가 나는 모습 좀 보여주면서 사람들 진짜 폭발했죠. 그래서 이런 모습도 보니까 거의 눈물 났죠, 저는.

[최 욱] 전두환 씨한테 자꾸 우리가 사과를 부탁하는 모양새같이 되어가는 것이 너무 서글프고 너무 화가 나요. 그 기대마저도 이제는 저는 하지 않겠습니다. 사과할 사람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이번에 확실히 들었습니다.

[정준희] 조비오 신부의 증언에 대해서 새빨간 거짓말쟁이라고 했던 그런 발언에 의해서 간 건데 저는 출두를 하거나 아니면 조사를 받으면 사실은 5.18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이 제대로 제정된 이후에 진상조사단이 구성되고 그것의 핵심적인 참고인으로서 조사를 받는 게 타당하다고 생각하는데 그것도 아닌 상태로 간 거예요. 법정 출두 형식을 띄고 있지만. 새로운 의혹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 진상을 드러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자서전의 형식으로 완전히 뒤집어버렸잖아요. 즉, 그 부분 그러니까 법정의 출두 문제뿐만 아니라 실제로 규명되어야 할 진상이 규명되지 않고 있는 이 현실의 답답함이 훨씬 더 크다고 보고요. 최욱 씨의 말처럼 사과를 듣느냐, 마느냐의 문제는 그것하고 별로 상관없이 일단 분노가 있을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라고 봐요.

[정세진] 전 씨가 법정에 출두한 지난 11일 아침 주요 일간지가 관련 소식을 전했습니다. 동아일보가 5대 종합 일간지 중 유일하게 사설을 실었습니다. “5.18 민주화운동 이후 39년간 줄곧 사과 요구를 받으면서도, 전 전 대통령은 단 한 번도 용서를 구한 적 없다. 공수부대를 광주에 투입해 숱한 사상자를 낸 5.18 민주화운동의 가해자가 전 전 대통령이 이끌었던 신군부라는 점은 논쟁이 필요치 않은 엄연한 사실이다. 구순을 앞둔 전 전 대통령에게 광주 법정 출석은 5.18 희생자와 광주 국민 앞에 참회할 마지막 기회다. 전직 대통령으로서 역사의 피해자 앞에서 결자해지(結者解之: 매듭을 맨 사람이 그 매듭을 풀어야 한다는 뜻의 사자성어로 자기가 저지른 일은 자기가 해결하여야 한다는 잠언)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였습니다.

[정준희] 동아일보의 사설이 우리의 민주주의가치의 아주 기초, 높은 수준도 아니에요. 아주 기초를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는 거잖아요. 가해자가 신군부라는 사실은 엄연한 사실이고 따라서 부정할 수 없다는 거고 그다음에 자유한국당 이종명 의원의 최근 망언이 희생자와 유족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는 거고 현재의 문제를 정확하게 요약하고 있고요. 결국은 ‘전두환에게 책임이 있다.’ 5.18을 부정하고 폄훼하고 사실을 부정하는 것은 망언이고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는 그런 상식을 확인합니다. 그런데 이 상식을 확인하는 과정이 칭찬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 일이 불행한 거죠.

[정세진] 조선일보는 10면에 기사를 실었습니다. <‘퇴임 후 첫 광주 방문’ 전두환, 오늘 5.18 법정에>라는 제목의 기사였는데요. “광주 시민은 ‘용서할 수는 없지만 차분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재판을 지켜보는 국민에게 광주의 과격성, 폭력성을 부각하면 역효과로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감정적인 대응은 최대한 자제하겠다는 것이다. 양일동(47) 광주 개신교 목사는 ‘역사와 국민 앞에 반성과 사죄는커녕 회피와 꼼수로 일관하는 전두환의 태도에 분노가 느껴진다.’면서도 ‘사법 시스템으로 단죄하도록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라는 내용을 실었습니다.

[최 욱] 이건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니까 대놓고 말은 못하지만 5.18 때 광주 시민들을 폭도로 매도했던 그 시각이 아직도 어느 정도 남아 있지 않느냐, 여기 보면 ‘광주의 과격성, 폭력성’이라는 단어를 쓰고 있단 말이죠. 이거 사실 너무한 거 아닙니까? 지금 이거 쓸 때는 아니잖아요, 이런 단어를.

[최경영] 광주가 과격하고 폭력적이다, 본질적으로. 이렇게 낙인을 찍어버리는 거잖아요.

[최 욱] 이거는 너무 과한 것 같아요, 진짜.

[최경영] 거기에 ‘퇴임 이후 첫 광주 방문’ 전두환. 이것만 보면 광주에 마치 나들이 간 것 같아요. 할 일 없어서. 아니면 봄 소풍 갔나? 미세먼지가 없을 것 같아서? 어떻게 이런 식의 헤드라인을 지을 수가 있는지, 이 사람이 퇴임을 해서 그동안 아무 일이 없었습니까? 88년 이후에 90년 백담사 있었죠. 그다음에 95년도에, 96년에 검찰에 기소됐죠. 97년에 2년 만에 나왔죠, 사면돼서. 그동안 얼마나 많은 비자금 의혹이 있었고 2,200억 가운데 한 1,000억 정도는 아직 비자금 추징금을 못 갚고 있잖아요.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한 20여 년 동안 그런 많은 일을 겪고 나서 ‘퇴임 후 광주 방문 전두환’, 전두환이 갑자기 그냥 88년 이후에 2019년에 갑자기 32년 만에 툭 튀어나온 것 같은 그런 느낌으로 지금 헤드라인을 잡고 있거든요.

[정준희] ‘퇴임 후 첫 광주 방문’이라는 게 정상적인 대통령의 정상적인 일과처럼 보이잖아요. 방문이 아니라 소환이에요. 끌려 내려간 거라고요. 그리고 정상적으로 퇴임한 것이 아니라, 분명히 유죄로 판정 받은 사람이란 말이죠. 그런데 이 부분이 저는 전두환 씨를, 전두환 전 대통령이라고 하는 대통령의 프레임(※해설→ frame: 틀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이지만 여기서는 미국의 미디어 학자 토드 기틀린의 프레임 이론을 의미. 기틀린의 프레임 개념은 매스 미디어의 보도가 ‘프레임’에 갇혀 있고 바로 그러한 ‘프레임’ 자체가 이데올로기적 효과를 갖는다고 주장. 기틀린은 프레임을 “상징 조작자가 상례적으로 언어적 또는 영상적 담화를 조직하는 근거로 삼는 인식, 해석, 제시, 선별, 강조, 배제 등의 지속적인 유형”이라고 정의)으로 읽고자 하는 무의식이 이 안에 들어가 있다고 보고요. 두 번째로 광주 시민이 차분히 반응하는 거 바람직하죠.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이 피해자들이 차분히 반응하지 않는다고 해서 뭐라고 할 수 있어요? 그 감정적 반응에 대해서? 저는 그것도 뭐라고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논리적으로 말하면 우물에 독 뿌리기가 작동하고 있는 거예요. 독 뿌려놓고 만약에 차분하지 않으면 문제가 있는 것으로 찍어버리는 거죠.

[숄 츠] 이 제목 보면 저는 한국사람 아니니까 그 단어에 대해서 가끔 감각이 부족한지 모르겠지만, 그런데 방문하는 게 약간 재미로 가는 그런 느낌인데 그래서 왜 이렇게 충격 받는 게 그때는 광주에 군인들 내려갔을 때 ‘화려한 휴가’로 내려갔잖아요. 그런데 딱 그런 생각이 났거든요.

[정준희] 상당히 훌륭한 지적이네요.

[숄 츠] 그래서 조금 충격 받고...

[정세진] 말씀하셨지만 그 호칭 문제가 이번에 그래서 기사로도 나왔거든요. 경향신문에서 <전두환 씨? 전두환 전 대통령? 뭐가 맞을까> 이런 제목의 기사도 나왔었고. 많은 사람들이 방송에서도 ‘전두환 전 대통령’이라고 앵커가 이야기를 하면 ‘전두환 씨’로 해라, 이런 지적도 받기도 하고. 일단 이 호칭 문제, 뭐가 맞는 건가요?

[최경영] 저는 지적하고 싶은 게 96년 서울중앙지법에서 1심 전두환 사형 선고를 한 날 (신문들의 헤드라인)입니다. 그때 ‘전 씨 사형 선고’ 이렇게 조선일보, 중앙일보, 모든 신문이, 한겨레까지 포함해서 모든 신문이 ‘전 씨 사형선고’, 이런 식으로 헤드라인을 다 잡았어요.

[정세진] 조선일보도요?

[최경영] 그럼요, 제가 확인을 했어요, 그건. ‘전 씨 사형선고’라고 딱 이렇게 등장을 한단 말입니다. 그런데 2019년에 갑자기 전두환 전 대통령이라고 꼬박꼬박 부르고 있는 것은 정치적 의도가 아니면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것이죠.

[최 욱] 그런데 제가 알기로는 시중에 크게 세 가지 설이 있거든요. 첫 번째는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기 때문에 전두환 씨라고 해야 한다. 그리고 또 한쪽에서는 97년에 사면복권이 됐으니까 전두환 전 대통령이라고 해야 한다. 그리고 이거는 재미로 아주 극소수입니다만 전두환 대통령이라고 해야 한다. 왜냐, 이순신 장군이라고 부르지, 이순신 전 장군이라고 안 부른다. 아주 극소수의 의견까지. 세 가지 설이 시중에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숄 츠] 그런데 이 사람은 선거를 통해서 여기 대통령 된 게 아니었잖아요. 쿠데타 통해서 사실 대통령 됐고. 그래서 그건 대통령 아니고 독재주의자. 그런데 유신 시스템 제도가 있었기 때문에 가짜라고 말할지 모르겠지만, 어떤 선거가 있었지만 나중에는 그건 그 사람들이 마음대로 컨트롤링 할 수 있어요. 우리는 사실 북한도 공식적인 타이틀 제목.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그런데 아니잖아요. 그런데 이상한 민주주의 같은 시스템 설치해도 그거는 민주주의 아니고 그거는 독재주의인데요. 그래서 그것 때문에 서양 사람들 입장에서는 대통령(이라고) 부르는 게 처음부터 이상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정세진] 기사 쓰실 때, 그러면 외신 기사 쓰실 때는 어떻게 전두환 씨를 어떻게 표현하세요?

[숄 츠] 사실 독재주의, 독재주의자. 전 독재주의, 한국 전 독재주의자.

[최경영] ex-dictator 라는 그런 말을 많이 해요.

[숄 츠] 네, former dictator, ex-dictator of korea, a military leader 뭐 이런 여러 가지 단어를...

[최 욱] 호칭을 독재자라고 해요?

[최경영] 아예 그렇게 이야기해요. 그런 헤드라인 꽤 많습니다.

[숄 츠] 그런데 소수에 따라서 어떤 사람은 ‘former president’ 이렇게도 말하는데요. 그런데 그 소스(source)는 한국(에서) 어떻게 말하는지 보고 그걸 그냥 따라가는 거예요, 대부분. 제 생각에는.

[정준희] 제가 미국 사례를 좀 보려고 봤는데, 대통령제니까. 오바마(Barack Obama) 전 대통령에 대해서 표현하는 방식이 맨 처음에 첫 단락이 나올 때만 ‘former president’라는 말을 써요. 왜냐하면 이 사람이 누군지 알려줘야 하니까. 그리고 그 뒤부터는 그냥 ‘미스터 오바마’라고 씁니다. 그게 일반적인 뉴욕 타임즈(The New York Times)나 워싱턴포스트(The Washington Post)나 유력지들의 기본적인 방식이에요. 그러면 그 이유가 왜 그런가를 찾아보면 실제로 여러 가지 매뉴얼 같은 것들도 있는데 거기에서 보면 대통령직이라고 하는 건 현직에게 붙여주는 것이지, 전직에게 붙여주면 현직이 가지고 있는 기능과 어떤 책임과 권한에 대해서 헷갈리게 만들어버린다. 그러니까 전(前)을 붙이건 그렇지 않건 간에 대통령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상당히 조심할 필요가 있다는 식의 말을 쓴단 말이죠. 그러면 생각해 보세요. 우리나라의 조건에서도 전직 대통령에 대해서 전 대통령이라고 쓰는 것까지는 우리의 국면에서는 용인할 수 있으나, 대통령직으로서의 헌정 질서의 핵심을 유린했던 사람에 대해서 그걸 붙여줄 이유는 더더욱 없는 그런 상태가 되는 거죠. 언론이라고 하는 것은 사회적 공기이기 때문에 일반 개인이 한 개인에게 호칭을 붙이는 것과는 굉장히 다른 의미를 갖는다는 말입니다. 뭐 부르는 건 마음대로라고 생각해요. 그러나 거기에는 그 마음에는 태도가 녹아들어 있는 거죠. 즉, 그런 말을 씀으로써 어떤 마음을 표현하고자 하는 거냐는 거예요. 우리가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건 ‘씨’라고 붙이는 게 모멸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전 대통령’이라고 부르고 싶은 거예요. 즉 높여주고 싶은 거죠.

[최경영] 이 사람은 전두환 장군도 아니고 지금 현재는 이병이에요. 그러니까 전 대통령이라는 헌정적 의미도 사라져 버렸고, 내란수괴(內亂首魁)로. 그 다음에 전 장군이라는 것도 이병으로 강등되어버렸단 말이죠. 그런데도 2012년에 육사에서 사열을 합니다, 이 사람이. 2012년에 사열을, 이병이 사열한 거예요. 육사생도들을 대상으로. 그게 전두환 전 대통령, 전두환 씨를 전두환 전 대통령이라고 부른 것하고 똑같은 거예요. 어떻게 보면. 언론이 전두환 씨를 전 대통령이라고 부르는 건 마치 육사생도가, 국민들이 이병에게 차렷 해서 경례하는 거예요. 충성이라고 하면서. 이건 말이 안 되는 거죠.

[최 욱] 애써 반박하자면 사면복권(赦免復權)이 되지 않았습니까?

[정준희] 우리가 흔한 오해가 그거인데요. 사면됐다고 하는 건 이 사람이 치러야 할 형(刑)을 사면시켜 준거고요. 복권이라는(것은) 그가 가지고 있는 개인으로서의, 사인(私人)으로서의 권리를 복권시켜준 것이지 대통령의 지위를 복권시켰거나 장군의 지위를 복원시킨 건 아니에요.

[최 욱] 아 그런건 아닙니까?

[정세진] 지상파 3사는 대체로 전 씨라고, 전두환 씨라고 불렀고요. 종편에서는 TV조선과 채널A를 제외한 JTBC, MBN 모두 전 씨라고 보도를 했습니다. 10대 종합 일간지의 경우 대부분 전 대통령이라고 표기를 했고 한겨레와 서울신문이 전 씨라는 표기를 혼용해 사용했습니다. 백번 양보하더라도 처음에 전두환 전 대통령 할 수는 있지만 매 문장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전 전 대통령 하는 것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고 볼 수 있다는 지적이신 거죠?

[최경영] 그렇죠.

[최 욱] 이게 결코 가벼운 이야기가 아닌 게 제가 타사(他社)지만 라디오 진행을 할 때 전두환 씨라고 하면 항의 문자가 엄청 많이 와요. 그렇기 때문에 이게 괜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거죠. 굉장히 중요한 문제인 건 확실한 것 같습니다.

[정세진] 이제 확신을 얻고 다시?

[최 욱] 그 때는 약간 주저하면서 전두환 씨라고 했는데 이제는 확실하게 전두환 씨라고 부르겠습니다.

[정세진] 지금까지 전두환 씨, 광주 법정 출두 관련 보도 내용 그리고 호칭 논란까지 짚어보는 시간 가져봤습니다. 최경영 기자 고맙습니다.

[최경영] 고맙습니다.

[정세진] 10년 전이었죠? 2009년 3월 7일 신인배우 장자연 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장 씨는 숨지기 일주일 전 술 접대와, 성 접대를 강요받았다는 문건을 남겼죠.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입니다. 이 문건 안에 조선일보 방 사장을 비롯해서 고위층 인사들의 이름이 적혀 있었습니다. 당시 검경 수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부실 수사 논란이 있었는데요.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장자연 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를 이달 말에 발표할 예정입니다. 최근 장자연 리스트 문건, 이 원본을 목격한 윤지오 씨가 검찰에 나가서 진술을 하기도 했죠. 죽음의 진실이 밝혀지길 바라면서 언론 인터뷰도 활발히 하고 있습니다. 작년 국민청원 이후에 국민적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는 장자연 사건 관련 내용. 오늘 <저널리즘 토크쇼 J>에서 다시 짚어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저널리즘 토크쇼 J>의 신지원 기자 함께하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신지원] 안녕하세요. 신지원입니다.

[최 욱] 어서 오십시오. 언제 이렇게 합류하셨는지 궁금하네요?

[신지원] 저는 한 달 전에 조용히 합류했습니다.

[최 욱]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신지원] 네, 잘 부탁드립니다.

[정세진] 검찰 과거사위원회 조사 과정에서 이번에 새롭게 드러난 사실들이 있는지요?

[신지원] 방정오 전 (TV조선)대표의 경우에는 장자연과 수차례 통화한 내역을 “조선일보 간부 기자가 당시 경찰에게서 빼내려고 고생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하는 핵심 관계자의 진술을 새롭게 확보를 해서 그 부분에 대한 조사가 추가로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또 장자연 씨 휴대폰에 1년 치 통화 내용 그리고 디지털 포렌식(※해설→ digital forensics: 범죄수사에서 적용되고 있는 과학적 증거 수집 및 분석기법의 일종으로, 각종 디지털 데이터 및 통화기록, 이메일 접속기록 등의 정보를 수집·분석하여 범행과 관련된 증거를 확보하는 수사기법) 분석 결과, 또 이것을 종합한 수사 보고서가 통째로 사라졌다는 사실을 이번에 진상 조사에서 새롭게 밝혀냈고요. 또 접대 대상자 중에는 삼성 인사도 있었죠.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과 장자연 씨가 35차례 통화를 했다는 사실을 새롭게 확인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접대 의혹이 상당 부분 규명이 된다고 하더라도 공소시효가 이미 작년으로 끝이 났기 때문에 처벌 받는 사람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정세진] 검찰 과거사위원회 조사 과정에서 새롭게 나온 내용들, KBS 9시 뉴스가 단독 보도를 통해서 전해드렸는데요. 그와 관련돼서 조선일보 측에서 입장을 밝혀온 내용들이 있습니다. 방정오 측에서 보내온 내용을 읽어드리면 “KBS는 이 보도에서 조선일보 측 핵심 관계자의 진술이라는 정체불명의 근거를 내세워 저와 故장 씨가 여러 차례 통화를 했다고 보도했으나 저는 故장 씨와 단 한 번도 통화를 한 적이 없습니다. KBS는 제가 지적한 내용과 관련해 1주 이내에 정정 보도를 해줄 것을 요구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민형사상의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실제로 KBS 측에 소송을 제기를 했습니다. 이후에 그 소(訴)를 취하했고요. 이번에 언론에서 그나마 주목을 끈 점은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 조선일보 방 사장으로 의심받고 있는 이분에 대한 검찰의 소환이었습니다. 그 때 당시 상황들 좀 알려드릴까요?

[신지원]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 같은 경우에는 지난해 12월 5일 전격 소환 조사를 받았는데요. 이번에 새롭게 드러난 것은 2007년 외에도 2008년 가을에 장 씨를 방용훈 사장이 따로 만났다는, 특히 이 만남에는 권재진 당시 대검 차장과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 등이 참석을 같이 한 것으로 언론보도가 됐고요. 그래서 이 진상조사단은 방용훈 사장을 상대로 이 유력 인사들과 함께 장 씨를 만나서 어떤 강요가 있었는지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정세진] 방용훈 씨 측도 입장을 보내왔습니다. “방용훈 사장이 2008년 가을 몇몇 인사들과 참석한 모임에서 고 장자연 씨가 동석하였다는 일부 언론 보도는 사실이 전혀 아니며 방용훈 사장은 진상조사단 조사에서 이러한 점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잘못된 보도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할 방침임을 말씀드립니다.” 이렇게 입장을 전해왔습니다. 당시 방용훈 사장 소환 때의 기사들이 좀 있었습니다. 중앙일보 2018년 12월 6일자 <검찰,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 비공개 조사>, 한겨레는 <‘장자연 성접대 의혹’ 방용훈 사장 소환 조사>, 경향신문 <검찰, ‘장자연 접대 의혹’ 방용훈 사장 비공개 조사> 이런 기사들이 실렸었는데 조선일보, 동아일보 쪽에서는 지면에 이 소식이 전혀 드러나지 않았었고 TV조선, 채널A 뉴스 역시 다루지 않았습니다. 2009년 장자연 씨가 사망할 당시의 조선일보 기사들을 좀 찾아봤는데요. 태도가 많이 반대로 확 달라지는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장자연 씨가 3월 7일에 사망을 했죠. 10일에 나온 기사입니다. 기사를 읽어드리면 <“전 힘없는 신인… 고통 벗어나고 싶어요” 故 장자연, 장문의 글 남겨>라는 제목의 기사입니다. “수 억 원의 개런티(※해설→ guarantee: 배우나 연기자들이 영화나 방송, 비디오, CM, CF, 연극 등 작품에 출연하고 받는 출연료)를 받는 연예인, 수십억 원의 재력가 스타가 존재하는 우리 연예계의 한쪽에서는 꿈을 담보로 잡힌 채 고통을 겪고 있는 무명 여배우란 존재가 자리를 잡고 있다. 그리고 그들을 유린하는 건 그들보다 힘이 센 사람들이다.”

[최 욱] 옛날 조선일보가 지금의 조선일보한테 마치 충고하는 듯한 그런 기사네요. 와! 그러니까 조선일보도 자신들과 이해관계가 없는 사안에 대해서는 굉장히 날카롭고 상식적입니다. 그런데 ‘뭔가 얽혀 있으면 항상 뭔가 좀 왜곡되는 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되네요.

[정세진] 그다음에 ‘조선일보 방 사장’이라는 것이 장자연 리스트에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이제 기사의 태도가 바뀌는데요. 2009년 4월 13일 <조선일보의 명예와 도덕성의 문제>라는 칼럼이 나왔습니다. “그것은 단지 그 특정 인사의 문제로 끝날 일이 아니었다. 문제 인사뿐 아니라 조선일보 기자 전체 사이에 그 모함의 상대가 누구든 가차없이 대결하겠다는 의지가 생겨나고 있다. 조선일보와 조선일보 사람들의 인격을 모독하고 명예를 짓밟는 저열한 모략에는 물러설 수 없다는 그런 인식 말이다.” 이런 김대중 칼럼이 실렸습니다. 4월 25일 사설 <조선일보의 명예를 훼손한 49일간의 비방 공격>이라는 제목이었는데요. “일부 언론과 세력들은 수사를 통해 이 인사의 결백이 밝혀지기 전까지의 기간을 최대한으로 악용해 어떻게든 조선일보와 이 인사의 명예에 상처를 주기 위해 온갖 탈선적 보도와 음해 시위를 벌였다. 이번에 조선일보에 악의적인 명예훼손 공격을 퍼부었던 세력들은 조선일보와 조선일보 독자를 이어주는 윤리적 신뢰의 고리를 어떻게든 끊어보겠다는 목적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조선일보는 이 악의적 세력에 대해서는 법적 책임을 엄격히 물을 것이다.”

[최 욱] 이거 보면 굉장히 의아한 게 사주(社主)랑 다른 기자들, 조선일보. 동일체처럼 써놨네요. 인격이 다 같습니까? 거의 뭐 하나로 뭉뚱그려서 이렇게 화를 내고 있는 모습이 저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네요.

[정준희] 의아하다고 하는 또 다른 것은 뭐냐 하면 실제로 언론이 보도가 그렇게 많이 이루어지지 않았거든요, 이 당시에. 당시의 상황이 기본적으로 어떤 칼끝이 향하고 있었던 곳이 조선일보 사주라는 개인뿐만이 아니라, 조선일보의 명예로 향하고 있다는 것은 정황상 느낌이 오기 때문에 이와 같은 반응을 보일 수는 있다고 생각해요, 이 단계에서. 그러나 이들이 보인 반응이 생각보다, 이 당시 이루어진 보도의 양이나 질이나 이런 것들에 비해서보다는 훨씬 더 강한 반응이었다는 점은 조금 의아하죠.

[정세진] 최근 조선일보 기자들이 비단 지면을 통해서만이 아니라 다른 식을 통해서도 사주, 오너(owner) 일가를 비호(庇護)하려 했다는 증언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달 초 고 장자연 씨가 성추행을 당한 상황을 목격한 장 씨의 동료 윤지오 씨가 여러 언론사에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고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데요. 인터뷰 내용 먼저 함께 들어보시죠.

//
윤지오 씨의 증언

-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2019.03.05.)
[윤지오] 경찰 쪽에서 집까지 데려다주셨는데 뒤에서 미행이 붙었다고 하시면서 신호도 무시하고 계속 위험하게 운전을 끝까지 쫓아오셨고 추후에는 차를 멈추고 “왜 쫓아오느냐?”라고 질문을 하니 “취재 때문에 그런다”하는데 유독 집착을 많이 보였던 한 언론사가 있었고요.

[김어준] 그 언론사가 이름이 거론됐던 그 언론사입니까?

[윤지오] 네.

[김어준] 언론사 차량인 줄은 어떻게 아셨어요?

[윤지오] 언론사 차량이 아예 프린팅(언론사 로고를 차량에 붙이고 있었다는 의미)이 되어 있는 차를 가지고 쫓아오셨어요.

-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별책부록 댓꿀쇼 (2019.03.07.)
[김현정] 지금 한국에 와서 책 내고 활동을 시작했는데 언론 앞에 나서서.. 이후에는 괜찮습니까? 지금은 협박전화라든지 미행이라든지 이런 거 없어요?

[윤지오] 같은 언론사에서 제가 귀국하기 전에 제가 다니는 교회, 제가 제품을 납품하는 업체에...

[김현정] 납품을 하신다는 건?

[윤지오] 제가 사업을 하고 있는데 연락을 해서 “윤지오 씨가 거기 일하지 않냐 연락이 안 된다” 마치 저와 연락을 당연히 하고 지낸 사이처럼.

[김현정] 아까 그 언론사?

[윤지오] 네. 동일한 언론사예요.

[김현정] 기자라고 하면서?

[윤지오] 네. 연락처를 남기고 (제가 다니는) 교회에도 전화하시고..

[정세진] 현재 상황을 얘기해주고 있는 윤지오 씨 방송 내용 함께 보셨습니다. 어떻게 보셨는지요?

[숄 츠] 그런 거 보니까 조금 제대로(된) 취재 때문에 계속 이렇게 따라 갈 필요성이 있는가 그건 이해가 좀 안 가고 그래서 확실하게 압박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잖아요.

[정세진] 일반적이지는 않은 거죠?

[숄 츠] 양쪽에서 들어볼 필요성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여기는 더 이상 안전하게 살 수 없다는 느낌이 있다면 이건 제대로 취재하는 게 아니죠.

[정세진] 조선일보가 장자연 사건 관련해서 취재를 빌미로 수사를 방해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그런 이야기도 나오던데요.

[신지원] 저희 취재진이 그때 당시에 수사를 담당했던 경찰관들을 접촉해봤습니다. 모두 세 명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장자연’이라는 이름을 말하자마자 대부분 전화를 그대로 끊었고요. 그래서 저희가 한번 단독 보도를 이어갔던 취재진에게 질문을 해봤더니, 지난해였습니다. 장자연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 간부와 대화를 나눈 기록이 남아있었습니다. “조선일보 기자 네다섯 명이 붙어서 수사한 것 도청하려고 난리치고 엄청 붙었다. 사주가 있으니까. 많이 싸웠다. 조선일보 논설위원인가는 형사 과장한테 전화하고 청장한테 전화해서 난리쳤다”고 저희 취재진에게 얘기를 한 부분을 찾을 수 있었고요. 그리고 2009년 당시 분당경찰서 출입했던 KBS 기자에게도 물어봤는데 “‘조선일보 방 사장님’이라는 문구가 문건에 포함돼있다는 사실이 보도된 이후에 조선일보에서는 타 부서에서도 파견을 해서 취재 지원을 보내서 인원이 갑자기 늘어났던 기억은 있다”고 대답했고요. 또 조선일보 기자들을 직접 접촉해봤을 때는 대부분 말하기를 꺼려했지만, 전직 조선일보 기자 몇 명에게서는 “당시 기자 10여 명이 경찰서에 달라붙어 있었던 기억은 난다”고 했고, 하지만 “윗선에서 워낙 은밀하게 진행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같은 회사에 있었어도 자세한 내막을 알지 못했다”고 대답을 해왔습니다.

[정세진] 장자연 사건 수사 당시 2009년, 경기지방경찰청장이었던 조현오 전 경찰청장은 조선일보로부터 거칠게 항의를 받았다. 지난해 PD수첩과 인터뷰 후에 발언을 하셨는데요. 이 내용도 함께 보시겠습니다.

- MBC PD수첩 中 (2018.07.31.)
“우리 조선일보는 정권을 창출시킬 수도 있고 정권을 퇴출시킬 수도 있습니다.” 정권 운운하면서 저한테 협박을 해대니까 저로서는 저 때문에 정권이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그런 걸로까지 제가 심각한 협박을 느꼈죠.
저로서는 부담을 안 느낄 수가 없죠. 우선 제 개인적으로 굉장한 자괴감, 모욕감 그런 것도 느끼면서 일개 경기경찰청장이 일을 서투르게 잘못 처리해서 정권 차원에 부담이 된다. 그렇게 만들어 가면 제가 부담을 안 느낄 수가 없죠. 조선일보에서 아주 거칠게 항의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정세진] 조 전 청장은 이후 시사인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PD수첩 방송 이후 조선일보 기자와 담당 변호사가 민형사상 책임을 지라는 문자 메시지를 수차례 보내왔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그래도 경기지방경찰청장, 경찰청장인데 언론사에서 다이렉트(direct)로 이야기해도 되는 건가요?

[정준희] 일단은 저는 조현오 씨가 이런 인터뷰의 대상이 된다는 것도 아이러니해요.(웃음) 더 이상 얘기는 안하겠고, 근데 의외로 공무원들, 특히나 고위직 공무원이 언론에 대해서 느끼는 부담감이나 압박감은 제일 강합니다. 오히려 일반인들보다도 더 센 측면들이 있어요. 특히 장관급이나 차관급 또는 국장급 정도의 분들이라든가. 왜냐하면 자신의 승진이라든가 이후의 진로에 되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들이 일어날 수가 있거든요. 그래서 기자들을 대하거나 언론을 대할 때 가장 조심스러운 쪽이 어떤 면에서는 또 그쪽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분이 실제로 이런 발언이 있었는지 없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하는 과정에서 느꼈을 어떤 위협감이라거나 이런 것들에 대한 진술 자체는 저는 신빙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정세진] 조현오 전 청장에게 조선일보에서 누가 이런 전화를 했던 건가요? 취재내용이 있습니까?

[신지원] 조현오 전 청장은 인터뷰에서 이동한 당시 사회부장이 본인에게 전화를 걸어와서 이렇게 압력으로 느낄 만한 발언들을 했다고 인터뷰를 진행했는데요. 이동한 당시 사회부장 외에도 조선일보가 장자연 사건 대책팀을 따로 꾸려서 경찰 수사에 어떤 외압을 행사하려고 했다는 언론보도가 잇따랐는데 이동한 당시 사회부장 외에 변용식 당시 편집인, 강효상 당시 경영기획실장, 그리고 홍준호 당시 편집국장 이렇게 해서 네 분 정도가 실명이 꾸준하게 거론이 됐는데 변용식 당시 편집인은 조선일보 발행인 겸 대표이사 전무를 거쳐서 현재 LG 상남언론재단 이사장으로 있고요. 강효상 실장 같은 경우에는 지금 현재 국회의원이고요. 그리고 홍준호 당시 편집국장은 경영기획실장을 거쳐서 현재 조선일보 발행인 겸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우연의 일치일지는 모르겠지만 장자연 사건 이후에 이분들이 조선일보 내부에서 승승장구한 것은 사실로 보입니다. 이분들을 개별적으로 다 연락을 취해봤거든요. 당시에 대책반이 실제로 존재했는지, 했다면 본인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질의를 드렸지만 회신이 오지 않거나 아니면 답변을 거부하셨습니다.

[정세진] 이에 대해서 조선일보 측에서 어떻게, 입장 표명을 했나요?

[신지원] 제가 조선일보 경영기획실 쪽에 질의서를 보내서 답변을 받았는데요. “조선일보는 2009년 이른바 장자연 사건 당시 사내에 대책반을 구성해 운영한 사실이 없습니다. 조선일보는 이 사건과 관련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언론사와 개인을 허위 사실 적시(摘示)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고소했고 민사소송도 제기한 상태입니다”라고 입장을 전해왔습니다.

[최 욱] 무조건 법적으로 다가오니까 많이 힘드네요.

[정준희] 이렇게 신문사나 언론사가 직접 나서서 아무리 자기들과 관련된 문제라고 하더라도 이렇게 많은 소송을 하는 건, 저는 그렇게 좋은 모습은 분명히 아니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대부분의 언론사들은 자기에 대한 소송이 있을 때 이건 언론의 자유를 위축하는 일이라는 식으로 보통 대응을 하기 때문에 이거는 약간은 자가당착(自家撞着)적인 그런 식의 행동이죠.

[정세진] 언론사 사주와 관련된 문제, 오너 일가와 관련된 문제에 있어서 해당 언론사 기자들이 직접 나서서 입단속을 하거나 취재 명목으로 압력을 넣거나 하는 것. 외국 언론에서는 가능한 일인가요?

[숄 츠] 지난달 2월에 미국에서 재미있는 케이스가 하나 있었는데요. 거기는 워싱턴포스트, 되게 크게 제일 먼저 어떤 기사가 나왔는데요. 아마존(Amazon) 엄청 큰 미국 업체잖아요. 아마존 세금 제대로 안 냈어요. 2018년도, 2017년도. 이거 워싱턴포스트에서 제일 먼저 이런 스토리가 크게 나왔어요. 그런데.

[정준희] (워싱턴 포스트 소유주가) 아마존 소유주죠.

[숄 츠] 그렇죠. 아마존 회사하고 사장이 (기사를) 바로 빼낼 수 있잖아요. 그리고 제프 베조스(Jeff Bezos)도 워싱턴 포스트 사장인데요. 그래서 쉽게 말하면 워싱턴포스트 그냥 자기 주인 바로 공격하는 거예요, 제일 먼저. 그래서 이런 거 보면 그 차이는 잘 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정세진] 고 장자연 씨 동료 배우, 윤지오 씨 이분이 검찰 조사를 나오면서 그런 얘기를 했습니다. “누가 왜 이 문건을 쓰게 했고 돌려달라고 요구했는데도 왜 돌려주지 않았는지 밝혀주기를 바란다. 10년이 지나도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장자연 언니의 억울함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되기 위해서 이 자리에 나왔다. 정치인이나 언론인도 조사에서 다 밝힐 것이냐는 질문에는 지금까지도 다 그렇게 조사에 임해왔기 때문에 오늘도 그럴 것이라고 말을 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수차례 증언할 때마다 똑같은 이야기를 했는데 그동안도 계속 덮여진 것도 있다는 의미인 거 같습니다. 이달 말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1년 가까이 진행한 재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인데요. 10년 동안 밝혀지지 않은 의혹들의 실체가 드러날지 주목해봐야겠습니다.

[정세진] 지난 5일에 방영된 PD수첩, 많이 보셨을 겁니다. <호텔 사모님의 마지막 메시지>라는 제목의 방송이었는데요. 정말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의 부인인 이미란 씨의 2016년 9월, 한강에 투신한 사건을 재조명한 내용이었습니다. 방송을 연출한 서정문 MBC PD 이 자리에 초대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서정문] 안녕하세요. MBC 서정문입니다.

[최 욱] 괜히 이분이랑 엮여서 우리까지 잘못되는 거 아닌가? 걱정스러운데 MBC 직원이 여기 KBS에 와도 괜찮습니까?

[서정문] 저도 굉장히 놀랍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 욱] MBC 살리기에도 시간이 없을 텐데?

[서정문] 이렇게라도 나와서 도움이 된다면 열심히 나와야죠.

[최 욱] 아, 고맙습니다.

[정세진] 요즘은 융합, 통합

[최 욱] 아! 그렇습니까?

[정세진] 그래야지 사는 것 같아요 그렇죠?

[서정문] 그럼요.

[정세진] 방송 내용, 저희가 좀 추려봤거든요. 요약본 잠시 보고 이야기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PD수첩 호텔 - 호텔 사모님의 마지막 메시지 (2019.03.05.) 하이라이트

[정세진] 이 방송이 나간 후에 하루 동안 방용훈 사장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했습니다.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는 방용훈 사장 사건의 재수사를 요구하는 청원이 새롭게 올라오는 등 국민적 관심을 받았는데요. 시청률로도 이어진 것 같습니다. 호텔 사모님의 마지막 메시지 편은 6.2%의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이렇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거라고 예상은 하셨는지요? 3년 전 일인데.

[서정문] 그렇죠. 사실 워낙 사건 자체가 조금 엽기적이고 패륜적인 측면이 있어서 어느 정도 반향이 있을 거라는 생각은 있었는데, 이 정도로 시청자분들께서 많이 관심 가져주시리라는 건 예상은 못 했죠.

[최 욱] 꼭 물어보고 싶었던 게 이렇게 굉장히 불편한 내용을 다룸에도 불구하고 당사자인 방용훈 사장이 왜 인터뷰에 응해줬을까, 그게 굉장히 좀 궁금하더라고요.

[서정문] 생각보다 굉장히 길게 대화를 나눴거든요. 저는 금방 통화를 끝내실 줄 알았는데 약 1시간 가까이 통화가 이어졌고 전화를 한번 끊고서도 한 2번, 3번 더 전화가 됐고요. 그분이 지금 미국에서 병 치료차 병원에 계신 것 같은데 조금 무료한 상황이기도 하셨던 것 같고(웃음), 한편으로는. 그다음에 이게 워낙 방용훈 사장이 직접 관련된 사건들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 본인이 직접 충분한 해명을 하고 싶었던 거 같아요.

[정세진] 방송이 된 이후에는 혹시 연락을 받으신 건 없으십니까? 내가 얘기한 의도와 너무 다르게 나갔다든지.

[서정문] 방송 이후에 전화가 오지는 않았고. 그다음에 대신 법무법인 통해서 반론 보도를 청구할 계획이 있다는 내용증명만 지금 날아온 상태입니다.

[정세진] 시민들이 이 방송을 어떻게 봤는지 직접 저희가 이야기를 들어 봤는데요. 그 내용 함께 보시죠.

[배진영] 그들이 어떤 비호세력이라고 얘기해야 되나요? 아니면 기득권층이라고 얘기해야 되나요? 그들이 숨기려 했던 것들도 이제는 좀 사회적으로 드러내서 앞으로는 좀 그런 일들이 없이 좋은 세상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장재구] 조선일보가 큰 힘을 발휘하는 거는 사실인 것 같아요. 그리고 또 많이들 눈치를 보겠죠. 1등 신문이라고 하는데. 아직도 1등이에요? 1등은 아니지 않나요?

[정세진] 장자연 사건과 비슷하게 수사가 부실했다, 미진했다 이런 점들은 또 많은 분들이 느끼시는 것 같은데요. (서정문)피디분도 그렇게 생각하고 그 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는 것을 방송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서정문] 저 개인적으로도 이걸 가정사로 접근하고 싶지 않았고 진짜 단순하게 가정사라면 다룰 수 없다는 생각을 했는데 사건 전후에 벌어진 형사사건들을 봤고 그다음에 형사사건들이 일반인의 상식에서 봤을 때는 굉장히 거꾸로 수사 결과로 이어진 것을 확인하고 나서는 이건 취재해서 있는 그대로 알릴 필요가 있겠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정세진] 고 이미란 씨의 형부가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를 했습니다. 방송 내용에도 계속 등장한 인물이었죠. 인터뷰 내용 중 “방송에 보도된 것보다 더 가혹하고 엽기적 일들이 많은데 굉장히 절제해서 보도했다. 선정적, 자극적으로 보도해 더 이목을 끌 수도 있었는데 절제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굉장히 놀랐다”는 대목이 나옵니다. 어떻게 동의하십니까? 이런 의도를 갖고 계셨습니까?

[최 욱] 실제 그렇습니까?

[서정문] 사실 방송에서 나온 것조차도 시청자 분들께서는 굉장히 충격적으로 받아들이시는데 그 뒤에 있는 이야기들은 훨씬 더 세거든요. 그런 부분을 최대한 추려낸 게 방송에 나온 정도예요. 이를 테면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일단 이미란 씨가 겪었다는 학대의 내용들이 어느 정도 다른 사람의 증언들을 통해서 검증되느냐. 그 부분이 좀 걸려 있었던 것도 있고요. 그다음에 이것들을 여과 없이 방송했을 경우에 이미란 씨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라도 조금 어려운 일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정세진] 방송 내용을 보시면서 또 주목을 끌었던 점은 방용훈 사장과 서정문 PD와의 전화통화 내용이었습니다. 그중 일부를 좀 들어볼까 하는데요. 함께 보시죠.

MBC PD수첩(2019.03.05) 中 방용훈 사장과의 통화내용

[방용훈] 저는 사람하고만 이야기하고 싶지 그러니까 영어로 얘기해서 휴먼하고만 얘기하고 싶지 휴먼이 아닌 사람은 얘기하고 싶지도 않아요, 제가.

[서정문] 죄송하지만 무슨..

[방용훈] 그 상황을 판단해 보시면 모르시겠어요?

[서정문] 그러니까 선생님께서 사람이 아니라고 말씀하시는 쪽이 그 친정댁이세요?

[방용훈] 아니지, 아니지

[서정문] 그러면 저한테...

[방용훈] 제 원래 성격이, 걔하고 무슨 얘길 제가 나누겠어요. 그러니까 아무것도 모르면서 다 정확히 하신 다음에 그걸 하셔야지 함부로 그렇게 하는 거 아닙니다. 남의 가정사를 가지고. 내가 당신을 언제 어디서 만날지 모르니까 평생 살아가면서.. 이건 겁주는 것도 아니고 협박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에요.

[정세진] 겁주는 것도 아니고 협박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네요.

[서정문] 네 아무것도 아니어서 방송했죠.(웃음)

[정준희] 저는 직접 통화하신 분에게 여쭙고 싶더라고요. 이 부분이 많이 (온라인)커뮤니티나 이런 데 돌면서 명백한 협박의 증거로 보통 언급이 많이 되는데 저는 모르겠어요. 되게 냉정한 입장에서 보면 자꾸 인식하고 있는 게 보이고, 이게 협박처럼 비치지 않으려고 하는 것도 보이고 그렇게까지 의도적인 어떤 협박의 내용은 아니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통화하시면서는 어떠셨어요?

[서정문] 대화의 톤(tone: 음색. 오디오 용어로 톤은 특정 주파수의 소리나 신호를 가리키며 소리의 높낮이가 같아도 사람마다 톤은 다르게 나타날 수 있음) 자체는 굉장히 부드러운 편이었어요. 제가 드리는 질문에 대해서 방용훈 사장도 자기의 입장을 충분히 대변하기 위한 노력의 흔적이 느껴졌고. 그다음에 “협박도 뭐도 아니다”라는 부분에 있어서는 본인이 그 말을 하기 직전에 “편집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내보내라” 이야기했기 때문에 저로서는 그냥 편집하지 말라고 하니까 그 맥락 그대로 살려서 방송을 내보낸 거고. 제가 이 멘트를 방송에 냈던 결정적인 이유는 방송에도 나왔지만, 이미란 씨가 남긴 마지막 음성 메시지에 보면 “조선일보 방용훈을 어떻게 이기겠어요.”라는 멘트를 마지막으로 남기고서 투신자살을 선택하는데 이미란 씨 같은 경우에는 33년 동안 방용훈 사장과 결혼생활을 했던 사람이에요. 그러니까 조선일보 일가의 며느리로 살았던 사람이에요. 그런 사람이 조선일보 방용훈을 이기지 못해서 자살을 선택한다? 그러면 그녀가 수십 년간 보고 듣고 느꼈던 그 힘, 그 힘이 저는 방용훈 사장이 저랑 나눴던 대화 속에 은연중에 드러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거를 그냥 방송하자. 방송해야 제가 느꼈던 어떤 느낌, 이미란 씨가 느꼈던 어떤 느낌 이런 것들을 좀 일말이라도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판단에서 그 멘트를 방송했던 겁니다.

[숄 츠] 다른 사람을 자주 위협하는 사람은 이렇게 말할 거 같아요. 저는 누구한테도 그렇게 말해본 적 없거든요. 이거 위협하는 게 아니다. 왜냐하면 저는 원래 사람들을 위협하지 않거든요. 그래서 그냥 이렇게 말할 필요도 없어요, 저한테는.

[정세진] “조선일보 방용훈을 어떻게 이기겠어요.” 고 이미란 씨가 마지막으로 남긴 육성 들어 보시겠습니다.

MBC PD수첩(2019.03.05) 中 고 이미란 씨의 마지막 육성

“소송밖엔 없는데, 다들 풍비박산 날 거고 만신창이가 돼서 끝날 텐데 그게 불 보듯 뻔한데 어떻게 제가 그렇게 하게 놔두겠어요. 조선일보 방용훈을 어떻게 이기겠어요. 저 편하려고 가는 거니까 너무 속상해하지 마시고”

[정세진] 이미란 씨의 남편인 방용훈 씨는 코리아나호텔 사장입니다. 하지만 가장 오랫동안 함께 있어 왔던 와이프는 조선일보 방용훈이라고 언급을 했습니다. 또 우리 장자연 사건 관련돼서도 방용훈 사장을 조선일보의 사장이다, 이렇게도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그런 이야기도 많이 있었잖아요.

[신지원] 방용훈 사장은 조선일보 사장을 지낸 방일영 씨의 차남이자 현재 조선일보 사장인 방상훈 씨의 동생이죠. 그리고 조선일보 주식의 10.57%를 보유해서 4대 주주입니다. 참고로 방상훈 사장이 30%로 최대 주주고요. 경우에 따라서는 사실 경영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가 발생할 수도 있는 거죠. 그래서 조선일보 기자들이 방용훈 사장이 장자연 사건에 연루됐다고 했을 때도 경찰 수사에서 조선일보 기자들이 그 수사를 방해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될 정도로 조선일보와 방용훈 사장을 떼어서는 생각해보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정세진] 방송 내용 중 가장 중점을 두고 싶었던 사안은 어떤 것이었어요?

[서정문] 그러니까 저는 지금도 의문으로 남아 있는 건데 주거침입 사건은 CCTV라는 물증이 있거든요. 그러니까 방용훈 사장과 방용훈 사장의 큰아들이 돌멩이와 얼음도끼를 들고 들어간 사건인데 CCTV를 보면 누구나 어, 이 두 사람이 주거침입을 저질렀다는 느낌을 받을 거(예요). 보면 확인이 되니까요.

[최 욱] 실제로 행패를 부리잖아요.

[서정문] 부리죠. 그런데 경찰과 검찰은 그 방용훈 사장에게 죄가 없다고 이야기를 하고요. 그다음에 큰아들 같은 경우에는 실제로 돌멩이로 문을 찍어서 문을 파손했기 때문에 그건 어떻게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검찰은 기소를 유예해요. 그러니까 기소를 유예한다는 거는 봐주는 거잖아요. 진짜 봐주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아니, 저렇게 명백한 물증이 있는 사건에서도 방용훈 사장과 그의 아들은 저렇게 쉽게 법 테두리 밖으로 떠날 수 있구나! 대체 이 우리나라 형사 사법기관들은 뭐 하고 있는 걸까? 저는 그게 제가 이 방송을 통해서 가장 하고 싶었던 말이에요.

[정세진] 이번 PD수첩 방영 이후에도 인터넷의 반응은 뜨거웠는데 일간지들에서는 별로 다루지 않았어요. 한겨레나 경향신문 두 곳이었고 경향신문은 그동안 방용훈 사장 부인의 사망 사건과 관련해 심층 취재를 하지 않은 언론을 꼬집는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의 칼럼을 싣기도 했습니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는 관련 내용을 다루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봐야 할까요?

[정준희] 초기 보도의 양상, 2016년에 있었던 일인데 이 당시에 몇 건 없었죠. 몇 개 안 되는 보도 중에도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선데이저널이라고 하는 미국계 언론이에요. 그러니까 미국 교포들을 대상으로 한 언론이고. 여기가 제목으로 <한국 언론에서 보도 되지 못한 숨은 1인치 기사>라고 하는 그런 제목을 써서 이 사건을 상당히 길게 보도합니다. 그 내용 안에 물론 확인 되지 않은 어떤 속설이라든가 아니면 물론 약간 자극적인 요인도 주로 많이 담겨져 있지만 저는 상당히 통찰적이게 봤다고 보거든요. 그러니까 어떤 기존의 주류 언론에 속하지 않거나 매체 비평이라는 형태로 매체를 비평할 수 있는 언론이거나 한국에 소재를 두지 않고 나왔던 언론을 제외하고는 초기 언론에서 보도되지 않았다는 거죠. 이거는 뒤집어 말하면 한국에 있는 매체들 간의 연관성이라고 하는 것들을 간접적으로 확인시켜주는 그런 사례라는 거예요.

[정세진] 2016년 9월 이미란 씨의 사망 사건이 일어났을 당시에 연합뉴스와 뉴시스, 뉴스1 등 통신사가 관련 소식을 보도했고요. 10대 일간지 중에서는 중앙일보, 경향신문, 서울신문, 세계일보, 국민일보 등이 지면에 간략하게 소개를 했습니다. 조선일보는 보도하지 않았고요. 눈에 띄는 점은 방송 뉴스에서 관련 소식을 거의 접할 수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지상파 3사, 종편 4사 중에서 MBC만 사건사고 형식으로 짧게 소개를 했습니다. KBS는 당시 취재를 안 했던 건가요? 어떻게 된 건 가요?

[신지원] 2016년 9월 2일날, 고 이미란 씨의 시신이 발견됐을 당시에 KBS는 촬영팀이 두 팀이나 현장을 나간 것으로 검색이 되더라고요. 한 팀은 시신이 발견된 가양대교로 나갔고, 한 팀은 관할서인 고양경찰서로 가서 취재도 했고 촬영까지 다 마쳤더라고요. 그런데 그 이후에 회사로 복귀하고 나서 내부의 시스템을 통해서 기자들이 기사를 올리면 데스크들이 승인하는 어떤 시스템이 있는데요. 거기에 나갔던 기자가 보고 형태로 자세한 내용을 실은 보고를 올렸더라고요. 그런데 그게 삭제가 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는데요.

[최 욱] 네? 왜요?

[신지원] 보고의 내용에는 당시 형사 과장의 녹취도 들어가 있고 또 유가족에 확인한 결과, 고 이미란 씨, 그러니까 코리아나호텔 사장의 부인이 맞는 것 같다는 내용도 포함이 되어 있더라고요. 그래서 취재했던 기자를 한번 물어보니까, 당시 상황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한 명은 얘기를 했고, 한 명은 기억이 뚜렷이 나지는 않지만 당시에 그게 이미란 씨의 차인지 또 이미란 씨인지 확정할 수가 없었고 또 자살이기도 해서 그렇게 삭제된 걸로 알고 있다고 얘기를 했고. 데스크에서 그 보고는 삭제한 것으로 확인이 됐습니다.

[최 욱] 그럼 KBS는 자살 사고는 안 다룹니까?

[신지원] 그건 아니죠, 그건 아니고.

[최 욱] 아니 굉장히 유력한..?

[신지원] 네, (유력한)인사의 아내이기도 해서.. 이걸 그러니까 제가 13년 차 기자인데 어떤 기사가 팩트가 잘못됐거나 오류가 있거나 해서 데스크가 사후에 삭제하는 경우는 있죠. 그런데 현장을 취재하고 돌아와서 이렇게 보고하는 형식의 어떤 내용인데 이걸 삭제하는 경우는 조금 이례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세진] 그 CCTV 영상은 저희 KBS가 단독 보도를 2017년에 먼저 한 사안이잖아요. 그 당시에도 사실은 되게 충격적이었지만, 아주 파장이 크지는 않았어요.

[신지원] 당시에 CCTV를 단독 입수해 보도했던 기자를 한번 만나서 그때 당시에 이게 왜 후속보도가, 이게 좀 어떻게 보면 굉장한 자료들을 입수를 한 건데 후속 보도가 왜 이어지지 않았냐? 어떤 어려움이 있었던 건 아닌지 한번 질문을 해봤더니 최초에 경찰 수사가 굉장히 미진했던 부분은 본인도 그때 당시에 취재를 하면서 느꼈고. 그 부분을 굉장히 다루고 싶었대요. 그리고 또 조선일보가 평소 경찰들을 관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자들이 그런 것들을 좀 서로 이야기를 많이 나누던 시기였기 때문에 그 보도를 조금 더 심층적으로 파고들고 싶었지만, 여러 가지 그냥 여건상 못하게 돼서 그 부분이 굉장히 아쉬웠다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런데 KBS 보도 이후에도 다른 언론사들이 이를 인용 보도한 건들이 많았었는지를 한번 살펴봐도 그다지 그게 따라 쓴 보도 몇 건 외에는 많지는 않았던 것으로 검색이 되더라고요.

[정준희] 특히, KBS의 이 삭제 문제라든가 또는 타사 언론사들이 왜 그 때 이렇게 행동을 했는가라고 하는 것들은 좀 더 확인될 수 있으면 확인되는 게 좋은데요. 저는 정황상 짐작은 이래요. 사건사로로 다룰 수는 있거든요 일단? 그 다음에 2부, 3부가 나갈만한 사안들이잖아요. 상당히 뭔가 좀 있을 수 있는 일이고 상당히 무게감이 있는 사건이기 때문에. 그런데 ‘왜 안 다뤘을까?’라고 유일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건 같은 업계죠. 같은 업계에 연관돼있는 집에 불행한 일이 일어났다. 그게 가족사에 의해서건 뭐건 불행한 일이 났고 하필 자살이다, 그런데 내용이 복잡한 것 같다. 그런데 이걸 가지고 뭔가 이게 더 이상 얘기하는 건 예를 들면 이쪽 업계에서는, 이 업계 안에서는 그렇게 ‘바람직한 일은 아닌 거 같다’라고 하는 무언의 어떤 공조? 이런 것들이 있었으리라고 저는 판단을 해요. 그 이상의 더 많은 것들을 알고 있는데 덮었다고 얘기까지 하기에는 뭐 여러 가지 증거가 부족하니까.

[정세진] 지난 5일이었죠. 조선일보 창간 99주년을 맞아서 기념식이 열렸는데요. 이 자리에서 방상훈 사장이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조선일보의 비판을 불편해하는 세력이 조선일보를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공격하고 있다. 우리 스스로가 과거 어느 때보다 높은 윤리의식을 갖춰야 하는 이유”라는 내용을 기념사에서 낭독을 했습니다. 하지만 사주일가 일탈 행위 의혹, 박수환 문자로 드러난 자사 기사들의 금품 수수, 기사 거래 의혹들, 과거 친일 행적, 5.18 왜곡 보도 논란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의견들을 듣고 싶습니다.

[서정문] 조선일보의 비판을 불편해하는 세력, 어떤 세력(勢力)이라고 지칭하는 순간 어떤 진실은 사라지고 이게 뒤편에 어떤 음모 같은 게 있는 거라는 식으로 지금 언사를 구사하는 거잖아요. 이거는 조금 언론인으로서는 지양해야 하는 부분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정준희] 방상훈 사장의 코멘트와 아까 장자연 건에서 나왔던 김대중 전 주필의 칼럼이 비슷하게 일맥상통한다고 보거든요. 어떤 사원들을 일체화시키는 발언들이잖아요. 저는 상당히 많은 조선일보 기자가 상당히 일체화된 채 살아온 측면들이 있었을 거라고 봐요. 조선일보의 운명과 사주 일가의 운명과 자신들의 운명이 상당 부분 일치해 있다고 저는 판단할 거라고 보고요. 하지만 그 안에 또 다른 세대가 저는 있다고 알고 있거든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 부끄러움을 느끼거나 자괴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고 봐요. 내부에서 끊어내기 위한 작업을 선행하는 것이 실제로 맞다고 보거든요. 그게 친일을 끊어내는 것이건 역사를 끊어내는 것이건. 아니면 이 사주 리스크의 문제에 대한 공식적인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든 간에.

[정세진] MBC 서정문PD와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서정문] 고맙습니다.

[정세진] <저널리즘 토크쇼 J>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이 방송은 KBS 1TV, myK, pooq, 유튜브 그리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언론의 관행은 여러분이 바꿀 수 있습니다. 다음 주 일요일 밤 10시 30분에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