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스타들이 추락하다”…한류 ‘팬심’도 싸늘

입력 2019.03.18 (12:39) 수정 2019.03.18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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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승리, 정준영 관련 사건의 연루자들이 늘어나면서 연예계가 휘청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특히, 한류 중심에 있었던 이들에 대한 해외 언론의 관심도 뜨겁습니다.

이탈리아 유력 일간지는 성과 마약, 부패, K팝 스타들이 추락하다라고 집중 조명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들의 얘기를 김병용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그룹 빅뱅 멤버인 승리 씨가 운영에 관여한 클럽 버닝썬의 폭행사건으로 시작해, 마약과 성범죄, 경찰과의 유착 관계 등이 드러난 이번 사건.

승리와 친했던 가수 정준영 씨의 SNS 내용까지 공개되면서 승리-정준영 파문은 확산됐습니다.

케이팝 중심에 있던 아이돌 그룹의 멤버들이 줄줄이 연루된 이번 사건이 알려지면서 해외 뉴스나 팬들도 관심이 컸습니다.

CNN과 BBC, 중국 언론들은 케이팝 스타의 가장 충격적인 스캔들이라며 앞다퉈 이번 사건을 다뤘는데요.

[CNN 보도/지난 14일 : "스캔들이 케이팝 시장을 흔들고 있습니다. 케이팝 스타 정준영은 수요일, 여성의 동의 없이 성관계 동영상을 촬영 및 유포한 것을 인정하고 사과했습니다. 이와 별개인 또 다른 사건으로 인해 유명 그룹 빅뱅의 가장 어린 멤버인 승리는 연예계 은퇴를 발표했습니다."]

지난주 한 음악방송을 앞두고, 케이팝 스타들을 보기 위해 해외팬들이 방송국 앞으로 모여들었는데요.

그들의 눈에 이번 사건은 어떻게 비춰졌고, 또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직접 들어봤습니다.

[요/태국 : "충격이었죠. 이런 일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이 정도로 심각할 줄은 몰랐어요. 또한 많은 나쁜 것들이 연결되어 있고요."]

[아라벨/싱가포르 : "저희가 텔레비전에서 볼 때 정말 착해 보이고 늘 웃는 얼굴인 스타들이 뒤에서 하는 행동은 우리가 모르는구나 싶어요. 정말 충격이에요."]

이번에는 일본 팬들입니다.

[무토우 소노카/일본 : "(동영상을) SNS에서 공유해서 다 같이 즐기면서 웃고 폄하하는 말을 주고 받았다는 것에 환멸을 느낀다랄까."]

[기노시타 미즈키/일본 : "한국의 연예계가 좀 싫어졌고, 모두가 그렇지 않다고는 생각합니다만…"]

들으신 것처럼 케이팝을 사랑하는 열혈 외국 팬들의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이번에는 외국인들이 많이 모여드는 명동으로 가봤습니다.

케이팝 관련된 기념품을 파는 가게, 여전히 해외팬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데요.

그리스에서 온 한 해외팬은 이번 사건이 케이팝의 인기 자체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라고 말합니다.

[앨리/그리스 : "크게 신경 쓰지 않아요. 이런 일은 많이 일어나잖아요. 미국을 보세요. 할리우드에서도 이런 일이 있어요. 그 그룹에 화는 나겠지만 이런 일은 어디에나 있기 때문에 케이팝을 좋아하는 것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봐요."]

중국인 팬들은 믿었던 한국 가수에 대한 배신감이 더욱 크다고 하는데요.

이번 사건으로 케이팝 전체에 실망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관정이/중국 : "사실 중국에 빅뱅을 좋아하는 열성 팬들이 많이 있었어요. 현재 그 팬들 역시 승리가 지은 죄에 대한 벌을 받기를 바라고 있어요."]

[왕치/중국 : "실망했죠. 빅뱅은 케이팝의 대표 주자이고 여러 연예인이 연루된 일이기에 케이팝에 대해 실망했죠. 자신의 명성을 이용해 범법행위를 해서는 안 되죠. 자신의 본분인 노래와 춤에 집중해야죠."]

이번 사건에 연루된 연예인의 한국 팬클럽은 팀 퇴출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SNS와 인터넷 팬 사이트에서는 해외 팬들의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는데요.

"팬으로서 믿는다.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같은 지지를 계속한다는 입장과 "범죄를 저지른 만큼 죗값을 달게 받아야 한다"는 입장으로 나뉘어 수백만개의 댓글은 줄을 잇고 있습니다.

[관정이/중국 : "자신이 좋아하는 오빠가 최고라고 생각하고 여전히 오빠가 보여준 이미지에 푹 빠져 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요? 단지 한순간의 실수니까 자신의 오빠를 지지하고 지켜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죠."]

이번 사건과는 별개로 여전히 케이팝에 대한 사랑을 이어나가겠다는 팬들도 많았는데요.

[요/태국 : "그렇다고 모두가 다 안 좋아 보이는 건 아니에요. 지금 범죄가 드러난 아이돌이 문제인 거지 나머지는 여전히 좋아요."]

더불어, 더 이상 실망 시키지 말아달라는 당부도 덧붙였습니다.

[관정이/중국 : "자신들을 응원하는 팬들을 실망시키지 말고 또한 잘못을 저지르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이브/우크라이나 : "공평하게 수사가 진행되길 바라고 갑자기 수사가 무마되어 버리지 않길 바래요. 수사가 끝까지 진행되어 가해자를 가려내고 진실을 밝혀야죠."]

해외 팬들의 시선에서 그동안 케이팝은 겸손하고 깨끗한 이미지였다고 합니다.

그런만큼, 지난 90년대부터 시작된 한류의 공든 탑이 무너질 거라는 우려까지 나옵니다.

이번 사건의 밑바닥엔 성공에만 집착하는 한국의 아이돌 육성 문화가 있다는 외신들의 지적은 그래서 더욱 가슴 아프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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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3-18 12:44:35
    • 수정2019-03-18 12:4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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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승리, 정준영 관련 사건의 연루자들이 늘어나면서 연예계가 휘청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특히, 한류 중심에 있었던 이들에 대한 해외 언론의 관심도 뜨겁습니다.

이탈리아 유력 일간지는 성과 마약, 부패, K팝 스타들이 추락하다라고 집중 조명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들의 얘기를 김병용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그룹 빅뱅 멤버인 승리 씨가 운영에 관여한 클럽 버닝썬의 폭행사건으로 시작해, 마약과 성범죄, 경찰과의 유착 관계 등이 드러난 이번 사건.

승리와 친했던 가수 정준영 씨의 SNS 내용까지 공개되면서 승리-정준영 파문은 확산됐습니다.

케이팝 중심에 있던 아이돌 그룹의 멤버들이 줄줄이 연루된 이번 사건이 알려지면서 해외 뉴스나 팬들도 관심이 컸습니다.

CNN과 BBC, 중국 언론들은 케이팝 스타의 가장 충격적인 스캔들이라며 앞다퉈 이번 사건을 다뤘는데요.

[CNN 보도/지난 14일 : "스캔들이 케이팝 시장을 흔들고 있습니다. 케이팝 스타 정준영은 수요일, 여성의 동의 없이 성관계 동영상을 촬영 및 유포한 것을 인정하고 사과했습니다. 이와 별개인 또 다른 사건으로 인해 유명 그룹 빅뱅의 가장 어린 멤버인 승리는 연예계 은퇴를 발표했습니다."]

지난주 한 음악방송을 앞두고, 케이팝 스타들을 보기 위해 해외팬들이 방송국 앞으로 모여들었는데요.

그들의 눈에 이번 사건은 어떻게 비춰졌고, 또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직접 들어봤습니다.

[요/태국 : "충격이었죠. 이런 일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이 정도로 심각할 줄은 몰랐어요. 또한 많은 나쁜 것들이 연결되어 있고요."]

[아라벨/싱가포르 : "저희가 텔레비전에서 볼 때 정말 착해 보이고 늘 웃는 얼굴인 스타들이 뒤에서 하는 행동은 우리가 모르는구나 싶어요. 정말 충격이에요."]

이번에는 일본 팬들입니다.

[무토우 소노카/일본 : "(동영상을) SNS에서 공유해서 다 같이 즐기면서 웃고 폄하하는 말을 주고 받았다는 것에 환멸을 느낀다랄까."]

[기노시타 미즈키/일본 : "한국의 연예계가 좀 싫어졌고, 모두가 그렇지 않다고는 생각합니다만…"]

들으신 것처럼 케이팝을 사랑하는 열혈 외국 팬들의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이번에는 외국인들이 많이 모여드는 명동으로 가봤습니다.

케이팝 관련된 기념품을 파는 가게, 여전히 해외팬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데요.

그리스에서 온 한 해외팬은 이번 사건이 케이팝의 인기 자체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라고 말합니다.

[앨리/그리스 : "크게 신경 쓰지 않아요. 이런 일은 많이 일어나잖아요. 미국을 보세요. 할리우드에서도 이런 일이 있어요. 그 그룹에 화는 나겠지만 이런 일은 어디에나 있기 때문에 케이팝을 좋아하는 것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봐요."]

중국인 팬들은 믿었던 한국 가수에 대한 배신감이 더욱 크다고 하는데요.

이번 사건으로 케이팝 전체에 실망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관정이/중국 : "사실 중국에 빅뱅을 좋아하는 열성 팬들이 많이 있었어요. 현재 그 팬들 역시 승리가 지은 죄에 대한 벌을 받기를 바라고 있어요."]

[왕치/중국 : "실망했죠. 빅뱅은 케이팝의 대표 주자이고 여러 연예인이 연루된 일이기에 케이팝에 대해 실망했죠. 자신의 명성을 이용해 범법행위를 해서는 안 되죠. 자신의 본분인 노래와 춤에 집중해야죠."]

이번 사건에 연루된 연예인의 한국 팬클럽은 팀 퇴출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SNS와 인터넷 팬 사이트에서는 해외 팬들의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는데요.

"팬으로서 믿는다.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같은 지지를 계속한다는 입장과 "범죄를 저지른 만큼 죗값을 달게 받아야 한다"는 입장으로 나뉘어 수백만개의 댓글은 줄을 잇고 있습니다.

[관정이/중국 : "자신이 좋아하는 오빠가 최고라고 생각하고 여전히 오빠가 보여준 이미지에 푹 빠져 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요? 단지 한순간의 실수니까 자신의 오빠를 지지하고 지켜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죠."]

이번 사건과는 별개로 여전히 케이팝에 대한 사랑을 이어나가겠다는 팬들도 많았는데요.

[요/태국 : "그렇다고 모두가 다 안 좋아 보이는 건 아니에요. 지금 범죄가 드러난 아이돌이 문제인 거지 나머지는 여전히 좋아요."]

더불어, 더 이상 실망 시키지 말아달라는 당부도 덧붙였습니다.

[관정이/중국 : "자신들을 응원하는 팬들을 실망시키지 말고 또한 잘못을 저지르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이브/우크라이나 : "공평하게 수사가 진행되길 바라고 갑자기 수사가 무마되어 버리지 않길 바래요. 수사가 끝까지 진행되어 가해자를 가려내고 진실을 밝혀야죠."]

해외 팬들의 시선에서 그동안 케이팝은 겸손하고 깨끗한 이미지였다고 합니다.

그런만큼, 지난 90년대부터 시작된 한류의 공든 탑이 무너질 거라는 우려까지 나옵니다.

이번 사건의 밑바닥엔 성공에만 집착하는 한국의 아이돌 육성 문화가 있다는 외신들의 지적은 그래서 더욱 가슴 아프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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