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올시즌 어떤 선수가 반등할까?
입력 2019.03.20 (11:03)
수정 2019.04.03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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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 타율(BABIP)으로 전망하는 2019 반등 선수는 최정-나지완
지난 시즌 KBO리그 타자 중 가장 인플레이 타율(BABIP)이 높은 선수는 삼성 구자욱으로 0.397을 기록했다. 현역 일본리그 최고 선수이며 강한 타구를 때리기로 정평이 나 있는 소프트뱅크의 야나기타가 0.386이란 점을 감안하면 구자욱의 BABIP은 아주 높다.
스윙 궤적상 직선 타구가 많은 데다 발 빠른 왼손 타자라는 유리함까지 갖춘 구자욱은 최근 몇 년간 매우 높은 BABIP을 기록해왔기에 0.397이라는 지난해의 경이적인 기록에는 못 미치더라도 꾸준히 0.370대의 기록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나성범이나 박민우 같은 선수들은 매년 높은 BABIP을 이어가고 있고, 3년 차를 맞는 이정후도 데뷔시즌 0.365, 지난 시즌 0.389에 이르는 높은 BABIP의 보유자이다. 반면 지난 시즌 극도로 불운했던 선수들은 올 시즌 반등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할 수 있다.
KIA의 나지완은 타율 0.271로 부진했다. 타석당 홈런 숫자가 데뷔 이후 최고 성적을 기록하는 등 순수 장타율(Isop)은 0.303으로 데뷔 이후 최고 성적을 달성했다. 삼진이 늘긴 했지만 이를 제외하면 대부분 지표가 나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율이 대폭 하락한 이유는 기량 하락이 아니라 바로 BABIP의 불운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나지완은 지난 시즌 2010년 이후 8년 만에 2할대의 BABIP인 0.279를 기록했다. 나지완은 2017년까지 프로 평균을 넘는 BABIP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0.279로 데뷔 이후 평균 BABIP가 0.320을 기록하게 되었다.
지난해의 낮은 BABIP이 불운일 가능성이 높기에 올 시즌 나지완이 리그 평균 BABIP으로 복귀한다면 타율을 비롯한 타격 지표가 대폭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시즌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중 가장 BABIP이 낮은 타자는 SK의 최정이다. 최정은 타율 0.244로 2006년 이후 가장 낮은 타율을 기록했다. 바로 BABIP가 0.262로 급격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0.262는 최정이 데뷔 이후 기록한 가장 낮은 BABIP이다.
최정은 2010년부터 2017년까지 BABIP이 3할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었는데, 지난 시즌에는 유난히 불운했다고 볼 수 있다. 최정 역시 지난해 BABIP이 대폭 하락한 가운데, 프로 평균 BABIP은 나지완과 같은 0.320을 기록하게 되었다. 지난해 운이 따르지 않았던 나지완과 최정이 올 시즌 어느 정도의 BABIP를 기록할지, BABIP이 올라간다면 타율 등 전반적인 타격 지표가 어떻게 변하게 될지 주목된다.
투수 BABIP의 마법-신정락 윤성환 윤성빈 등 주목
KBO 투수들의 BABIP을 논할 때 빠지지 않는 인물은 바로 2009년 KIA의 마무리로 우승을 이끌었던 유동훈이다. 통산 평균 자책점이 3.92인 유동훈은 2009년 한해 0.53이라는 경이적인 평균 자책점으로 활약했다.
2009년 볼넷 삼진 비율 등에서 자신의 생애 평균보다는 뛰어난 모습이었지만, 세부 지표에서 생애 최고 성적을 보인 기록은 없었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바로 BABIP이 역대 최고로 좋았다는 점이다.
2009년 유동훈의 BABIP는 0.181로 KBO리그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마무리가 대부분 1이닝을 소화한다는 점을 참작하면 3경기를 치러야 안타 한 개를 맞는 놀라운 비율이었다. 하지만 다음 해부터 유동훈의 BABIP는 3할 이상으로 올라갔고, 유동훈은 평균 0.284의 BABIP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지난해 50이닝 이상 던진 투수 중 가장 BABIP이 높았던 투수는 LG 신정락이다. 신정락은 9이닝당 삼진 비율이 9.95로 데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9이닝당 볼넷도 3.02로 나쁘지 않은 제구력까지 선보였다. 하지만 평균 자책점은 5.86으로 부진했는데, BABIP이 무려 0.391을 기록하면서 피안타율이 높아진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신정락이 자신의 평균인 0.325 수준의 BABIP만 회복한다면, 혹은 생애 최고였던 2011년 0.267을 다시 한 번 기록하는 행운까지 따른다면 지난해와는 전혀 다른 투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선발 투수 중에는 삼성 윤성환이 주목된다. 윤성환은 지난해 5승 9패 평균자책점 6.98로 부진했다. 삼성의 에이스로 수년간 활약해온 윤성환과 6점대 평균 자책점은 어울리지 않는 숫자임이 분명하다. 지난해 9이닝당 삼진은 6.83으로 전성기에 못지 않았고, 9이닝당 볼넷이 2.45로 예년보다 조금 떨어졌지만 나쁘지 않았다. 9이닝당 홈런이 2.15로 1점대를 벗어났다는 점이 전성기와 비교하면 구위가 떨어졌음을 증명하지만, 평균 자책점이 6점대로 치솟을 정도라고 보긴 어려웠다.
윤성환은 평균보다 낮은 BABIP를 보여온 투수다. 2015년 0.302, 2016년엔 0.299, 2017년엔 0.305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BABIP이 0.356으로 높아지면서 평균자책점 6.98이라는 낯선 성적표를 받게 되었다. 윤성환의 나이를 고려하면 다시 한 번 에이스의 모습을 보일 수 있느냐는 올해가 가장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BABIP이라는 운도 필요하다.
미래의 롯데 에이스로 주목받은 윤성빈은 9이닝당 삼진 11.55로 50이닝을 넘긴 전체 투수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9이닝당 홈런도 0.89로 좋은 편이다. 삼진과 홈런 기록을 통해 윤성빈은 뛰어난 구위를 갖고 있음을 입증했다. 물론 9이닝당 볼넷이 6.39개나 될 정도로 불안한 제구력을 교정할 수 있느냐가 특급 투수로 가는 열쇠라고 할 수 있다. 윤성빈은 지난해 2승 5패 평균 자책점 6.39로 롯데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올 시즌 반등이 기대되는 요소 중 하나는 바로 BABIP이다. 윤성빈은 분명 압도적인 구위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0.371이라는 높은 BABIP를 기록했다. BABIP는 최소한 몇 년의 누적 기록이 있어야만 제대로 된 진단이 가능하지만, 리그 평균보다 훨씬 높은 기록이라는 점에서, 리그 평균으로 회귀하거나, 평균 이하로 떨어지는 행운을 기대할 수 있다. 에이스를 향한 윤성빈의 도전에는 BABIP의 운이 어떻게 작용할 것인지도 숨어 있다.
잔루 처리율(LOB%)을 통해 전망하는 올 시즌 반등 투수-장원준, 손승락 올해는 운이 따를 것인가?
잔루처리율(LOB%)이란 투수가 출루를 허용한 주자가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고 잔루로 남은 비율을 수치화한 지표이다. 이를 구할 때는 ‘안타+볼넷+몸에 맞은 공-득점을 안타+볼넷+몸에 맞은 공-1.4x홈런으로 나눠 구하게 된다.
1.4라는 계수가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실제로 잔루 처리된 비율이 아니라, 추상적으로 잔루 처리된 비율이기 때문에 잔루 처리율은 100%를 넘을 수도 있고, 마이너스 수치가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100명의 주자가 출루했을 때, 몇 명이 잔루로 남았는가 하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편하다. KBO 리그는 지난해 68.3%의 잔루 처리율을 기록했다. 100명의 주자가 나갔다고 가정하면 32명이 득점하고 68명은 잔루로 남았다고 생각하면 된다. 반면 미국 메이저리그는 72.8%를 기록했고, 일본 리그는 73.2로 나타났다. 미국이나 일본 야구보다 한국 야구가 100명이 출루했을 때 5점 정도 더 났다고 생각하면 되는 수치이다.
잔루 처리율은 이른바 위기관리 능력과도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고, BABIP처럼 행운과 불운 여부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실제 류현진은 2018시즌 리그 평균보다 훨씬 높은 85.4%라는 놀라운 잔루 처리율을 기록했다. 긍정적인 해석은 류현진이 지난 시즌 위기에서 강했다고 할 수 있고, 부정적으로 보면 지난 시즌은 행운이 따른 것일 뿐 2019시즌에는 이런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KBO 리그에선 오승환이 통산 85%라는 높은 수치 속에 2011년에는 96.6%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달성한 적이 있다. 류현진의 KBO리그 통산 잔루 처리율은 77.8%인 것에서 나타나듯 잔루 처리율은 구원 투수가 선발 투수보다 높은 경향을 보이곤 한다. 오승환이나 류현진같이 리그를 지배하는 투수들을 제외하면 투수 대부분은 매시즌 행운이나 불운에 따라 달라지지만, 선수 생활 전체로 보면 평균에 회귀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지난 시즌 유독 잔루 처리율이 낮았던 선수라면 올 시즌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
두산 장원준은 지난 시즌 3승 7패에 평균 자책점 9.92라는 최악의 부진을 기록했다. 구위 자체가 전성기와 비교하면 떨어졌다는 건 볼넷과 피홈런이 증가하고 삼진이 줄었다는 것에서 나타나듯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2017년 3.14였던 평균 자책점이 9.92로 늘어난 것에는 부진과 함께 운도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2017년 잔루 처리율이 75.8%였던 장원준은 지난해 50%에도 못 미치는 49.9%를 기록했다. 출루를 많이 허용하고도 상대적으로 실점이 적었던 장원준의 투구 방식을 고려하면 올해 잔루 처리율은 적어도 지난해보단 올라갈 확률이 높다. 물론 구위가 어느 정도 뒷받침된다는 전제가 있는 건 당연하다.
롯데 손승락은 지난해 57경기에 등판해서 단 한 개의 홈런만을 허용했다. 9이닝당 홈런은 불과 0.16으로 데뷔 이후 최고의 성적이었다. 9이닝당 삼진도 9.36으로 프로 데후 이후 최고의 성적이었다. 하지만 2017년 2.18이던 평균 자책점은 2018년 3.90으로 높아졌다.
볼넷 숫자가 늘어난 것이 문제였지만 이와 함께 잔루 처리율이 89.9&에서 66.1%로 무려 23.8%나 떨어진 것도 중요한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손승락의 통산 잔루 처리율은 73.7%로 리그 평균보다 훨씬 높다. 한화 송은범은 2013년부터 무려 5년 동안 60% 초반의 잔루 처리율을 기록하다 지난해 76.6%로 급반등하며 전성기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지난 시즌의 송은범처럼올시즌엔 누가 잔루 처리율에서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시즌 KBO리그 타자 중 가장 인플레이 타율(BABIP)이 높은 선수는 삼성 구자욱으로 0.397을 기록했다. 현역 일본리그 최고 선수이며 강한 타구를 때리기로 정평이 나 있는 소프트뱅크의 야나기타가 0.386이란 점을 감안하면 구자욱의 BABIP은 아주 높다.
스윙 궤적상 직선 타구가 많은 데다 발 빠른 왼손 타자라는 유리함까지 갖춘 구자욱은 최근 몇 년간 매우 높은 BABIP을 기록해왔기에 0.397이라는 지난해의 경이적인 기록에는 못 미치더라도 꾸준히 0.370대의 기록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나성범이나 박민우 같은 선수들은 매년 높은 BABIP을 이어가고 있고, 3년 차를 맞는 이정후도 데뷔시즌 0.365, 지난 시즌 0.389에 이르는 높은 BABIP의 보유자이다. 반면 지난 시즌 극도로 불운했던 선수들은 올 시즌 반등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할 수 있다.
KIA의 나지완은 타율 0.271로 부진했다. 타석당 홈런 숫자가 데뷔 이후 최고 성적을 기록하는 등 순수 장타율(Isop)은 0.303으로 데뷔 이후 최고 성적을 달성했다. 삼진이 늘긴 했지만 이를 제외하면 대부분 지표가 나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율이 대폭 하락한 이유는 기량 하락이 아니라 바로 BABIP의 불운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나지완은 지난 시즌 2010년 이후 8년 만에 2할대의 BABIP인 0.279를 기록했다. 나지완은 2017년까지 프로 평균을 넘는 BABIP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0.279로 데뷔 이후 평균 BABIP가 0.320을 기록하게 되었다.
지난해의 낮은 BABIP이 불운일 가능성이 높기에 올 시즌 나지완이 리그 평균 BABIP으로 복귀한다면 타율을 비롯한 타격 지표가 대폭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시즌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중 가장 BABIP이 낮은 타자는 SK의 최정이다. 최정은 타율 0.244로 2006년 이후 가장 낮은 타율을 기록했다. 바로 BABIP가 0.262로 급격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0.262는 최정이 데뷔 이후 기록한 가장 낮은 BABIP이다.
최정은 2010년부터 2017년까지 BABIP이 3할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었는데, 지난 시즌에는 유난히 불운했다고 볼 수 있다. 최정 역시 지난해 BABIP이 대폭 하락한 가운데, 프로 평균 BABIP은 나지완과 같은 0.320을 기록하게 되었다. 지난해 운이 따르지 않았던 나지완과 최정이 올 시즌 어느 정도의 BABIP를 기록할지, BABIP이 올라간다면 타율 등 전반적인 타격 지표가 어떻게 변하게 될지 주목된다.
투수 BABIP의 마법-신정락 윤성환 윤성빈 등 주목
KBO 투수들의 BABIP을 논할 때 빠지지 않는 인물은 바로 2009년 KIA의 마무리로 우승을 이끌었던 유동훈이다. 통산 평균 자책점이 3.92인 유동훈은 2009년 한해 0.53이라는 경이적인 평균 자책점으로 활약했다.
2009년 볼넷 삼진 비율 등에서 자신의 생애 평균보다는 뛰어난 모습이었지만, 세부 지표에서 생애 최고 성적을 보인 기록은 없었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바로 BABIP이 역대 최고로 좋았다는 점이다.
2009년 유동훈의 BABIP는 0.181로 KBO리그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마무리가 대부분 1이닝을 소화한다는 점을 참작하면 3경기를 치러야 안타 한 개를 맞는 놀라운 비율이었다. 하지만 다음 해부터 유동훈의 BABIP는 3할 이상으로 올라갔고, 유동훈은 평균 0.284의 BABIP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지난해 50이닝 이상 던진 투수 중 가장 BABIP이 높았던 투수는 LG 신정락이다. 신정락은 9이닝당 삼진 비율이 9.95로 데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9이닝당 볼넷도 3.02로 나쁘지 않은 제구력까지 선보였다. 하지만 평균 자책점은 5.86으로 부진했는데, BABIP이 무려 0.391을 기록하면서 피안타율이 높아진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신정락이 자신의 평균인 0.325 수준의 BABIP만 회복한다면, 혹은 생애 최고였던 2011년 0.267을 다시 한 번 기록하는 행운까지 따른다면 지난해와는 전혀 다른 투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선발 투수 중에는 삼성 윤성환이 주목된다. 윤성환은 지난해 5승 9패 평균자책점 6.98로 부진했다. 삼성의 에이스로 수년간 활약해온 윤성환과 6점대 평균 자책점은 어울리지 않는 숫자임이 분명하다. 지난해 9이닝당 삼진은 6.83으로 전성기에 못지 않았고, 9이닝당 볼넷이 2.45로 예년보다 조금 떨어졌지만 나쁘지 않았다. 9이닝당 홈런이 2.15로 1점대를 벗어났다는 점이 전성기와 비교하면 구위가 떨어졌음을 증명하지만, 평균 자책점이 6점대로 치솟을 정도라고 보긴 어려웠다.
윤성환은 평균보다 낮은 BABIP를 보여온 투수다. 2015년 0.302, 2016년엔 0.299, 2017년엔 0.305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BABIP이 0.356으로 높아지면서 평균자책점 6.98이라는 낯선 성적표를 받게 되었다. 윤성환의 나이를 고려하면 다시 한 번 에이스의 모습을 보일 수 있느냐는 올해가 가장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BABIP이라는 운도 필요하다.
미래의 롯데 에이스로 주목받은 윤성빈은 9이닝당 삼진 11.55로 50이닝을 넘긴 전체 투수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9이닝당 홈런도 0.89로 좋은 편이다. 삼진과 홈런 기록을 통해 윤성빈은 뛰어난 구위를 갖고 있음을 입증했다. 물론 9이닝당 볼넷이 6.39개나 될 정도로 불안한 제구력을 교정할 수 있느냐가 특급 투수로 가는 열쇠라고 할 수 있다. 윤성빈은 지난해 2승 5패 평균 자책점 6.39로 롯데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올 시즌 반등이 기대되는 요소 중 하나는 바로 BABIP이다. 윤성빈은 분명 압도적인 구위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0.371이라는 높은 BABIP를 기록했다. BABIP는 최소한 몇 년의 누적 기록이 있어야만 제대로 된 진단이 가능하지만, 리그 평균보다 훨씬 높은 기록이라는 점에서, 리그 평균으로 회귀하거나, 평균 이하로 떨어지는 행운을 기대할 수 있다. 에이스를 향한 윤성빈의 도전에는 BABIP의 운이 어떻게 작용할 것인지도 숨어 있다.
잔루 처리율(LOB%)을 통해 전망하는 올 시즌 반등 투수-장원준, 손승락 올해는 운이 따를 것인가?
잔루처리율(LOB%)이란 투수가 출루를 허용한 주자가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고 잔루로 남은 비율을 수치화한 지표이다. 이를 구할 때는 ‘안타+볼넷+몸에 맞은 공-득점을 안타+볼넷+몸에 맞은 공-1.4x홈런으로 나눠 구하게 된다.
1.4라는 계수가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실제로 잔루 처리된 비율이 아니라, 추상적으로 잔루 처리된 비율이기 때문에 잔루 처리율은 100%를 넘을 수도 있고, 마이너스 수치가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100명의 주자가 출루했을 때, 몇 명이 잔루로 남았는가 하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편하다. KBO 리그는 지난해 68.3%의 잔루 처리율을 기록했다. 100명의 주자가 나갔다고 가정하면 32명이 득점하고 68명은 잔루로 남았다고 생각하면 된다. 반면 미국 메이저리그는 72.8%를 기록했고, 일본 리그는 73.2로 나타났다. 미국이나 일본 야구보다 한국 야구가 100명이 출루했을 때 5점 정도 더 났다고 생각하면 되는 수치이다.
잔루 처리율은 이른바 위기관리 능력과도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고, BABIP처럼 행운과 불운 여부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실제 류현진은 2018시즌 리그 평균보다 훨씬 높은 85.4%라는 놀라운 잔루 처리율을 기록했다. 긍정적인 해석은 류현진이 지난 시즌 위기에서 강했다고 할 수 있고, 부정적으로 보면 지난 시즌은 행운이 따른 것일 뿐 2019시즌에는 이런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KBO 리그에선 오승환이 통산 85%라는 높은 수치 속에 2011년에는 96.6%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달성한 적이 있다. 류현진의 KBO리그 통산 잔루 처리율은 77.8%인 것에서 나타나듯 잔루 처리율은 구원 투수가 선발 투수보다 높은 경향을 보이곤 한다. 오승환이나 류현진같이 리그를 지배하는 투수들을 제외하면 투수 대부분은 매시즌 행운이나 불운에 따라 달라지지만, 선수 생활 전체로 보면 평균에 회귀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지난 시즌 유독 잔루 처리율이 낮았던 선수라면 올 시즌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
두산 장원준은 지난 시즌 3승 7패에 평균 자책점 9.92라는 최악의 부진을 기록했다. 구위 자체가 전성기와 비교하면 떨어졌다는 건 볼넷과 피홈런이 증가하고 삼진이 줄었다는 것에서 나타나듯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2017년 3.14였던 평균 자책점이 9.92로 늘어난 것에는 부진과 함께 운도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2017년 잔루 처리율이 75.8%였던 장원준은 지난해 50%에도 못 미치는 49.9%를 기록했다. 출루를 많이 허용하고도 상대적으로 실점이 적었던 장원준의 투구 방식을 고려하면 올해 잔루 처리율은 적어도 지난해보단 올라갈 확률이 높다. 물론 구위가 어느 정도 뒷받침된다는 전제가 있는 건 당연하다.
롯데 손승락은 지난해 57경기에 등판해서 단 한 개의 홈런만을 허용했다. 9이닝당 홈런은 불과 0.16으로 데뷔 이후 최고의 성적이었다. 9이닝당 삼진도 9.36으로 프로 데후 이후 최고의 성적이었다. 하지만 2017년 2.18이던 평균 자책점은 2018년 3.90으로 높아졌다.
볼넷 숫자가 늘어난 것이 문제였지만 이와 함께 잔루 처리율이 89.9&에서 66.1%로 무려 23.8%나 떨어진 것도 중요한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손승락의 통산 잔루 처리율은 73.7%로 리그 평균보다 훨씬 높다. 한화 송은범은 2013년부터 무려 5년 동안 60% 초반의 잔루 처리율을 기록하다 지난해 76.6%로 급반등하며 전성기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지난 시즌의 송은범처럼올시즌엔 누가 잔루 처리율에서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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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03-20 11:03:19
- 수정2019-04-03 07:54:57
인플레이 타율(BABIP)으로 전망하는 2019 반등 선수는 최정-나지완
지난 시즌 KBO리그 타자 중 가장 인플레이 타율(BABIP)이 높은 선수는 삼성 구자욱으로 0.397을 기록했다. 현역 일본리그 최고 선수이며 강한 타구를 때리기로 정평이 나 있는 소프트뱅크의 야나기타가 0.386이란 점을 감안하면 구자욱의 BABIP은 아주 높다.
스윙 궤적상 직선 타구가 많은 데다 발 빠른 왼손 타자라는 유리함까지 갖춘 구자욱은 최근 몇 년간 매우 높은 BABIP을 기록해왔기에 0.397이라는 지난해의 경이적인 기록에는 못 미치더라도 꾸준히 0.370대의 기록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나성범이나 박민우 같은 선수들은 매년 높은 BABIP을 이어가고 있고, 3년 차를 맞는 이정후도 데뷔시즌 0.365, 지난 시즌 0.389에 이르는 높은 BABIP의 보유자이다. 반면 지난 시즌 극도로 불운했던 선수들은 올 시즌 반등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할 수 있다.
KIA의 나지완은 타율 0.271로 부진했다. 타석당 홈런 숫자가 데뷔 이후 최고 성적을 기록하는 등 순수 장타율(Isop)은 0.303으로 데뷔 이후 최고 성적을 달성했다. 삼진이 늘긴 했지만 이를 제외하면 대부분 지표가 나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율이 대폭 하락한 이유는 기량 하락이 아니라 바로 BABIP의 불운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나지완은 지난 시즌 2010년 이후 8년 만에 2할대의 BABIP인 0.279를 기록했다. 나지완은 2017년까지 프로 평균을 넘는 BABIP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0.279로 데뷔 이후 평균 BABIP가 0.320을 기록하게 되었다.
지난해의 낮은 BABIP이 불운일 가능성이 높기에 올 시즌 나지완이 리그 평균 BABIP으로 복귀한다면 타율을 비롯한 타격 지표가 대폭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시즌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중 가장 BABIP이 낮은 타자는 SK의 최정이다. 최정은 타율 0.244로 2006년 이후 가장 낮은 타율을 기록했다. 바로 BABIP가 0.262로 급격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0.262는 최정이 데뷔 이후 기록한 가장 낮은 BABIP이다.
최정은 2010년부터 2017년까지 BABIP이 3할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었는데, 지난 시즌에는 유난히 불운했다고 볼 수 있다. 최정 역시 지난해 BABIP이 대폭 하락한 가운데, 프로 평균 BABIP은 나지완과 같은 0.320을 기록하게 되었다. 지난해 운이 따르지 않았던 나지완과 최정이 올 시즌 어느 정도의 BABIP를 기록할지, BABIP이 올라간다면 타율 등 전반적인 타격 지표가 어떻게 변하게 될지 주목된다.
투수 BABIP의 마법-신정락 윤성환 윤성빈 등 주목
KBO 투수들의 BABIP을 논할 때 빠지지 않는 인물은 바로 2009년 KIA의 마무리로 우승을 이끌었던 유동훈이다. 통산 평균 자책점이 3.92인 유동훈은 2009년 한해 0.53이라는 경이적인 평균 자책점으로 활약했다.
2009년 볼넷 삼진 비율 등에서 자신의 생애 평균보다는 뛰어난 모습이었지만, 세부 지표에서 생애 최고 성적을 보인 기록은 없었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바로 BABIP이 역대 최고로 좋았다는 점이다.
2009년 유동훈의 BABIP는 0.181로 KBO리그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마무리가 대부분 1이닝을 소화한다는 점을 참작하면 3경기를 치러야 안타 한 개를 맞는 놀라운 비율이었다. 하지만 다음 해부터 유동훈의 BABIP는 3할 이상으로 올라갔고, 유동훈은 평균 0.284의 BABIP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지난해 50이닝 이상 던진 투수 중 가장 BABIP이 높았던 투수는 LG 신정락이다. 신정락은 9이닝당 삼진 비율이 9.95로 데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9이닝당 볼넷도 3.02로 나쁘지 않은 제구력까지 선보였다. 하지만 평균 자책점은 5.86으로 부진했는데, BABIP이 무려 0.391을 기록하면서 피안타율이 높아진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신정락이 자신의 평균인 0.325 수준의 BABIP만 회복한다면, 혹은 생애 최고였던 2011년 0.267을 다시 한 번 기록하는 행운까지 따른다면 지난해와는 전혀 다른 투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선발 투수 중에는 삼성 윤성환이 주목된다. 윤성환은 지난해 5승 9패 평균자책점 6.98로 부진했다. 삼성의 에이스로 수년간 활약해온 윤성환과 6점대 평균 자책점은 어울리지 않는 숫자임이 분명하다. 지난해 9이닝당 삼진은 6.83으로 전성기에 못지 않았고, 9이닝당 볼넷이 2.45로 예년보다 조금 떨어졌지만 나쁘지 않았다. 9이닝당 홈런이 2.15로 1점대를 벗어났다는 점이 전성기와 비교하면 구위가 떨어졌음을 증명하지만, 평균 자책점이 6점대로 치솟을 정도라고 보긴 어려웠다.
윤성환은 평균보다 낮은 BABIP를 보여온 투수다. 2015년 0.302, 2016년엔 0.299, 2017년엔 0.305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BABIP이 0.356으로 높아지면서 평균자책점 6.98이라는 낯선 성적표를 받게 되었다. 윤성환의 나이를 고려하면 다시 한 번 에이스의 모습을 보일 수 있느냐는 올해가 가장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BABIP이라는 운도 필요하다.
미래의 롯데 에이스로 주목받은 윤성빈은 9이닝당 삼진 11.55로 50이닝을 넘긴 전체 투수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9이닝당 홈런도 0.89로 좋은 편이다. 삼진과 홈런 기록을 통해 윤성빈은 뛰어난 구위를 갖고 있음을 입증했다. 물론 9이닝당 볼넷이 6.39개나 될 정도로 불안한 제구력을 교정할 수 있느냐가 특급 투수로 가는 열쇠라고 할 수 있다. 윤성빈은 지난해 2승 5패 평균 자책점 6.39로 롯데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올 시즌 반등이 기대되는 요소 중 하나는 바로 BABIP이다. 윤성빈은 분명 압도적인 구위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0.371이라는 높은 BABIP를 기록했다. BABIP는 최소한 몇 년의 누적 기록이 있어야만 제대로 된 진단이 가능하지만, 리그 평균보다 훨씬 높은 기록이라는 점에서, 리그 평균으로 회귀하거나, 평균 이하로 떨어지는 행운을 기대할 수 있다. 에이스를 향한 윤성빈의 도전에는 BABIP의 운이 어떻게 작용할 것인지도 숨어 있다.
잔루 처리율(LOB%)을 통해 전망하는 올 시즌 반등 투수-장원준, 손승락 올해는 운이 따를 것인가?
잔루처리율(LOB%)이란 투수가 출루를 허용한 주자가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고 잔루로 남은 비율을 수치화한 지표이다. 이를 구할 때는 ‘안타+볼넷+몸에 맞은 공-득점을 안타+볼넷+몸에 맞은 공-1.4x홈런으로 나눠 구하게 된다.
1.4라는 계수가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실제로 잔루 처리된 비율이 아니라, 추상적으로 잔루 처리된 비율이기 때문에 잔루 처리율은 100%를 넘을 수도 있고, 마이너스 수치가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100명의 주자가 출루했을 때, 몇 명이 잔루로 남았는가 하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편하다. KBO 리그는 지난해 68.3%의 잔루 처리율을 기록했다. 100명의 주자가 나갔다고 가정하면 32명이 득점하고 68명은 잔루로 남았다고 생각하면 된다. 반면 미국 메이저리그는 72.8%를 기록했고, 일본 리그는 73.2로 나타났다. 미국이나 일본 야구보다 한국 야구가 100명이 출루했을 때 5점 정도 더 났다고 생각하면 되는 수치이다.
잔루 처리율은 이른바 위기관리 능력과도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고, BABIP처럼 행운과 불운 여부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실제 류현진은 2018시즌 리그 평균보다 훨씬 높은 85.4%라는 놀라운 잔루 처리율을 기록했다. 긍정적인 해석은 류현진이 지난 시즌 위기에서 강했다고 할 수 있고, 부정적으로 보면 지난 시즌은 행운이 따른 것일 뿐 2019시즌에는 이런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KBO 리그에선 오승환이 통산 85%라는 높은 수치 속에 2011년에는 96.6%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달성한 적이 있다. 류현진의 KBO리그 통산 잔루 처리율은 77.8%인 것에서 나타나듯 잔루 처리율은 구원 투수가 선발 투수보다 높은 경향을 보이곤 한다. 오승환이나 류현진같이 리그를 지배하는 투수들을 제외하면 투수 대부분은 매시즌 행운이나 불운에 따라 달라지지만, 선수 생활 전체로 보면 평균에 회귀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지난 시즌 유독 잔루 처리율이 낮았던 선수라면 올 시즌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
두산 장원준은 지난 시즌 3승 7패에 평균 자책점 9.92라는 최악의 부진을 기록했다. 구위 자체가 전성기와 비교하면 떨어졌다는 건 볼넷과 피홈런이 증가하고 삼진이 줄었다는 것에서 나타나듯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2017년 3.14였던 평균 자책점이 9.92로 늘어난 것에는 부진과 함께 운도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2017년 잔루 처리율이 75.8%였던 장원준은 지난해 50%에도 못 미치는 49.9%를 기록했다. 출루를 많이 허용하고도 상대적으로 실점이 적었던 장원준의 투구 방식을 고려하면 올해 잔루 처리율은 적어도 지난해보단 올라갈 확률이 높다. 물론 구위가 어느 정도 뒷받침된다는 전제가 있는 건 당연하다.
롯데 손승락은 지난해 57경기에 등판해서 단 한 개의 홈런만을 허용했다. 9이닝당 홈런은 불과 0.16으로 데뷔 이후 최고의 성적이었다. 9이닝당 삼진도 9.36으로 프로 데후 이후 최고의 성적이었다. 하지만 2017년 2.18이던 평균 자책점은 2018년 3.90으로 높아졌다.
볼넷 숫자가 늘어난 것이 문제였지만 이와 함께 잔루 처리율이 89.9&에서 66.1%로 무려 23.8%나 떨어진 것도 중요한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손승락의 통산 잔루 처리율은 73.7%로 리그 평균보다 훨씬 높다. 한화 송은범은 2013년부터 무려 5년 동안 60% 초반의 잔루 처리율을 기록하다 지난해 76.6%로 급반등하며 전성기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지난 시즌의 송은범처럼올시즌엔 누가 잔루 처리율에서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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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윤 기자 dream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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