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업체에 ‘절차없이 도면달라’한 STX엔진에 2천만 원 과징금

하도급업체에 도면과 같은 기술자료를 요청하면서 절차를 지키지 않은 STX엔진에 과징금 처분이 내려졌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하도급법 위반 혐의로 STX엔진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천만 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오늘(24일) 밝혔습니다.

STX엔진은 선박 엔진·방위산업용 엔진 등을 제조·판매하는 회사로, 2016년 기준 매출액 5천298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이 회사는 2015년 1월∼2017년 8월 선박 엔진 부품 제작을 10개 하도급업체에 위탁할 때 부품 제작 도면을 요구하면서 법률이 정한 서면을 제공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하도급법은 원사업자가 이러한 요구를 할 때 비밀 유지 방법, 권리 귀속 관계, 대가, 지급 방법 등을 담은 서면을 하도급업체에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STX엔진은 10개 하도급업체에 선박 엔진 부품 조립도·상세도·설치도 등 총 16건을 이메일로 받았지만, 법률이 정한 절차를 따르지 않았다가 적발됐습니다. 다만 이렇게 받은 기술자료가 다른 하도급업체로 넘어가는 등 유용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공정위는 설명했습니다.

공정위는 절차 위반이지만 시정명령뿐 아니라 과징금까지 부과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술자료 요구 단계부터 유용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차단해 중소기업의 기술을 보호하려는 조치라는 설명입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취임 이후 중소기업 기술유용 피해를 근절하겠다고 선언함에 따라 공정위는 최근 기술자료 관련 처벌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공정위 관계자는 "앞으로 기술유용 행위는 물론 기술자료 요구 절차 위반 행위에 대해서도 감시를 강화해 과징금 등으로 엄중히 제재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