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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건강 톡톡] 국내 장기이식 50년…기증자는 감소
입력 2019.03.29 (08:47) 수정 2019.03.29 (11:05) 아침뉴스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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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한민국 장기이식 역사가 벌써 50년이 됐습니다.

빠르게 발전한 장기이식술 덕분에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었는데요.

그런데 최근 2년 새 기증자가 줄어 이식을 기다리다 숨지는 사람도 느는 추세입니다.

박광식 의학 전문기자 나왔습니다.

박 기자, 국내 최초 장기이식이 50년 전에 이뤄졌다는 거죠?

[기자]

네, 맞습니다.

첫 환자는 신장이 망가진 재미 교포였는데요.

미국에서 신장을 구하지 못해 한국에 들어온 겁니다.

당시 흑백 영상이 남아 있는데요.

1969년 3월 25일 서울 명동에 있던 성모병원에서 신장이식을 받은 다음 날 모습입니다.

어머니의 신장을 떼 아들에게 나눠 준 건데 국내 이식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장면입니다.

당시 수술을 집도한 고 이용각 교수의 생전 인터뷰 들어 보시죠.

[故 이용각/가톨릭의대 교수 : "우리나라에선 아직도 콩팥이식이 시행되고 있지 못하고 있었는데, 중병에 걸려 가지고 미국에선 도저히 콩팥을 얻기 어려워서 한국으로 송환되는 사항이 생겼습니다. 이분이 바로 우리가 시행한 첫 번째 콩팥이식 환자였습니다."]

그 뒤 70년대 면역 억제제 개발과 함께 뇌사자의 신장과 간이식까지 연달아 성공합니다.

90년대엔 심장과 폐 2000년대엔 소장까지 이식에 성공했습니다.

2011년에는 여러 장기를 한꺼번에 이식할 정도로 장기이식술이 발달했습니다.

[앵커]

장기이식 역사가 50년이 됐다니 믿기지가 않는데요.

다른 사람의 장기를 받고 오래 생존한 분이 있나요?

[기자]

네, 귀한 생명 나눔을 통해 장기 생존한 분들이 계십니다.

38년 전 콩팥을 이식받고 새 삶을 영위하고 계신 손준호 씨도 대한민국 장기이식 역사의 산증인입니다.

직접 들어 보시죠.

[손준호/1981년 신장이식 수술 : "좀 두렵고 좀 무서웠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참 그때 이식을 하길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죠. 왜냐하면 지금도 생활하는 데 큰 지장 없고, 뭐 남들이랑 똑같은 생활을 유지할 수 있잖아요.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의 장기를 통해 생명을 연장하고, 다른 사람과 비슷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는 건 장기이식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전문가의 말 들어 보시죠.

[양철우/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장 : "30년 이상 됐던 분들은 저희는 전설이라고 그러는데요. 전설들은 대개 우리 병원을 한 30년 이상 다니는 동안에 의사들만 바뀌었어요. 그만큼 이제 오래되신 분들이고, 그런 인생의 역정을 보면 이식이 얼마나 경이로운 건가 하는 걸 알 수 있게 되죠."]

[앵커]

이식 50년, 장기이식 건수는 많이 늘었나요?

[기자]

네, 생명 나눔에 대한 국민적 관심 덕에 장기이식 건수는 확실히 늘었습니다.

질병관리본부 통계를 보면 2001년 천 백여 건에서 2016년 4천 4백여 건으로 4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2년 새 감소세로 돌아서서 2018년 4천 백여 건입니다.

교통사고나 뇌출혈 사망자가 줄고, 장기 기증자들이 고령화되는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있습니다.

그런데 눈여겨볼 점은 2017년부터 뇌사자에 대한 가족의 장기 기증 동의 비율이 42%로 줄었다는 점입니다.

뇌사자의 가장 가까운 가족이 동의했어도 다른 가족이 거부해 장기 기증이 취소되는 경우도 10%에 달합니다.

기증자에 대한 예우와 배려가 함께 따라가지 못한다는 여론의 지적 탓에 마음을 돌린 가족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이는 고귀한 생명을 기증하는 분들에 대한 사회적 예우와 배려가 선행돼야 하는 부분입니다.

우리 주변에 이런 분들이 기증을 했구나! 기증한 분의 가족들이 자부심을 갖도록 국가와 사회가 예우를 다하는 정책들이 뒷받침 될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기증하는 분들은 정말 생명을 나누고자 하는 숭고한 뜻일 텐데요.

기증자가 감소하면 장기를 기다리는 분들에게 여파가 가겠어요.

[기자]

네. 맞습니다.

장기 기증, 쉽지 않은 결정입니다.

생명 나눔이 줄면 그 여파는 고스란히 말기 환자들에게 전달됩니다.

콩팥이 굳어지는 신경화증을 앓는 50대 여성인데, 투석으로 연명하고 있습니다.

뇌사자 콩팥을 신청했는데 8년째 대기 중입니다.

[박옥란/이식 장기 대기자 : "너무나 너무나 힘들죠. 너무나 힘드니까 혹시나 혹시나 맨날 뇌사자 분들한테 전화가 오려나 하고 밤이면 전화기에 좀 많이 기울여요."]

근본 치료가 없어 장기이식만을 기다리는 환자는 2만 7천여 명입니다.

하루 평균 3.4명이 이식받을 장기를 끝내 구하지 못해 숨을 거두는 현실입니다.

장기이식 50년, 의학 기술의 발달도 좋지만 다른 사람의 생명을 귀하게 여기고, 존중하는 마음이 선행될 때 생명 나눔은 끊임없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 [5분 건강 톡톡] 국내 장기이식 50년…기증자는 감소
    • 입력 2019-03-29 08:51:59
    • 수정2019-03-29 11: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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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한민국 장기이식 역사가 벌써 50년이 됐습니다.

빠르게 발전한 장기이식술 덕분에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었는데요.

그런데 최근 2년 새 기증자가 줄어 이식을 기다리다 숨지는 사람도 느는 추세입니다.

박광식 의학 전문기자 나왔습니다.

박 기자, 국내 최초 장기이식이 50년 전에 이뤄졌다는 거죠?

[기자]

네, 맞습니다.

첫 환자는 신장이 망가진 재미 교포였는데요.

미국에서 신장을 구하지 못해 한국에 들어온 겁니다.

당시 흑백 영상이 남아 있는데요.

1969년 3월 25일 서울 명동에 있던 성모병원에서 신장이식을 받은 다음 날 모습입니다.

어머니의 신장을 떼 아들에게 나눠 준 건데 국내 이식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장면입니다.

당시 수술을 집도한 고 이용각 교수의 생전 인터뷰 들어 보시죠.

[故 이용각/가톨릭의대 교수 : "우리나라에선 아직도 콩팥이식이 시행되고 있지 못하고 있었는데, 중병에 걸려 가지고 미국에선 도저히 콩팥을 얻기 어려워서 한국으로 송환되는 사항이 생겼습니다. 이분이 바로 우리가 시행한 첫 번째 콩팥이식 환자였습니다."]

그 뒤 70년대 면역 억제제 개발과 함께 뇌사자의 신장과 간이식까지 연달아 성공합니다.

90년대엔 심장과 폐 2000년대엔 소장까지 이식에 성공했습니다.

2011년에는 여러 장기를 한꺼번에 이식할 정도로 장기이식술이 발달했습니다.

[앵커]

장기이식 역사가 50년이 됐다니 믿기지가 않는데요.

다른 사람의 장기를 받고 오래 생존한 분이 있나요?

[기자]

네, 귀한 생명 나눔을 통해 장기 생존한 분들이 계십니다.

38년 전 콩팥을 이식받고 새 삶을 영위하고 계신 손준호 씨도 대한민국 장기이식 역사의 산증인입니다.

직접 들어 보시죠.

[손준호/1981년 신장이식 수술 : "좀 두렵고 좀 무서웠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참 그때 이식을 하길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죠. 왜냐하면 지금도 생활하는 데 큰 지장 없고, 뭐 남들이랑 똑같은 생활을 유지할 수 있잖아요.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의 장기를 통해 생명을 연장하고, 다른 사람과 비슷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는 건 장기이식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전문가의 말 들어 보시죠.

[양철우/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장 : "30년 이상 됐던 분들은 저희는 전설이라고 그러는데요. 전설들은 대개 우리 병원을 한 30년 이상 다니는 동안에 의사들만 바뀌었어요. 그만큼 이제 오래되신 분들이고, 그런 인생의 역정을 보면 이식이 얼마나 경이로운 건가 하는 걸 알 수 있게 되죠."]

[앵커]

이식 50년, 장기이식 건수는 많이 늘었나요?

[기자]

네, 생명 나눔에 대한 국민적 관심 덕에 장기이식 건수는 확실히 늘었습니다.

질병관리본부 통계를 보면 2001년 천 백여 건에서 2016년 4천 4백여 건으로 4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2년 새 감소세로 돌아서서 2018년 4천 백여 건입니다.

교통사고나 뇌출혈 사망자가 줄고, 장기 기증자들이 고령화되는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있습니다.

그런데 눈여겨볼 점은 2017년부터 뇌사자에 대한 가족의 장기 기증 동의 비율이 42%로 줄었다는 점입니다.

뇌사자의 가장 가까운 가족이 동의했어도 다른 가족이 거부해 장기 기증이 취소되는 경우도 10%에 달합니다.

기증자에 대한 예우와 배려가 함께 따라가지 못한다는 여론의 지적 탓에 마음을 돌린 가족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이는 고귀한 생명을 기증하는 분들에 대한 사회적 예우와 배려가 선행돼야 하는 부분입니다.

우리 주변에 이런 분들이 기증을 했구나! 기증한 분의 가족들이 자부심을 갖도록 국가와 사회가 예우를 다하는 정책들이 뒷받침 될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기증하는 분들은 정말 생명을 나누고자 하는 숭고한 뜻일 텐데요.

기증자가 감소하면 장기를 기다리는 분들에게 여파가 가겠어요.

[기자]

네. 맞습니다.

장기 기증, 쉽지 않은 결정입니다.

생명 나눔이 줄면 그 여파는 고스란히 말기 환자들에게 전달됩니다.

콩팥이 굳어지는 신경화증을 앓는 50대 여성인데, 투석으로 연명하고 있습니다.

뇌사자 콩팥을 신청했는데 8년째 대기 중입니다.

[박옥란/이식 장기 대기자 : "너무나 너무나 힘들죠. 너무나 힘드니까 혹시나 혹시나 맨날 뇌사자 분들한테 전화가 오려나 하고 밤이면 전화기에 좀 많이 기울여요."]

근본 치료가 없어 장기이식만을 기다리는 환자는 2만 7천여 명입니다.

하루 평균 3.4명이 이식받을 장기를 끝내 구하지 못해 숨을 거두는 현실입니다.

장기이식 50년, 의학 기술의 발달도 좋지만 다른 사람의 생명을 귀하게 여기고, 존중하는 마음이 선행될 때 생명 나눔은 끊임없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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