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훈의 시사본부] 혜민 스님 “상대 공격하는 마음 뒤엔 ‘긴장감’ 있어”

입력 2019.03.29 (13:06) 수정 2019.04.0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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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인간관계의 갈등 피할 수 없어... 외면하기 보다는 나와 상대방의 사정 헤아려봐야
‘내 몸이 어떻게 느끼냐’가 중요. 몸에 긴장감 쌓여있으면 부드러운 반응 어려워
‘무소유’는 아무 것도 소유않는 것이 아니라, ‘집착없는’ 상태. 소소한 일상에 감사해야
상황은 내 맘대로 안 바뀌어... 사회탓만 하며 스스로를 희생자 만들면 자신만 손해
남눈치 보지 말고 스스로가 주인이 돼서 기준 세웠으면. 자기에게 친절할 책임있어

 ■ 프로그램명 : 오태훈의 시사본부
■ 코너명 : 금요초대석
■ 방송시간 : 3월 29일 (금요일) 12:20~14:00 KBS 1라디오
■ 출연자 : 혜민 스님



▷ 오태훈 : “힘들고 지친다고 느끼는 이유 중에 하나가 내 삶에 고요함을 잃어버리고 살아서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은 끊임없이 만나면서 자기 자신을 만나는 시간은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베스트셀러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의 한 구절입니다. 시사본부 <금요초대석> 오늘은 마음치유학교 교장 또 뉴욕 불광사 부주지 베스트셀러 작가인 혜민 스님을 전화로 만나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혜민 스님 : 안녕하십니까?

▷ 오태훈 : 반갑습니다. 혜민 스님. 우리의 관심이 정신없이 변하는 외부에 쏠려 있다 보니 정작 자기가 소외된다는 글귀를 제가 보고 마음이 크게 움직였습니다. 매일 시사 프로그램을 하다 보니까 제가 이렇게 살고 있는 것 같던데 실제로 현대인들이 겪는 스트레스가 상당 부분이 자기를 제대로 돌아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진단을 하시는 거잖아요.

▶ 혜민 스님 : 네, 왜냐하면 자기한테 조금 고요함, 평온함을 선물해도 되는데 너무나도 항상 시선이 세상 밖으로 향해 있다 보니까 자기를 느끼는 것보다는 다른 사람들, 상황이 어떻게 진행이 되고 뉴스가 어떤 뉴스가 나오고 이런 것에 너무 시간을 쏟아 보면 나 스스로를 잘 못 챙기는 것 같아요.

▷ 오태훈 :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 이 책이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많은 독자들이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뭐라고 보시는 거예요?

▶ 혜민 스님 : 아무래도 우리 독자분들도 삶 속에서 좀 평화로움 그리고 마음의 안정 그러면서 누군가가 내 감정을 같이 공유해주고 보듬어주는 그런 것을 필요로 해서 그러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 오태훈 : 연장해서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마음은 물처럼 모양이 없다. 어디에 담느냐에 따라서 다른 형태를 띤다.”고 하셨는데 그러면 스님께서 보시기에는 우리의 마음을 제 마음을 어떤 그릇에 담아야 할까요?

▶ 혜민 스님 : 긍정적인 생각에 담아야겠죠. 마치 물이 컵에 따르면 컵의 모양을 하고 있고 꽃병에다 따르면 꽃병의 모양을 하고 있잖아요. 상황은 우리가 항상 내가 원하는 대로 모든 상황을 만들 수는 없어요. 그렇잖아요. 하지만 그런 상황 속에서 내가 어디다가 마음을 두는가, 긍정적인 것을 좀 찾아보려 노력하고 그러면서도 나를 희생자로 만들지 않는 그러한 것들이 결국에 나한테 도움이 되고 주변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들한테도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 오태훈 : 요즘 우리가 살다 보면 점점 개인화되고 예민해지고 또 이것 때문에 관계가 틀어지고 극단으로 치닫는 경우가 좀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사람끼리 만나다 보면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은 자연스러울 수도 있는데 이것 때문에 많이 힘들어지는 부분들이 많아지거든요.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대처하는 게 바람직한지 조언해 주신다면요.

▶ 혜민 스님 : 사실 갈등은 인간관계에서 피할 수 없는 부분 같아요. 그런데 갈등을 어떤 식으로 우리가 잘 직면하는가. 그냥 회피하거나 아니면 없다고 가슴 속에 있으면서도 누르거나 이런다고 해결이 되지 않고 오직 그러한 갈등이 있었을 때 이해해보려고 내 마음을 이해해보려 그러고 상대방의 상황과 사정이 어떤가를 이해해보려 했을 때 대화를 통해서 조금씩 조금씩 풀리지 않나라고 생각을 합니다.

▷ 오태훈 : 그 부분을 머리로는 알고 있는데 가슴으로 이해하기가 참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우리가 살다 보니까요.

▶ 혜민 스님 : 그래서 그것을 하려면 제일 처음에 우리가 어떻게 보면 중요한 것이 내 스스로의 지금 상황, 내 몸은 어떤 느낌인가 그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사실 긴장감을 쌓아놓고 있다 그러면 똑같은 상황이 와도 반응을 내가 되게 여유롭고 상대방과 연결감을 느끼는 그런 부드러운 반응이 아니라 나도 모르게 방어적이고 상대방을 공격하려 그러고 상대방과 연결감이 없고 이런 느낌이 자꾸 오거든요. 그래서 나의 그러한 긴장되어 있는 몸 안에 그런 것들한테 한번 관심과 사랑을 주는 것이 아마 첫 번째 방법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오태훈 : 우리가 삶에 있어서 금전적인 부분도 상당히 많은 영향을 받고 주기도 하는데요. 돈 이야기를 좀 여쭤볼까 합니다. 100억 부자가 상담을 요청해왔는데 200억이 모자라서 사고 싶은 빌딩을 못 산다면서 하소연을 했다는 강연 제가 들어봤거든요. 저는 100억 부자라고 그러면 모든 게 다 해결될 수 있는 사람인 것 같은데 돈은 없어서도 걱정이지만 많아도 행복해지지는 않나봐요.

▶ 혜민 스님 : 그렇죠. 이게 우리가 항상 행복을 소유의 개념으로만 생각하면 문제가 생기는 것 같아요. 뭐냐 하면 우리가 어느 정도까지 내가 소유하면 행복하겠다고 생각해도 막상 거기에 딱 가면 그걸로는 부족하고 더 있어야 된다는 마음이 들 수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어디서 조사를 했는데 얼마 연봉을 벌면 행복하시겠습니까? 그래서 예를 들면 2천만 원 버는 사람 같은 경우는 4천만 원, 딱 2배를 얘기한대요. 그러면 4천만 원 버는 사람은 행복할 거라고 생각을 해서 그분을 찾아보면 그분은 또 8천만 원을 벌면 행복할 것 같다, 이렇게 얘기한다는 거죠. 그래서 항상 우리는 그러한 모자라고 부족하고 결핍감을 해소할 수 없는데 그래서 행복이라는 것을 그런 소유가 아니라 우리 삶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여러 가지 소소하고 좋은 것들을 감사하는 능력이 아닌가 저는 생각을 해요. 아침에 일어났을 때 아주 공기가 맑다거나 날씨가 좋다거나 그러면 되게 감사한 거고 그리고 몸이 아프지 않다, 그러면 그것도 되게 감사한 거고 저 같은 경우에는 산에 되게 자주 가는데요. 산에 가면 제가 찍어둔 나무들이 있어요, 몇 개. 그래서 그 나무 볼 때마다 너무 고맙고 그 나무를 한 바퀴, 두 바퀴 돌거든요. 이럴 때마다 나만의 휴식공간이 있는 것 같아서 너무 감사하고 그리고 운동하고 나서도 되게 고맙고 친한 친구 만나서 얘기하고 차 한잔할 수 있는 것도 행복이고. 그래서 소소하지만 그러한 것들을 감사할 수 있는 능력이 행복이 아닌가. 그래서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이런 걸 찾아보면 분명히 찾을 기회가 되게 많은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오태훈 : 행복을 찾고자 많은 노력을 하지만 정작 그게 욕망이 되어버리는 것이고 이 욕망을 버려야 우리가 정말 진정한 행복으로 갈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은데 헌데 이게 범인의 눈으로는 그걸 행동하기가 참 쉽지 않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요. 무소유를 내가 많이 누리고자 하기 위해서는 어떤 트레이닝 같은 것들이 필요하다고 보세요?

▶ 혜민 스님 : 사실 무소유라는 것은 마음에 큰 집착이 없는 상태잖아요. 그러니까 무소유라고 해서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는다, 이런 말은 아니고요. 어떤 것을 우리가 가지고 있어도 그런 것들이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거나 변한다, 무상하다라는 것을 인지하고 내가 그런 것들을 소유하는 것이죠. 그래서 예를 들어서 우리가 안타깝게도 나이가 들면 노쇠하고 몸이 아프고 병이 들고 그러잖아요. 그런 것들이 우리 삶의 일부인데 우리는 그런 것들을 마치 그런 것이 없는 것처럼 생각을 하기 때문에 이러한 고통이 왔을 때 되게 힘들게 느껴지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해요. 즉, 모든 것이 변하는데 변하기 때문에 지금 좋은 것이 있으면 그 좋은 것을 같이 나눌 수 있어서 얼마나 행복한가, 이렇게 마음을 쓰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오태훈 : 좋은 것만 보고 싶기도 하고요. 마음을 넓게 쓰고 싶긴 한데 최근에 보는 여러 가지 뉴스들, 접하는 우리 사회 이슈, 하늘을 봐도 미세먼지 문제로 답답해지고 이런 갈등들이 계속 많아지는 사회가 되는 것 같은데 이거 어떻게 극복해야 될까요?

▶ 혜민 스님 : 사실 그러한 외부적인 문제들을 내가 마음대로 바꿨으면 좋겠지만 그게 막 바뀌지가 많아요, 그렇잖아요. 그때 내가 만약에 그런 것을 자꾸 생각해서 내 스스로를 이런 상황의 희생자로 만들 수 있어요. 사회가 문제고 뭐 다른 사람이 문제고 환경이 문제고 그런데 이제 그렇게만 살게 되면 나만 손해가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변하는 건 없고. 그래서 물론 사회의 어떠한 그런 좋은 것을 할 수 있도록 스스로가 조금씩 조금씩 노력하는 것은 되게 중요해요. 실제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우리가 노력해서 다 같이 바꿔야겠죠. 그런데 제가 말하는 것은 일상 삶 속에서의 삶의 그런 문제를 당면했을 때 이왕이면 예를 들어서 미세먼지가 많아서 힘들다, 이렇게 마음을 둘 수도 있지만 그래도 날이 따뜻해서 좋다라고도 마음을둘 수 있잖아요. 그리고 또 반대로 어느 때는 되게 날이 추우면 또 미세먼지가 없잖아요. 그럴 때는 미세먼지가 없어서 좋다, 이렇게 또 마음을 긍정적인 것에 둘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우리가 항상 마음을 부정적인 것에다가만 자꾸 두려는 이러한 버릇을 긍정적인 것으로 바꾸려고 조금씩만 노력해보면 어떠까라고 생각해 봅니다.

▷ 오태훈 : 명심하겠습니다. 시사본부 <금요초대석> 대한민국 불교계를 대표하는 명강연자이자 현대인의 멘토로 손꼽히는 분이죠. 혜민 스님 함께 만나보고 있는데요. 방금도 마음에 대해서 말씀해 주셨습니다만 지금 마음치유학교 교장을 맡고 계신데 마음치유학교는 어떤 곳입니까?

▶ 혜민 스님 : 지금 서울 인사동하고 부산에 두 군데가 있는데요. 사회에서 갖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니까 지금 우리나라 사람들이 힘든 게 마음이 힘든 게 가장 힘든 게 아닌가. 예전에는 배고프고 못 먹어서 문제였지만 지금은 그런 문제는 또 국가에서 잘 노력을 많이 하시잖아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자살률 1위라든가 여러 가지 심리적인 우울증이라든가 이런 것들에 대해서는 잘 못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라고 생각을 해서 제가 처음에는 비슷한 아픔이 있는 사람들을 같이 초대를 해서 그런 치유 프로그램을 했어요. 예를 들어서 사랑하는 가족이 최근에 죽어서 힘든 분들 아니면 장애인 아이를 기르고 있는 부모들 아니면 암 선고를 받으신 분들 아니면 취직이 오랫동안 힘드신 우리 젊은 분들, 지방에서 올라와서 서울에 사는 분들 다양한 분들을 저희들이 만나서 프로그램을 하기 시작했거든요. 그런데 이제 혼자만 있으면 되게 힘든데 같이 와서 마음을 나누다 보니까 엄청나게 치유도 되고 서로를 응원하게 되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걸 내가 하면 좋겠다 싶어서 마음치유학교라고 해서 비영리단체를 하나 만들었습니다.

▷ 오태훈 : 그렇게 마음이 다친 분들이 모여서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많이 치유가 되던가요?

▶ 혜민 스님 : 그럼요. 엄청나게 치유되죠. 혼자만의 문제다, 나만 힘들다, 이렇게 생각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다른 사람들 만나보면 저런 사람들도 이런 역경이 있었는데 그렇게 잘 헤쳐나가는구나, 이런 것을 본보기 삼아서 배우기도 하고요.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을 내가 받을 수 있을까 몰랐다가 같이 와서 얘기하다 보면 어디어디에 지원도 받을 수 있고 여러 가지 그러한 도움을 줄 수 있는 것도 알게 되고 그리고 치유사 선생님, 심리 상담사 선생님이 같이 하기 때문에 정서적인지지, 이런 것들을 받아요. 내가 상태가 문제가 있는 게 아니구나, 나도 온전하구나 이런 느낌을 수업 시간 속에서 느낄 수가 있습니다.

▷ 오태훈 : 개인적으로 처한 여러 가지 상황들, 아픔들 때문에 힘들어하시는 분들 계시지만 또 한편으로는 요즘 분들이 많이 걱정하시는 게 우리 사회가 너무 경쟁 위주다, 비교하게 된다, 속도 위주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걱정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거든요. 스님께서 보실 때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가장 문제는 뭐라고 판단하십니까?

▶ 혜민 스님 : 제 생각에는 좀 스스로가 이렇게 주인이 돼서 내 스스로의 어떠한 기준을 세우면 참 좋겠어요. 그런데 그 기준을 세우려면 내 스스로가 어떤 느낌인지 나는 뭘 좋아하는지 어떤 환경에서 일을 했을 때 행복해하는지, 이런 것들을 스스로가 알아야 하잖아요. 그런데 많은 경우에는 그런 것을 스스로가 알려고 하지 않고 남들이 주로 하는 것, 옆집 누가 이거 하면 좋다더라, 이런 거만 따라서 하다 보니까 이게 안타깝게도 되게 경쟁에 치이는 것 같고 자기가 일을 해서 정말 원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그것을 통과해서 그 일을 하게 됐는데도 막상 하기 시작했는데 별로 재미가 없고 이게 내 길이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되고 이런 것들이 일어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항상 강연 끝나면 하는 말인데요. 우리는 우리 스스로한테 먼저 친절해져야 되는 어떤 책임이 있는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이 나한테 친절하기를 기다리는 것보다는 내가 내 스스로를 위해서 친절을 베풀 수 있거든요. 그게 절대로 이기적이라고 저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자기 스스로를 아껴주고 너무 힘들다 그러면 아, 힘들구나하는 것을 알아차리고 너무 무리한 부탁이라든가 그럴 때는 좀 잘 지혜롭게 거절할 수도 있어야 된다고 저는 생각을 해요.

▷ 오태훈 : 내 스스로에게 토닥토닥하는 것들이 필요하지 않나 싶네요. 스님께서 다양한 나라를 오가시면서 강연 활동하시는 것으로도 알고 있는데요. 특히 최근에 서양 사람들이 불교에 대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이렇게 불교의 정신세계에 대해서 그들이 끊임없이 관심의 대상에 두고 있는 이유는 뭐라고 보세요?

▶ 혜민 스님 : 특히 불교 안에서도 명상 쪽으로 서양 사람들이 되게 좋아하는데요. 왜냐하면 실제 자기 삶 속에서 명상을 하다 보니까 스트레스가 내려가고 인간관계가 개선이 되고 너무 각박하게 살지 않아도 내 스스로의 어떤 기준을 삼을 수 있고 이런 것들을 깨달았기 때문에 그런 쪽으로 관심이 많이 생긴 것 같습니다.

▷ 오태훈 : 혜민 스님과 함께 말씀나누고 있는데요. 개인적인 질문도 좀 드려보겠습니다. 스님은 언제 어떤 계기로 출가를 결심하게 되셨나요?

▶ 혜민 스님 : 저는 어렸을 때부터 죽으면 어떻게 되는가, 이게 눈 앞에 펼쳐진 이게 다인가 이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어떤 철학자가 인생이라는 것이 10분 지난 영화관에서 깨어나는 것과 같다고 표현을 했거든요. 그래서 영화관에서 딱 깨어나서 눈을 떠서 봤는데 지금 어떤 삶의 드라마가 제 눈 앞에서 펼쳐지는데 약간 이게 어떤 느낌이냐 하면 영화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거예요. 그래서 도대체 그러면 영화를 보고 있는 주인공은 무엇인가, 나는 왜 여기에 와 있나, 이런 질문을 하게 됐고요. 그런 질문이 되게 깊어지다 보니까 다양한 철학책이라든가 종교 관련된 책을 보게 됐고 그런 것을 계속 공부하면서 종교학이라는 것을 대학교에서 공부를 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서 절에서 생활도 좀 해보고 수행도 해보고 그러니까 이게 저한테 너무 잘 맞는 거예요. 그래서 아, 내가 깨달을 수 있고 나의 본성이 누구인지를 알 수가 있고 그래서 제가 어렸을 때 가졌던 질문에 대한 답을 몸소 체험할 수 있구나라는 것 때문에 사실은 출가를 하게 되었습니다.

▷ 오태훈 : 그 이후에 삶에 대해서는 지금 한참 시간이 흘렀는데 돌아보시니까 어떠세요? 평가를 해 보신다면.

▶ 혜민 스님 : 너무 감사하죠, 저야. 너무너무 고맙고 저는 되게 행운이 많다고 생각을 하고 있고요. 그리고 많은 분들한테 이렇게 좋은 프로그램을 하면서 조금이나마 이 사회의 아픔을 같이할 수 있어서 저는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 오태훈 :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혜민 스님 : 감사합니다.

▷ 오태훈 : 지금까지 혜민 스님과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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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태훈의 시사본부] 혜민 스님 “상대 공격하는 마음 뒤엔 ‘긴장감’ 있어”
    • 입력 2019-03-29 13:06:36
    • 수정2019-04-01 15:54:07
    최영일의 시사본부
인간관계의 갈등 피할 수 없어... 외면하기 보다는 나와 상대방의 사정 헤아려봐야<br />‘내 몸이 어떻게 느끼냐’가 중요. 몸에 긴장감 쌓여있으면 부드러운 반응 어려워<br />‘무소유’는 아무 것도 소유않는 것이 아니라, ‘집착없는’ 상태. 소소한 일상에 감사해야<br />상황은 내 맘대로 안 바뀌어... 사회탓만 하며 스스로를 희생자 만들면 자신만 손해<br />남눈치 보지 말고 스스로가 주인이 돼서 기준 세웠으면. 자기에게 친절할 책임있어
 ■ 프로그램명 : 오태훈의 시사본부
■ 코너명 : 금요초대석
■ 방송시간 : 3월 29일 (금요일) 12:20~14:00 KBS 1라디오
■ 출연자 : 혜민 스님



▷ 오태훈 : “힘들고 지친다고 느끼는 이유 중에 하나가 내 삶에 고요함을 잃어버리고 살아서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은 끊임없이 만나면서 자기 자신을 만나는 시간은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베스트셀러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의 한 구절입니다. 시사본부 <금요초대석> 오늘은 마음치유학교 교장 또 뉴욕 불광사 부주지 베스트셀러 작가인 혜민 스님을 전화로 만나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혜민 스님 : 안녕하십니까?

▷ 오태훈 : 반갑습니다. 혜민 스님. 우리의 관심이 정신없이 변하는 외부에 쏠려 있다 보니 정작 자기가 소외된다는 글귀를 제가 보고 마음이 크게 움직였습니다. 매일 시사 프로그램을 하다 보니까 제가 이렇게 살고 있는 것 같던데 실제로 현대인들이 겪는 스트레스가 상당 부분이 자기를 제대로 돌아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진단을 하시는 거잖아요.

▶ 혜민 스님 : 네, 왜냐하면 자기한테 조금 고요함, 평온함을 선물해도 되는데 너무나도 항상 시선이 세상 밖으로 향해 있다 보니까 자기를 느끼는 것보다는 다른 사람들, 상황이 어떻게 진행이 되고 뉴스가 어떤 뉴스가 나오고 이런 것에 너무 시간을 쏟아 보면 나 스스로를 잘 못 챙기는 것 같아요.

▷ 오태훈 :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 이 책이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많은 독자들이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뭐라고 보시는 거예요?

▶ 혜민 스님 : 아무래도 우리 독자분들도 삶 속에서 좀 평화로움 그리고 마음의 안정 그러면서 누군가가 내 감정을 같이 공유해주고 보듬어주는 그런 것을 필요로 해서 그러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 오태훈 : 연장해서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마음은 물처럼 모양이 없다. 어디에 담느냐에 따라서 다른 형태를 띤다.”고 하셨는데 그러면 스님께서 보시기에는 우리의 마음을 제 마음을 어떤 그릇에 담아야 할까요?

▶ 혜민 스님 : 긍정적인 생각에 담아야겠죠. 마치 물이 컵에 따르면 컵의 모양을 하고 있고 꽃병에다 따르면 꽃병의 모양을 하고 있잖아요. 상황은 우리가 항상 내가 원하는 대로 모든 상황을 만들 수는 없어요. 그렇잖아요. 하지만 그런 상황 속에서 내가 어디다가 마음을 두는가, 긍정적인 것을 좀 찾아보려 노력하고 그러면서도 나를 희생자로 만들지 않는 그러한 것들이 결국에 나한테 도움이 되고 주변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들한테도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 오태훈 : 요즘 우리가 살다 보면 점점 개인화되고 예민해지고 또 이것 때문에 관계가 틀어지고 극단으로 치닫는 경우가 좀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사람끼리 만나다 보면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은 자연스러울 수도 있는데 이것 때문에 많이 힘들어지는 부분들이 많아지거든요.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대처하는 게 바람직한지 조언해 주신다면요.

▶ 혜민 스님 : 사실 갈등은 인간관계에서 피할 수 없는 부분 같아요. 그런데 갈등을 어떤 식으로 우리가 잘 직면하는가. 그냥 회피하거나 아니면 없다고 가슴 속에 있으면서도 누르거나 이런다고 해결이 되지 않고 오직 그러한 갈등이 있었을 때 이해해보려고 내 마음을 이해해보려 그러고 상대방의 상황과 사정이 어떤가를 이해해보려 했을 때 대화를 통해서 조금씩 조금씩 풀리지 않나라고 생각을 합니다.

▷ 오태훈 : 그 부분을 머리로는 알고 있는데 가슴으로 이해하기가 참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우리가 살다 보니까요.

▶ 혜민 스님 : 그래서 그것을 하려면 제일 처음에 우리가 어떻게 보면 중요한 것이 내 스스로의 지금 상황, 내 몸은 어떤 느낌인가 그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사실 긴장감을 쌓아놓고 있다 그러면 똑같은 상황이 와도 반응을 내가 되게 여유롭고 상대방과 연결감을 느끼는 그런 부드러운 반응이 아니라 나도 모르게 방어적이고 상대방을 공격하려 그러고 상대방과 연결감이 없고 이런 느낌이 자꾸 오거든요. 그래서 나의 그러한 긴장되어 있는 몸 안에 그런 것들한테 한번 관심과 사랑을 주는 것이 아마 첫 번째 방법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오태훈 : 우리가 삶에 있어서 금전적인 부분도 상당히 많은 영향을 받고 주기도 하는데요. 돈 이야기를 좀 여쭤볼까 합니다. 100억 부자가 상담을 요청해왔는데 200억이 모자라서 사고 싶은 빌딩을 못 산다면서 하소연을 했다는 강연 제가 들어봤거든요. 저는 100억 부자라고 그러면 모든 게 다 해결될 수 있는 사람인 것 같은데 돈은 없어서도 걱정이지만 많아도 행복해지지는 않나봐요.

▶ 혜민 스님 : 그렇죠. 이게 우리가 항상 행복을 소유의 개념으로만 생각하면 문제가 생기는 것 같아요. 뭐냐 하면 우리가 어느 정도까지 내가 소유하면 행복하겠다고 생각해도 막상 거기에 딱 가면 그걸로는 부족하고 더 있어야 된다는 마음이 들 수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어디서 조사를 했는데 얼마 연봉을 벌면 행복하시겠습니까? 그래서 예를 들면 2천만 원 버는 사람 같은 경우는 4천만 원, 딱 2배를 얘기한대요. 그러면 4천만 원 버는 사람은 행복할 거라고 생각을 해서 그분을 찾아보면 그분은 또 8천만 원을 벌면 행복할 것 같다, 이렇게 얘기한다는 거죠. 그래서 항상 우리는 그러한 모자라고 부족하고 결핍감을 해소할 수 없는데 그래서 행복이라는 것을 그런 소유가 아니라 우리 삶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여러 가지 소소하고 좋은 것들을 감사하는 능력이 아닌가 저는 생각을 해요. 아침에 일어났을 때 아주 공기가 맑다거나 날씨가 좋다거나 그러면 되게 감사한 거고 그리고 몸이 아프지 않다, 그러면 그것도 되게 감사한 거고 저 같은 경우에는 산에 되게 자주 가는데요. 산에 가면 제가 찍어둔 나무들이 있어요, 몇 개. 그래서 그 나무 볼 때마다 너무 고맙고 그 나무를 한 바퀴, 두 바퀴 돌거든요. 이럴 때마다 나만의 휴식공간이 있는 것 같아서 너무 감사하고 그리고 운동하고 나서도 되게 고맙고 친한 친구 만나서 얘기하고 차 한잔할 수 있는 것도 행복이고. 그래서 소소하지만 그러한 것들을 감사할 수 있는 능력이 행복이 아닌가. 그래서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이런 걸 찾아보면 분명히 찾을 기회가 되게 많은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오태훈 : 행복을 찾고자 많은 노력을 하지만 정작 그게 욕망이 되어버리는 것이고 이 욕망을 버려야 우리가 정말 진정한 행복으로 갈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은데 헌데 이게 범인의 눈으로는 그걸 행동하기가 참 쉽지 않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요. 무소유를 내가 많이 누리고자 하기 위해서는 어떤 트레이닝 같은 것들이 필요하다고 보세요?

▶ 혜민 스님 : 사실 무소유라는 것은 마음에 큰 집착이 없는 상태잖아요. 그러니까 무소유라고 해서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는다, 이런 말은 아니고요. 어떤 것을 우리가 가지고 있어도 그런 것들이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거나 변한다, 무상하다라는 것을 인지하고 내가 그런 것들을 소유하는 것이죠. 그래서 예를 들어서 우리가 안타깝게도 나이가 들면 노쇠하고 몸이 아프고 병이 들고 그러잖아요. 그런 것들이 우리 삶의 일부인데 우리는 그런 것들을 마치 그런 것이 없는 것처럼 생각을 하기 때문에 이러한 고통이 왔을 때 되게 힘들게 느껴지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해요. 즉, 모든 것이 변하는데 변하기 때문에 지금 좋은 것이 있으면 그 좋은 것을 같이 나눌 수 있어서 얼마나 행복한가, 이렇게 마음을 쓰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오태훈 : 좋은 것만 보고 싶기도 하고요. 마음을 넓게 쓰고 싶긴 한데 최근에 보는 여러 가지 뉴스들, 접하는 우리 사회 이슈, 하늘을 봐도 미세먼지 문제로 답답해지고 이런 갈등들이 계속 많아지는 사회가 되는 것 같은데 이거 어떻게 극복해야 될까요?

▶ 혜민 스님 : 사실 그러한 외부적인 문제들을 내가 마음대로 바꿨으면 좋겠지만 그게 막 바뀌지가 많아요, 그렇잖아요. 그때 내가 만약에 그런 것을 자꾸 생각해서 내 스스로를 이런 상황의 희생자로 만들 수 있어요. 사회가 문제고 뭐 다른 사람이 문제고 환경이 문제고 그런데 이제 그렇게만 살게 되면 나만 손해가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변하는 건 없고. 그래서 물론 사회의 어떠한 그런 좋은 것을 할 수 있도록 스스로가 조금씩 조금씩 노력하는 것은 되게 중요해요. 실제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우리가 노력해서 다 같이 바꿔야겠죠. 그런데 제가 말하는 것은 일상 삶 속에서의 삶의 그런 문제를 당면했을 때 이왕이면 예를 들어서 미세먼지가 많아서 힘들다, 이렇게 마음을 둘 수도 있지만 그래도 날이 따뜻해서 좋다라고도 마음을둘 수 있잖아요. 그리고 또 반대로 어느 때는 되게 날이 추우면 또 미세먼지가 없잖아요. 그럴 때는 미세먼지가 없어서 좋다, 이렇게 또 마음을 긍정적인 것에 둘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우리가 항상 마음을 부정적인 것에다가만 자꾸 두려는 이러한 버릇을 긍정적인 것으로 바꾸려고 조금씩만 노력해보면 어떠까라고 생각해 봅니다.

▷ 오태훈 : 명심하겠습니다. 시사본부 <금요초대석> 대한민국 불교계를 대표하는 명강연자이자 현대인의 멘토로 손꼽히는 분이죠. 혜민 스님 함께 만나보고 있는데요. 방금도 마음에 대해서 말씀해 주셨습니다만 지금 마음치유학교 교장을 맡고 계신데 마음치유학교는 어떤 곳입니까?

▶ 혜민 스님 : 지금 서울 인사동하고 부산에 두 군데가 있는데요. 사회에서 갖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니까 지금 우리나라 사람들이 힘든 게 마음이 힘든 게 가장 힘든 게 아닌가. 예전에는 배고프고 못 먹어서 문제였지만 지금은 그런 문제는 또 국가에서 잘 노력을 많이 하시잖아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자살률 1위라든가 여러 가지 심리적인 우울증이라든가 이런 것들에 대해서는 잘 못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라고 생각을 해서 제가 처음에는 비슷한 아픔이 있는 사람들을 같이 초대를 해서 그런 치유 프로그램을 했어요. 예를 들어서 사랑하는 가족이 최근에 죽어서 힘든 분들 아니면 장애인 아이를 기르고 있는 부모들 아니면 암 선고를 받으신 분들 아니면 취직이 오랫동안 힘드신 우리 젊은 분들, 지방에서 올라와서 서울에 사는 분들 다양한 분들을 저희들이 만나서 프로그램을 하기 시작했거든요. 그런데 이제 혼자만 있으면 되게 힘든데 같이 와서 마음을 나누다 보니까 엄청나게 치유도 되고 서로를 응원하게 되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걸 내가 하면 좋겠다 싶어서 마음치유학교라고 해서 비영리단체를 하나 만들었습니다.

▷ 오태훈 : 그렇게 마음이 다친 분들이 모여서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많이 치유가 되던가요?

▶ 혜민 스님 : 그럼요. 엄청나게 치유되죠. 혼자만의 문제다, 나만 힘들다, 이렇게 생각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다른 사람들 만나보면 저런 사람들도 이런 역경이 있었는데 그렇게 잘 헤쳐나가는구나, 이런 것을 본보기 삼아서 배우기도 하고요.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을 내가 받을 수 있을까 몰랐다가 같이 와서 얘기하다 보면 어디어디에 지원도 받을 수 있고 여러 가지 그러한 도움을 줄 수 있는 것도 알게 되고 그리고 치유사 선생님, 심리 상담사 선생님이 같이 하기 때문에 정서적인지지, 이런 것들을 받아요. 내가 상태가 문제가 있는 게 아니구나, 나도 온전하구나 이런 느낌을 수업 시간 속에서 느낄 수가 있습니다.

▷ 오태훈 : 개인적으로 처한 여러 가지 상황들, 아픔들 때문에 힘들어하시는 분들 계시지만 또 한편으로는 요즘 분들이 많이 걱정하시는 게 우리 사회가 너무 경쟁 위주다, 비교하게 된다, 속도 위주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걱정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거든요. 스님께서 보실 때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가장 문제는 뭐라고 판단하십니까?

▶ 혜민 스님 : 제 생각에는 좀 스스로가 이렇게 주인이 돼서 내 스스로의 어떠한 기준을 세우면 참 좋겠어요. 그런데 그 기준을 세우려면 내 스스로가 어떤 느낌인지 나는 뭘 좋아하는지 어떤 환경에서 일을 했을 때 행복해하는지, 이런 것들을 스스로가 알아야 하잖아요. 그런데 많은 경우에는 그런 것을 스스로가 알려고 하지 않고 남들이 주로 하는 것, 옆집 누가 이거 하면 좋다더라, 이런 거만 따라서 하다 보니까 이게 안타깝게도 되게 경쟁에 치이는 것 같고 자기가 일을 해서 정말 원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그것을 통과해서 그 일을 하게 됐는데도 막상 하기 시작했는데 별로 재미가 없고 이게 내 길이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되고 이런 것들이 일어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항상 강연 끝나면 하는 말인데요. 우리는 우리 스스로한테 먼저 친절해져야 되는 어떤 책임이 있는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이 나한테 친절하기를 기다리는 것보다는 내가 내 스스로를 위해서 친절을 베풀 수 있거든요. 그게 절대로 이기적이라고 저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자기 스스로를 아껴주고 너무 힘들다 그러면 아, 힘들구나하는 것을 알아차리고 너무 무리한 부탁이라든가 그럴 때는 좀 잘 지혜롭게 거절할 수도 있어야 된다고 저는 생각을 해요.

▷ 오태훈 : 내 스스로에게 토닥토닥하는 것들이 필요하지 않나 싶네요. 스님께서 다양한 나라를 오가시면서 강연 활동하시는 것으로도 알고 있는데요. 특히 최근에 서양 사람들이 불교에 대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이렇게 불교의 정신세계에 대해서 그들이 끊임없이 관심의 대상에 두고 있는 이유는 뭐라고 보세요?

▶ 혜민 스님 : 특히 불교 안에서도 명상 쪽으로 서양 사람들이 되게 좋아하는데요. 왜냐하면 실제 자기 삶 속에서 명상을 하다 보니까 스트레스가 내려가고 인간관계가 개선이 되고 너무 각박하게 살지 않아도 내 스스로의 어떤 기준을 삼을 수 있고 이런 것들을 깨달았기 때문에 그런 쪽으로 관심이 많이 생긴 것 같습니다.

▷ 오태훈 : 혜민 스님과 함께 말씀나누고 있는데요. 개인적인 질문도 좀 드려보겠습니다. 스님은 언제 어떤 계기로 출가를 결심하게 되셨나요?

▶ 혜민 스님 : 저는 어렸을 때부터 죽으면 어떻게 되는가, 이게 눈 앞에 펼쳐진 이게 다인가 이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어떤 철학자가 인생이라는 것이 10분 지난 영화관에서 깨어나는 것과 같다고 표현을 했거든요. 그래서 영화관에서 딱 깨어나서 눈을 떠서 봤는데 지금 어떤 삶의 드라마가 제 눈 앞에서 펼쳐지는데 약간 이게 어떤 느낌이냐 하면 영화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거예요. 그래서 도대체 그러면 영화를 보고 있는 주인공은 무엇인가, 나는 왜 여기에 와 있나, 이런 질문을 하게 됐고요. 그런 질문이 되게 깊어지다 보니까 다양한 철학책이라든가 종교 관련된 책을 보게 됐고 그런 것을 계속 공부하면서 종교학이라는 것을 대학교에서 공부를 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서 절에서 생활도 좀 해보고 수행도 해보고 그러니까 이게 저한테 너무 잘 맞는 거예요. 그래서 아, 내가 깨달을 수 있고 나의 본성이 누구인지를 알 수가 있고 그래서 제가 어렸을 때 가졌던 질문에 대한 답을 몸소 체험할 수 있구나라는 것 때문에 사실은 출가를 하게 되었습니다.

▷ 오태훈 : 그 이후에 삶에 대해서는 지금 한참 시간이 흘렀는데 돌아보시니까 어떠세요? 평가를 해 보신다면.

▶ 혜민 스님 : 너무 감사하죠, 저야. 너무너무 고맙고 저는 되게 행운이 많다고 생각을 하고 있고요. 그리고 많은 분들한테 이렇게 좋은 프로그램을 하면서 조금이나마 이 사회의 아픔을 같이할 수 있어서 저는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 오태훈 :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혜민 스님 : 감사합니다.

▷ 오태훈 : 지금까지 혜민 스님과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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