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채에 5억 6천 vs 똘똘한 한 채 9억” 공직자 재산공개 이면

입력 2019.03.29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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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고위공직자 상당수는 여전히 다주택자
이개호 장관의 5채 5억 6천만 원 vs 이낙연 총리의 1채 9억 2천만 원
다주택에서 "강남 똘똘한 한 채"로 돌아선 고위공직자들

28일 공개된 고위공직자들의 재산변동내역을 봤더니 여전히 고위공직자 상당수가 두 채 이상 집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민들에게는 살 집이 아니면 팔라던 정부 고위공직자들이 정작 자신들은 여러 채의 집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개호 농식품부 장관의 주택 5채, 다 합쳐도 5억 6천만 원


특히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주택 5채를 보유해 논란이 됐는데요. 5채는 모두 이개호 장관 배우자 명의로 돼 있습니다.

5채를 좀 뜯어보면 광주광역시 운암동에 20년 된 183㎡ 아파트가 한 채 있고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 담양군의 단독주택이 4채입니다. 신고액 기준으로 보면 5채를 다 합쳐서 5억 6천만 원 정도 됩니다. 많은 공직자가 공시지가가 오르면서 재산이 늘어났는데요. 이개호 장관의 주택 5채의 경우 1년 동안 3백만 원 정도가 올랐습니다.

이낙연 국무총리의 똘똘한 한 채는 9억 2천만 원


반면 이낙연 국무총리는 잠원동의 84㎡ 아파트 한 채만 가지고 있어 다주택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는데요. 이 잠원동 아파트는 신고액이 9억 2천만 원 정도 되는데 1년 사이에 1억 5천만 원 가까이 올랐습니다.

국무위원 중 가장 재산이 많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주택은 1채만 가지고 있는데요. 압구정동의 116㎡ 아파트 한 채를 배우자와 공동 소유하고 있는데 신고액이 12억 7천만 원가량 됩니다. 거기에 배우자 명의의 서울 중구 충무로 상가와 경기도 평택시 상가, 성수동 아파트 전세 등을 합치면 건물로 신고한 금액만 55억 원이 넘습니다.

다주택 고위공직자들은 "강남 똘똘한 한 채"로

이번 재산공개를 앞두고 여러 채의 주택을 갖고 있던 고위공직자 꽤 여러 명이 집을 팔았습니다. 특히 청와대 참모진들이 그런 경우가 많았는데요. 조현옥 인사수석비서관, 조한기 제1 부속비서관, 신지연 해외언론비서관,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조현옥 비서관을 제외하고 나머지 3명은 모두 강남 3구에 집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러 채의 집을 정리하면서 똘똘한 강남의 집 한 채씩만 남긴 셈입니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 대한민국의 경제정책을 주무르는 고위 공직자들의 경우 "똘똘한 강남 한 채" 현상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는데요. 기획재정부는 공개대상 11명 가운데 6명, 금융위원회는 25명 가운데 10명, 한국은행은 8명 가운데 4명이 강남 3구에 주택이나 오피스텔, 상가를 가지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45%, 그러니까 절반 가까이가 해당합니다.

고위공직자들의 재산 증가에 기여한 "강남 똘똘한 한 채"

"강남의 똘똘한 한 채"들은 고위 공직자들의 재산이 늘어나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이개호 장관의 5채가 3백만 원 오를 동안 이낙연 총리와 홍종학 장관의 아파트는 1억 원 넘게 올랐습니다. 강남에 아파트 등을 가지고 있는 다른 고위 공직자들도 비슷한 수준으로 재산이 늘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번 정부 들어 급등한 집값의 수혜를 상당수의 고위공직자가 본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김성달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은 "부동산 문제의 해결 권한을 쥔 당사자들이 부동산을 과하게 소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국민들은 제대로 부동산 투기 근절 정책이 나올 수 있을지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또 "정부가 보유세를 강화하겠다는 원칙만 밝혔을 뿐 실질적인 정책으로 이뤄진 게 없는 상태에서 국민들은 보유세가 개선되지 않고 여전히 공시가격이 시세를 반영하지 못하는 등의 지금의 집값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이 고위공직자들의 투자 때문은 아닌지 의심하게 된다"고도 지적했습니다.

고위공직자들이 합법적으로 재산을 늘린 것이 비난의 대상이 될 수는 없을 겁니다. 다만 이런 국민들의 의심을 해소하는 차원에서라도 앞으로 더 나은, 더 실질적인 정책이 나오기를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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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채에 5억 6천 vs 똘똘한 한 채 9억” 공직자 재산공개 이면
    • 입력 2019-03-29 17:45:11
    취재K
고위공직자 상당수는 여전히 다주택자 <br />이개호 장관의 5채 5억 6천만 원 vs 이낙연 총리의 1채 9억 2천만 원 <br />다주택에서 "강남 똘똘한 한 채"로 돌아선 고위공직자들
28일 공개된 고위공직자들의 재산변동내역을 봤더니 여전히 고위공직자 상당수가 두 채 이상 집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민들에게는 살 집이 아니면 팔라던 정부 고위공직자들이 정작 자신들은 여러 채의 집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개호 농식품부 장관의 주택 5채, 다 합쳐도 5억 6천만 원


특히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주택 5채를 보유해 논란이 됐는데요. 5채는 모두 이개호 장관 배우자 명의로 돼 있습니다.

5채를 좀 뜯어보면 광주광역시 운암동에 20년 된 183㎡ 아파트가 한 채 있고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 담양군의 단독주택이 4채입니다. 신고액 기준으로 보면 5채를 다 합쳐서 5억 6천만 원 정도 됩니다. 많은 공직자가 공시지가가 오르면서 재산이 늘어났는데요. 이개호 장관의 주택 5채의 경우 1년 동안 3백만 원 정도가 올랐습니다.

이낙연 국무총리의 똘똘한 한 채는 9억 2천만 원


반면 이낙연 국무총리는 잠원동의 84㎡ 아파트 한 채만 가지고 있어 다주택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는데요. 이 잠원동 아파트는 신고액이 9억 2천만 원 정도 되는데 1년 사이에 1억 5천만 원 가까이 올랐습니다.

국무위원 중 가장 재산이 많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주택은 1채만 가지고 있는데요. 압구정동의 116㎡ 아파트 한 채를 배우자와 공동 소유하고 있는데 신고액이 12억 7천만 원가량 됩니다. 거기에 배우자 명의의 서울 중구 충무로 상가와 경기도 평택시 상가, 성수동 아파트 전세 등을 합치면 건물로 신고한 금액만 55억 원이 넘습니다.

다주택 고위공직자들은 "강남 똘똘한 한 채"로

이번 재산공개를 앞두고 여러 채의 주택을 갖고 있던 고위공직자 꽤 여러 명이 집을 팔았습니다. 특히 청와대 참모진들이 그런 경우가 많았는데요. 조현옥 인사수석비서관, 조한기 제1 부속비서관, 신지연 해외언론비서관,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조현옥 비서관을 제외하고 나머지 3명은 모두 강남 3구에 집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러 채의 집을 정리하면서 똘똘한 강남의 집 한 채씩만 남긴 셈입니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 대한민국의 경제정책을 주무르는 고위 공직자들의 경우 "똘똘한 강남 한 채" 현상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는데요. 기획재정부는 공개대상 11명 가운데 6명, 금융위원회는 25명 가운데 10명, 한국은행은 8명 가운데 4명이 강남 3구에 주택이나 오피스텔, 상가를 가지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45%, 그러니까 절반 가까이가 해당합니다.

고위공직자들의 재산 증가에 기여한 "강남 똘똘한 한 채"

"강남의 똘똘한 한 채"들은 고위 공직자들의 재산이 늘어나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이개호 장관의 5채가 3백만 원 오를 동안 이낙연 총리와 홍종학 장관의 아파트는 1억 원 넘게 올랐습니다. 강남에 아파트 등을 가지고 있는 다른 고위 공직자들도 비슷한 수준으로 재산이 늘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번 정부 들어 급등한 집값의 수혜를 상당수의 고위공직자가 본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김성달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은 "부동산 문제의 해결 권한을 쥔 당사자들이 부동산을 과하게 소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국민들은 제대로 부동산 투기 근절 정책이 나올 수 있을지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또 "정부가 보유세를 강화하겠다는 원칙만 밝혔을 뿐 실질적인 정책으로 이뤄진 게 없는 상태에서 국민들은 보유세가 개선되지 않고 여전히 공시가격이 시세를 반영하지 못하는 등의 지금의 집값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이 고위공직자들의 투자 때문은 아닌지 의심하게 된다"고도 지적했습니다.

고위공직자들이 합법적으로 재산을 늘린 것이 비난의 대상이 될 수는 없을 겁니다. 다만 이런 국민들의 의심을 해소하는 차원에서라도 앞으로 더 나은, 더 실질적인 정책이 나오기를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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