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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 토크쇼J] 무엇이 ‘외교 무능’인가?
입력 2019.03.31 (22:29) 수정 2019.03.31 (23:33) 저널리즘 토크쇼 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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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진]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널리즘 토크쇼 J>입니다. 오늘 함께하실 분들 소개해드립니다. 먼저 저널리즘 전문가죠. 정준희 교수입니다.

[정준희] 안녕하세요. 정준희입니다.

[정세진] 팟캐스트 황태자 최욱 씨입니다.

[최 욱] 어느덧 수식어가 필요 없는 거물이 된 그냥 최욱입니다.

[정세진] <저널리즘 토크쇼 J>의 뉴스토커, 송수진 기자 함께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송수진] 안녕하세요. 송수진입니다.

[정세진] 안톤 숄츠 기자도 함께 합니다.

[숄 츠] 안녕하세요. 안톤 숄츠입니다.

[정세진] 그리고 일본 간사이외국어대학교의 장부승 교수님, 또 나와 주셨습니다.

[장부승] 안녕하세요. 장부승입니다.

[최 욱] 우리 장부승 교수님은 지난번에 유튜브 라이브 버전에 나와 가지고 이미지 세탁을 확실하게 했습니다. 본방보다는 유튜브에서 더 잘 어울린다고 다시는 본방에 나오지 말라는 의견들이 많았습니다.

[장부승] 그런가요? 별로 보잘 것 없는 사람인데 좋게 봐주셨다니 기쁘네요.

[정세진] 무슨 차이를 느끼시나요? 저희가 녹화 끝나고 난 뒤에 최욱 씨가 진행하는 유튜브 라이브를 1시간 동안 진행하고 있는데 본인은 어느 쪽이 더 맞는다고 느끼실 것 같아요.

[장부승] 아무래도 정세진 앵커님이 하실 때랑

[정세진] 제가 하면 좀 부담스러우신가요?

[장부승] 최욱 씨가 하실 때랑 분위기가 좀 다른 측면이 있긴 있는 것 같아요.

[정세진] 제 탓이었군요?

[최 욱] 제 덕이었군요?

[장부승] 입만 열었다 하면 빵빵 터지셔서 감사했습니다.

[정세진] 어떻게 숄츠 기자하고 장부승 교수 두 분은 그 많은 방송 동안 한 번도 같이 앉은 적이 없으신 것 같아요.

[장부승] 그러게요.

[숄 츠] 네, 오늘 처음 뵀어요.

[장부승] 저도 방송으로는 여러 번 뵀었는데 언제 한번 정말 꼭 뵙고 싶었는데 오늘 뵙게 돼서 영광입니다.

[숄 츠] 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최 욱] 두 분은 뭐 이상한 걸 하고 있어(웃음) 주인공은 이쪽 라인이에요. 대충대충 하세요.

[정세진] 오늘 <저널리즘 토크쇼 J> 이 방송은 KBS 1TV, myK, pooq, 유튜브, 그리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정세진] 올해 첫 해외 순방이었죠? 지난 16일 문재인 대통령이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아세안 3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했습니다. 그런데 말레이시아 총리와의 공동기자회견 자리에서 인도네시아 말로 인사를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일부 언론이 외교적 결례(缺禮)라며 비판을 했습니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방문국 국민들에게 친숙함을 표현하고자 현지 말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혼선이 발생했다며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외교부로서는 참 아픈 실수라며 심심한 사죄를 드린다.”고 말했습니다. 대통령의 외교 결례 논란에 대해 짚어보는 시간 갖도록 하겠습니다. 송수진 기자, 먼저 (대통령이) 말레이시아에서 인사말을 잘못했다는 내용 처음에 세계일보가 보도를 했죠?

[송수진] 네, 지난 19일 오후 6시 40분쯤이었는데요. 세계일보가 온라인 판으로 ‘단독’이라는 머리말을 달고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문 대통령, 빛바랜 말레이시아 방문>이라는 제목이었는데요. 내용은 “문재인 대통령이 말레이시아 총리와 인사를 하는 자리에서 ‘슬라맛 쁘탕’이라고 이야기해야 하는데 ‘슬라맛 소르’라고 잘못 이야기를 했다, ‘슬라맛 소르’는 말레이시아어가 아니라 인도네시아 말이기 때문에 이건 누가 봐도 실수인 것이다”라는 내용을 보도를 했고….

[정세진] 세계일보의 보도가 나온 이후에 다른 언론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송수진] 20일 지면에는 세계일보뿐만 아니라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도 같이 보도를 하게 되는데요. 조선일보는 기사를 보면 제목이 <문 대통령, 말레이시아 총리와 회견 때 인도네시아말로 인사말 건넸다. 정상회담서 외교적 결례 논란> 동아일보 역시 <문 대통령, 말레이 회견 때 인도네시아어 인사. 해외 순방 중 잇단 ‘외교 결례’>라고 표현을 했고요. 그런데 20일에 이낙연 총리가 대정부 질문에서 사실상의 사과를 하게 되거든요. 사과를 하고 난 이후부터는 사실상 한겨레를 제외하고는 모든 언론들이 보도를 했는데요. 내용들을 보면 조선일보는 ‘대통령 외교 결례 논란’이라고 보도를 했고 중앙, 동아, 서울 모두 ‘외교 결례를 부른 기강해이’라는 식으로 외교 결례를 전면에 내세우는 기사를 작성을 하게 됩니다.

[정세진] 관련해서 나온 사설을 몇 가지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조선일보, 지난 21일, <말레이서 인니 말로 인사, 반복되는 실수는 무능이다>라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는데요. “대통령이 해외 공개 석상에서 한 실수라고는 믿어지지 않는다.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해 ‘안녕하세요’ 대신 ‘곤니치와’라고 한 셈 아닌가. 외교 결례이자 국가망신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경향신문은 <슬라맛 쁘탕>이라는 칼럼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말레이시아 국빈 방문에서 인도네시아어로 인사하는 외교적 결례를 범했다. 두 나라는 전통적인 ‘앙숙’ 관계여서 모하맛 총리는 물론 말레이시아 국민들이 불쾌했을 법하다. 청와대 참모들이 대통령을 제대로 보필하지 못하면서 발생한 ‘외교 참사’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세계일보 역시 같은 날 <말레이시아서 인도네시아 인사말, 나사 풀린 정상외교>라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는데요. “전문성을 갖춘 외교관 기용을 기피하고 ‘낙하산 공관장’들을 무더기로 임명하니 외교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갈 리가 없다. 정상외교의전은 국격이 걸린 일이다. 사소한 결례라도 회복 불가능한 국가적 손실이나 위험을 낳는 외교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 외교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손볼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이런 내용을 실었습니다. 굉장히 많이 나간 듯한 느낌이 드는데, 어떻게 보셨는지요?

[장부승] 제가 옛날에 박사 과정을 같이 공부하던 친구가 지금 말레이시아 대학교에서 교수를 하고 있거든요. 말레이시아 사람인데 한번 연락을 해봤어요. ‘슬라맛 소레’가 이게 어느 나라 말인가 물어봤더니 그거 아주 명확하게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그건 인도네시아어다.” 그러니까 “말레이어랑 인도네시아어랑 비슷하긴 한데 그 표현의 경우에는 인도네시아어다, 말레이 사람들이 대충은 다 알고 있다. 기본적으로 그런 거는 말레이시아 사람들도 해프닝 정도로 이해를 하는 거다. 더 중요한 것은 앞으로 한국과 말레이시아가 어떤 분야에서 어떤 식으로 협력해 나가느냐, 그게 더 중요한 게 아니겠냐. 그래서 더 큰 그림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해주더라고요. 저는 그 친구가 이야기한 것이 제일 정확한 평가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세진]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말 실수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저희가 좀 취재를 해봤습니다.


[이 나] 인도네시아는 ‘슬라맛 소레’라고 하는데 말레이시아는 ‘슬라맛 소레’라고 하지 않아요.
[피 디] 그러면 좀 예의가 없는 건가요?
[이 나] 아니요, 그런 실수는 그냥 큰 실수 아니잖아요.

[피 디] 무례한 행동인가요?
[이크만] 제 생각에는 괜찮은 거 같아요. 왜냐하면 ‘슬라맛 소레’와 같은 말은 말레이시아 말로 ‘슬라맛 쁘땅’이에요. 좋은 말이에요.

[최 욱] 외교관 출신이시니까 이거 하나만 여쭤볼게요. 저는 다른 거는 확 와 닿진 않았는데 이건 좀 세게 오더라고요. 예를 들어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해서 “안녕하세요” 대신에 “곤니치와”라고 한 거랑 비슷한 거다. 이렇게 생각하면 좀 기분 안 좋을 법도 하거든요. 그런데 제가 언어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니까 이게 맞는 표현입니까?

[장부승] 제가 물어봤어요. 물어봤더니 말레이시아어, 브루나이어 그다음에 인도네시아어가 바하사(Bahasa Melayu)라고 해서 다 같은 말레이 어족에 속합니다. 대단히 유사한 언어거든요. 그러니까 한국어, 일본어 정도 수준이 아니에요. 한국어 안에서 사투리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상당히 유사한 언어인 거죠.

[숄 츠] 추가적으로 역사하고 이 나라 관계에 대해서 조금 봐야 하잖아요. 당연히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제일 친한 친구가 아니거든요. 사실 거기도 꽤 조금 이슈가 있긴 있는데 그런데 한국과 일본 관계와 비교하면 둘은 엄청 친한 사이거든요. 말레이시아 사람들이 아무문제 없다고 말한다면 한국 기자는 왜 이런 거에 화가 나는지 이거는 좀 앞뒤가 잘 안 맞잖아요.

[정준희] 조선일보에서 이와 같은 이야기를 한 게 실제로 많은 사람들한테 잘 먹혔어요. 비유라고 하는 거는 어려운 이야기를, 낯선 이야기를 쉬운 이야기로 바꿔주기 때문에 굉장히 강력한 힘을 가지거든요. 그런데 양날의 칼인 게 잘못 비유하면 상당히 심각한 실수를 저지릅니다. 실제로 보면 한일 관계가, 우리가 가지고 있던 역사적 경험, 식민지 경험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관계가 그런 적대적 식민지 경험을 가지고 있는 그런 나라로 해석할 수 있느냐라는 그런 문제가 일단 심각하게 나서고요. 두 번째는 이 경우에는 반드시 확인해야하는 게 ‘현지의 반응은 어떠한가?’예요. 그런데 지금 조선일보나 경향신문이나 세계일보나 관련된 신문사들이 적어놓은 걸 보면 현지 반응을 확인하지 않은 채 쓴 기사라는 게 너무나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이를테면 “‘안녕하세요’ 대신 ‘곤니치와’라로 한 셈 아닌가.” 셈 이상의 어떤 증거들이 필요했었죠? 그다음에 “말레이시아 국민들이 불쾌했을 법하다”, 3월 21일 날 경향신문에. 불쾌했을 법한 거지 불쾌한건 아니잖아요? 실제로는 ‘그 외교적 결과가 어떤 식의 효과를 불러일으켰느냐?’를 확인하지 않고서는 이야기할 수 없는 문제들이었다고 하는 것이죠. 기본적으로 이 신(新)남방정책, 이런 것들에 대한 해설 가운데에서 그 정책의 효과에 비해서 ‘이와 같은 실수가 어떤 문제를 불러 일으켰느냐?’라는 식으로 이렇게 이야기를 풀어나갔다면 저는 이 실수에 대한 타당한 평가가 가능했을 거라고 봐요. 그런데 앞에 아무것도 없던 상태에서 갑자기 결례가 나오니까, 그것을 들고 일어났다고 하는 것 자체는 이들이 어떤 프레임(frame)으로 기다리고 있었는가라는 것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생각하고요. 게다가 실제로 본심이 나오는 게 “반복되는 실수는 무능이다”, 그다음에 예를 들면 “적폐를 내보내고 코드 인사를 꽂아 넣었다”라는 이 사안으로서는 사실 끌어들이지 않을 만한 그런 정치적인 이유들까지도 이 안에 집어넣고 있다는 것이죠. 즉 외교 사안을 다루는 듯 하지만 실제로는 그냥 정치 기사를 쓴 것에 불과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숄 츠] 이런 작은 실수 빼고 되게 성공적인 Summit(정상회담)이었거든요. 미팅 (당시) 말레이시아에서는 앞으로 FTA하고 (다른) 이야기도하고, 그리고 사실 최근 들어서는 말레이시아가 한국 입장에서는 (예전보다) 훨씬 더 중요한 비즈니스 파트너가 됐거든요. 1년 동안 무역량 자체는 한 15% 정도 올라갔거든요. 작년부터 지금까지. 그래서 그거 보니까 사실 되게 성공적인 좋은 방문이었는데 그냥 이런 작은 실수에 대해서만 집착하니까. 그래서 약간 제가 받았던 느낌은 억지로 무슨 스캔들 만든 것 같은 게 그래서 그거는 조금 아닌 것 같아요.

[정세진] 대통령의 인사말 실수를 계기로 언론은 문 대통령 해외 순방 중 외교 결례 논란 사례라며 과거의 사례를 소개하는 기사들을 쏟아내기도 했습니다.

[숄 츠] 한국에서는 (이 사건이) 약간 폭발했기 때문에 해외까지 나갔어요. 그래서 해외 신문에서도 나왔어요. 그런데 거기는 어떻게 보도하는지 저한테 사실 참 재밌었어요. 왜냐하면 거기는 이거는 문 대통령이 크게 실수했다고 그거는 이야기 안 하고 아무 실수 없었는데 그런데 한국에서 너무 오히려 cutthroat(흉악한) 정치, 어떻게 보면 극악무도한 정치(한다고 표현했고), 그것 때문에 여기에 스토리가 하나 생겼다고, 이건 거기 해외 말레이시아 사람과 한국사람 문제가 아니고 이거는 내부적인 국내 문제라고 그렇게 보도했거든요. 그래서 그건 사실 참 재미있다고 생각해요.

[정세진] 외신들도 그렇게 다 느끼고 있군요. 이제.

[최 욱] 재미있어.

[정준희] 왜 외교 문제를 따질 때 반드시 결례가 제일 우선일까라는 거예요. 그러니까 우리나라 사람이 워낙 동방예의지국이라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왜 그렇다고 생각하느냐 하면 외교 문제를 결례 말고는 몰라서 그렇다고 생각해요. 전반적으로 우리나라 언론들이 외교 문제나 국제관계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서 저는 전문성 상당히 떨어진다고 봐요. 그러니까 결례라고 하는 상당히 손쉬운 프레임을 작동시킨다고 하는 것이죠. 그런데 결례라고 하는 것들의 배후에 있는 것에는 저는 콤플렉스(complex)라고 보거든요. 한국인들이 우리나라를 아직도 약소국이라고 생각하면서 강대국이나 서양의 눈에 어떻게 비치는가? 이 문제를 굉장히 중시합니다. 그러니까 인정받으면 되게 좋아하고 인정받지 못하면 막 욕하는 이런 식의 상태들이 만들어진다는 것이죠. 게다가 그 콤플렉스는 정파(政派)적 유불리(有不利)에 의해서 작동을 해요. 내가 좋아하거나 정치적으로 뭔가 라인이 있는 그런 식의 정부들 같은 경우에는 실수 하느냐를 보기 보다는 뭔가 잘한걸 보려 되게 노력을 하고, 그다음에 나하고 잘 안 맞는 정부는 실수만 찾아서 그걸 과대포장해서 정치 기사화시켜버리는. 그런 식의 일들이 나타난다고 하는 것이죠.

[정세진] 이전 정부 때는 언론이 어떤 사례를 결례라고 보도를 했는지요?

[송수진] ‘외교적 결례’라는 표현이 어떻게 정부에 따라서 쓰이는지를 저희가 한번 살펴보기 위해서 지난 정권에서 이제 ‘외교적 결례’라는 단어가 들어간 기사들을 한번 찾아봤는데요. 사실 비슷한 상황을 두고도 노무현 정부 때는 결례라고 비판을 했고, 박근혜 대통령 때는 대통령을 오히려 두둔하는 그런 형식으로 기사를 쓰는 걸 저희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2007년에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을 해서 당시 건강상의 이유로 만찬과 오찬에 불참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을 다루면서 동아일보가 뭐라고 썼냐면 제목을 <몸 아픈가, 맘 아픈가>라고 뽑아서 표현을 이렇게 했습니다. “대통령의 건강은 국가기밀에 속하는 사안인데도 국제무대에서 피로 누적 사실을 드러낸 것은 이례적”이라고 표현을 했습니다. 또 문화일보는 <외교 의전상 전례 없어… 논란>이라고 제목을 쓰고 이제 비판하는 내용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그런데 2014년에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네덜란드에서 열렸던 ‘핵안보정상회의’에서도 만찬에 불참한 적이 있었거든요. 이때는 어떻게 표현을 했었냐 하면, 당시 동아일보 기사입니다. 2014년 3월 26일 기사인데요. <박 대통령 몸살 걸려 국왕 만찬-폐회식 불참> “20일 끝장토론 후 제대로 못 쉬어. 비행기서도 한숨 안자고 회의 준비” 이렇게 왜 박 대통령이 만찬에 불참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서 청와대 대변인의 말을 그대로 실어주고요. 그리고 이 기사에서 재미있는 부분은 제일 마지막 부분인데요. “노무현 전 대통령도 2007년 1월 필리핀 세부에서 ‘아세안 +3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피로 누적 때문에 만찬에 불참한 적이 있다”고 마무리를 합니다. 이전 정부 때도 이런 일이 있었기 때문에 이것은 더 이상의 비판 혹은 그런 걸로 확산되는 것을 아예 기사에서 막아버리는 거죠.

[장부승] 방금 헤이그에서 정상 일정들 취소된 거 이야기가 나왔었는데 제가 그날 사실은 그때 현장에 있었어요. 그래서 그 일정들 취소될 때 사실은 좀 당황스럽기는 했는데 뭐, 대통령도 사람이고 인간이니까 불가항력적으로 몸이 너무 상태가 안 되면 어쩔 수 없죠. 어쩔 수 없긴 한데 그런데 이제 이런 정상회담, 정상 일정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 국가적인 차원에서 대단히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요. 사실은 그런 행사를 앞두고는 이게 좀 잔인한 말로 들릴 수도 있긴 한데 대통령 본인이나 그 스태프들도 컨디션 조절을 해야죠. 그래서 컨디션 조절이 잘 안 됐다고 하면 사실은 그 부분도 그렇게 뭐 썩 잘했다는 칭찬을 받을 수는 없어요. 그런데 이제 문제는 그거에 대한 해석에 있어서 똑같이 비슷한 어떤 일정 취소가 있었는데 비슷한 사유로다가. 그거를 그렇게 다르게 해석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정준희] 정치 기사화는 그 의미가 이거예요. 의미가 어떻게 작동을 하느냐. 유능, 무능으로 작동을 해요. 결례 뒤에는, 결례를 저지른 건 외교적으로 국제적으로 대단히 무능한 거고 그다음에 뭔가를 잘하는 건 되게 유능한 거라고 하는 것들을 만들어낸다는 말이죠. 국제무대에서 실수를 한다거나 결례를 저지르면 전형적인 무능함이 돼 버려요. 세련되지 못하고 거친 게 돼버립니다. 특히나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에 이와 같은 거칠고 세련되지 못함이라는 게 굉장히 많이 작동을 했어요.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사실은 그 반대로 작동을 했습니다. 되게 유능하고 뭔가 세련돼 보인다. 옷도 되게 잘 입고 그다음에 어렸을 때부터 그렇게 정치 수업을 받았기 때문에 국제무대에서도 잘 통한다. 이런 식의 그런 프레임을 많이 작동시켰다는 거죠. 결과적으론 이 외교 보도를 통해서 해야 할 핵심적인 정보를 생략한 채 국내 정치의 의미로 그것도 정파의 어떤 위치에 따라 되게 다른 방식으로 ‘유능하고 세련됐느냐, 무능하고 거치냐?’라고 하는 이미지를 만드는 방식으로 저는 이 프레임이 작동하고 있다고 봅니다.

[정세진] 예전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가방 들고 다니는 것 때문에 또 외교적으로 좀 문제가 있었다, 이런 이야기도 있었는데요.

[송수진] 보통 회담에 임하는 정상들이 손에는 아무것도 들지 않고 회담에 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악수도 해야 하고 또 자연스럽게 포옹도 해야 하고 하니까. 의전 절차를 좀 자연스럽게 이어가기 위해서는 아무것도 들지 않거든요. 그런데 박근혜 전 대통령은 늘 어딜 가나 손가방을 들고 다녔습니다. 2013년 9월에 ‘G20 정상회의’ 때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날 때도 그랬고요. 2014년에 3월 ‘핵안보정상회의’ 때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만났을 때도 가방을 늘 갖고 있었습니다.

[정세진] 이 장면을 한번, 메르켈 총리인가요?

[송수진] 이때가 2014년 3월에 ‘핵안보정상회의’ 때 모습인데요. 메르켈 총리와 사진을 찍으려고 하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이 가방을 들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경호원이 ‘가방을 저에게 주시죠.’라고 추가로 이야기를 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가방을 줬고. 이런 사진인데요.

[패널들] (웃음)

[송수진] 10대 일간지 중에서 이 문제를 외교적 결례라고 비판을 하는 언론은 한 곳도 없었고요. 오히려 이 가방을 계속 박 전 대통령이 들고 다니는 것에 대해서 다른 종류의 기사가 나왔는데요. 예를 들어서 당시 ‘핵안보정상회의’에서는 “메르켈 총리가 참모를 불러서 박 대통령의 가방을 들고 가게 하는 세심한 배려를 했다”라고 하면서 두 정상이 매우 사이가 좋은 것처럼 그렇게 기사가 나왔고요. 그리고 또 박 대통령이 공식행사에 이 가방들을 계속 갖고 다녔거든요. 그랬더니 ‘중소기업의 가방을 갖고 다닌다. 굉장히 칭찬할 만한 일이다’라는 기사가 나왔는데 여기서 말하는 중소기업이 알고 봤더니 고영태 씨가 했던...

[장부승] (웃음)

[정준희] 저도 한 가지 예를 들어 볼게요. 이게 영국에서는 굉장히 유명한 사건인데 영국 여왕은 매년 보통 (1년에) 2개국 이상을 (외국에) 나간단 말이에요. 여왕은 나가면 의전 관련된 기사들이 많이 나오는데 1985년에 벨리즈라고 하는 작은 소국을 방문을 해요. 그런데 거기서 뭐가 나왔냐 하면 쥐 같은, 쥐를 요리한 것 같은 그런 요리가 나와서 경악을 했던 그런 사건이 있습니다. 그런데 원래 문화권이 다른 데들을 다 돌아가면서 그 문화에 맞춰서 뭔가 대응하는 게 영국 여왕이 해야 하는 굉장히 중요한 일 중에 하나거든요. 그래서 ‘우리 여왕에게 쥐를 먹였어!’ 라고 하는 게 그 당시 막 타블로이드나 이런 데 엄청나게 나왔었어요. 그런데 그때 실제로 권위지든가 이런 데들이 이걸 가지고 무슨 결례니 해가지고 그 나라와의 외교 관계를 심각하게 문제 삼거나 이러지는 않았거든요. 그러니까 이건 말 그대로 대중지에서 소비되는 그런 식의 일이라고 하는 거죠, 의전 관련된 일은. 문화적 커뮤니케이션이 어때야 하는가, 그리고 그걸 바라보는 대중적 언론의 소비 양식과 진지한 외교적 언론의 소비, 생산의 양식은 달라야 한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정세진] 이번 계기를 통해서 인도네시아 인사말, 또 말레이시아 인사말은 확실히 저희가 알게 된 것 같습니다.(웃음) ‘슬라맛 쁘탕’, ‘슬라맛 소레’. 대통령의 외교 결례 논란에 관한 보도들 살펴봤습니다. 송수진 기자 고생하셨습니다.

[송수진] (인사)

[정세진] 지난 12일이었습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기억하실 겁니다.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부대표, 수석대변인이라는 낯 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 달라”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서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고 비판해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나 원내대표는 논란이 되자 지난해 9월 보도된 블룸버그 통신의 한 기사를 인용한 것이라고 해명을 했는데요. 민주당은 이해식 당 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해당 기사를 쓴 기자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매국’, ‘검은 머리 외신’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그러자 서울외신기자클럽을 비롯한 여러 외신기자단체들이 거세게 반발을 했고요. 이 대변인은 결국 “‘매국에 가까운 내용’이라는 표현을 쓴 점에 대해서 반성의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관련 내용 <저널리즘 토크쇼 J>에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김덕훈 기자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김덕훈]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김덕훈입니다.

[최 욱] 우리 < J >의 뉴스웨이터 정연우 기자한테 저희가 기회를 드릴 만큼 드렸는데 도저히 안 될 것 같아서 잘래냈거든요? 그 자리, 좀 열심히 좀 메워주시기 바랍니다.

[김덕훈] 그것보다는 더 오래 버티도록 하겠습니다.

[최 욱] 대단히 고맙습니다.

[정세진] 최욱 씨는 그때 당시 굉장히 이 이야기를 많이 하셨잖아요, 수석대변인 이야기. 기억나세요?

[최 욱] 제가 소개로 ‘국민의 수석대변인’ 이렇게 말씀을 드렸었죠. 아니, 이제 이게 나경원 원내대표 입에서 이제 이 단어가 나오면서 굉장히 이슈가 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저는 이슈 되는 거 거기에 또 업혀가지고 가는 스타일이니까 그래서 그렇게 이야기했던 건데. 그거 왜 물어봐요?

[패널들] (웃음)

[정세진] 아니. 대변인이라는 표현이 굉장히 거슬리시나요? 어떤가요?

[최 욱] 우리나라 대통령인데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의 수석대변인이라고 하면 뭐 기분이 아주 유쾌한 건 아니지 않습니까?

[정세진] 원문은 잘 보셨어요? 원문 내용이..

[최 욱] 원문은 거의 도형 보듯이 봤습니다.

[정세진] 도형 보듯이(웃음)

[패널들] (웃음)

[최 욱] 언어로 본 건 아니고 한 문장도 못 알아듣습니다.

[정세진] 김덕훈 기자, 블룸버그 통신 기사 내용 자세히 좀 살펴볼까요?

[김덕훈] 지난해 9월 26일에 나온 기사인데요. 기사는 <대한민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의 수석대변인이 되었다, UN에서> 이런 내용이고요. 기사 첫 문단을 보면 “김정은 위원장이 이번 주 뉴욕에서 열리는 UN 총회에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김 위원장에게는 자신을 위한 칭송의 노래를 불러주는 사실상 대변인과 마찬가지인 사람이 있다. 그게 바로 문재인 대통령이다”라는 대목이 첫줄부터 나옵니다. 그런데 이제 우리말로 옮기니까 더 부정적으로 비춰지지만 사실 그 밑의 내용을 자세히 더 살펴보면 팩트(fact)에 근거한 내용들이 많이 나오는데 “문 대통령이 미국의 비관주의자들을 설득하고 한편 미국의 우려도 함께 이해하고 있다“는 측면도 함께 언급을 하고 있는데요. 전체적인 맥락으로 보면 그렇게 부정적인 기사라고는 볼 수 없고, 기사 속에서 다른 전문가의 멘트도 인용을 하는데 그 전문가는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를 받아들이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는 점을 문 대통령이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점에서 리더(leader)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식으로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정세진] 숄츠 기자 원문 아주 자세히 다 보셨을 텐데요.

[숄 츠] 네, 이거는 우리 외신기자들한테 되게 충격적인 이야기였는데.

[정세진] 충격까지였어요?

[숄 츠] 충격인데, 나중에 지금 그 민주당과 대변인 하는 말씀은 나중에 좀 큰 문제였는데. 이 스토리는 먼저 중요한 부분은 아까 기자님 말씀하신 대로 사실 여기는 타이틀, 약간 헤드라인 조금 강한 헤드라인으로 느낄 수 있고, (하지만) 스토리를 읽어 보면 다른 엑스퍼트(expert)나 전문가도 나오고 이런 외교 전략에 대해서 다 제대로 설명하고 그래서 아주 우파적인 스타일이나 이렇게 말할 수는 없거든요. 그래서 문제는 아마 조금 개인적인 오피니언하고 팩트 조금 섞여서 그래서 이거 오피니언 피스(opinion piece)인지 아니면 그냥 팩트만 보고하는 건지 그걸 구별하는 건 조금 어렵지만 그런데 그 외에는 그냥 아무 할 말이 없어요, 그냥 좋은 기사라고 말할 수밖에 없어요.

[장부승] 그 당시에 이런 기사들이 많았어요. 여러 가지 그리고 파이낸셜타임즈도 있었고요. 그 당시에 우리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서 여러 가지 의견들을 담아서 찬성, 반대 다 보도도 하고 우려가 섞인 시선도 보내고 그런 기사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 중에 어떤 외신은 예를 들어서 김정은의 미화죠, 미화라는 제목을 단 기사도 있었어요. 그래서 사실은 저는 그 때 별로 주목을 안 했습니다. 여러 가지 외신들 중에 하나라고 봤기 때문에 그런데 지금 와가지고 왜 이게, 이 기사가 이렇게까지 논란이 되는지. 뭐 그 이유는 우리가 다 알고 있죠.

[정세진] 네, 나경원 원내대표가 (이야기를 했으니까요.)

[숄 츠] 그렇죠.

[정준희] 저는 기본적으로는 이 제목 자체는 영어로 쓰였고 영어적인 맥락에서 제가 그냥 읽을 때는 그냥 비유적 표현 이상으로 잘 안 읽혔어요. 그러니까 우리가 정치인이 정치적인 언어로, 말 그대로 의도를 갖고 이야기하면 누군가의 하수인(下手人)이라고 읽히잖아요. 그러니까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다”라고 얘기할 때, 하수인 정도로 읽히는데 이 기사의 비유적 표현이나 내용적으로 보면 문 대통령을 김정은의 하수인 정도로 취급하면서 쓴 기사는 아니거든요. 그러면 인용한 자가 잘못이죠, 기사의 잘못이 아니라. 인용도 안 밝히고 인용해버렸잖아요, 사실은. 그리고 나중에 인용했다고 화살을 돌렸더니 그쪽으로 막 집중 포화가 쏟아지는 대단히 이상한 양상이 벌어졌고요.

[정세진] 해당 기사가 나온 당시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표현은 정치 공세의 소재로 활용이 됐습니다. 조선일보가 2018년 9월 28일 <외신 “문 대통령, 김정은 수석대변인 됐다”>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서 블룸버그 통신 기사의 제목을 전한 후에 문 대통령에게 “중재 외교는 해야 하지만 최소한 북쪽에 치우지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런 요구를 했습니다.

[장부승] 제가 이 조선일보 사설을 보고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는 생각이 든 게 뭐냐 하면요. 외신이라는 게요. 외신이 뭡니까? 외신이 한두 개예요? 외신이 수천 개가 넘습니다. 아니 그런데 외신을 하나로 뭉뚱그려서 외신의 어떤 통일된 의견이라는 게 있어요? 그게 있을 수가 없는 거거든요. 그 외신이라고 하면 외신 중에 진보적인 외신도 있고 보수적인 외신도 있고요. 여러 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는 것인데 마치 모든 외신이 어떤 방향으로 한국에 대해서 생각을 하고 있는 것처럼, 그것도 블룸버그 기사 하나 딱 인용하면서 이런 식으로 몰아가는 거는요. 이건 좀 사대주의 같다는 느낌? 여기 안톤 숄츠 기자(웃음), 외신 기자, 외국인 기자도 계시긴 합니다만 외신이라고 해서 뭐 100% 맞거나 무슨 전지전능한 게 아니거든요.

[정준희] 아까 제가 이야기했던 우리 첫 번째 이슈와 되게 유사한 마인드셋(mindset, 사고방식)이에요.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외국의 눈에 어떻게 비치느냐를 상당히 중시하는 상태다. 이거는 콤플렉스거든요, 인정욕구에 가까운 콤플렉스예요. 그러니까 외신을 하나로 뭉뚱그려서. 그것도 내용을 과장한 채 따와 가지고 자신의 정치적 의도로 활용하는 또는 정치적 커뮤니케이션의 의도로 활용하는 그런 방식이라고 하는 게 그게 여전히 권위가 있다고 생각해서 그런 거예요. 그런데 우리가 실제로 아는 외신들은 한국에 관련된 사안이나 동북아에 관련된 사안, 한국의 언론보다도 모르는 경우가 되게 많거든요. 그런데 단지 외신이라는 이유로 권위를 인정받아야 될 이유도 없을 뿐더러 인정을 받으려면 그 내용에 대한 충실한 어떤 독해에 근거해서 나와야 하는 거죠. 상당히 정치적 수단으로 쓰인 그런 결과물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정세진] 조선일보의 기사 정도로 끝날 것 같았는데 이번엔 이제 나경원 원내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이 발언을 또 하면서 이 단어를 또 쓰면서 이제 도화선이 됐는데요. 그런데 그 다음 날 민주당이 내놓은 논평이 문제가 되면서 어떻게 보면 화살이 다른 데로 지금 향했습니다.

[정세진] 어떻게 보셨어요?

[숄 츠] 지금부터는 스토리 진짜

[정세진]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웃음)

[숄 츠] 진짜 폭발적인 스토리가 되는 거예요. 왜냐하면 그거는 사실 만약에 옛날에 그냥 박근혜나 이명박(정부 때 생긴 일이라면 놀랍지 않았을 거예요) 그때는 어차피 기자들하고 그렇게 정부가 좋은 관계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래서 ‘국경 없는 기자회’에서 (언론자유지수) 랭킹도 그때는 한국 되게 낮은 편이었잖아요. 그런데 지금 이런 일이 다시 생길 수 있는지 사실 상상도 못했는데요. 그리고 외신기자들 되게 충격 받았고. 왜냐하면 어떤 사람이 그냥 한 명 선택하고 이렇게 공격하면 이거는 정말 원래는 진보적인, 약간 민주주의 스타일 아니잖아요.

[장부승] 우리 박근혜 정부 때 산케이신문 지국장 기소했었잖아요. 형사 쪽으로. 그렇게 해서 결국 어떻게 됐느냐. 1심에서 무죄 판결 나고 검찰에서 항소조차 못했어요. 그리고 작년에는 심지어 형사보상금까지 물어줬어요. 그 산케이신문 기자한테. 그리고 산케이신문 기자는 자기 책 쓰고 일본에서 유명인사 되고. 그래서 그러고 그 일로 해서 사실 더 큰 문제는 다른 나라의 언론인들이 한국의 언론 자유에 대해서 상당히 의구심을 갖는 계기가 됐습니다. 상당히 그때 좀 부끄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었는데 지금 정부가 바뀌고 나서 여당, 정부 여당의 대변인 논평에서 이런 내용이 나온 걸 보고 저는 상당히 놀랐습니다.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면 매국행위가 되는 건가? 아니, 언제부터 이게 이런 식의 애국주의 막 이런 게 판치게 됐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정준희] 대변인이라고 하는 건 사실은 다른 말로 하면 언론을 상대하는 사람이거든요. 단지 정당의 어떤 이야기를 대변(代辯)하는 것뿐만 아니라 언론을 상대하는 방식으로써 상당히 부족했고, 심지어 부족한 것을 넘어서 상당히 부적절했다고까지 비평할 수밖에 없고 이거는 타깃(target)을 굉장히 잘못 잡은 거예요. 저는 사실 이 문제는 “아니, 인용했다고 해서 보니까 블룸버그 통신에서 나온 건 기껏해야 이 정도인데 왜 쓸데없이 언론에서의 담론을 정치 담론화 시켰느냐?”라고 다시 상대 당파를 공격을 해야 해요. 그래야지 자파(自派)를 결집시키고 타 당(黨)에 상처를 주는 이른바 정치적인 전략이 가능하거든요. 그런데 이건 타깃을 잘못 잡아서 정치 담론을 언론 담론화 시켜버렸잖아요. 잘못된 정치적인 이야기를 언론의 이야기로 지금 이상하게 돌려버린 그런 케이스(case)라는 거죠.

[정세진] 그런 와중에 이유경 기자라는 이름을 가진 여러 기자들이 공격을 당했죠.

[최 욱] 그러니까요. 이제 엉뚱한 데로 불이 튀었어요. 이유경이라는 이름이 거론되면서 아무런 관련 없는 동명이인들이 이제 피해를 보게 됐는데 특히 이제 MBC, TV조선 이유경이라는 이름을 쓰는 기자들이 실존했고요. 그리고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는 이유경 기자의 SNS에 네티즌 분들이 찾아가서 막 항의를 한 거예요. 그러자 전혀 관련 없는 이 이유경 기자는 “내가 아니다. 이제 그만해 달라”라고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정세진] ‘서울외신기자클럽(SFCC)’에서 항의 성명(聲明)을 냈죠?

[김덕훈] 네, 지난 16일에 ‘서울외신기자클럽(SFCC)’이 특파원 집단 중에서 가장 먼저 성명을 냈는데 내용은 “민주당이 발표한 성명 때문에 기자 개인의 신변에 큰 위협이 가해진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 특히나 기자 개인에 대해서 국가 원수를 모독한 매국이라고 몰아가는 것은 언론 통제고 언론 자유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다”라고 논평을 냈습니다. 이보다 이틀 뒤에는 아시아 출신 미국 언론인 모임인 ‘아시안아메리칸기자협회(AAJA)’가 성명을 냈는데요. “외신에 대한 오해를 명백히 드러냈다” 민주당 논평에 대해서. 그다음에 “‘검은 머리 외신’이라는 표현에 한국 기자가 외국 언론사 소속으로 취재활동을 하는 것이 비정상적이라는 함의가 담겨 있다.”고 또 지적을 했습니다. 또 ‘국제언론인협회(IPI)’가 “민주당은 기자의 역할이 정부의 ’응원단원’이 아니라 공익 사안에 대해서 독립적이고 비판적으로 보도하는 것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힌 것으로 미국 매체들이 전하고 있습니다.

[정세진] 이렇게 성명서를 외신 기자들이 낸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를 하십니까?

[정준희] 성명서가 나올 만했죠. 나올 만했고 당연히 자신들이 생각하기에 이게 특정 언론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외신을 대하는 정치권의 잘못된 문제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 이러한 입장 표현은 저는 당연한 거라고 생각을 하고요. 그런데 저는 이런 부분도 지적됐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이런 ‘외신의 기사의 특정 부분을 따서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모든 행동들이 부적절하다’라고 하는 것들이 저는 필요했다고 보거든요. 그러니까 직접적으로 민주당 논평에 대한 반론으로써 당연히 나올 만했지만 거기서 당연히 들어갔어야 할 일은 ‘왜 한국의 정치는 외신의 쓸데없는 특정한 부분을 따서 자신들의 정치 담론으로 과장이나 왜곡된 방식으로 이용하는가? 그 부분으로부터 차단됐으면 좋겠다.’라고 하는 내용들까지 나왔으면 더 좋았겠다, 이런 생각을 합니다.

[김덕훈] 박근혜 정부 시절에 검찰이 산케이 지국장인 ‘카토 타츠야’ 씨한테 한 그 기소, 그다음에 출국금지 내용에 대해서 ‘서울외신기자협회’가 박근혜 대통령한테 편지를 보냈었거든요.

[정세진] 똑같은 단체인가요? 외신기자클럽이?

[김덕훈] 네, 맞습니다. 같은 단체인데 이번에는 형태가 성명이고 과거에는 편지 형태였어요. 편지 내용을 한번 읽어드리겠습니다. 2015년 4월 9일에 “박근혜 대통령 귀하”라는 첫 머리로 시작하는 내용인데, “2014년 8월, 한국 검찰의 수사 개시와 함께 시작된 산케이신문 서울 지국 카토 타츠야 전 서울지국장의 출국 금지에 대하여 우려하고 있습니다.” 또 “팔순이 넘은 어머니와 장모가 내일이라도 일본으로 귀국할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언론 환경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보여 집니다”라고 이렇게 충분히 지금처럼 성명을 낼 수 있었던 사안이고 지금보다 더 심각한 언론 탄압의 양상을 띠고 있잖아요. 그런데 지금이랑은 조금 보이는 태도가 달라서 지금 인터넷 상에서 회자가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세진] 이렇게 동등하게 비교가 될 만한 사안이라고 보시는지요?

[정준희] 언론 자유의 입장에서는 동등이 아니라 사실 저는 차등 비교가 가능한 사안인데, 저는 산케이 지국장 케이스가 훨씬 더 언론자유에 위협적인 케이스라고 보거든요. 지금 현재 민주당의 논평 케이스보다. 왜냐하면 실질적으로 형사적인 법을 적용 시켜버린 거잖아요. 그리고 이 부분은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또는 박근혜 정부와 친소(親疏)관계를 막론하고 기본적으로 아무래도 우리가 일본 기자니까 애국적인 관점에서 되게 싫을 수도 있겠지만 또 어떤 관점에서는 이 특히나 외신기자들의 단체라고 한다면 여기에 대한 형사적인 어떤 죄를 적용시키려고 했던 것에 대해서는 훨씬 더 강한 반발들이 나오는 게 맞습니다. 그런데 그 톤(tone)은 훨씬 약했죠.

[숄 츠]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사실 언론의 자유는 훨씬 더 안 좋은 상태였어요. 그래서 그때도 (외신기자클럽) 사람들이 알고 있었어요. 지금 너무 강하게 공격하면 오히려 반대효과 있을 수도 있고 그래서 오히려 약간 부드러운 방법으로 해야 오히려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저는 외신기자클럽을 대표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멤버일 뿐이지만, 그런데 그런 생각 있었는지 아닌지 저도 알 수 없지만 근데 그냥 상상이 돼요. 왜냐하면 그때는 박근혜 정부 때는 우리도, 저도 느꼈어요. 그냥 어디 나가면 취재하면 훨씬 더 힘들었어요. 경찰이 훨씬 더 자주 저한테 왔어요. 도대체 뭘 하는지, 누구인지 누굴 위해서 일하는지. 요새는 그런 일 가끔 생기지만 그런데 옛날만큼은 아니에요.

[정준희] 어떤 면에서는 저는 실망감의 표현이었다고 생각을 해요. 그러니까 언론자유를 좀 더 중시한다는 정부가, 여당에서 이런 논평이 나오다니? 그런 반대급부도 굉장히 있었다.

[정세진] 이해식 대변인은 “반성의 여지가 있다고 본다.” 또 사과의 뜻을 밝히면서도 “기자, 그리고 기자의 글을 비평하고 때로 비판하는 것은 정당의 정치 활동 자유에 속한다.” 이런 주장도 했거든요.

[장부승] 그건 백번 옳은 얘기죠. 정당도 자기들이 비판 받았을 때 거기에 맞대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뭐냐 하면요. 무슨 ‘매국이다, 모독이다’라고 하고 그 기사, 정작 그 기사 내용에 대해서는 별로 보지도 않은 것 같은 느낌이 들게 그렇게 나오니까 아니 이게 마치 무슨 애국만을 강조하고 이데올로기만을 강조하고 그런 것 같은 느낌이 든단 말이죠. 그 원래 기사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 사실, 진실 관계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그 부분을 조목조목 비판을 했었으면 되는 거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정준희] 그렇죠. 기본적으로 언론에 대한 대응은 사실관계에 대한 왜곡에 대한 대응이 기초가 돼야 하고요. 해석은 갈리는 문제니까 그거는 정치 담론화 시킬 필요가 없어요. 그러니까 민주당의 논평은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언론을 잘못 활용한 상대 당파에 대한 어떤 이야기가 됐어야지 그것을 근거로 삼는 것을 이야기함으로써 스스로 수렁에 빠졌다, 이렇게 생각을 해요.

[정세진] 최욱 씨, 마무리 좀 해주시죠. 누가 제일 나쁜 사람인가요?

[최 욱] 외신도 제가 읽을 수 있는 한글판이 있습니까? 없어요? 외신을 구경해 본 적이 없어요. 그러니까 이 테마에 대해서는 어떻게 뭐 껴들어갈 틈이 없네요.

[정준희] 그러니까 외신을 인용한 보도나 정치인의 이야기는 사실은 접고 생각하는 게 맞아요. 왜냐하면 언어적 접근성이 굉장히 떨어진 거를 정보 독점하면서 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대부분 왜곡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저는 외신을 근거로 삼는 대부분의 보도라든가 정치인의 논평들은 일단 무시해도 저는 거의 상관없는 사태까지 이르렀다고 봐요.

[최 욱] 저 같은 사람을 악용한 일이 많았던 것 같아요, 그동안. 어차피 외신에 접근을 못하니까 마치 논쟁이 벌어지면 ‘외신에서는 이렇게 이야기 했어’ 하면서 마치 결론을 내는 듯한. 그러면 저 같은 사람은 접근을 못하니까 ‘아, 그렇군요.’ 하고 이제 수긍하게 만드는, 그런 식의 행태들을 계속 보여 왔던 것 같아요.

[장부승] 그게 우리 마음속에 있는 사대주의적인...

[최 욱] 아, 저는 아니에요.

[패널들] (웃음)

[장부승] 교묘하게 좀 자극하는 거예요.

[정세진] 아니라잖아요. (웃음)

[숄 츠] 이 스토리에서 사실 제일 슬픈 이야기는 제 생각에는 이거 원래는 내부적인, 국내적인 정치 이야기잖아요, 사실은. 그런데 지금 국제적인 이야기 다 돼 버렸고 이런 일이 한국에서 생기는 게 정말 슬픈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정세진] 나경원 원내대표의 발언으로 촉발된 외신기사·외신기자에 대한 비판 논란, 민주당의 잘못된 대응에 관한 논란, 보도 내용 짚어보는 시간 가져봤습니다. 이 이야기는 여기까지 마무리 하겠습니다.

[정세진] 지난 20일, 뉴스타파는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근무했던 간호조무사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2016년 1월부터 같은 해 10월까지 한 달에 최소 두 차례 병원을 방문해서 프로포폴(propofol)을 투약했고, 해당 병원은 이 사장의 투약 기록을 작성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수면마취에 사용하는 프로포폴, 중독성이 강해서 지난 2011년 마약류로 지정된 향정신성의약품입니다. 뉴스타파 보도 이후에 이부진 사장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는데요. 다음 날 이 사장은 호텔신라를 통해서 “2016년 왼쪽 다리에 입은 저온 화상 봉합수술 후 생긴 흉터 치료와 눈꺼풀 처짐 수술을 위한 치료 목적으로 수차례 해당 병원을 다닌 적은 있지만, 보도에서처럼 불법 투약을 한 사실은 없다”는 해명 자료를 내놨습니다. 이부진 사장의 프로포폴 투약 의혹을 다룬 뉴스타파 보도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사가 처음 나왔을 때 일단 프로포폴이라고 하니까 또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 삼성가의 딸. 굉장히 관심을 끄는 내용이었습니다.

[장부승] 센세이셔널(sensational)하죠.

[정세진] 네, 기사는 처음에 어떻게 접하셨나요?

[장부승] 저는 기사 처음 보고 딱 그 생각이 떠오르더라고요. 7년 전인가요? 여러 연예인들이 프로포폴을 매우 많이 상습적으로 맞았다고 해서 그때 수사가 이루어져서 기소까지 되고. 상당수 분들이 징역형에 집행유예 받고 그랬던 전례가 있거든요. 일단 이런 의혹이 제기가 되면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수사를 해서 엄정하게 대응하는 것 자체는 불가피한 것 같아요.

[정준희] 저는 의혹 제기는 당연히 가능하고 그다음에 수사도 필요하고, 이왕이면 수사가 엄정하게 진행이 돼서 좋은 결론이 났으면 좋겠다고 보는데요. 뉴스타파라고 하는 우리나라 유수의 탐사보도 언론이 왜 굳이 이 문제를 팠을까? 라는 생각을 솔직히 좀 해요. 저는 제보가 있었기 때문에 팠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기획해서 탐사를 했다기보다는. 그런데 제보가 1인 간호조무사의 증언이고요. 그리고 뒷받침된 게 단톡방에 여러 가지 포렌식(digital forensic)된 이야기들인데. 이거는 수사과정에서 사실은 정황증거 이상으로 쓰이기 대단히 어려운겁니다. 복수의 취재원도 아니고 이른바 스모킹 건(smoking gun, 결정적 증거)을 가지고 있는 그런 상태가 아니에요. 그래서 수사기관에게 뭔가 문제 제기 할 수 있는 정도 이상을 제외하고는 사실 현재 가지고 있는 증거가 그다지 명백하지 않다는 거고요.

[최 욱] 저도 수준이 많이 올라온 것 같아요.

[정세진] 비슷하세요?

[최 욱] 뉴스타파를 개인적으로 좀 좋아하는데 요즘 하도 충격적인 뉴스가 많아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 관심도가 조금 떨어지더라고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좀 아쉬웠던 게 이 제보자가 전에 강남경찰서에 이거를 이야기를 했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거기에서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 이 점을 좀 뉴스타파가 주목해서 보도했으면 어땠을까? 이런 생각이 들던데 어떻게 좀 성장한 거 아닙니까?

[정준희] 정확한 지적이에요. 저도 외려 여기서의 포인트는 ‘왜 수사가 안 이루어졌을까?’에서 시작하는 게 맞아요.

[최 욱] 그렇지.

[김덕훈] 지난 21일입니다. 지상파 3사는 다 같이 보도를 했고요. 종편 같은 경우에도 JTBC와 TV조선이 보도를 했고 다만 채널A와 MBN은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다음 날 조간신문을 보면 한겨레, 경향신문, 서울신문, 한국일보가 기사를 썼고요. 경제지도 매일경제, 한국경제, 서울경제가 전부 다 내용을 다뤘습니다. 그런데 조중동, 세계일보, 국민일보, 문화일보는 22일 조간신문에서 이부진 사장 프로포폴 의혹을 지면에 싣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주말을 지나면서 경찰이 병원을 압수수색하게 되거든요. 그 뒤인 월요일 오전 25일에는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세계일보, 국민일보는 경찰수사 내용을 가지고 지면에 기사를 실었습니다. 이제 두 가지 포인트를 짚어봐야 하는데 삼성가(家)와 긴밀한 관계가 있는 중앙일보 같은 경우에는 관련 기사를 인터넷에서는 줄곧 다루고 있지만, 지면에서는 한 번도 싣지 않았고요. 문화일보 같은 경우에는 10대 종합 일간지 중에서는 유일하게 지면에도 인터넷에서도 이 내용을 단 한 번도 다루지 않았습니다.

[정세진] 소식을 전하지 않은 언론들은 보도 가치가 없다고 판단해서일까요?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걸까요?

[최 욱] 모든 언론이 다 썼는데 한 언론만 쓰지 않았다. 그러면 좀 눈이 가게 되지 않습니까? 바로 이제 그 문화일보인데. 문화일보는 왜 굳이 안 썼을까? 역시 우리는 또 ‘장충기 문자’를 꺼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당시에 ‘삼성의 눈으로 세상을 본다는’ 것 그리고 삼성과 ‘혈맹 관계에 있다’ 이런 문자, 우리한테 다 공개되지 않았습니까? 뭐, 안 쓴 거. 어느 정도 좀.

[정세진] 진짜 그것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세요?

[최 욱] 생각은 안 하죠. (웃음) 사람을 왜 궁지에 몰아요? 이상하신 분이네. 아니 떠올랐다는 거예요, 그냥 이런 게.

[패널들] (웃음)

[정준희] 떠올랐을 수는 있을 것 같고요. 한 가지 약간 더하면 사실은 이 케이스는 솔직히 말하면 약간의 선정성, 약간의 화제성으로 접근해요. 대부분의 언론사들도 사실 그런 식이잖아요? 그러면 이제 문화일보가 그간 이와 유사한 어떤 뉴스에 이처럼 반응을 했는가를 보면.

[최 욱] 그렇지.

[정준희] 그렇지는 않았거든요. 오히려 문화일보는 그런 것에 되게 잘 반응하는 그런 스타일의 신문사였는데, 이 부분에 있어서는 좀 유독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건 그건 뭐 궁금해볼 그런 의미는 있는 것 같습니다.

[최 욱] 그럼 뭐 ‘장충기 문자’ 잘 꺼낸 것 같은데요?

[정준희] (웃음)

[정세진] 중앙일보가 아까 말씀하셨을 때 ‘지면에는 싣지 않았다, 인터넷 기사로만 전했다’ 이렇게 말씀하셨죠?

[김덕훈] 맞습니다. 중앙일보는 아시다시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씨와 중앙일보를 가진 중앙홀딩스의 회장인 홍석현 씨가 서로 남매 관계잖아요? 그리고 동아일보의 경우에도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의 동생인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의 남편이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 총괄사장인데요. 이 김 사장의 형이 김재호 동아일보 사장입니다. 이제 광고주로서 삼성의 파워에 대해서 굳이 언급할 필요 없이 이 두 언론사 같은 경우에는 삼성문제를 조금 다른 언론사들보다 소극적으로 다룰 수밖에 없는 어떤 구조적인 상황이 마련이 되기 때문에 지금 채널A 같은 경우에는 메인뉴스에서는 물론 어떤 뉴스에서도 관련 소식을 전하지 않았고 다시 언급 드리지만, 중앙일보는 디지털로만 이 내용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숄 츠] 정말 꼭 보도해야만 하는 스토리 아닌가? (뉴스가치) 있는가? 그거 많이 생각했는데 그런데 조금 더 생각해보면 이 스토리가 의미가 있을 수 있는지. 국제적으로도. 삼성은 더 이상 그냥 한국 회사가 아니잖아요. 국제적으로 엄청 많이 활동하고 있어요. 그럼 어느 날 사실 그냥 이 회장 대신 그냥 삼성 컨트롤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그때부터 마약하는 사람이 이렇게 큰 회사를 정말 컨트롤할 수 있는지. 이런 것 때문에 사실 조금, 그런 질문 한번 생각 해봐야하지 않을까?

[장부승] 저는 사실 뉴스타파 보도가 처음 나왔을 때 저는 무슨 느낌을 받았냐 하면 이거 다른 언론사에서 따라가겠나, 별로 확산이 안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러니까 예전에 1월 달에 뉴스타파에서 ‘박수환 문자’ 보도했지 않습니까? 그런데 지금 이 시점까지도 다른 언론사들이 거의 따라가지 않고 있거든요. 탐사보도라는 게 사실은 거대한 어떤 세력을 상대로 문제를 제기할 때는 사실 뭐, 그렇지 않습니까? 한꺼번에 모든 걸 다 풀어서 하는 게 아니잖아요. 조금씩, 조금씩 우리 대중들의 관심을 고조시켜가면서 또는 정부의 반응도 이렇게 야기 시켜가면서 조금씩, 조금씩 풀어나가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거든요. 근데 사실은 아직은 모르겠어요. 이게 지금 어디까지 퍼져나갈지 모르겠는데 좀 더 두고 봐야 하지 않느냐.

[정준희] 잘 지적하셨지만 경찰이 유례없이 빨리 움직인 거는 제가 볼 때는 ‘버닝썬 사건’ 때문이에요. 마약에 연관된 뭔가 있고 경찰이 자꾸 뭔가 이렇게 의심받으니까 이 문제에서 빨리 대응해야 한다는 거죠. 그런데 그게 드러난 게 압수수색을 했지만 영장이 제대로 없었기 때문에 의료기록도 제대로 못 받았다고요. 약간 성급하게 대응한 측면들이 좀 있거든요. 그런데 또 언론의 입장에서 보면 ‘뭔가 좀 있을 수 있겠나보다’ 하면서 아마도 짐작해볼 수 있는 건 예를 들면 신라호텔 측에서 생각만큼 강력한 홍보머신을 발휘하지 않았거나 그거는 외려 자유스러워서 그럴 수도 있는 거죠. 옛날처럼 막 강력하게 누르지 않았거나 또는 이 문제가 어느 정도는 이 마약 사건하고 연관이 되면서 커질 수도 있다고 언론들이 판단을 했거나. 또는 아예 순수하게 화제성만으로 갔거나 이거인데 저는 이 두 번째 사안이라고 볼 수 있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것들 가운데 마약 유통에 관련된 어떤 사회구조적인 문제에 대해서 이 사안이 덧붙여져서 커지는 방향으로 간다면 그건 뭔가 공동의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봐요.

[정세진] 조금 다른 결의 기사가 나오기도 했었는데요. 머니투데이가 지난 22일, <이부진 프로포폴 의혹제보 ‘간호조무사’, 의료법 위반?> 이런 제목의 인터넷 기사를 올렸습니다. 내용을 보면 일각에서는 ‘간호조무사’가 환자 정보를 함부로 외부에 알려도 되느냐는 지적이 나왔는데요. “의료법 제 19조에 따라 의료인이나 의료기관 종사자는 의료 또는 간호업무 등을 하면서 알게 된 다른 사람의 정보를 누설해서는 안 된다,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게 된다.”는 기사를 내놨습니다. 팩트체크(fact check)를 좀 해볼까요? 그리고 이 기사를 낸 의도도 좀 분석을 해보죠.

[김덕훈] 의료법 위반은 공익신고자 보호법으로 보호가 되는 사안이거든요. 그런데 이 기사 말미에 故신해철 씨의 집도의가 신해철 씨의 의료 정보를 공개한 것과 이 간호조무사의 이 공익 제보를 수평적으로 비교한 내용을 담습니다. 그런데 이 수평비교가 조금 악의적으로 느껴지는 건 故신해철 씨 집도의 같은 경우는 유족과의 어떤 분쟁이라든지 재판에서 본인이 유리함을 가져가기 위해서 故신해철 씨의 의료 정보를 노출한 거고 이 사람의 경우에는 현재까지 드러나지 않았지만 개인의 이득을 취하려는 게 아니라 단순 공익제보이기 때문에 이런 내용은 현행법으로 충분히 보호를 하고 있습니다. 근데 그러면 이제 경찰에서 수사를 했는데 혹시라도 이부진 사장이나 병원의 죄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런 경우에 이 사람 허위 제보한 것 아니냐? 그렇게 하면 또 공익제보자로서 보호를 못 받는 게 아닌가, 이런 우려를 하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죄의 입증 책임은 수사기관에 있기 때문에 이 사람은 의료법을 위반한 것 같다는 제보를 한 것만으로도 공익제보자로서 충분히 보호받을 수가 있습니다.

[정세진]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2014년도에도 여론의 뜨거운 관심을 받은 바 있습니다. 기억을 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신라호텔의 출입문을 들이받는 사고를 낸 80대 택시기사가 4억 원이 넘는 돈을 변상해야 하는 처지가 됐는데 이부진 사장이 택시기사가 아픈 아내를 돌보며 어렵게 살고 있다는 사실을 듣고 기사에게 배상을 요구하지 않았다’ 이 사실은 사건이 발생하고 한 달 정도 지난 후, 조선일보 지면 보도를 통해서 세상에 알려졌는데요. 조선일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통 큰’ 배려> 2014년 3월 19일 기사입니다. “장충동 신라호텔 본관 현관으로 모범택시가 돌진해 회전문을 들이받았다. 신라호텔이 청구하면 홍씨가 수억 원을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이부진 사장은 회사 간부를 불러 ‘배상을 요구하지 않겠다고 전해주고, 필요하면 치료비도 부담하라’고 했다. 간부는 우족(牛足)과 쇠고기, 케이크를 들고 홍 씨를 찾아갔다. 홍 씨는 눈물을 흘리며 ‘내가 찾아가 사과해도 모자랄 판에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런 기사를 실었습니다. 최초 보도 이후에 인터넷 매체들이 굉장히 많은 기사들을 쏟아냈었죠?

[김덕훈] 맞습니다. 2014년 3월 19일 조선일보가 최초 보도한 이후에 기사가 하루 동안에만 300건이 넘는 (인터넷) 기사가 쏟아져 나왔는데 대부분 이부진 사장이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실천했다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정세진] “인터넷에서는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 ‘아름답고 훈훈하다’ 등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일부 누리꾼은 이 사장의 아버지 이건희 회장의 발언을 각종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렸다. ‘장사꾼이 되지 말라 경영자가 되면 보는 것이 다르다’ ‘마음이 가난하면 가난을 못 벗는다. 마음에 풍요를 심어라’ ‘샘물은 퍼낼수록 맑은 물이 솟아난다. 아낌없이 베풀어라’…. ‘자본주의 4.0 시대’를 살고 있는 한국 사회와 재계에 이부진 사장 같은 사례가 더 많이 확산되길 희망한다.”

[김덕훈] 동아일보는 이제 이 사실이 밝혀진 당일 날에만 8건의 (인터넷) 기사를 작성을 했는데 대부분의 내용이 같습니다. 이제 방금 전에 이야기 나온 미담 위주의 기사들이 나왔었고, 이외에 또 주목할 만한 점이 기사 중에 제주도의 호텔신라 직원들이 사회공헌 활동으로 조금 형편이 어려운 분들을 도와준 것을 이부진 사장의 덕인 것처럼 포장하는 기사들이 있었고 평사원과 결혼한 러브 스토리, 이 개인사도 기사로 함께 담았습니다.

[정세진] <이부진, 평사원 임우재와 결혼스토리는 더 ‘대박’>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큰딸인 이부진 사장은 그룹 계열사에서 평사원으로 근무하던 임우재 부사장과 1999년 결혼했다. ‘남자 신데렐라’로 회자되는 임우재 부사장과 이부진 사장은 함께 봉사활동을 하다가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대개 재벌가 자제들은 정략결혼을 한다. 하지만 이부진 사장은 전혀 다른 선택을 한 것”이다. 또 <이부진 사장의 ‘노블레스 오블리제’ 제주에서는 이런 일도...>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이부진 사장의 지난달 6일 사회공헌 활동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날 이 사장은 제주도 연동에 위치한 고기국수집 ‘신성할망식당’에 찾아가 식당 주인인 김영철 · 박정미 씨를 직접 격려하고 식당의 새 출발을 축하해줬다. 딸이 오랜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나면서 상실감에 빠진 데다 그동안 사용된 어마어마한 대출금도 갚아야 하는 어려움에 처해 있었다. 이에 호텔신라의 주방장과 직원들은 4개월 동안 이 식당을 수차례 찾아 메인 메뉴인 순대국밥의 개선방안과 새 메뉴 개발, 손님응대 요령, 주방 설비 · 식당 외관 개선 등을 직접 도왔다.” 아주 자세하게 내용을 실었고요.

[숄 츠] 항상 궁금한 게 어떻게 이렇게 빨리 알게 되는 거예요? 그래서 이거는 홍보, 약간 홍보를 위해서 사용하는가 아니면 기자들한테 직접 연락하지 않으면 이런 작은 사고이니까, 아주 큰 사고, 어느 정도 사고였지만. 그런데 이렇게 쉽게 알게 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이런 구체적인 디테일까지 이렇게 쉽게 아는 게 항상 조금... 그때 저는 사실 기억나요. 이 스토리를 읽어봤을 때 그때도 내가 읽어보면서 이거 조금 너무 홍보 스토리 같은 느낌 받을 수밖에 없어서...

[정준희] 그냥 소극적 선행 가지고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쓰면 이 말 자체가 부끄럽습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누가 보더라도 특권을 가진 계층이 과감히 자신의 특권을 내려놓는 어떤 사회적 의무를 다하는 거예요. 예를 들면 영국 왕자들이 군대를 간다는 행동을 한다든가 전쟁 났을 때 먼저 장교로서 참가한다든가 또는 자신의 유산을 자식한테 상속 안 시켜주는 과감한 결정을 내린다, 여기서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있는 거지 그냥 저희들한테야 큰돈이지만 이분들한테 그렇게 큰돈도 아닌 몇 억 원의 선행을 가지고 그리고 이른바 사회공헌 활동을 가지고 눈에 뻔히 보이는 일을 ‘노블레스 오블리주’라고 붙여주는 것조차 엄청난 언어의 인플레이션(inflation)이라고 보거든요. 그런데 이 언어의 인플레이션을 언론이 지금 이끌고 있잖아요. 그리고 스스로도 되게 부끄러운 미담 기사 형태로 이끌고 있고, 저는 이 부분에 있어서 단순히 말 가지고 제가 장난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가 재벌을 특권층으로 바라보게 된 이유를 정확하게 좀 알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정세진] 앞서 외교적 해프닝도 그렇고 지금 이 미담도 그렇고. 결국은 언론이 문제네요. 작은 걸 작게 안 하고 과하게, 의미 부여를 해서 보도한 점들은 반성하고 앞으로 좀 나아져야 할 텐데 어떨지는 모르겠습니다. 김덕훈 기자, 오늘 본방에 첫 출연하셨는데 소감 한마디 들어볼까요?

[김덕훈] 그냥 TV로 볼 때보다 훨씬 더 말씀들을 잘하시는 것 같아요. 앞으로 더 노력하겠습니다.

[최 욱] 그렇다는 것은 우리 팀장이 편집 능력이 형편없는 것 아닙니까?

[패널들] (웃음)

[정세진] 그러니까요. 우리 다 말 잘했는데(웃음)

[최 욱] 간단하게 얘기하면 편집을 하고 있는 팀장은 재미있는 건 다 걷어낸다는 것 아닙니까?

[김덕훈] 그렇다고만은 볼 수 없는데(웃음)

[정준희] 실제 대화에 참여한 느낌이 드니까 아마 더 그런 거 같아요.

[김덕훈] 네, 맞습니다. 시간이 빨리 가네요.

[정세진] <저널리즘 토크쇼 J>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저널리즘 토크쇼 J>는 KBS 1TV, myK, pooq, 유튜브 그리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언론의 관행은 여러분이 바꿀 수 있습니다. 다음 주 일요일 밤 10시 30분에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저널리즘 토크쇼J] 무엇이 ‘외교 무능’인가?
    • 입력 2019-03-31 23:24:57
    • 수정2019-03-31 23:33:50
    저널리즘 토크쇼 J
[정세진]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널리즘 토크쇼 J>입니다. 오늘 함께하실 분들 소개해드립니다. 먼저 저널리즘 전문가죠. 정준희 교수입니다.

[정준희] 안녕하세요. 정준희입니다.

[정세진] 팟캐스트 황태자 최욱 씨입니다.

[최 욱] 어느덧 수식어가 필요 없는 거물이 된 그냥 최욱입니다.

[정세진] <저널리즘 토크쇼 J>의 뉴스토커, 송수진 기자 함께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송수진] 안녕하세요. 송수진입니다.

[정세진] 안톤 숄츠 기자도 함께 합니다.

[숄 츠] 안녕하세요. 안톤 숄츠입니다.

[정세진] 그리고 일본 간사이외국어대학교의 장부승 교수님, 또 나와 주셨습니다.

[장부승] 안녕하세요. 장부승입니다.

[최 욱] 우리 장부승 교수님은 지난번에 유튜브 라이브 버전에 나와 가지고 이미지 세탁을 확실하게 했습니다. 본방보다는 유튜브에서 더 잘 어울린다고 다시는 본방에 나오지 말라는 의견들이 많았습니다.

[장부승] 그런가요? 별로 보잘 것 없는 사람인데 좋게 봐주셨다니 기쁘네요.

[정세진] 무슨 차이를 느끼시나요? 저희가 녹화 끝나고 난 뒤에 최욱 씨가 진행하는 유튜브 라이브를 1시간 동안 진행하고 있는데 본인은 어느 쪽이 더 맞는다고 느끼실 것 같아요.

[장부승] 아무래도 정세진 앵커님이 하실 때랑

[정세진] 제가 하면 좀 부담스러우신가요?

[장부승] 최욱 씨가 하실 때랑 분위기가 좀 다른 측면이 있긴 있는 것 같아요.

[정세진] 제 탓이었군요?

[최 욱] 제 덕이었군요?

[장부승] 입만 열었다 하면 빵빵 터지셔서 감사했습니다.

[정세진] 어떻게 숄츠 기자하고 장부승 교수 두 분은 그 많은 방송 동안 한 번도 같이 앉은 적이 없으신 것 같아요.

[장부승] 그러게요.

[숄 츠] 네, 오늘 처음 뵀어요.

[장부승] 저도 방송으로는 여러 번 뵀었는데 언제 한번 정말 꼭 뵙고 싶었는데 오늘 뵙게 돼서 영광입니다.

[숄 츠] 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최 욱] 두 분은 뭐 이상한 걸 하고 있어(웃음) 주인공은 이쪽 라인이에요. 대충대충 하세요.

[정세진] 오늘 <저널리즘 토크쇼 J> 이 방송은 KBS 1TV, myK, pooq, 유튜브, 그리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정세진] 올해 첫 해외 순방이었죠? 지난 16일 문재인 대통령이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아세안 3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했습니다. 그런데 말레이시아 총리와의 공동기자회견 자리에서 인도네시아 말로 인사를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일부 언론이 외교적 결례(缺禮)라며 비판을 했습니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방문국 국민들에게 친숙함을 표현하고자 현지 말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혼선이 발생했다며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외교부로서는 참 아픈 실수라며 심심한 사죄를 드린다.”고 말했습니다. 대통령의 외교 결례 논란에 대해 짚어보는 시간 갖도록 하겠습니다. 송수진 기자, 먼저 (대통령이) 말레이시아에서 인사말을 잘못했다는 내용 처음에 세계일보가 보도를 했죠?

[송수진] 네, 지난 19일 오후 6시 40분쯤이었는데요. 세계일보가 온라인 판으로 ‘단독’이라는 머리말을 달고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문 대통령, 빛바랜 말레이시아 방문>이라는 제목이었는데요. 내용은 “문재인 대통령이 말레이시아 총리와 인사를 하는 자리에서 ‘슬라맛 쁘탕’이라고 이야기해야 하는데 ‘슬라맛 소르’라고 잘못 이야기를 했다, ‘슬라맛 소르’는 말레이시아어가 아니라 인도네시아 말이기 때문에 이건 누가 봐도 실수인 것이다”라는 내용을 보도를 했고….

[정세진] 세계일보의 보도가 나온 이후에 다른 언론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송수진] 20일 지면에는 세계일보뿐만 아니라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도 같이 보도를 하게 되는데요. 조선일보는 기사를 보면 제목이 <문 대통령, 말레이시아 총리와 회견 때 인도네시아말로 인사말 건넸다. 정상회담서 외교적 결례 논란> 동아일보 역시 <문 대통령, 말레이 회견 때 인도네시아어 인사. 해외 순방 중 잇단 ‘외교 결례’>라고 표현을 했고요. 그런데 20일에 이낙연 총리가 대정부 질문에서 사실상의 사과를 하게 되거든요. 사과를 하고 난 이후부터는 사실상 한겨레를 제외하고는 모든 언론들이 보도를 했는데요. 내용들을 보면 조선일보는 ‘대통령 외교 결례 논란’이라고 보도를 했고 중앙, 동아, 서울 모두 ‘외교 결례를 부른 기강해이’라는 식으로 외교 결례를 전면에 내세우는 기사를 작성을 하게 됩니다.

[정세진] 관련해서 나온 사설을 몇 가지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조선일보, 지난 21일, <말레이서 인니 말로 인사, 반복되는 실수는 무능이다>라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는데요. “대통령이 해외 공개 석상에서 한 실수라고는 믿어지지 않는다.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해 ‘안녕하세요’ 대신 ‘곤니치와’라고 한 셈 아닌가. 외교 결례이자 국가망신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경향신문은 <슬라맛 쁘탕>이라는 칼럼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말레이시아 국빈 방문에서 인도네시아어로 인사하는 외교적 결례를 범했다. 두 나라는 전통적인 ‘앙숙’ 관계여서 모하맛 총리는 물론 말레이시아 국민들이 불쾌했을 법하다. 청와대 참모들이 대통령을 제대로 보필하지 못하면서 발생한 ‘외교 참사’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세계일보 역시 같은 날 <말레이시아서 인도네시아 인사말, 나사 풀린 정상외교>라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는데요. “전문성을 갖춘 외교관 기용을 기피하고 ‘낙하산 공관장’들을 무더기로 임명하니 외교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갈 리가 없다. 정상외교의전은 국격이 걸린 일이다. 사소한 결례라도 회복 불가능한 국가적 손실이나 위험을 낳는 외교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 외교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손볼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이런 내용을 실었습니다. 굉장히 많이 나간 듯한 느낌이 드는데, 어떻게 보셨는지요?

[장부승] 제가 옛날에 박사 과정을 같이 공부하던 친구가 지금 말레이시아 대학교에서 교수를 하고 있거든요. 말레이시아 사람인데 한번 연락을 해봤어요. ‘슬라맛 소레’가 이게 어느 나라 말인가 물어봤더니 그거 아주 명확하게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그건 인도네시아어다.” 그러니까 “말레이어랑 인도네시아어랑 비슷하긴 한데 그 표현의 경우에는 인도네시아어다, 말레이 사람들이 대충은 다 알고 있다. 기본적으로 그런 거는 말레이시아 사람들도 해프닝 정도로 이해를 하는 거다. 더 중요한 것은 앞으로 한국과 말레이시아가 어떤 분야에서 어떤 식으로 협력해 나가느냐, 그게 더 중요한 게 아니겠냐. 그래서 더 큰 그림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해주더라고요. 저는 그 친구가 이야기한 것이 제일 정확한 평가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세진]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말 실수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저희가 좀 취재를 해봤습니다.


[이 나] 인도네시아는 ‘슬라맛 소레’라고 하는데 말레이시아는 ‘슬라맛 소레’라고 하지 않아요.
[피 디] 그러면 좀 예의가 없는 건가요?
[이 나] 아니요, 그런 실수는 그냥 큰 실수 아니잖아요.

[피 디] 무례한 행동인가요?
[이크만] 제 생각에는 괜찮은 거 같아요. 왜냐하면 ‘슬라맛 소레’와 같은 말은 말레이시아 말로 ‘슬라맛 쁘땅’이에요. 좋은 말이에요.

[최 욱] 외교관 출신이시니까 이거 하나만 여쭤볼게요. 저는 다른 거는 확 와 닿진 않았는데 이건 좀 세게 오더라고요. 예를 들어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해서 “안녕하세요” 대신에 “곤니치와”라고 한 거랑 비슷한 거다. 이렇게 생각하면 좀 기분 안 좋을 법도 하거든요. 그런데 제가 언어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니까 이게 맞는 표현입니까?

[장부승] 제가 물어봤어요. 물어봤더니 말레이시아어, 브루나이어 그다음에 인도네시아어가 바하사(Bahasa Melayu)라고 해서 다 같은 말레이 어족에 속합니다. 대단히 유사한 언어거든요. 그러니까 한국어, 일본어 정도 수준이 아니에요. 한국어 안에서 사투리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상당히 유사한 언어인 거죠.

[숄 츠] 추가적으로 역사하고 이 나라 관계에 대해서 조금 봐야 하잖아요. 당연히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제일 친한 친구가 아니거든요. 사실 거기도 꽤 조금 이슈가 있긴 있는데 그런데 한국과 일본 관계와 비교하면 둘은 엄청 친한 사이거든요. 말레이시아 사람들이 아무문제 없다고 말한다면 한국 기자는 왜 이런 거에 화가 나는지 이거는 좀 앞뒤가 잘 안 맞잖아요.

[정준희] 조선일보에서 이와 같은 이야기를 한 게 실제로 많은 사람들한테 잘 먹혔어요. 비유라고 하는 거는 어려운 이야기를, 낯선 이야기를 쉬운 이야기로 바꿔주기 때문에 굉장히 강력한 힘을 가지거든요. 그런데 양날의 칼인 게 잘못 비유하면 상당히 심각한 실수를 저지릅니다. 실제로 보면 한일 관계가, 우리가 가지고 있던 역사적 경험, 식민지 경험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관계가 그런 적대적 식민지 경험을 가지고 있는 그런 나라로 해석할 수 있느냐라는 그런 문제가 일단 심각하게 나서고요. 두 번째는 이 경우에는 반드시 확인해야하는 게 ‘현지의 반응은 어떠한가?’예요. 그런데 지금 조선일보나 경향신문이나 세계일보나 관련된 신문사들이 적어놓은 걸 보면 현지 반응을 확인하지 않은 채 쓴 기사라는 게 너무나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이를테면 “‘안녕하세요’ 대신 ‘곤니치와’라로 한 셈 아닌가.” 셈 이상의 어떤 증거들이 필요했었죠? 그다음에 “말레이시아 국민들이 불쾌했을 법하다”, 3월 21일 날 경향신문에. 불쾌했을 법한 거지 불쾌한건 아니잖아요? 실제로는 ‘그 외교적 결과가 어떤 식의 효과를 불러일으켰느냐?’를 확인하지 않고서는 이야기할 수 없는 문제들이었다고 하는 것이죠. 기본적으로 이 신(新)남방정책, 이런 것들에 대한 해설 가운데에서 그 정책의 효과에 비해서 ‘이와 같은 실수가 어떤 문제를 불러 일으켰느냐?’라는 식으로 이렇게 이야기를 풀어나갔다면 저는 이 실수에 대한 타당한 평가가 가능했을 거라고 봐요. 그런데 앞에 아무것도 없던 상태에서 갑자기 결례가 나오니까, 그것을 들고 일어났다고 하는 것 자체는 이들이 어떤 프레임(frame)으로 기다리고 있었는가라는 것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생각하고요. 게다가 실제로 본심이 나오는 게 “반복되는 실수는 무능이다”, 그다음에 예를 들면 “적폐를 내보내고 코드 인사를 꽂아 넣었다”라는 이 사안으로서는 사실 끌어들이지 않을 만한 그런 정치적인 이유들까지도 이 안에 집어넣고 있다는 것이죠. 즉 외교 사안을 다루는 듯 하지만 실제로는 그냥 정치 기사를 쓴 것에 불과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숄 츠] 이런 작은 실수 빼고 되게 성공적인 Summit(정상회담)이었거든요. 미팅 (당시) 말레이시아에서는 앞으로 FTA하고 (다른) 이야기도하고, 그리고 사실 최근 들어서는 말레이시아가 한국 입장에서는 (예전보다) 훨씬 더 중요한 비즈니스 파트너가 됐거든요. 1년 동안 무역량 자체는 한 15% 정도 올라갔거든요. 작년부터 지금까지. 그래서 그거 보니까 사실 되게 성공적인 좋은 방문이었는데 그냥 이런 작은 실수에 대해서만 집착하니까. 그래서 약간 제가 받았던 느낌은 억지로 무슨 스캔들 만든 것 같은 게 그래서 그거는 조금 아닌 것 같아요.

[정세진] 대통령의 인사말 실수를 계기로 언론은 문 대통령 해외 순방 중 외교 결례 논란 사례라며 과거의 사례를 소개하는 기사들을 쏟아내기도 했습니다.

[숄 츠] 한국에서는 (이 사건이) 약간 폭발했기 때문에 해외까지 나갔어요. 그래서 해외 신문에서도 나왔어요. 그런데 거기는 어떻게 보도하는지 저한테 사실 참 재밌었어요. 왜냐하면 거기는 이거는 문 대통령이 크게 실수했다고 그거는 이야기 안 하고 아무 실수 없었는데 그런데 한국에서 너무 오히려 cutthroat(흉악한) 정치, 어떻게 보면 극악무도한 정치(한다고 표현했고), 그것 때문에 여기에 스토리가 하나 생겼다고, 이건 거기 해외 말레이시아 사람과 한국사람 문제가 아니고 이거는 내부적인 국내 문제라고 그렇게 보도했거든요. 그래서 그건 사실 참 재미있다고 생각해요.

[정세진] 외신들도 그렇게 다 느끼고 있군요. 이제.

[최 욱] 재미있어.

[정준희] 왜 외교 문제를 따질 때 반드시 결례가 제일 우선일까라는 거예요. 그러니까 우리나라 사람이 워낙 동방예의지국이라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왜 그렇다고 생각하느냐 하면 외교 문제를 결례 말고는 몰라서 그렇다고 생각해요. 전반적으로 우리나라 언론들이 외교 문제나 국제관계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서 저는 전문성 상당히 떨어진다고 봐요. 그러니까 결례라고 하는 상당히 손쉬운 프레임을 작동시킨다고 하는 것이죠. 그런데 결례라고 하는 것들의 배후에 있는 것에는 저는 콤플렉스(complex)라고 보거든요. 한국인들이 우리나라를 아직도 약소국이라고 생각하면서 강대국이나 서양의 눈에 어떻게 비치는가? 이 문제를 굉장히 중시합니다. 그러니까 인정받으면 되게 좋아하고 인정받지 못하면 막 욕하는 이런 식의 상태들이 만들어진다는 것이죠. 게다가 그 콤플렉스는 정파(政派)적 유불리(有不利)에 의해서 작동을 해요. 내가 좋아하거나 정치적으로 뭔가 라인이 있는 그런 식의 정부들 같은 경우에는 실수 하느냐를 보기 보다는 뭔가 잘한걸 보려 되게 노력을 하고, 그다음에 나하고 잘 안 맞는 정부는 실수만 찾아서 그걸 과대포장해서 정치 기사화시켜버리는. 그런 식의 일들이 나타난다고 하는 것이죠.

[정세진] 이전 정부 때는 언론이 어떤 사례를 결례라고 보도를 했는지요?

[송수진] ‘외교적 결례’라는 표현이 어떻게 정부에 따라서 쓰이는지를 저희가 한번 살펴보기 위해서 지난 정권에서 이제 ‘외교적 결례’라는 단어가 들어간 기사들을 한번 찾아봤는데요. 사실 비슷한 상황을 두고도 노무현 정부 때는 결례라고 비판을 했고, 박근혜 대통령 때는 대통령을 오히려 두둔하는 그런 형식으로 기사를 쓰는 걸 저희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2007년에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을 해서 당시 건강상의 이유로 만찬과 오찬에 불참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을 다루면서 동아일보가 뭐라고 썼냐면 제목을 <몸 아픈가, 맘 아픈가>라고 뽑아서 표현을 이렇게 했습니다. “대통령의 건강은 국가기밀에 속하는 사안인데도 국제무대에서 피로 누적 사실을 드러낸 것은 이례적”이라고 표현을 했습니다. 또 문화일보는 <외교 의전상 전례 없어… 논란>이라고 제목을 쓰고 이제 비판하는 내용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그런데 2014년에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네덜란드에서 열렸던 ‘핵안보정상회의’에서도 만찬에 불참한 적이 있었거든요. 이때는 어떻게 표현을 했었냐 하면, 당시 동아일보 기사입니다. 2014년 3월 26일 기사인데요. <박 대통령 몸살 걸려 국왕 만찬-폐회식 불참> “20일 끝장토론 후 제대로 못 쉬어. 비행기서도 한숨 안자고 회의 준비” 이렇게 왜 박 대통령이 만찬에 불참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서 청와대 대변인의 말을 그대로 실어주고요. 그리고 이 기사에서 재미있는 부분은 제일 마지막 부분인데요. “노무현 전 대통령도 2007년 1월 필리핀 세부에서 ‘아세안 +3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피로 누적 때문에 만찬에 불참한 적이 있다”고 마무리를 합니다. 이전 정부 때도 이런 일이 있었기 때문에 이것은 더 이상의 비판 혹은 그런 걸로 확산되는 것을 아예 기사에서 막아버리는 거죠.

[장부승] 방금 헤이그에서 정상 일정들 취소된 거 이야기가 나왔었는데 제가 그날 사실은 그때 현장에 있었어요. 그래서 그 일정들 취소될 때 사실은 좀 당황스럽기는 했는데 뭐, 대통령도 사람이고 인간이니까 불가항력적으로 몸이 너무 상태가 안 되면 어쩔 수 없죠. 어쩔 수 없긴 한데 그런데 이제 이런 정상회담, 정상 일정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 국가적인 차원에서 대단히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요. 사실은 그런 행사를 앞두고는 이게 좀 잔인한 말로 들릴 수도 있긴 한데 대통령 본인이나 그 스태프들도 컨디션 조절을 해야죠. 그래서 컨디션 조절이 잘 안 됐다고 하면 사실은 그 부분도 그렇게 뭐 썩 잘했다는 칭찬을 받을 수는 없어요. 그런데 이제 문제는 그거에 대한 해석에 있어서 똑같이 비슷한 어떤 일정 취소가 있었는데 비슷한 사유로다가. 그거를 그렇게 다르게 해석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정준희] 정치 기사화는 그 의미가 이거예요. 의미가 어떻게 작동을 하느냐. 유능, 무능으로 작동을 해요. 결례 뒤에는, 결례를 저지른 건 외교적으로 국제적으로 대단히 무능한 거고 그다음에 뭔가를 잘하는 건 되게 유능한 거라고 하는 것들을 만들어낸다는 말이죠. 국제무대에서 실수를 한다거나 결례를 저지르면 전형적인 무능함이 돼 버려요. 세련되지 못하고 거친 게 돼버립니다. 특히나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에 이와 같은 거칠고 세련되지 못함이라는 게 굉장히 많이 작동을 했어요.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사실은 그 반대로 작동을 했습니다. 되게 유능하고 뭔가 세련돼 보인다. 옷도 되게 잘 입고 그다음에 어렸을 때부터 그렇게 정치 수업을 받았기 때문에 국제무대에서도 잘 통한다. 이런 식의 그런 프레임을 많이 작동시켰다는 거죠. 결과적으론 이 외교 보도를 통해서 해야 할 핵심적인 정보를 생략한 채 국내 정치의 의미로 그것도 정파의 어떤 위치에 따라 되게 다른 방식으로 ‘유능하고 세련됐느냐, 무능하고 거치냐?’라고 하는 이미지를 만드는 방식으로 저는 이 프레임이 작동하고 있다고 봅니다.

[정세진] 예전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가방 들고 다니는 것 때문에 또 외교적으로 좀 문제가 있었다, 이런 이야기도 있었는데요.

[송수진] 보통 회담에 임하는 정상들이 손에는 아무것도 들지 않고 회담에 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악수도 해야 하고 또 자연스럽게 포옹도 해야 하고 하니까. 의전 절차를 좀 자연스럽게 이어가기 위해서는 아무것도 들지 않거든요. 그런데 박근혜 전 대통령은 늘 어딜 가나 손가방을 들고 다녔습니다. 2013년 9월에 ‘G20 정상회의’ 때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날 때도 그랬고요. 2014년에 3월 ‘핵안보정상회의’ 때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만났을 때도 가방을 늘 갖고 있었습니다.

[정세진] 이 장면을 한번, 메르켈 총리인가요?

[송수진] 이때가 2014년 3월에 ‘핵안보정상회의’ 때 모습인데요. 메르켈 총리와 사진을 찍으려고 하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이 가방을 들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경호원이 ‘가방을 저에게 주시죠.’라고 추가로 이야기를 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가방을 줬고. 이런 사진인데요.

[패널들] (웃음)

[송수진] 10대 일간지 중에서 이 문제를 외교적 결례라고 비판을 하는 언론은 한 곳도 없었고요. 오히려 이 가방을 계속 박 전 대통령이 들고 다니는 것에 대해서 다른 종류의 기사가 나왔는데요. 예를 들어서 당시 ‘핵안보정상회의’에서는 “메르켈 총리가 참모를 불러서 박 대통령의 가방을 들고 가게 하는 세심한 배려를 했다”라고 하면서 두 정상이 매우 사이가 좋은 것처럼 그렇게 기사가 나왔고요. 그리고 또 박 대통령이 공식행사에 이 가방들을 계속 갖고 다녔거든요. 그랬더니 ‘중소기업의 가방을 갖고 다닌다. 굉장히 칭찬할 만한 일이다’라는 기사가 나왔는데 여기서 말하는 중소기업이 알고 봤더니 고영태 씨가 했던...

[장부승] (웃음)

[정준희] 저도 한 가지 예를 들어 볼게요. 이게 영국에서는 굉장히 유명한 사건인데 영국 여왕은 매년 보통 (1년에) 2개국 이상을 (외국에) 나간단 말이에요. 여왕은 나가면 의전 관련된 기사들이 많이 나오는데 1985년에 벨리즈라고 하는 작은 소국을 방문을 해요. 그런데 거기서 뭐가 나왔냐 하면 쥐 같은, 쥐를 요리한 것 같은 그런 요리가 나와서 경악을 했던 그런 사건이 있습니다. 그런데 원래 문화권이 다른 데들을 다 돌아가면서 그 문화에 맞춰서 뭔가 대응하는 게 영국 여왕이 해야 하는 굉장히 중요한 일 중에 하나거든요. 그래서 ‘우리 여왕에게 쥐를 먹였어!’ 라고 하는 게 그 당시 막 타블로이드나 이런 데 엄청나게 나왔었어요. 그런데 그때 실제로 권위지든가 이런 데들이 이걸 가지고 무슨 결례니 해가지고 그 나라와의 외교 관계를 심각하게 문제 삼거나 이러지는 않았거든요. 그러니까 이건 말 그대로 대중지에서 소비되는 그런 식의 일이라고 하는 거죠, 의전 관련된 일은. 문화적 커뮤니케이션이 어때야 하는가, 그리고 그걸 바라보는 대중적 언론의 소비 양식과 진지한 외교적 언론의 소비, 생산의 양식은 달라야 한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정세진] 이번 계기를 통해서 인도네시아 인사말, 또 말레이시아 인사말은 확실히 저희가 알게 된 것 같습니다.(웃음) ‘슬라맛 쁘탕’, ‘슬라맛 소레’. 대통령의 외교 결례 논란에 관한 보도들 살펴봤습니다. 송수진 기자 고생하셨습니다.

[송수진] (인사)

[정세진] 지난 12일이었습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기억하실 겁니다.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부대표, 수석대변인이라는 낯 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 달라”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서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고 비판해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나 원내대표는 논란이 되자 지난해 9월 보도된 블룸버그 통신의 한 기사를 인용한 것이라고 해명을 했는데요. 민주당은 이해식 당 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해당 기사를 쓴 기자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매국’, ‘검은 머리 외신’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그러자 서울외신기자클럽을 비롯한 여러 외신기자단체들이 거세게 반발을 했고요. 이 대변인은 결국 “‘매국에 가까운 내용’이라는 표현을 쓴 점에 대해서 반성의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관련 내용 <저널리즘 토크쇼 J>에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김덕훈 기자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김덕훈]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김덕훈입니다.

[최 욱] 우리 < J >의 뉴스웨이터 정연우 기자한테 저희가 기회를 드릴 만큼 드렸는데 도저히 안 될 것 같아서 잘래냈거든요? 그 자리, 좀 열심히 좀 메워주시기 바랍니다.

[김덕훈] 그것보다는 더 오래 버티도록 하겠습니다.

[최 욱] 대단히 고맙습니다.

[정세진] 최욱 씨는 그때 당시 굉장히 이 이야기를 많이 하셨잖아요, 수석대변인 이야기. 기억나세요?

[최 욱] 제가 소개로 ‘국민의 수석대변인’ 이렇게 말씀을 드렸었죠. 아니, 이제 이게 나경원 원내대표 입에서 이제 이 단어가 나오면서 굉장히 이슈가 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저는 이슈 되는 거 거기에 또 업혀가지고 가는 스타일이니까 그래서 그렇게 이야기했던 건데. 그거 왜 물어봐요?

[패널들] (웃음)

[정세진] 아니. 대변인이라는 표현이 굉장히 거슬리시나요? 어떤가요?

[최 욱] 우리나라 대통령인데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의 수석대변인이라고 하면 뭐 기분이 아주 유쾌한 건 아니지 않습니까?

[정세진] 원문은 잘 보셨어요? 원문 내용이..

[최 욱] 원문은 거의 도형 보듯이 봤습니다.

[정세진] 도형 보듯이(웃음)

[패널들] (웃음)

[최 욱] 언어로 본 건 아니고 한 문장도 못 알아듣습니다.

[정세진] 김덕훈 기자, 블룸버그 통신 기사 내용 자세히 좀 살펴볼까요?

[김덕훈] 지난해 9월 26일에 나온 기사인데요. 기사는 <대한민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의 수석대변인이 되었다, UN에서> 이런 내용이고요. 기사 첫 문단을 보면 “김정은 위원장이 이번 주 뉴욕에서 열리는 UN 총회에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김 위원장에게는 자신을 위한 칭송의 노래를 불러주는 사실상 대변인과 마찬가지인 사람이 있다. 그게 바로 문재인 대통령이다”라는 대목이 첫줄부터 나옵니다. 그런데 이제 우리말로 옮기니까 더 부정적으로 비춰지지만 사실 그 밑의 내용을 자세히 더 살펴보면 팩트(fact)에 근거한 내용들이 많이 나오는데 “문 대통령이 미국의 비관주의자들을 설득하고 한편 미국의 우려도 함께 이해하고 있다“는 측면도 함께 언급을 하고 있는데요. 전체적인 맥락으로 보면 그렇게 부정적인 기사라고는 볼 수 없고, 기사 속에서 다른 전문가의 멘트도 인용을 하는데 그 전문가는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를 받아들이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는 점을 문 대통령이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점에서 리더(leader)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식으로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정세진] 숄츠 기자 원문 아주 자세히 다 보셨을 텐데요.

[숄 츠] 네, 이거는 우리 외신기자들한테 되게 충격적인 이야기였는데.

[정세진] 충격까지였어요?

[숄 츠] 충격인데, 나중에 지금 그 민주당과 대변인 하는 말씀은 나중에 좀 큰 문제였는데. 이 스토리는 먼저 중요한 부분은 아까 기자님 말씀하신 대로 사실 여기는 타이틀, 약간 헤드라인 조금 강한 헤드라인으로 느낄 수 있고, (하지만) 스토리를 읽어 보면 다른 엑스퍼트(expert)나 전문가도 나오고 이런 외교 전략에 대해서 다 제대로 설명하고 그래서 아주 우파적인 스타일이나 이렇게 말할 수는 없거든요. 그래서 문제는 아마 조금 개인적인 오피니언하고 팩트 조금 섞여서 그래서 이거 오피니언 피스(opinion piece)인지 아니면 그냥 팩트만 보고하는 건지 그걸 구별하는 건 조금 어렵지만 그런데 그 외에는 그냥 아무 할 말이 없어요, 그냥 좋은 기사라고 말할 수밖에 없어요.

[장부승] 그 당시에 이런 기사들이 많았어요. 여러 가지 그리고 파이낸셜타임즈도 있었고요. 그 당시에 우리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서 여러 가지 의견들을 담아서 찬성, 반대 다 보도도 하고 우려가 섞인 시선도 보내고 그런 기사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 중에 어떤 외신은 예를 들어서 김정은의 미화죠, 미화라는 제목을 단 기사도 있었어요. 그래서 사실은 저는 그 때 별로 주목을 안 했습니다. 여러 가지 외신들 중에 하나라고 봤기 때문에 그런데 지금 와가지고 왜 이게, 이 기사가 이렇게까지 논란이 되는지. 뭐 그 이유는 우리가 다 알고 있죠.

[정세진] 네, 나경원 원내대표가 (이야기를 했으니까요.)

[숄 츠] 그렇죠.

[정준희] 저는 기본적으로는 이 제목 자체는 영어로 쓰였고 영어적인 맥락에서 제가 그냥 읽을 때는 그냥 비유적 표현 이상으로 잘 안 읽혔어요. 그러니까 우리가 정치인이 정치적인 언어로, 말 그대로 의도를 갖고 이야기하면 누군가의 하수인(下手人)이라고 읽히잖아요. 그러니까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다”라고 얘기할 때, 하수인 정도로 읽히는데 이 기사의 비유적 표현이나 내용적으로 보면 문 대통령을 김정은의 하수인 정도로 취급하면서 쓴 기사는 아니거든요. 그러면 인용한 자가 잘못이죠, 기사의 잘못이 아니라. 인용도 안 밝히고 인용해버렸잖아요, 사실은. 그리고 나중에 인용했다고 화살을 돌렸더니 그쪽으로 막 집중 포화가 쏟아지는 대단히 이상한 양상이 벌어졌고요.

[정세진] 해당 기사가 나온 당시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표현은 정치 공세의 소재로 활용이 됐습니다. 조선일보가 2018년 9월 28일 <외신 “문 대통령, 김정은 수석대변인 됐다”>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서 블룸버그 통신 기사의 제목을 전한 후에 문 대통령에게 “중재 외교는 해야 하지만 최소한 북쪽에 치우지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런 요구를 했습니다.

[장부승] 제가 이 조선일보 사설을 보고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는 생각이 든 게 뭐냐 하면요. 외신이라는 게요. 외신이 뭡니까? 외신이 한두 개예요? 외신이 수천 개가 넘습니다. 아니 그런데 외신을 하나로 뭉뚱그려서 외신의 어떤 통일된 의견이라는 게 있어요? 그게 있을 수가 없는 거거든요. 그 외신이라고 하면 외신 중에 진보적인 외신도 있고 보수적인 외신도 있고요. 여러 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는 것인데 마치 모든 외신이 어떤 방향으로 한국에 대해서 생각을 하고 있는 것처럼, 그것도 블룸버그 기사 하나 딱 인용하면서 이런 식으로 몰아가는 거는요. 이건 좀 사대주의 같다는 느낌? 여기 안톤 숄츠 기자(웃음), 외신 기자, 외국인 기자도 계시긴 합니다만 외신이라고 해서 뭐 100% 맞거나 무슨 전지전능한 게 아니거든요.

[정준희] 아까 제가 이야기했던 우리 첫 번째 이슈와 되게 유사한 마인드셋(mindset, 사고방식)이에요.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외국의 눈에 어떻게 비치느냐를 상당히 중시하는 상태다. 이거는 콤플렉스거든요, 인정욕구에 가까운 콤플렉스예요. 그러니까 외신을 하나로 뭉뚱그려서. 그것도 내용을 과장한 채 따와 가지고 자신의 정치적 의도로 활용하는 또는 정치적 커뮤니케이션의 의도로 활용하는 그런 방식이라고 하는 게 그게 여전히 권위가 있다고 생각해서 그런 거예요. 그런데 우리가 실제로 아는 외신들은 한국에 관련된 사안이나 동북아에 관련된 사안, 한국의 언론보다도 모르는 경우가 되게 많거든요. 그런데 단지 외신이라는 이유로 권위를 인정받아야 될 이유도 없을 뿐더러 인정을 받으려면 그 내용에 대한 충실한 어떤 독해에 근거해서 나와야 하는 거죠. 상당히 정치적 수단으로 쓰인 그런 결과물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정세진] 조선일보의 기사 정도로 끝날 것 같았는데 이번엔 이제 나경원 원내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이 발언을 또 하면서 이 단어를 또 쓰면서 이제 도화선이 됐는데요. 그런데 그 다음 날 민주당이 내놓은 논평이 문제가 되면서 어떻게 보면 화살이 다른 데로 지금 향했습니다.

[정세진] 어떻게 보셨어요?

[숄 츠] 지금부터는 스토리 진짜

[정세진]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웃음)

[숄 츠] 진짜 폭발적인 스토리가 되는 거예요. 왜냐하면 그거는 사실 만약에 옛날에 그냥 박근혜나 이명박(정부 때 생긴 일이라면 놀랍지 않았을 거예요) 그때는 어차피 기자들하고 그렇게 정부가 좋은 관계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래서 ‘국경 없는 기자회’에서 (언론자유지수) 랭킹도 그때는 한국 되게 낮은 편이었잖아요. 그런데 지금 이런 일이 다시 생길 수 있는지 사실 상상도 못했는데요. 그리고 외신기자들 되게 충격 받았고. 왜냐하면 어떤 사람이 그냥 한 명 선택하고 이렇게 공격하면 이거는 정말 원래는 진보적인, 약간 민주주의 스타일 아니잖아요.

[장부승] 우리 박근혜 정부 때 산케이신문 지국장 기소했었잖아요. 형사 쪽으로. 그렇게 해서 결국 어떻게 됐느냐. 1심에서 무죄 판결 나고 검찰에서 항소조차 못했어요. 그리고 작년에는 심지어 형사보상금까지 물어줬어요. 그 산케이신문 기자한테. 그리고 산케이신문 기자는 자기 책 쓰고 일본에서 유명인사 되고. 그래서 그러고 그 일로 해서 사실 더 큰 문제는 다른 나라의 언론인들이 한국의 언론 자유에 대해서 상당히 의구심을 갖는 계기가 됐습니다. 상당히 그때 좀 부끄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었는데 지금 정부가 바뀌고 나서 여당, 정부 여당의 대변인 논평에서 이런 내용이 나온 걸 보고 저는 상당히 놀랐습니다.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면 매국행위가 되는 건가? 아니, 언제부터 이게 이런 식의 애국주의 막 이런 게 판치게 됐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정준희] 대변인이라고 하는 건 사실은 다른 말로 하면 언론을 상대하는 사람이거든요. 단지 정당의 어떤 이야기를 대변(代辯)하는 것뿐만 아니라 언론을 상대하는 방식으로써 상당히 부족했고, 심지어 부족한 것을 넘어서 상당히 부적절했다고까지 비평할 수밖에 없고 이거는 타깃(target)을 굉장히 잘못 잡은 거예요. 저는 사실 이 문제는 “아니, 인용했다고 해서 보니까 블룸버그 통신에서 나온 건 기껏해야 이 정도인데 왜 쓸데없이 언론에서의 담론을 정치 담론화 시켰느냐?”라고 다시 상대 당파를 공격을 해야 해요. 그래야지 자파(自派)를 결집시키고 타 당(黨)에 상처를 주는 이른바 정치적인 전략이 가능하거든요. 그런데 이건 타깃을 잘못 잡아서 정치 담론을 언론 담론화 시켜버렸잖아요. 잘못된 정치적인 이야기를 언론의 이야기로 지금 이상하게 돌려버린 그런 케이스(case)라는 거죠.

[정세진] 그런 와중에 이유경 기자라는 이름을 가진 여러 기자들이 공격을 당했죠.

[최 욱] 그러니까요. 이제 엉뚱한 데로 불이 튀었어요. 이유경이라는 이름이 거론되면서 아무런 관련 없는 동명이인들이 이제 피해를 보게 됐는데 특히 이제 MBC, TV조선 이유경이라는 이름을 쓰는 기자들이 실존했고요. 그리고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는 이유경 기자의 SNS에 네티즌 분들이 찾아가서 막 항의를 한 거예요. 그러자 전혀 관련 없는 이 이유경 기자는 “내가 아니다. 이제 그만해 달라”라고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정세진] ‘서울외신기자클럽(SFCC)’에서 항의 성명(聲明)을 냈죠?

[김덕훈] 네, 지난 16일에 ‘서울외신기자클럽(SFCC)’이 특파원 집단 중에서 가장 먼저 성명을 냈는데 내용은 “민주당이 발표한 성명 때문에 기자 개인의 신변에 큰 위협이 가해진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 특히나 기자 개인에 대해서 국가 원수를 모독한 매국이라고 몰아가는 것은 언론 통제고 언론 자유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다”라고 논평을 냈습니다. 이보다 이틀 뒤에는 아시아 출신 미국 언론인 모임인 ‘아시안아메리칸기자협회(AAJA)’가 성명을 냈는데요. “외신에 대한 오해를 명백히 드러냈다” 민주당 논평에 대해서. 그다음에 “‘검은 머리 외신’이라는 표현에 한국 기자가 외국 언론사 소속으로 취재활동을 하는 것이 비정상적이라는 함의가 담겨 있다.”고 또 지적을 했습니다. 또 ‘국제언론인협회(IPI)’가 “민주당은 기자의 역할이 정부의 ’응원단원’이 아니라 공익 사안에 대해서 독립적이고 비판적으로 보도하는 것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힌 것으로 미국 매체들이 전하고 있습니다.

[정세진] 이렇게 성명서를 외신 기자들이 낸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를 하십니까?

[정준희] 성명서가 나올 만했죠. 나올 만했고 당연히 자신들이 생각하기에 이게 특정 언론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외신을 대하는 정치권의 잘못된 문제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 이러한 입장 표현은 저는 당연한 거라고 생각을 하고요. 그런데 저는 이런 부분도 지적됐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이런 ‘외신의 기사의 특정 부분을 따서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모든 행동들이 부적절하다’라고 하는 것들이 저는 필요했다고 보거든요. 그러니까 직접적으로 민주당 논평에 대한 반론으로써 당연히 나올 만했지만 거기서 당연히 들어갔어야 할 일은 ‘왜 한국의 정치는 외신의 쓸데없는 특정한 부분을 따서 자신들의 정치 담론으로 과장이나 왜곡된 방식으로 이용하는가? 그 부분으로부터 차단됐으면 좋겠다.’라고 하는 내용들까지 나왔으면 더 좋았겠다, 이런 생각을 합니다.

[김덕훈] 박근혜 정부 시절에 검찰이 산케이 지국장인 ‘카토 타츠야’ 씨한테 한 그 기소, 그다음에 출국금지 내용에 대해서 ‘서울외신기자협회’가 박근혜 대통령한테 편지를 보냈었거든요.

[정세진] 똑같은 단체인가요? 외신기자클럽이?

[김덕훈] 네, 맞습니다. 같은 단체인데 이번에는 형태가 성명이고 과거에는 편지 형태였어요. 편지 내용을 한번 읽어드리겠습니다. 2015년 4월 9일에 “박근혜 대통령 귀하”라는 첫 머리로 시작하는 내용인데, “2014년 8월, 한국 검찰의 수사 개시와 함께 시작된 산케이신문 서울 지국 카토 타츠야 전 서울지국장의 출국 금지에 대하여 우려하고 있습니다.” 또 “팔순이 넘은 어머니와 장모가 내일이라도 일본으로 귀국할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언론 환경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보여 집니다”라고 이렇게 충분히 지금처럼 성명을 낼 수 있었던 사안이고 지금보다 더 심각한 언론 탄압의 양상을 띠고 있잖아요. 그런데 지금이랑은 조금 보이는 태도가 달라서 지금 인터넷 상에서 회자가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세진] 이렇게 동등하게 비교가 될 만한 사안이라고 보시는지요?

[정준희] 언론 자유의 입장에서는 동등이 아니라 사실 저는 차등 비교가 가능한 사안인데, 저는 산케이 지국장 케이스가 훨씬 더 언론자유에 위협적인 케이스라고 보거든요. 지금 현재 민주당의 논평 케이스보다. 왜냐하면 실질적으로 형사적인 법을 적용 시켜버린 거잖아요. 그리고 이 부분은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또는 박근혜 정부와 친소(親疏)관계를 막론하고 기본적으로 아무래도 우리가 일본 기자니까 애국적인 관점에서 되게 싫을 수도 있겠지만 또 어떤 관점에서는 이 특히나 외신기자들의 단체라고 한다면 여기에 대한 형사적인 어떤 죄를 적용시키려고 했던 것에 대해서는 훨씬 더 강한 반발들이 나오는 게 맞습니다. 그런데 그 톤(tone)은 훨씬 약했죠.

[숄 츠]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사실 언론의 자유는 훨씬 더 안 좋은 상태였어요. 그래서 그때도 (외신기자클럽) 사람들이 알고 있었어요. 지금 너무 강하게 공격하면 오히려 반대효과 있을 수도 있고 그래서 오히려 약간 부드러운 방법으로 해야 오히려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저는 외신기자클럽을 대표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멤버일 뿐이지만, 그런데 그런 생각 있었는지 아닌지 저도 알 수 없지만 근데 그냥 상상이 돼요. 왜냐하면 그때는 박근혜 정부 때는 우리도, 저도 느꼈어요. 그냥 어디 나가면 취재하면 훨씬 더 힘들었어요. 경찰이 훨씬 더 자주 저한테 왔어요. 도대체 뭘 하는지, 누구인지 누굴 위해서 일하는지. 요새는 그런 일 가끔 생기지만 그런데 옛날만큼은 아니에요.

[정준희] 어떤 면에서는 저는 실망감의 표현이었다고 생각을 해요. 그러니까 언론자유를 좀 더 중시한다는 정부가, 여당에서 이런 논평이 나오다니? 그런 반대급부도 굉장히 있었다.

[정세진] 이해식 대변인은 “반성의 여지가 있다고 본다.” 또 사과의 뜻을 밝히면서도 “기자, 그리고 기자의 글을 비평하고 때로 비판하는 것은 정당의 정치 활동 자유에 속한다.” 이런 주장도 했거든요.

[장부승] 그건 백번 옳은 얘기죠. 정당도 자기들이 비판 받았을 때 거기에 맞대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뭐냐 하면요. 무슨 ‘매국이다, 모독이다’라고 하고 그 기사, 정작 그 기사 내용에 대해서는 별로 보지도 않은 것 같은 느낌이 들게 그렇게 나오니까 아니 이게 마치 무슨 애국만을 강조하고 이데올로기만을 강조하고 그런 것 같은 느낌이 든단 말이죠. 그 원래 기사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 사실, 진실 관계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그 부분을 조목조목 비판을 했었으면 되는 거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정준희] 그렇죠. 기본적으로 언론에 대한 대응은 사실관계에 대한 왜곡에 대한 대응이 기초가 돼야 하고요. 해석은 갈리는 문제니까 그거는 정치 담론화 시킬 필요가 없어요. 그러니까 민주당의 논평은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언론을 잘못 활용한 상대 당파에 대한 어떤 이야기가 됐어야지 그것을 근거로 삼는 것을 이야기함으로써 스스로 수렁에 빠졌다, 이렇게 생각을 해요.

[정세진] 최욱 씨, 마무리 좀 해주시죠. 누가 제일 나쁜 사람인가요?

[최 욱] 외신도 제가 읽을 수 있는 한글판이 있습니까? 없어요? 외신을 구경해 본 적이 없어요. 그러니까 이 테마에 대해서는 어떻게 뭐 껴들어갈 틈이 없네요.

[정준희] 그러니까 외신을 인용한 보도나 정치인의 이야기는 사실은 접고 생각하는 게 맞아요. 왜냐하면 언어적 접근성이 굉장히 떨어진 거를 정보 독점하면서 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대부분 왜곡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저는 외신을 근거로 삼는 대부분의 보도라든가 정치인의 논평들은 일단 무시해도 저는 거의 상관없는 사태까지 이르렀다고 봐요.

[최 욱] 저 같은 사람을 악용한 일이 많았던 것 같아요, 그동안. 어차피 외신에 접근을 못하니까 마치 논쟁이 벌어지면 ‘외신에서는 이렇게 이야기 했어’ 하면서 마치 결론을 내는 듯한. 그러면 저 같은 사람은 접근을 못하니까 ‘아, 그렇군요.’ 하고 이제 수긍하게 만드는, 그런 식의 행태들을 계속 보여 왔던 것 같아요.

[장부승] 그게 우리 마음속에 있는 사대주의적인...

[최 욱] 아, 저는 아니에요.

[패널들] (웃음)

[장부승] 교묘하게 좀 자극하는 거예요.

[정세진] 아니라잖아요. (웃음)

[숄 츠] 이 스토리에서 사실 제일 슬픈 이야기는 제 생각에는 이거 원래는 내부적인, 국내적인 정치 이야기잖아요, 사실은. 그런데 지금 국제적인 이야기 다 돼 버렸고 이런 일이 한국에서 생기는 게 정말 슬픈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정세진] 나경원 원내대표의 발언으로 촉발된 외신기사·외신기자에 대한 비판 논란, 민주당의 잘못된 대응에 관한 논란, 보도 내용 짚어보는 시간 가져봤습니다. 이 이야기는 여기까지 마무리 하겠습니다.

[정세진] 지난 20일, 뉴스타파는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근무했던 간호조무사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2016년 1월부터 같은 해 10월까지 한 달에 최소 두 차례 병원을 방문해서 프로포폴(propofol)을 투약했고, 해당 병원은 이 사장의 투약 기록을 작성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수면마취에 사용하는 프로포폴, 중독성이 강해서 지난 2011년 마약류로 지정된 향정신성의약품입니다. 뉴스타파 보도 이후에 이부진 사장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는데요. 다음 날 이 사장은 호텔신라를 통해서 “2016년 왼쪽 다리에 입은 저온 화상 봉합수술 후 생긴 흉터 치료와 눈꺼풀 처짐 수술을 위한 치료 목적으로 수차례 해당 병원을 다닌 적은 있지만, 보도에서처럼 불법 투약을 한 사실은 없다”는 해명 자료를 내놨습니다. 이부진 사장의 프로포폴 투약 의혹을 다룬 뉴스타파 보도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사가 처음 나왔을 때 일단 프로포폴이라고 하니까 또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 삼성가의 딸. 굉장히 관심을 끄는 내용이었습니다.

[장부승] 센세이셔널(sensational)하죠.

[정세진] 네, 기사는 처음에 어떻게 접하셨나요?

[장부승] 저는 기사 처음 보고 딱 그 생각이 떠오르더라고요. 7년 전인가요? 여러 연예인들이 프로포폴을 매우 많이 상습적으로 맞았다고 해서 그때 수사가 이루어져서 기소까지 되고. 상당수 분들이 징역형에 집행유예 받고 그랬던 전례가 있거든요. 일단 이런 의혹이 제기가 되면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수사를 해서 엄정하게 대응하는 것 자체는 불가피한 것 같아요.

[정준희] 저는 의혹 제기는 당연히 가능하고 그다음에 수사도 필요하고, 이왕이면 수사가 엄정하게 진행이 돼서 좋은 결론이 났으면 좋겠다고 보는데요. 뉴스타파라고 하는 우리나라 유수의 탐사보도 언론이 왜 굳이 이 문제를 팠을까? 라는 생각을 솔직히 좀 해요. 저는 제보가 있었기 때문에 팠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기획해서 탐사를 했다기보다는. 그런데 제보가 1인 간호조무사의 증언이고요. 그리고 뒷받침된 게 단톡방에 여러 가지 포렌식(digital forensic)된 이야기들인데. 이거는 수사과정에서 사실은 정황증거 이상으로 쓰이기 대단히 어려운겁니다. 복수의 취재원도 아니고 이른바 스모킹 건(smoking gun, 결정적 증거)을 가지고 있는 그런 상태가 아니에요. 그래서 수사기관에게 뭔가 문제 제기 할 수 있는 정도 이상을 제외하고는 사실 현재 가지고 있는 증거가 그다지 명백하지 않다는 거고요.

[최 욱] 저도 수준이 많이 올라온 것 같아요.

[정세진] 비슷하세요?

[최 욱] 뉴스타파를 개인적으로 좀 좋아하는데 요즘 하도 충격적인 뉴스가 많아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 관심도가 조금 떨어지더라고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좀 아쉬웠던 게 이 제보자가 전에 강남경찰서에 이거를 이야기를 했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거기에서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 이 점을 좀 뉴스타파가 주목해서 보도했으면 어땠을까? 이런 생각이 들던데 어떻게 좀 성장한 거 아닙니까?

[정준희] 정확한 지적이에요. 저도 외려 여기서의 포인트는 ‘왜 수사가 안 이루어졌을까?’에서 시작하는 게 맞아요.

[최 욱] 그렇지.

[김덕훈] 지난 21일입니다. 지상파 3사는 다 같이 보도를 했고요. 종편 같은 경우에도 JTBC와 TV조선이 보도를 했고 다만 채널A와 MBN은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다음 날 조간신문을 보면 한겨레, 경향신문, 서울신문, 한국일보가 기사를 썼고요. 경제지도 매일경제, 한국경제, 서울경제가 전부 다 내용을 다뤘습니다. 그런데 조중동, 세계일보, 국민일보, 문화일보는 22일 조간신문에서 이부진 사장 프로포폴 의혹을 지면에 싣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주말을 지나면서 경찰이 병원을 압수수색하게 되거든요. 그 뒤인 월요일 오전 25일에는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세계일보, 국민일보는 경찰수사 내용을 가지고 지면에 기사를 실었습니다. 이제 두 가지 포인트를 짚어봐야 하는데 삼성가(家)와 긴밀한 관계가 있는 중앙일보 같은 경우에는 관련 기사를 인터넷에서는 줄곧 다루고 있지만, 지면에서는 한 번도 싣지 않았고요. 문화일보 같은 경우에는 10대 종합 일간지 중에서는 유일하게 지면에도 인터넷에서도 이 내용을 단 한 번도 다루지 않았습니다.

[정세진] 소식을 전하지 않은 언론들은 보도 가치가 없다고 판단해서일까요?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걸까요?

[최 욱] 모든 언론이 다 썼는데 한 언론만 쓰지 않았다. 그러면 좀 눈이 가게 되지 않습니까? 바로 이제 그 문화일보인데. 문화일보는 왜 굳이 안 썼을까? 역시 우리는 또 ‘장충기 문자’를 꺼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당시에 ‘삼성의 눈으로 세상을 본다는’ 것 그리고 삼성과 ‘혈맹 관계에 있다’ 이런 문자, 우리한테 다 공개되지 않았습니까? 뭐, 안 쓴 거. 어느 정도 좀.

[정세진] 진짜 그것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세요?

[최 욱] 생각은 안 하죠. (웃음) 사람을 왜 궁지에 몰아요? 이상하신 분이네. 아니 떠올랐다는 거예요, 그냥 이런 게.

[패널들] (웃음)

[정준희] 떠올랐을 수는 있을 것 같고요. 한 가지 약간 더하면 사실은 이 케이스는 솔직히 말하면 약간의 선정성, 약간의 화제성으로 접근해요. 대부분의 언론사들도 사실 그런 식이잖아요? 그러면 이제 문화일보가 그간 이와 유사한 어떤 뉴스에 이처럼 반응을 했는가를 보면.

[최 욱] 그렇지.

[정준희] 그렇지는 않았거든요. 오히려 문화일보는 그런 것에 되게 잘 반응하는 그런 스타일의 신문사였는데, 이 부분에 있어서는 좀 유독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건 그건 뭐 궁금해볼 그런 의미는 있는 것 같습니다.

[최 욱] 그럼 뭐 ‘장충기 문자’ 잘 꺼낸 것 같은데요?

[정준희] (웃음)

[정세진] 중앙일보가 아까 말씀하셨을 때 ‘지면에는 싣지 않았다, 인터넷 기사로만 전했다’ 이렇게 말씀하셨죠?

[김덕훈] 맞습니다. 중앙일보는 아시다시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씨와 중앙일보를 가진 중앙홀딩스의 회장인 홍석현 씨가 서로 남매 관계잖아요? 그리고 동아일보의 경우에도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의 동생인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의 남편이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 총괄사장인데요. 이 김 사장의 형이 김재호 동아일보 사장입니다. 이제 광고주로서 삼성의 파워에 대해서 굳이 언급할 필요 없이 이 두 언론사 같은 경우에는 삼성문제를 조금 다른 언론사들보다 소극적으로 다룰 수밖에 없는 어떤 구조적인 상황이 마련이 되기 때문에 지금 채널A 같은 경우에는 메인뉴스에서는 물론 어떤 뉴스에서도 관련 소식을 전하지 않았고 다시 언급 드리지만, 중앙일보는 디지털로만 이 내용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숄 츠] 정말 꼭 보도해야만 하는 스토리 아닌가? (뉴스가치) 있는가? 그거 많이 생각했는데 그런데 조금 더 생각해보면 이 스토리가 의미가 있을 수 있는지. 국제적으로도. 삼성은 더 이상 그냥 한국 회사가 아니잖아요. 국제적으로 엄청 많이 활동하고 있어요. 그럼 어느 날 사실 그냥 이 회장 대신 그냥 삼성 컨트롤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그때부터 마약하는 사람이 이렇게 큰 회사를 정말 컨트롤할 수 있는지. 이런 것 때문에 사실 조금, 그런 질문 한번 생각 해봐야하지 않을까?

[장부승] 저는 사실 뉴스타파 보도가 처음 나왔을 때 저는 무슨 느낌을 받았냐 하면 이거 다른 언론사에서 따라가겠나, 별로 확산이 안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러니까 예전에 1월 달에 뉴스타파에서 ‘박수환 문자’ 보도했지 않습니까? 그런데 지금 이 시점까지도 다른 언론사들이 거의 따라가지 않고 있거든요. 탐사보도라는 게 사실은 거대한 어떤 세력을 상대로 문제를 제기할 때는 사실 뭐, 그렇지 않습니까? 한꺼번에 모든 걸 다 풀어서 하는 게 아니잖아요. 조금씩, 조금씩 우리 대중들의 관심을 고조시켜가면서 또는 정부의 반응도 이렇게 야기 시켜가면서 조금씩, 조금씩 풀어나가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거든요. 근데 사실은 아직은 모르겠어요. 이게 지금 어디까지 퍼져나갈지 모르겠는데 좀 더 두고 봐야 하지 않느냐.

[정준희] 잘 지적하셨지만 경찰이 유례없이 빨리 움직인 거는 제가 볼 때는 ‘버닝썬 사건’ 때문이에요. 마약에 연관된 뭔가 있고 경찰이 자꾸 뭔가 이렇게 의심받으니까 이 문제에서 빨리 대응해야 한다는 거죠. 그런데 그게 드러난 게 압수수색을 했지만 영장이 제대로 없었기 때문에 의료기록도 제대로 못 받았다고요. 약간 성급하게 대응한 측면들이 좀 있거든요. 그런데 또 언론의 입장에서 보면 ‘뭔가 좀 있을 수 있겠나보다’ 하면서 아마도 짐작해볼 수 있는 건 예를 들면 신라호텔 측에서 생각만큼 강력한 홍보머신을 발휘하지 않았거나 그거는 외려 자유스러워서 그럴 수도 있는 거죠. 옛날처럼 막 강력하게 누르지 않았거나 또는 이 문제가 어느 정도는 이 마약 사건하고 연관이 되면서 커질 수도 있다고 언론들이 판단을 했거나. 또는 아예 순수하게 화제성만으로 갔거나 이거인데 저는 이 두 번째 사안이라고 볼 수 있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것들 가운데 마약 유통에 관련된 어떤 사회구조적인 문제에 대해서 이 사안이 덧붙여져서 커지는 방향으로 간다면 그건 뭔가 공동의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봐요.

[정세진] 조금 다른 결의 기사가 나오기도 했었는데요. 머니투데이가 지난 22일, <이부진 프로포폴 의혹제보 ‘간호조무사’, 의료법 위반?> 이런 제목의 인터넷 기사를 올렸습니다. 내용을 보면 일각에서는 ‘간호조무사’가 환자 정보를 함부로 외부에 알려도 되느냐는 지적이 나왔는데요. “의료법 제 19조에 따라 의료인이나 의료기관 종사자는 의료 또는 간호업무 등을 하면서 알게 된 다른 사람의 정보를 누설해서는 안 된다,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게 된다.”는 기사를 내놨습니다. 팩트체크(fact check)를 좀 해볼까요? 그리고 이 기사를 낸 의도도 좀 분석을 해보죠.

[김덕훈] 의료법 위반은 공익신고자 보호법으로 보호가 되는 사안이거든요. 그런데 이 기사 말미에 故신해철 씨의 집도의가 신해철 씨의 의료 정보를 공개한 것과 이 간호조무사의 이 공익 제보를 수평적으로 비교한 내용을 담습니다. 그런데 이 수평비교가 조금 악의적으로 느껴지는 건 故신해철 씨 집도의 같은 경우는 유족과의 어떤 분쟁이라든지 재판에서 본인이 유리함을 가져가기 위해서 故신해철 씨의 의료 정보를 노출한 거고 이 사람의 경우에는 현재까지 드러나지 않았지만 개인의 이득을 취하려는 게 아니라 단순 공익제보이기 때문에 이런 내용은 현행법으로 충분히 보호를 하고 있습니다. 근데 그러면 이제 경찰에서 수사를 했는데 혹시라도 이부진 사장이나 병원의 죄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런 경우에 이 사람 허위 제보한 것 아니냐? 그렇게 하면 또 공익제보자로서 보호를 못 받는 게 아닌가, 이런 우려를 하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죄의 입증 책임은 수사기관에 있기 때문에 이 사람은 의료법을 위반한 것 같다는 제보를 한 것만으로도 공익제보자로서 충분히 보호받을 수가 있습니다.

[정세진]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2014년도에도 여론의 뜨거운 관심을 받은 바 있습니다. 기억을 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신라호텔의 출입문을 들이받는 사고를 낸 80대 택시기사가 4억 원이 넘는 돈을 변상해야 하는 처지가 됐는데 이부진 사장이 택시기사가 아픈 아내를 돌보며 어렵게 살고 있다는 사실을 듣고 기사에게 배상을 요구하지 않았다’ 이 사실은 사건이 발생하고 한 달 정도 지난 후, 조선일보 지면 보도를 통해서 세상에 알려졌는데요. 조선일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통 큰’ 배려> 2014년 3월 19일 기사입니다. “장충동 신라호텔 본관 현관으로 모범택시가 돌진해 회전문을 들이받았다. 신라호텔이 청구하면 홍씨가 수억 원을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이부진 사장은 회사 간부를 불러 ‘배상을 요구하지 않겠다고 전해주고, 필요하면 치료비도 부담하라’고 했다. 간부는 우족(牛足)과 쇠고기, 케이크를 들고 홍 씨를 찾아갔다. 홍 씨는 눈물을 흘리며 ‘내가 찾아가 사과해도 모자랄 판에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런 기사를 실었습니다. 최초 보도 이후에 인터넷 매체들이 굉장히 많은 기사들을 쏟아냈었죠?

[김덕훈] 맞습니다. 2014년 3월 19일 조선일보가 최초 보도한 이후에 기사가 하루 동안에만 300건이 넘는 (인터넷) 기사가 쏟아져 나왔는데 대부분 이부진 사장이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실천했다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정세진] “인터넷에서는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 ‘아름답고 훈훈하다’ 등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일부 누리꾼은 이 사장의 아버지 이건희 회장의 발언을 각종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렸다. ‘장사꾼이 되지 말라 경영자가 되면 보는 것이 다르다’ ‘마음이 가난하면 가난을 못 벗는다. 마음에 풍요를 심어라’ ‘샘물은 퍼낼수록 맑은 물이 솟아난다. 아낌없이 베풀어라’…. ‘자본주의 4.0 시대’를 살고 있는 한국 사회와 재계에 이부진 사장 같은 사례가 더 많이 확산되길 희망한다.”

[김덕훈] 동아일보는 이제 이 사실이 밝혀진 당일 날에만 8건의 (인터넷) 기사를 작성을 했는데 대부분의 내용이 같습니다. 이제 방금 전에 이야기 나온 미담 위주의 기사들이 나왔었고, 이외에 또 주목할 만한 점이 기사 중에 제주도의 호텔신라 직원들이 사회공헌 활동으로 조금 형편이 어려운 분들을 도와준 것을 이부진 사장의 덕인 것처럼 포장하는 기사들이 있었고 평사원과 결혼한 러브 스토리, 이 개인사도 기사로 함께 담았습니다.

[정세진] <이부진, 평사원 임우재와 결혼스토리는 더 ‘대박’>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큰딸인 이부진 사장은 그룹 계열사에서 평사원으로 근무하던 임우재 부사장과 1999년 결혼했다. ‘남자 신데렐라’로 회자되는 임우재 부사장과 이부진 사장은 함께 봉사활동을 하다가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대개 재벌가 자제들은 정략결혼을 한다. 하지만 이부진 사장은 전혀 다른 선택을 한 것”이다. 또 <이부진 사장의 ‘노블레스 오블리제’ 제주에서는 이런 일도...>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이부진 사장의 지난달 6일 사회공헌 활동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날 이 사장은 제주도 연동에 위치한 고기국수집 ‘신성할망식당’에 찾아가 식당 주인인 김영철 · 박정미 씨를 직접 격려하고 식당의 새 출발을 축하해줬다. 딸이 오랜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나면서 상실감에 빠진 데다 그동안 사용된 어마어마한 대출금도 갚아야 하는 어려움에 처해 있었다. 이에 호텔신라의 주방장과 직원들은 4개월 동안 이 식당을 수차례 찾아 메인 메뉴인 순대국밥의 개선방안과 새 메뉴 개발, 손님응대 요령, 주방 설비 · 식당 외관 개선 등을 직접 도왔다.” 아주 자세하게 내용을 실었고요.

[숄 츠] 항상 궁금한 게 어떻게 이렇게 빨리 알게 되는 거예요? 그래서 이거는 홍보, 약간 홍보를 위해서 사용하는가 아니면 기자들한테 직접 연락하지 않으면 이런 작은 사고이니까, 아주 큰 사고, 어느 정도 사고였지만. 그런데 이렇게 쉽게 알게 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이런 구체적인 디테일까지 이렇게 쉽게 아는 게 항상 조금... 그때 저는 사실 기억나요. 이 스토리를 읽어봤을 때 그때도 내가 읽어보면서 이거 조금 너무 홍보 스토리 같은 느낌 받을 수밖에 없어서...

[정준희] 그냥 소극적 선행 가지고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쓰면 이 말 자체가 부끄럽습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누가 보더라도 특권을 가진 계층이 과감히 자신의 특권을 내려놓는 어떤 사회적 의무를 다하는 거예요. 예를 들면 영국 왕자들이 군대를 간다는 행동을 한다든가 전쟁 났을 때 먼저 장교로서 참가한다든가 또는 자신의 유산을 자식한테 상속 안 시켜주는 과감한 결정을 내린다, 여기서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있는 거지 그냥 저희들한테야 큰돈이지만 이분들한테 그렇게 큰돈도 아닌 몇 억 원의 선행을 가지고 그리고 이른바 사회공헌 활동을 가지고 눈에 뻔히 보이는 일을 ‘노블레스 오블리주’라고 붙여주는 것조차 엄청난 언어의 인플레이션(inflation)이라고 보거든요. 그런데 이 언어의 인플레이션을 언론이 지금 이끌고 있잖아요. 그리고 스스로도 되게 부끄러운 미담 기사 형태로 이끌고 있고, 저는 이 부분에 있어서 단순히 말 가지고 제가 장난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가 재벌을 특권층으로 바라보게 된 이유를 정확하게 좀 알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정세진] 앞서 외교적 해프닝도 그렇고 지금 이 미담도 그렇고. 결국은 언론이 문제네요. 작은 걸 작게 안 하고 과하게, 의미 부여를 해서 보도한 점들은 반성하고 앞으로 좀 나아져야 할 텐데 어떨지는 모르겠습니다. 김덕훈 기자, 오늘 본방에 첫 출연하셨는데 소감 한마디 들어볼까요?

[김덕훈] 그냥 TV로 볼 때보다 훨씬 더 말씀들을 잘하시는 것 같아요. 앞으로 더 노력하겠습니다.

[최 욱] 그렇다는 것은 우리 팀장이 편집 능력이 형편없는 것 아닙니까?

[패널들] (웃음)

[정세진] 그러니까요. 우리 다 말 잘했는데(웃음)

[최 욱] 간단하게 얘기하면 편집을 하고 있는 팀장은 재미있는 건 다 걷어낸다는 것 아닙니까?

[김덕훈] 그렇다고만은 볼 수 없는데(웃음)

[정준희] 실제 대화에 참여한 느낌이 드니까 아마 더 그런 거 같아요.

[김덕훈] 네, 맞습니다. 시간이 빨리 가네요.

[정세진] <저널리즘 토크쇼 J>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저널리즘 토크쇼 J>는 KBS 1TV, myK, pooq, 유튜브 그리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언론의 관행은 여러분이 바꿀 수 있습니다. 다음 주 일요일 밤 10시 30분에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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