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후] 마트에 ‘수첩과 지도’ 들고 간 30대

입력 2019.04.01 (11:35) 수정 2019.04.01 (19:1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지난 2월 15일 오후 부산시 연제구 연산동의 한 대형마트.

A(33) 씨는 가방 안에서 출력한 지도를 꺼냈다. 지도는 연산동 마트 주변이 나온 지도였다. 이후 A 씨는 지도위에 마트 주변의 CCTV 위치를 확인하고 표시했다. 이후 A 씨는 마트 안으로 들어가 마트 안의 CCTV 위치와 보안 요원의 동선 등을 꼼꼼히 수첩에 메모하고 마트를 빠져나왔다.

다음날(2월 16일) 오후 7시 40분쯤 A 씨는 다시 마트에 모습을 드러냈다. 주변을 약 10분 정도 살핀 후 A 씨는 마트 안으로 들어갔다. 발걸음을 분유 진열대로 옮긴 A 씨는 분유 1박스를 카트에 담아 어제 메모한 수첩을 꺼내 보면서 CCTV가 없는 곳으로 이동했다. 한적한 곳으로 자리를 옮긴 A 씨는 훔친 분유를 뜯어 가방에 담아 유유히 마트를 벗어났다.

이어 A 씨는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를 통해 알게 된 B(35·여) 씨에게 훔친 분유를 판매했다. 해당 마트 측은 2월 18일 물건이 없어진 것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주변 CCTV 분석을 통해 용의자를 찾았지만, 처음에는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 관계자는 “마트 안과 밖 주변 CCTV를 살펴보는데 용의자를 지목하기 힘들었다”며 “그래서 마트 주변 1km까지 살펴본 후에 A 씨를 용의자를 지목하고 검거에 나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용의자를 확인한 경찰은 A 씨가 사는 전남 순천으로 형사를 파견해 지난달 15일 A 씨를 잠복수사 끝에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는 집 주변에 차를 세우지 않고 멀리 떨어진 곳에 주차하는 등 경찰의 수사에 대비하는 모습도 보였다”며 “약 10여 일간의 잠복 끝에 A 씨를 붙잡았다”고 말했다.

경찰 수사결과 A 씨는 지난 2월 16일부터 지난달 13일까지 24차례에 걸쳐 전국의 대형마트를 돌아다니며 1,320만 원 상당의 분유를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분유가 수요가 많고 처분하기가 쉽다는 사실을 알고 분유만을 훔쳤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또 A 씨 차 안에서 범행 대상지로 선정한 마트마다 CCTV 위치와 보안 시스템 특징이 적혀있는 수첩과 지도 등 40여 장을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는 결혼해 아이까지 둔 가장”이라며 “지난 2014년, 2016년, 2018년 세 차례에 걸쳐 분유를 훔쳐 입건됐었다. 당시 아이에게 분유를 먹여야 하는데 분유값이 없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해, 딱한 사정과 피해 금액이 많지 않아 불구속 입건했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는 지난 2011년 다니던 전자제품 회사를 그만둔 이후 지금까지 직장을 구하지 못해 생활비가 없어서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며 “현재 A 씨가 범행을 저지른 마트는 부산, 인천, 대전, 대구, 포항, 울산, 진주, 호남지역 2곳 등 전국이 범행 무대였다. 범행은 1박2일로 계획, 전날 도착해 주변 보안 시스템을 확인하고 다음날 범행하는 치밀함을 보였다”고 말했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오늘(1일) A 씨를 상습절도 혐의로 구속하는 한편, 여죄를 캐고 있다. 경찰은 또 A 씨에게 장물을 사들인 B 씨도 입건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사건후] 마트에 ‘수첩과 지도’ 들고 간 30대
    • 입력 2019-04-01 11:35:40
    • 수정2019-04-01 19:14:21
    취재후·사건후
지난 2월 15일 오후 부산시 연제구 연산동의 한 대형마트.

A(33) 씨는 가방 안에서 출력한 지도를 꺼냈다. 지도는 연산동 마트 주변이 나온 지도였다. 이후 A 씨는 지도위에 마트 주변의 CCTV 위치를 확인하고 표시했다. 이후 A 씨는 마트 안으로 들어가 마트 안의 CCTV 위치와 보안 요원의 동선 등을 꼼꼼히 수첩에 메모하고 마트를 빠져나왔다.

다음날(2월 16일) 오후 7시 40분쯤 A 씨는 다시 마트에 모습을 드러냈다. 주변을 약 10분 정도 살핀 후 A 씨는 마트 안으로 들어갔다. 발걸음을 분유 진열대로 옮긴 A 씨는 분유 1박스를 카트에 담아 어제 메모한 수첩을 꺼내 보면서 CCTV가 없는 곳으로 이동했다. 한적한 곳으로 자리를 옮긴 A 씨는 훔친 분유를 뜯어 가방에 담아 유유히 마트를 벗어났다.

이어 A 씨는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를 통해 알게 된 B(35·여) 씨에게 훔친 분유를 판매했다. 해당 마트 측은 2월 18일 물건이 없어진 것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주변 CCTV 분석을 통해 용의자를 찾았지만, 처음에는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 관계자는 “마트 안과 밖 주변 CCTV를 살펴보는데 용의자를 지목하기 힘들었다”며 “그래서 마트 주변 1km까지 살펴본 후에 A 씨를 용의자를 지목하고 검거에 나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용의자를 확인한 경찰은 A 씨가 사는 전남 순천으로 형사를 파견해 지난달 15일 A 씨를 잠복수사 끝에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는 집 주변에 차를 세우지 않고 멀리 떨어진 곳에 주차하는 등 경찰의 수사에 대비하는 모습도 보였다”며 “약 10여 일간의 잠복 끝에 A 씨를 붙잡았다”고 말했다.

경찰 수사결과 A 씨는 지난 2월 16일부터 지난달 13일까지 24차례에 걸쳐 전국의 대형마트를 돌아다니며 1,320만 원 상당의 분유를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분유가 수요가 많고 처분하기가 쉽다는 사실을 알고 분유만을 훔쳤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또 A 씨 차 안에서 범행 대상지로 선정한 마트마다 CCTV 위치와 보안 시스템 특징이 적혀있는 수첩과 지도 등 40여 장을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는 결혼해 아이까지 둔 가장”이라며 “지난 2014년, 2016년, 2018년 세 차례에 걸쳐 분유를 훔쳐 입건됐었다. 당시 아이에게 분유를 먹여야 하는데 분유값이 없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해, 딱한 사정과 피해 금액이 많지 않아 불구속 입건했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는 지난 2011년 다니던 전자제품 회사를 그만둔 이후 지금까지 직장을 구하지 못해 생활비가 없어서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며 “현재 A 씨가 범행을 저지른 마트는 부산, 인천, 대전, 대구, 포항, 울산, 진주, 호남지역 2곳 등 전국이 범행 무대였다. 범행은 1박2일로 계획, 전날 도착해 주변 보안 시스템을 확인하고 다음날 범행하는 치밀함을 보였다”고 말했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오늘(1일) A 씨를 상습절도 혐의로 구속하는 한편, 여죄를 캐고 있다. 경찰은 또 A 씨에게 장물을 사들인 B 씨도 입건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