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EU, 2021년부터 서머타임 폐지…배경은?

입력 2019.04.01 (18:06) 수정 2019.04.01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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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를 한눈에 보는 <글로벌 경제> 정지원 아나운서와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화면에 귀여운 코알라 사진이 띄워져 있네요, 오늘 주제와 관련된 건가 보죠?

[답변]

네, 코알라는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동물 가운데 하나인데요.

최근 호주에서 개체 수가 급감하고 있어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코알라를 보호하는 방안으로 '이것'이 제안돼 화제입니다.

[파반 수크데프/세계자연기금 회장 : "뉴사우스웨일즈 주에는 코알라 수백만 마리가 있었으나 현재는 2만 마리에 불과합니다. 심각합니다."]

코알라는 로드 킬, 자동차 사고로 희생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래서 전문가들이 제안한 것이 일광 절약 시간제, 이른바 서머타임입니다.

코알라는 야행성 동물이라, 해 질 녘이나 어두운 밤에 특히 사고 발생 건수가 많았는데요.

서머타임제로 한 시간 빨라지면 퇴근 시간도 앞당겨져 밤에 차량 통행량이 줄어든다는 논립니다.

[앵커]

통행량이 감소하면 코알라가 사고를 당할 확률 역시 줄어든다는 거군요?

[답변]

네, 서머타임제로 코알라의 사망률이 주중 8%, 주말엔 11.3% 감소할 것이란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하지만 도입된 지 백 년이 넘은 서머타임제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입니다.

유럽 의회가 지난달 26일, 서머타임제를 2021년 4월까지 폐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비올레타 벌크/유럽연합 집행위원회 : "460만 명의 유럽인들이 응답하였는데 그중 84%가 서머타임의 폐지를 지지하였습니다."]

통과된 법안이 일괄 적용되는 건 아니고요.

EU 회원국들은 이제 각각 서머타임제를 폐지할지 아니면 계속 유지할지 정하게 됩니다.

[앵커]

유럽의회가 이 같은 결정을 한 배경, 어디에 있을까요?

[답변]

서머타임제는 원래 에너지를 아끼자는 취지에서 도입됐죠.

하지만, EU 자체 조사에서 에너지 절감 효과가 거의 없다는 결론에 이른 겁니다.

[앵커]

실효성이 없다는 판단에서군요?

[답변]

맞습니다.

유럽의회 입장은 그런데, 이게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여름철이면 표준시를 한 시간 앞당기는 나라가 또 있죠.

바로 미국인데요.

미국 정부는 서머타임제 시행 후 가정용 전기 사용량이 1% 절약된다고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이걸 돈으로 환산해보니, 가정에서 연간 13달러, 만 4천 원 정도 아끼는 셈입니다.

[앵커]

많은 돈은 아니더라도 전기세를 덜 내고 있는 건데, 정부 발표 통계면 신뢰성을 갖췄다고 볼 수 있는 거죠?

[답변]

맞다, 혹은 틀리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화면 보시면요.

미국 인디애나 주의 경우 지난 2006년 서머타임제를 도입했는데, 오히려 전력 소비량이 1% 증가했습니다.

이렇게, 추가로 전력을 공급하는 데 드는 비용이 연간 9백만 달러, 백억 원이 넘습니다.

소비 진작 측면에서도 의견이 팽팽히 엇갈립니다.

한쪽에선 낮이 길어진 만큼 개인 지출이 늘어 지역 경제가 활성화된다는 것이고요.

[데이비드 프레라우/서머타임 찬성 : "집에서 TV를 시청하는 대신 야외로 나와 아름다운 봄, 여름, 가을의 저녁을 즐기죠. 서머타임제는 아주 큰 이점들이 많습니다. 사람들 대부분은 서머타임제가 인생의 질을 높인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한편에서는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입장입니다.

[마리아 와니아/서머타임 반대 : "서머타임제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어요. 해볼 만하다고 생각은 했었는데 사실상 우리에게 필요 없습니다."]

[앵커]

유럽 의회가 이번에 서머타임제 폐지를 결정한 이유가 또 있죠?

[답변]

네, 바로 우리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인위적으로 일 년에 두 번, 시간을 바꾸는 것이 생체 리듬을 깬다는 지적입니다.

[앤드류 림/신경학자 : "사실상 우리 몸의 생체 시계인데요, 조금 느립니다. (그래서) 시차로 인한 피로를 느끼는 거죠."]

수면 부족은 노동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교통사고 위험률을 최대 8% 증가시킨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다이아나 맥밀란/마니토바 대학 교수 : "적은 양의 수면 부족도 퇴근길 졸림 현상을 유발하여 부상당할 위험이 커집니다."]

심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머타임제 시행으로 1시간 덜 자면 심장마비가 발생할 확률이 25%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잠들기 전에는 스마트폰과 게임기 등 전자 기기를 멀리하고, 카페인보다는 견과류를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앵커]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계속 보고되고 있는데, 미국에선 서머타임제를 폐지하자는 목소리는 없습니까?

[답변]

미국에선 주마다 다양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서머타임제를 1년 내내, 계속 유지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플로리다 주에선 서머타임제를 연중 유지하는 이른바 '일광 보호법'이 지난해 통과됐죠.

연방 의회 승인 절차만 남겨두고 있습니다.

워싱턴 주도 관련 법안 발의를 준비 중이고요.

뉴햄프셔와 매사추세츠 등 6개 주는 동부 표준시보다 1시간 빠른 대서양 표준시로 시간대를 고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존 플라호빈삭/오하이오 주민 : "처음 도입된 것은 농부들을 위한 것으로, 봄과 여름철 농사를 짓기 위해 작업할 여분의 시간을 주기 위해서였죠. 이후 계속 적용됐고 (1년 내내 유지된다면 더 좋죠)."]

한편, 일본에서는 내년 올림픽을 앞두고 서머타임제 시행을 고심하고 있는데요.

어떤 결정을 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앵커]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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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경제] EU, 2021년부터 서머타임 폐지…배경은?
    • 입력 2019-04-01 18:13:46
    • 수정2019-04-01 18:2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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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를 한눈에 보는 <글로벌 경제> 정지원 아나운서와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화면에 귀여운 코알라 사진이 띄워져 있네요, 오늘 주제와 관련된 건가 보죠?

[답변]

네, 코알라는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동물 가운데 하나인데요.

최근 호주에서 개체 수가 급감하고 있어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코알라를 보호하는 방안으로 '이것'이 제안돼 화제입니다.

[파반 수크데프/세계자연기금 회장 : "뉴사우스웨일즈 주에는 코알라 수백만 마리가 있었으나 현재는 2만 마리에 불과합니다. 심각합니다."]

코알라는 로드 킬, 자동차 사고로 희생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래서 전문가들이 제안한 것이 일광 절약 시간제, 이른바 서머타임입니다.

코알라는 야행성 동물이라, 해 질 녘이나 어두운 밤에 특히 사고 발생 건수가 많았는데요.

서머타임제로 한 시간 빨라지면 퇴근 시간도 앞당겨져 밤에 차량 통행량이 줄어든다는 논립니다.

[앵커]

통행량이 감소하면 코알라가 사고를 당할 확률 역시 줄어든다는 거군요?

[답변]

네, 서머타임제로 코알라의 사망률이 주중 8%, 주말엔 11.3% 감소할 것이란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하지만 도입된 지 백 년이 넘은 서머타임제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입니다.

유럽 의회가 지난달 26일, 서머타임제를 2021년 4월까지 폐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비올레타 벌크/유럽연합 집행위원회 : "460만 명의 유럽인들이 응답하였는데 그중 84%가 서머타임의 폐지를 지지하였습니다."]

통과된 법안이 일괄 적용되는 건 아니고요.

EU 회원국들은 이제 각각 서머타임제를 폐지할지 아니면 계속 유지할지 정하게 됩니다.

[앵커]

유럽의회가 이 같은 결정을 한 배경, 어디에 있을까요?

[답변]

서머타임제는 원래 에너지를 아끼자는 취지에서 도입됐죠.

하지만, EU 자체 조사에서 에너지 절감 효과가 거의 없다는 결론에 이른 겁니다.

[앵커]

실효성이 없다는 판단에서군요?

[답변]

맞습니다.

유럽의회 입장은 그런데, 이게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여름철이면 표준시를 한 시간 앞당기는 나라가 또 있죠.

바로 미국인데요.

미국 정부는 서머타임제 시행 후 가정용 전기 사용량이 1% 절약된다고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이걸 돈으로 환산해보니, 가정에서 연간 13달러, 만 4천 원 정도 아끼는 셈입니다.

[앵커]

많은 돈은 아니더라도 전기세를 덜 내고 있는 건데, 정부 발표 통계면 신뢰성을 갖췄다고 볼 수 있는 거죠?

[답변]

맞다, 혹은 틀리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화면 보시면요.

미국 인디애나 주의 경우 지난 2006년 서머타임제를 도입했는데, 오히려 전력 소비량이 1% 증가했습니다.

이렇게, 추가로 전력을 공급하는 데 드는 비용이 연간 9백만 달러, 백억 원이 넘습니다.

소비 진작 측면에서도 의견이 팽팽히 엇갈립니다.

한쪽에선 낮이 길어진 만큼 개인 지출이 늘어 지역 경제가 활성화된다는 것이고요.

[데이비드 프레라우/서머타임 찬성 : "집에서 TV를 시청하는 대신 야외로 나와 아름다운 봄, 여름, 가을의 저녁을 즐기죠. 서머타임제는 아주 큰 이점들이 많습니다. 사람들 대부분은 서머타임제가 인생의 질을 높인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한편에서는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입장입니다.

[마리아 와니아/서머타임 반대 : "서머타임제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어요. 해볼 만하다고 생각은 했었는데 사실상 우리에게 필요 없습니다."]

[앵커]

유럽 의회가 이번에 서머타임제 폐지를 결정한 이유가 또 있죠?

[답변]

네, 바로 우리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인위적으로 일 년에 두 번, 시간을 바꾸는 것이 생체 리듬을 깬다는 지적입니다.

[앤드류 림/신경학자 : "사실상 우리 몸의 생체 시계인데요, 조금 느립니다. (그래서) 시차로 인한 피로를 느끼는 거죠."]

수면 부족은 노동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교통사고 위험률을 최대 8% 증가시킨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다이아나 맥밀란/마니토바 대학 교수 : "적은 양의 수면 부족도 퇴근길 졸림 현상을 유발하여 부상당할 위험이 커집니다."]

심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머타임제 시행으로 1시간 덜 자면 심장마비가 발생할 확률이 25%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잠들기 전에는 스마트폰과 게임기 등 전자 기기를 멀리하고, 카페인보다는 견과류를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앵커]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계속 보고되고 있는데, 미국에선 서머타임제를 폐지하자는 목소리는 없습니까?

[답변]

미국에선 주마다 다양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서머타임제를 1년 내내, 계속 유지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플로리다 주에선 서머타임제를 연중 유지하는 이른바 '일광 보호법'이 지난해 통과됐죠.

연방 의회 승인 절차만 남겨두고 있습니다.

워싱턴 주도 관련 법안 발의를 준비 중이고요.

뉴햄프셔와 매사추세츠 등 6개 주는 동부 표준시보다 1시간 빠른 대서양 표준시로 시간대를 고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존 플라호빈삭/오하이오 주민 : "처음 도입된 것은 농부들을 위한 것으로, 봄과 여름철 농사를 짓기 위해 작업할 여분의 시간을 주기 위해서였죠. 이후 계속 적용됐고 (1년 내내 유지된다면 더 좋죠)."]

한편, 일본에서는 내년 올림픽을 앞두고 서머타임제 시행을 고심하고 있는데요.

어떤 결정을 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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