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정상회담 가시화…김정은과 푸틴의 첫만남은 언제?

러시아 "김정은 공식 초청 후 답변 기다리는 상태"
'방러 임박설'도 제기…준비시간 부족해 불가능할 듯
블라디보스토크 등 극동 지역에서 열릴 가능성
북러, 비핵화·경제협력 등 집중 논의할 듯

타스 통신 캡쳐 화면

북러 정상회담이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첫 만남입니다. 러시아 타스 통신은 "러시아가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공식 초청했으며, 현재 북측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고 보도했습니다. 지난 1일엔 러시아의 안전과 경찰력을 총괄하는 내무부 장관이 평양을 방문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집사로 알려진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도 지난 3월 중순 6박 7일 동안 러시아 모스크바 등을 방문했습니다. 청와대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도 최근 러시아를 방문해 김정은 방러 문제를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

우리 외교부는 "아직까지 러시아로부터 북러 정상회담과 관련해 전혀 전달받은 내용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주러 한국 대사관은 북러 정상회담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시기와 장소를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외교 소식통은 러시아는 북러 정상회담 시간과 장소가 결정되면 정부 공식 발표 전에 우리 대사관 측에 먼저 정보를 알려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전용특별열차

그렇다면 김정은 위원장은 언제 러시아를 방문할까요? 일각에선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4월 11일 이전일 거란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하려 할 거란 겁니다. 하지만 4월에 김일성의 생일이자 북한의 최대 명절인 태양절(15일), 북한 최고인민회의(11일)와 등과 같은 굵직한 이벤트가 많기 때문에 조만간 북러 정상회담이 열리긴 어려울 거란 반박도 만만치 않습니다.

준비 시간도 문제입니다. 시간과 장소가 정해지면 현지답사 등을 통해서 경호나 의전과 관련한 준비가 이뤄져야 할 텐데 아직 그런 구체적인 움직임은 관측되지 않고 있습니다. 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패턴으로 볼 때 전용기인 '참매 1호'보다는 전용 열차를 이용할 가능성이 큰데, 이동에만 며칠의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11일 이전 개최는 어려운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때문에 5월로 미뤄지거나 올해 상반기에 열리지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모습

두 정상이 만날 장소는 어디가 될까요? 김정은 위원장의 동선을 중심으로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선 김 위원장이 전용열차로 조금만 이동하면 되는 러시아 극동지역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룬 블라디보스토크가 가장 유력한 후보입니다. 평양에서 비행기로는 2시간 정도 걸리고 열차로도 비교적 가까운 곳입니다. 북한과 인접해 경제 교류가 많은 연해주에 블라디보스토크가 속해있다는 점도 의미심장합니다. 이 밖에 김정일이 2011년 기차로 방문했던 울란우데나, 김창선 국무위원장이 방문했던 모스크바 등도 유력한 후보입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첫 만남, 의제도 관심입니다. 국제 사회의 가장 핫이슈인 만큼 비핵화에 대해선 논의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비핵화 의지에 대해 거듭 밝힐 것이라 관측도 나옵니다. 다만 방법론에서는 북한이 요구하는 '단계적, 동시적 비핵화'를 주창할 수 있고 러시아가 여기에 동의하면서 국제 사회의 '일부 제재 해제'에 공감을 표현할 수도 있을 겁니다. 비핵화 이외에, 러시아와 북한이 향후 '경제 협력'의 큰 그림을 논의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북러 정상의 첫 만남에 국제사회의 모든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단정할 수 있는 건 없습니다. 북러 간의 만남 또한 단순히 두 나라의 사정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를 둘러싼 한국과 미국, 중국, 일본 등이 모두의 이해가 대입되는 고차 방정식 속에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