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시티②] 암스테르담, 시민참여 방식의 개방적 스마트시티

입력 2019.04.13 (14:01) 수정 2019.05.10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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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는 세계 최초로 동성 결혼을 법적으로 인정한 국가이다. 안락사와 마리화나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불법이지만 네덜란드에서는 합법이다. 매춘을 공식 직업으로 인정하고 세금도 거둔다. 그래서 사람들은 네덜란드의 문화를 가장 잘 대변하는 단어는 '자유와 개방'이라고 말한다.

이런 개방적 문화는 스마트 시티를 추진하는 방식에도 그대로 반영돼 있다. 네덜란드의 수도인 암스테르담은 시민과 스타트업 그리고 민간 기업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도시 생활과 관련된 아이디어, 서비스, 제품 등을 제안하고 이를 프로젝트로 추진하는 시민참여 방식으로 스마트 시티를 건설하고 있다.

암스테르담 스마트 시티(Amsterdam Smart City)- 시민이 참여하고 주도하는 플랫폼

암스테르담 경제위원회는 편리성과 실용성을 최우선으로 스마트시티를 조성한다는 목표 아래 2009년에 기업, 거주자, 지자체, 연구기관 등이 참여하는 암스테르담 스마트 시티(Amsterdam Smart City) 플랫폼을 구축했다. 스마트 시티 플랫폼은 디지털 시티, 에너지, 이동성, 순환 도시, 거버넌스와 교육, 시민과 생활이라는 6개 주제 아래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시민들은 자신의 계정만 만들면 누구나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기업과 연구소 등의 네트워크를 통해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6,000여 명의 시민혁신가와 민간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고 진행중인 프로젝트도 200여 개에 이른다.

암스테르담 스마트시티 플랫폼에서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스마트 시티 프로젝트암스테르담 스마트시티 플랫폼에서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스마트 시티 프로젝트

시티젠(City-Zen) - 스마트 그리드를 통한 가상 발전소

스마트 암스테르담에 등록된 가장 대표적인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가 시티젠(City-Zen)이다. 시티젠은 유럽연합이 2,600만 유로를 투자해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청정 도시를 만들겠다는 기금 프로젝트인데 암스테르담에서는 10여 개가 운영되고 있다.

암프테르담의 뉴 웨스트(Nieuw West) 지역 주민들은 주택의 태양광 발전과 스마트 그리드 기술을 결합해 가상 발전소를 만들었다. 가상 발전소(Virtual Power Plant)는 말 그대로 실제 발전소가 아니라 온라인 플랫폼이다.

암스테르담 뉴 웨스트 지역의 가상 발전소 구축을 위한 태양광 패널 설치 주택암스테르담 뉴 웨스트 지역의 가상 발전소 구축을 위한 태양광 패널 설치 주택

각각의 개별 주택은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고 자체적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소비한다. 생산된 전기는 가정에서 사용하고 남은 전기는 집에 설치된 배터리나 지역 저장소에 보관된다. 각각의 가정이 전기를 100% 자급자족할 수는 없다. 그래서 개별 가정과 지역의 전기 사업자는 스마트 그리드를 통해 연결돼 있다.

한 가정의 전력 수요가 급증해 전기가 모자라면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를 사용하거나 스마트 그리드를 통해 지역 사업자로부터 전기를 공급받는다. 반대로 전기가 충분히 생산돼 여유가 있다면 다른 지역에 전기를 판매할 수도 있다. 특정 지역의 주택들이 스마트 그리드를 통해 커다란 네트워크를 구성함으로써 전기를 생산하고 저장하고 판매하는 발전소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뉴 웨스트의 가상 발전소는 처음에 50가구로 출발했지만 스마트 그리드에 참여하는 가구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시 당국은 약 10,000가구를 스마트 그리드로 연결해 에너지 자급자족이 가능한 거대한 가상발전소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암스테르담 혁신 경기장(Amsterdam Innovation Arena)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스포츠 경기 가운데 하나를 꼽으라면 축구이다. 오렌지 군단으로 불리는 네덜란드 대표팀은 '전원공격 전원수비'라는 토탈사커(total soccor)를 창시해 세계 축구 역사에 한 획을 그었고 월드컵에서 3번이나 준우승을 했다. 토탈 사커를 완벽하게 구현한 전설적인 인물이 바로 요한 크루이프 국가대표팀 감독이다. 2016년에 요한 크루이프 감독이 사망하자 그를 기념하기 위해 암스테르담 아레나의 명칭을 요한 크루이프 아레나로 변경했다.

암스테르담 요한 크루이프 아레나(암스테르담 혁신 경기장) 전경, 지붕에 4,200개의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있다.암스테르담 요한 크루이프 아레나(암스테르담 혁신 경기장) 전경, 지붕에 4,200개의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있다.

네덜란드 축구의 영광을 상징하는 이 경기장이 최근에는 스마트 암스테르담을 대표하는 혁신 장소로 탈바꿈하고 있다. 5만 5천 명의 관중을 수용하는 거대한 경기장의 지붕은 4,200개의 태양광 패널로 덮여 있다. 여기서 생산된 전기는 3메가와트 규모의 배터리에 저장된다. 수천 가구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용량이다.

그런데 이 경기장의 배터리에는 특별한 점이 있다. 닛산의 전기차인 리프(Leaf)에 사용했던 재생 배터리와 새로운 배터리를 혼합해 에너지 저장소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148개의 자동차용 배터리를 연결한 에너지 스토리지는 유럽 상업용 건물 가운데 최대 규모이다. 이런 혁신적 아이디어 덕분에 암스테르담 혁신 경기장은 지난해 환경분야에서 가장 훌륭한 모범 사례로 인정받아 그린애플 어워드까지 수상했다.

암스테르담 혁신 경기장의 전기차 충전소(좌)와 재생배터리를 활용한 에너지 스토리지(우)암스테르담 혁신 경기장의 전기차 충전소(좌)와 재생배터리를 활용한 에너지 스토리지(우)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된 에너지는 축구 경기나 공연이 열릴 경우에 주로 보조 에너지로 사용된다. 그 결과 경기장에 공급 되는 전기 사용량이 줄어들면서 주변 지역의 전기 공급이 훨씬 원활해졌고 경기장의 디젤 발전기 사용도 감소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경기장 측은 현재 태양광 발전에 보다 많은 IT 기술을 접목해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일부 남는 에너지는 지역의 주택이나 전기차 충천에 사용할 계획으로 각종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비콘(beacon) 기술을 선도하는 리빙랩(Living Lab) - 비콘 마일

암스테르담은 비콘(Beacon) 활용 분야에서도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 비콘의 사전적 의미는 위치를 알려주는 불빛이나 신호를 의미한다. IT 분야에서는 저전력 블루투스(Bluetooth)를 활용해 반경 50~70m 정도의 범위 안에 있는 사용자들에게 위치 정보나 메시지를 전송하고 모바일 결제 등을 가능하게 해주는 근거리 통신 장치 또는 그 기술을 말한다.

비콘 기술을 체험하고 실제 생활속에서 시험할 수 있는 리빙 랩인 비콘 마일비콘 기술을 체험하고 실제 생활속에서 시험할 수 있는 리빙 랩인 비콘 마일

암스테르담은 세계 최초로 비콘을 실생활에 접목해 비콘 마일(beacon mile)이라는 리빙랩(living lab)을 만들었다. 비콘 마일은 암스테르담 중앙역에서부터 시작해 마린터레인(marineterrein)까지 약 3.4 킬로미터에 걸친 구역으로 시민들이 스마트 폰을 통해 각종 비콘 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살아 있는 실험실이다.

비콘 마일을 걷다보면 박물관, 식당, 버스정류장 등에서 설치된 비콘이 스마트폰으로 각종 정보를 전송해준다.비콘 마일을 걷다보면 박물관, 식당, 버스정류장 등에서 설치된 비콘이 스마트폰으로 각종 정보를 전송해준다.

앱이 설치된 스마트폰을 휴대하고 비콘 마일을 걸어가면 각종 정보가 단말기로 전송된다. 예를 들면 식당 앞을 지나가면 메뉴와 가격 또는 할인 쿠폰이 전송된다. 관광객들은 일일이 검색을 하지 않고 먹고 싶은 메뉴를 골라 식당을 찾아가면 된다.

비콘 마일에는 박물관과 도서관 등 문화 시절이 많이 들어서 있다. 니모 사이언스 박물관 근처를 지나가면 현재 진행중인 전시회에 대한 정보를 받을 수 있고 암스테르담 도서관은 문화 행사와 책에 대한 정보를 전송해 준다. 또 버스 정류장에 설치된 비콘 단말기는 버스나 트램의 도착 시각과 노선에 관한 메시지를 관광객의 휴대전화에 전송해 주변 지역을 편리하게 관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비콘 마일을 통해 검증된 서비스나 아이디어들은 곧바로 실생활에 활용된다.

스키폴 공항 - 스마트 기술로 6년 연속 유럽 최고 공항 선정

비콘 기술의 활용이 가장 활발한 분야 가운데 하나는 실내 내비게이션이다. 기존의 GPS는 실내에서 작동하지 않지만 비콘은 5m 이내의 오차로 실내에서 정확한 위치를 파악해 정보를 전송해준다. 암스테르담의 스키폴(Schiphol) 공항은 한해 7,000만 명이 이용하는 세계에서 세번째로 물동량이 많은 공항이다. 이용객의 70%가 환승객일 정도로 유럽 연합의 허브 공항 역할을 하고 있다.

세계에서 세번째로 물동량이 많은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세계에서 세번째로 물동량이 많은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

일년에 약 50만 대, 하루에 1,300대 이상의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복잡한 공항에서 탑승 수속을 밟고 환승을 하는 일은 승객들에게 커다란 스트레스이다. 하지만 스마폰과 앱만 있으면 별도의 도움 없이 손쉽게 탑승과 환승을 할 수 있다. 스키폴 공항에는 승객들의 편의를 돕기 위해 약 2,000개의 비콘이 설치돼 있다. 스마트폰의 와이파이와 블루투스 기능을 켜고 스키폴 에어포트 앱을 실행하면 굳이 안내 데스크로 찾아갈 필요가 없다.

스키폴 에어포트 앱을 실행하면 탑승구까지 길 안내와 비행기 시간 변경 등 탑승과 관련된 모든 안내를 받을 수 있다.스키폴 에어포트 앱을 실행하면 탑승구까지 길 안내와 비행기 시간 변경 등 탑승과 관련된 모든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앱을 실행하고 정보 수신에 동의를 하면 탑승 시각과 함께 여유 시간이 표시된다. 그리고 공항의 지도에 승객의 현재 위치와 함께 길 안내가 시작된다. 탑승 수속을 밟는 곳까지 가는 길이 푸른 색으로 표시되고 목적지까지 걸어서 도착하는 시간도 알려준다.

도중에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싶거나 면세점에서 기념품을 사고 싶다면 스마트폰에 표시된 안내 광고나 쿠폰을 클릭해 식당이나 면세점까지 길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앱이 쇼핑 시간과 위치를 계산해 언제 탑승 게이트까지 도착할 수 있는지 다시 알려주기 때문에 여유 있게 음식을 먹거나 쇼핑을 하고 시간에 맞춰 게이트까지 갈 수 있다.

혹시 쇼핑하는 동안에 비행기의 도착이나 출발 시각이 바뀌더라도 앱이 변경 사항을 메시지로 알려주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 스키폴 공항이 지난해까지 6년 연속으로 유럽 최고 공항으로 선정된 이유 가운데 하나이다.

암스테르담 스마트 시티 플래폼 - 시민이 참여 중심의 열린 생태계

암스테르담 스마트 시티 건설의 핵심은 암스테르담 스마트시티 플랫폼이다. 그리고 이 플랫폼의 특징은 시민들의 참여로 이루어지는 열린 생태계라는 것이다. 암스테르담에서는 시민, 기업 등 누구나 암스테르담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이 가운데 좋은 제안들은 참여자들의 호응을 얻어 스마트 시티 서비스로 구현되고 있다. 이런 개방성 때문에 새롭고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스마트 시티 프로젝트로 추진되고 있다. 그래서 암스테르담은 행정적인 관점이 아니라 시민의 눈높이에서 추진되는 스마트 시티의 모범 사례로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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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마트시티②] 암스테르담, 시민참여 방식의 개방적 스마트시티
    • 입력 2019-04-13 14:01:36
    • 수정2019-05-10 16:50:16
    취재K
네덜란드는 세계 최초로 동성 결혼을 법적으로 인정한 국가이다. 안락사와 마리화나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불법이지만 네덜란드에서는 합법이다. 매춘을 공식 직업으로 인정하고 세금도 거둔다. 그래서 사람들은 네덜란드의 문화를 가장 잘 대변하는 단어는 '자유와 개방'이라고 말한다.

이런 개방적 문화는 스마트 시티를 추진하는 방식에도 그대로 반영돼 있다. 네덜란드의 수도인 암스테르담은 시민과 스타트업 그리고 민간 기업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도시 생활과 관련된 아이디어, 서비스, 제품 등을 제안하고 이를 프로젝트로 추진하는 시민참여 방식으로 스마트 시티를 건설하고 있다.

암스테르담 스마트 시티(Amsterdam Smart City)- 시민이 참여하고 주도하는 플랫폼

암스테르담 경제위원회는 편리성과 실용성을 최우선으로 스마트시티를 조성한다는 목표 아래 2009년에 기업, 거주자, 지자체, 연구기관 등이 참여하는 암스테르담 스마트 시티(Amsterdam Smart City) 플랫폼을 구축했다. 스마트 시티 플랫폼은 디지털 시티, 에너지, 이동성, 순환 도시, 거버넌스와 교육, 시민과 생활이라는 6개 주제 아래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시민들은 자신의 계정만 만들면 누구나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기업과 연구소 등의 네트워크를 통해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6,000여 명의 시민혁신가와 민간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고 진행중인 프로젝트도 200여 개에 이른다.

암스테르담 스마트시티 플랫폼에서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스마트 시티 프로젝트
시티젠(City-Zen) - 스마트 그리드를 통한 가상 발전소

스마트 암스테르담에 등록된 가장 대표적인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가 시티젠(City-Zen)이다. 시티젠은 유럽연합이 2,600만 유로를 투자해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청정 도시를 만들겠다는 기금 프로젝트인데 암스테르담에서는 10여 개가 운영되고 있다.

암프테르담의 뉴 웨스트(Nieuw West) 지역 주민들은 주택의 태양광 발전과 스마트 그리드 기술을 결합해 가상 발전소를 만들었다. 가상 발전소(Virtual Power Plant)는 말 그대로 실제 발전소가 아니라 온라인 플랫폼이다.

암스테르담 뉴 웨스트 지역의 가상 발전소 구축을 위한 태양광 패널 설치 주택
각각의 개별 주택은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고 자체적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소비한다. 생산된 전기는 가정에서 사용하고 남은 전기는 집에 설치된 배터리나 지역 저장소에 보관된다. 각각의 가정이 전기를 100% 자급자족할 수는 없다. 그래서 개별 가정과 지역의 전기 사업자는 스마트 그리드를 통해 연결돼 있다.

한 가정의 전력 수요가 급증해 전기가 모자라면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를 사용하거나 스마트 그리드를 통해 지역 사업자로부터 전기를 공급받는다. 반대로 전기가 충분히 생산돼 여유가 있다면 다른 지역에 전기를 판매할 수도 있다. 특정 지역의 주택들이 스마트 그리드를 통해 커다란 네트워크를 구성함으로써 전기를 생산하고 저장하고 판매하는 발전소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뉴 웨스트의 가상 발전소는 처음에 50가구로 출발했지만 스마트 그리드에 참여하는 가구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시 당국은 약 10,000가구를 스마트 그리드로 연결해 에너지 자급자족이 가능한 거대한 가상발전소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암스테르담 혁신 경기장(Amsterdam Innovation Arena)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스포츠 경기 가운데 하나를 꼽으라면 축구이다. 오렌지 군단으로 불리는 네덜란드 대표팀은 '전원공격 전원수비'라는 토탈사커(total soccor)를 창시해 세계 축구 역사에 한 획을 그었고 월드컵에서 3번이나 준우승을 했다. 토탈 사커를 완벽하게 구현한 전설적인 인물이 바로 요한 크루이프 국가대표팀 감독이다. 2016년에 요한 크루이프 감독이 사망하자 그를 기념하기 위해 암스테르담 아레나의 명칭을 요한 크루이프 아레나로 변경했다.

암스테르담 요한 크루이프 아레나(암스테르담 혁신 경기장) 전경, 지붕에 4,200개의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있다.
네덜란드 축구의 영광을 상징하는 이 경기장이 최근에는 스마트 암스테르담을 대표하는 혁신 장소로 탈바꿈하고 있다. 5만 5천 명의 관중을 수용하는 거대한 경기장의 지붕은 4,200개의 태양광 패널로 덮여 있다. 여기서 생산된 전기는 3메가와트 규모의 배터리에 저장된다. 수천 가구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용량이다.

그런데 이 경기장의 배터리에는 특별한 점이 있다. 닛산의 전기차인 리프(Leaf)에 사용했던 재생 배터리와 새로운 배터리를 혼합해 에너지 저장소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148개의 자동차용 배터리를 연결한 에너지 스토리지는 유럽 상업용 건물 가운데 최대 규모이다. 이런 혁신적 아이디어 덕분에 암스테르담 혁신 경기장은 지난해 환경분야에서 가장 훌륭한 모범 사례로 인정받아 그린애플 어워드까지 수상했다.

암스테르담 혁신 경기장의 전기차 충전소(좌)와 재생배터리를 활용한 에너지 스토리지(우)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된 에너지는 축구 경기나 공연이 열릴 경우에 주로 보조 에너지로 사용된다. 그 결과 경기장에 공급 되는 전기 사용량이 줄어들면서 주변 지역의 전기 공급이 훨씬 원활해졌고 경기장의 디젤 발전기 사용도 감소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경기장 측은 현재 태양광 발전에 보다 많은 IT 기술을 접목해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일부 남는 에너지는 지역의 주택이나 전기차 충천에 사용할 계획으로 각종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비콘(beacon) 기술을 선도하는 리빙랩(Living Lab) - 비콘 마일

암스테르담은 비콘(Beacon) 활용 분야에서도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 비콘의 사전적 의미는 위치를 알려주는 불빛이나 신호를 의미한다. IT 분야에서는 저전력 블루투스(Bluetooth)를 활용해 반경 50~70m 정도의 범위 안에 있는 사용자들에게 위치 정보나 메시지를 전송하고 모바일 결제 등을 가능하게 해주는 근거리 통신 장치 또는 그 기술을 말한다.

비콘 기술을 체험하고 실제 생활속에서 시험할 수 있는 리빙 랩인 비콘 마일
암스테르담은 세계 최초로 비콘을 실생활에 접목해 비콘 마일(beacon mile)이라는 리빙랩(living lab)을 만들었다. 비콘 마일은 암스테르담 중앙역에서부터 시작해 마린터레인(marineterrein)까지 약 3.4 킬로미터에 걸친 구역으로 시민들이 스마트 폰을 통해 각종 비콘 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살아 있는 실험실이다.

비콘 마일을 걷다보면 박물관, 식당, 버스정류장 등에서 설치된 비콘이 스마트폰으로 각종 정보를 전송해준다.
앱이 설치된 스마트폰을 휴대하고 비콘 마일을 걸어가면 각종 정보가 단말기로 전송된다. 예를 들면 식당 앞을 지나가면 메뉴와 가격 또는 할인 쿠폰이 전송된다. 관광객들은 일일이 검색을 하지 않고 먹고 싶은 메뉴를 골라 식당을 찾아가면 된다.

비콘 마일에는 박물관과 도서관 등 문화 시절이 많이 들어서 있다. 니모 사이언스 박물관 근처를 지나가면 현재 진행중인 전시회에 대한 정보를 받을 수 있고 암스테르담 도서관은 문화 행사와 책에 대한 정보를 전송해 준다. 또 버스 정류장에 설치된 비콘 단말기는 버스나 트램의 도착 시각과 노선에 관한 메시지를 관광객의 휴대전화에 전송해 주변 지역을 편리하게 관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비콘 마일을 통해 검증된 서비스나 아이디어들은 곧바로 실생활에 활용된다.

스키폴 공항 - 스마트 기술로 6년 연속 유럽 최고 공항 선정

비콘 기술의 활용이 가장 활발한 분야 가운데 하나는 실내 내비게이션이다. 기존의 GPS는 실내에서 작동하지 않지만 비콘은 5m 이내의 오차로 실내에서 정확한 위치를 파악해 정보를 전송해준다. 암스테르담의 스키폴(Schiphol) 공항은 한해 7,000만 명이 이용하는 세계에서 세번째로 물동량이 많은 공항이다. 이용객의 70%가 환승객일 정도로 유럽 연합의 허브 공항 역할을 하고 있다.

세계에서 세번째로 물동량이 많은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
일년에 약 50만 대, 하루에 1,300대 이상의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복잡한 공항에서 탑승 수속을 밟고 환승을 하는 일은 승객들에게 커다란 스트레스이다. 하지만 스마폰과 앱만 있으면 별도의 도움 없이 손쉽게 탑승과 환승을 할 수 있다. 스키폴 공항에는 승객들의 편의를 돕기 위해 약 2,000개의 비콘이 설치돼 있다. 스마트폰의 와이파이와 블루투스 기능을 켜고 스키폴 에어포트 앱을 실행하면 굳이 안내 데스크로 찾아갈 필요가 없다.

스키폴 에어포트 앱을 실행하면 탑승구까지 길 안내와 비행기 시간 변경 등 탑승과 관련된 모든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앱을 실행하고 정보 수신에 동의를 하면 탑승 시각과 함께 여유 시간이 표시된다. 그리고 공항의 지도에 승객의 현재 위치와 함께 길 안내가 시작된다. 탑승 수속을 밟는 곳까지 가는 길이 푸른 색으로 표시되고 목적지까지 걸어서 도착하는 시간도 알려준다.

도중에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싶거나 면세점에서 기념품을 사고 싶다면 스마트폰에 표시된 안내 광고나 쿠폰을 클릭해 식당이나 면세점까지 길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앱이 쇼핑 시간과 위치를 계산해 언제 탑승 게이트까지 도착할 수 있는지 다시 알려주기 때문에 여유 있게 음식을 먹거나 쇼핑을 하고 시간에 맞춰 게이트까지 갈 수 있다.

혹시 쇼핑하는 동안에 비행기의 도착이나 출발 시각이 바뀌더라도 앱이 변경 사항을 메시지로 알려주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 스키폴 공항이 지난해까지 6년 연속으로 유럽 최고 공항으로 선정된 이유 가운데 하나이다.

암스테르담 스마트 시티 플래폼 - 시민이 참여 중심의 열린 생태계

암스테르담 스마트 시티 건설의 핵심은 암스테르담 스마트시티 플랫폼이다. 그리고 이 플랫폼의 특징은 시민들의 참여로 이루어지는 열린 생태계라는 것이다. 암스테르담에서는 시민, 기업 등 누구나 암스테르담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이 가운데 좋은 제안들은 참여자들의 호응을 얻어 스마트 시티 서비스로 구현되고 있다. 이런 개방성 때문에 새롭고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스마트 시티 프로젝트로 추진되고 있다. 그래서 암스테르담은 행정적인 관점이 아니라 시민의 눈높이에서 추진되는 스마트 시티의 모범 사례로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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