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트럼프 2020 재선 가도, ‘이민’으로 시동

입력 2019.04.13 (21:42) 수정 2019.04.14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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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 11월 대선을 향한, 즉 자신의 재선을 위한 행보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그 첫번째 의제는 '이민'입니다.

먼저 '숙청'이라고까지 불리는 수준으로 이민 정책 담당자들을 갈아치우고 있습니다.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을 경질했고, 그래이디 차관 대행에게도 사표를 받았습니다.

국토안보부 산하 비밀경호국의 앨리스 국장을 경질하고, 비티엘로 이민세관단속국 국장 지명자의 지명을 철회했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지금까지와 다른 길로 갈 겁니다. 아주 강경한 방식으로 갑니다. 두고 봅시다. 지금 있는 사람들도 잘하지만 우리는 이제 다른 방식을 택해야 합니다."]

[대럴 웨스트/부르킹스연구소 부소장 : "다른 사람들은 모두 닐슨 장관이 강경하다고 생각했는데, 오로지 트럼프 대통령만 닐슨 장관이 너무 약한 정책을 편다고 생각했습니다. 2020년 대선을 앞두고 훨씬 더 강경한 정책을 원하는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정책은 이미 지난해 불법 이민자 가족을 무조건 체포해 부모와 아이들을 분리시키는 정책으로 세계적 비난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그같은 '무관용정책'의 확대판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불법 이민자 추방을 가속화한다는 목표 아래, 난민심사는 엄격하게 난민 신청자 취업허가를 늦추고 저숙련노동자는 거부하고 어린이에 대한 구금 기간을 늘려 가족 분리를 다시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악시오스가 보도했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마약상들, 폭력배들이 우리나라로 들어오고 있어요. 우리는 그들을 막을 겁니다. 만약 들어오는 걸 막지 못한다면 이민세관국이 기필코 내보내겠죠. 쫓아낼 겁니다."]

미-멕시코 국경에 군 병력을 추가로 배치하고, 국경 장벽 건설도 시작했습니다.

미- 멕시코 국경의 장벽을 넘고 있는 난민들입니다.

저 장벽이 얼마나 높으면 사람이 넘지 못할까요?

국방부 예산으로 새로 건설하기로 한 90여km 구간 장벽의 높이는 최대 10.6미터에 이릅니다.

윗 부분에는 타고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한 오름 방지 특수벽까지 설치됩니다.

이런 수준의 장벽을 멕시코와의 국경 3145 킬로미터 전체에 걸쳐 설치하겠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입니다.

그러나, 과연 이민자들이 이런 물리적 장벽에 겁을 집어먹고 오지 않을 것인지, 강경 일변도 정책이 해법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과테말라,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등 중미 3국에서,수천명씩 행렬을 지어 무작정 미국 국경을 향해 행진하는 캐러밴들, 이 캐러밴의 급증으로 지난달, 멕시코와의 국경에서 월경을 시도한 이민자 수가 10만명을 넘어서는 등 불법이민자는 최근 오히려 늘고 있습니다.

[데이지 코레아/온두라스 난민 : "세 아이의 엄마예요. 온두라스에는 어디 살 곳이 없어요. 일자리를 찾고 찾고 또 찾아도 정말 없어요."]

게다가 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이민정책들에 잇따라 제동을 걸고 있습니다.

불법 이민자를 무조건 체포해 구금하는 것도 가족을 분리하는 것도 난민신청자들을 멕시코에 대기시키는 것도 모두 현행법 위반이라고 판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캐러밴을 중간에서 막지 않는다며, 멕시코에 국경 폐쇄를 협박하고, 중미 3국에 대해서는 원조를 끊어버렸습니다.

그러나, 중미 3국의 극심한 기아와 폭력 등 근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캐러밴 행렬도 막을 수 없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 강경 이민 정책의 가장 큰 문제는, 실제로 불법 이민을 줄이는 성과를 내지 못한다는 데 있습니다.

그런데도 재선 행보로 가장 먼저 '반이민'을 들고 나온 이유가 뭘까요?

'이민' 이슈 자체가 갖고 있는 정치적 폭발력 때문입니다.

지난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을 당선시킨 핵심 구호는 미국 우선주의, 그 2가지 축이 보호무역과 반이민입니다.

미국인의 일자리를 뺏는 이민자들을 막겠다는 구호는, 백인 중장년층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습니다.

이민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그 혼란이 부각될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이 더 결집할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빌 슈나이더/조지메이슨대학 교수 : "트럼프 대통령은 자기 지지층의 이익을 위한 정책만 합니다. 오로지 그들만 생각합니다. 대통령으로 비정상적인 것이죠. 나라의 분열을 치유할 정책도 노력도 내놓지 않습니다."]

이민 문제는, 민주당 후보들에게는 불리한 이슈입니다.

[카스트로/미 민주당 대권 후보 : "난민 신청을 받아줘야 합니다. 가족들을 가둬선 안됩니다. 그들을 존중해야 합니다."]

[오루어크/미 민주당 대권 후보 : "모든 불법 체류 청소년들을 추방 공포에서 해방시켜야 합니다."]

민주당의 관용적 정책들이 이민자들을 더 몰려들지 않을까 하는 공포가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불법 이민' 문제 해결에 성과를 내느냐 못내느냐와 무관하게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정책은 계속 강경해질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핫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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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핫이슈] 트럼프 2020 재선 가도, ‘이민’으로 시동
    • 입력 2019-04-13 22:18:58
    • 수정2019-04-14 09:01:26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 11월 대선을 향한, 즉 자신의 재선을 위한 행보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그 첫번째 의제는 '이민'입니다.

먼저 '숙청'이라고까지 불리는 수준으로 이민 정책 담당자들을 갈아치우고 있습니다.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을 경질했고, 그래이디 차관 대행에게도 사표를 받았습니다.

국토안보부 산하 비밀경호국의 앨리스 국장을 경질하고, 비티엘로 이민세관단속국 국장 지명자의 지명을 철회했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지금까지와 다른 길로 갈 겁니다. 아주 강경한 방식으로 갑니다. 두고 봅시다. 지금 있는 사람들도 잘하지만 우리는 이제 다른 방식을 택해야 합니다."]

[대럴 웨스트/부르킹스연구소 부소장 : "다른 사람들은 모두 닐슨 장관이 강경하다고 생각했는데, 오로지 트럼프 대통령만 닐슨 장관이 너무 약한 정책을 편다고 생각했습니다. 2020년 대선을 앞두고 훨씬 더 강경한 정책을 원하는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정책은 이미 지난해 불법 이민자 가족을 무조건 체포해 부모와 아이들을 분리시키는 정책으로 세계적 비난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그같은 '무관용정책'의 확대판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불법 이민자 추방을 가속화한다는 목표 아래, 난민심사는 엄격하게 난민 신청자 취업허가를 늦추고 저숙련노동자는 거부하고 어린이에 대한 구금 기간을 늘려 가족 분리를 다시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악시오스가 보도했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마약상들, 폭력배들이 우리나라로 들어오고 있어요. 우리는 그들을 막을 겁니다. 만약 들어오는 걸 막지 못한다면 이민세관국이 기필코 내보내겠죠. 쫓아낼 겁니다."]

미-멕시코 국경에 군 병력을 추가로 배치하고, 국경 장벽 건설도 시작했습니다.

미- 멕시코 국경의 장벽을 넘고 있는 난민들입니다.

저 장벽이 얼마나 높으면 사람이 넘지 못할까요?

국방부 예산으로 새로 건설하기로 한 90여km 구간 장벽의 높이는 최대 10.6미터에 이릅니다.

윗 부분에는 타고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한 오름 방지 특수벽까지 설치됩니다.

이런 수준의 장벽을 멕시코와의 국경 3145 킬로미터 전체에 걸쳐 설치하겠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입니다.

그러나, 과연 이민자들이 이런 물리적 장벽에 겁을 집어먹고 오지 않을 것인지, 강경 일변도 정책이 해법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과테말라,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등 중미 3국에서,수천명씩 행렬을 지어 무작정 미국 국경을 향해 행진하는 캐러밴들, 이 캐러밴의 급증으로 지난달, 멕시코와의 국경에서 월경을 시도한 이민자 수가 10만명을 넘어서는 등 불법이민자는 최근 오히려 늘고 있습니다.

[데이지 코레아/온두라스 난민 : "세 아이의 엄마예요. 온두라스에는 어디 살 곳이 없어요. 일자리를 찾고 찾고 또 찾아도 정말 없어요."]

게다가 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이민정책들에 잇따라 제동을 걸고 있습니다.

불법 이민자를 무조건 체포해 구금하는 것도 가족을 분리하는 것도 난민신청자들을 멕시코에 대기시키는 것도 모두 현행법 위반이라고 판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캐러밴을 중간에서 막지 않는다며, 멕시코에 국경 폐쇄를 협박하고, 중미 3국에 대해서는 원조를 끊어버렸습니다.

그러나, 중미 3국의 극심한 기아와 폭력 등 근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캐러밴 행렬도 막을 수 없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 강경 이민 정책의 가장 큰 문제는, 실제로 불법 이민을 줄이는 성과를 내지 못한다는 데 있습니다.

그런데도 재선 행보로 가장 먼저 '반이민'을 들고 나온 이유가 뭘까요?

'이민' 이슈 자체가 갖고 있는 정치적 폭발력 때문입니다.

지난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을 당선시킨 핵심 구호는 미국 우선주의, 그 2가지 축이 보호무역과 반이민입니다.

미국인의 일자리를 뺏는 이민자들을 막겠다는 구호는, 백인 중장년층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습니다.

이민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그 혼란이 부각될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이 더 결집할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빌 슈나이더/조지메이슨대학 교수 : "트럼프 대통령은 자기 지지층의 이익을 위한 정책만 합니다. 오로지 그들만 생각합니다. 대통령으로 비정상적인 것이죠. 나라의 분열을 치유할 정책도 노력도 내놓지 않습니다."]

이민 문제는, 민주당 후보들에게는 불리한 이슈입니다.

[카스트로/미 민주당 대권 후보 : "난민 신청을 받아줘야 합니다. 가족들을 가둬선 안됩니다. 그들을 존중해야 합니다."]

[오루어크/미 민주당 대권 후보 : "모든 불법 체류 청소년들을 추방 공포에서 해방시켜야 합니다."]

민주당의 관용적 정책들이 이민자들을 더 몰려들지 않을까 하는 공포가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불법 이민' 문제 해결에 성과를 내느냐 못내느냐와 무관하게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정책은 계속 강경해질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핫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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