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 학력까지 사찰”…검찰, 기무사·청와대 관계자 기소

입력 2019.04.15 (14:58) 수정 2019.04.15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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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시절 국군기무사령부 관계자들이, 세월호 유가족을 사찰하고 정부에 유리한 방향으로 온라인 여론을 조성하는 등 불법 정치 관여를 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기무사의 불법행위를 공모한 혐의로 청와대 비서관들도 함께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는 오늘(15일) 전 기무사 참모장 지 모 씨를 세월호 유가족을 사찰한 혐의로, 또 다른 전직 참모장 이 모 씨와 전직 청와대 홍보수석실 뉴미디어비서관 김 모 씨, 이 모 씨 등은 온라인에서 정치 관여 활동을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지 씨는 2014년 4월부터 7월까지 기무사 정보융합실장(대령)을 지내면서 기무사 부대원에게 세월호 유가족의 동정, 요구사항, 성향 등을 사찰하게 한 혐의를 받습니다.

기무사 측은 이에 대해 "실종자를 구조하고 유가족 지원을 위한 순수한 지원활동이었다"고 반박했지만, 검찰은 "기무사 보고서에는 사고 발생 초기부터 6·4 지방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 해 유가족들의 정부 비판 활동 감시 계획을 세우고 노골적인 선거 전략을 강구한 내용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의 생년월일, 학력, 인터넷 물품 구매 내역, 정당 당원 여부, 과거 발언을 토대로 한 정치 성향 등 첩보를 수집해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 씨는 2016년 8월부터는 참모장을 지내면서 예비역 장성과 관련 단체들을 시켜 사드 배치 찬성 여론을 조성하게 했고, 이후엔 대통령 탄핵 반대 여론을 만들도록 요구하게 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정보산업 예산 3,000만 원을 사용한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습니다.

검찰은 지 씨가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과 공모한 것으로 보고, 해외 도피 중인 조 전 사령관은 기소중지 처분했습니다.

기무사가 청와대와 함께 여론 조성을 기획한 사실도 수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당시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 김 씨와 이 씨, 기무사 참모장 이 씨는 2011년 7월부터 2013년 2월까지 속칭 '스파르타팀'을 만들어 기무사 부대원들에게 온라인에 정치 관여 글을 올리도록 한 혐의를 받습니다.

특히 각종 정부 정책과 주요 이슈에 대한 온라인 여론을 분석해 '일일 사이버 검색 결과'를 보고하도록 했습니다. 검찰 수사 결과 이들은 당시 정부에 비판적이었던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의 녹취록과 요약본을 만들어 청와대에 제공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보수 정권 재창출과 대통령·여당의 지지율을 위해 정치에 관여하고, 세월호 유가족을 사찰하는 등 정치적 중립성을 상실한 행위를 반복했다"면서 "뉴미디어 비서관들이 기무사의 정치관여 범행을 적극 지시하는 등 군·관이 공모해 헌법 질서를 중대하게 위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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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 유가족 학력까지 사찰”…검찰, 기무사·청와대 관계자 기소
    • 입력 2019-04-15 14:58:42
    • 수정2019-04-15 15:06:06
    사회
박근혜 정부 시절 국군기무사령부 관계자들이, 세월호 유가족을 사찰하고 정부에 유리한 방향으로 온라인 여론을 조성하는 등 불법 정치 관여를 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기무사의 불법행위를 공모한 혐의로 청와대 비서관들도 함께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는 오늘(15일) 전 기무사 참모장 지 모 씨를 세월호 유가족을 사찰한 혐의로, 또 다른 전직 참모장 이 모 씨와 전직 청와대 홍보수석실 뉴미디어비서관 김 모 씨, 이 모 씨 등은 온라인에서 정치 관여 활동을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지 씨는 2014년 4월부터 7월까지 기무사 정보융합실장(대령)을 지내면서 기무사 부대원에게 세월호 유가족의 동정, 요구사항, 성향 등을 사찰하게 한 혐의를 받습니다.

기무사 측은 이에 대해 "실종자를 구조하고 유가족 지원을 위한 순수한 지원활동이었다"고 반박했지만, 검찰은 "기무사 보고서에는 사고 발생 초기부터 6·4 지방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 해 유가족들의 정부 비판 활동 감시 계획을 세우고 노골적인 선거 전략을 강구한 내용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의 생년월일, 학력, 인터넷 물품 구매 내역, 정당 당원 여부, 과거 발언을 토대로 한 정치 성향 등 첩보를 수집해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 씨는 2016년 8월부터는 참모장을 지내면서 예비역 장성과 관련 단체들을 시켜 사드 배치 찬성 여론을 조성하게 했고, 이후엔 대통령 탄핵 반대 여론을 만들도록 요구하게 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정보산업 예산 3,000만 원을 사용한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습니다.

검찰은 지 씨가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과 공모한 것으로 보고, 해외 도피 중인 조 전 사령관은 기소중지 처분했습니다.

기무사가 청와대와 함께 여론 조성을 기획한 사실도 수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당시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 김 씨와 이 씨, 기무사 참모장 이 씨는 2011년 7월부터 2013년 2월까지 속칭 '스파르타팀'을 만들어 기무사 부대원들에게 온라인에 정치 관여 글을 올리도록 한 혐의를 받습니다.

특히 각종 정부 정책과 주요 이슈에 대한 온라인 여론을 분석해 '일일 사이버 검색 결과'를 보고하도록 했습니다. 검찰 수사 결과 이들은 당시 정부에 비판적이었던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의 녹취록과 요약본을 만들어 청와대에 제공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보수 정권 재창출과 대통령·여당의 지지율을 위해 정치에 관여하고, 세월호 유가족을 사찰하는 등 정치적 중립성을 상실한 행위를 반복했다"면서 "뉴미디어 비서관들이 기무사의 정치관여 범행을 적극 지시하는 등 군·관이 공모해 헌법 질서를 중대하게 위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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