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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R 들고 나오는 장면은 있는데 발견 장면은 없어”…짙어지는 세월호 DVR 조작 의혹
입력 2019.04.15 (19:43) 취재K
참사 발생 3분 전까지만 녹화된 DVR

세월호 참사 5주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벌써 만 5년이나 되는 시간이 흘렀지만, 세월호 사고의 원인과 구조 과정 등에 대해서 풀리지 않는 의문점이 한둘이 아닙니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을 더디게 하는 주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CCTV입니다.

세월호 안에는 모두 64개의 CCTV가 있었는데 이 CCTV 영상들을 모두 저장한 DVR은 참사 발생 3분 전까지만 녹화가 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예은이 아빠' 유경근 4‧16세월호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KBS와의 인터뷰에서 "DVR을 복원하면 사고 당시의 상황을 알 수 있으리라고 기대했지만, 매점을 드나들고 선생님과 인사를 나누는 등 일상적인 모습만 나오다가 갑자기 영상이 끊어졌다"면서 "잘 녹화되던 CCTV가 왜 사고 직전에 먹통이 됐는지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DVR이 조작됐다는) 의혹을 제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28일,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도 유족들의 이 같은 의혹 제기가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습니다.

DVR이 인양 과정에서 바꿔치기 됐을 수 있다는 겁니다.

DVR 인양 당시 동영상 확인해보니…

그리고 KBS는 세월호 특조위가 왜 이런 결론에 이르게 되었는지, 이를 뒷받침할 동영상을 단독 입수했습니다.

바로 DVR 인양 당시 해군 SSU 대원의 수색 상황을 담은 영상입니다.

세월호 참사 두 달 여만인 2014년 6월 22일 자정쯤 촬영된 이 영상에는 해군 SSU 대원이 세월호 3층 안내데스크 부근에서 DVR을 건져올리는 장면이 담겨 있습니다.

해군은 당일 수색장면이 SSU 대원의 헬멧 카메라에 촬영됐고, 영상은 해경에게 모두 인계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수색영상 원본을 제출해달라는 특조위 요청에 해경이 보내온 영상은 모두 5개였고, 이 가운데 DVR을 인양한 대원의 이름이 적힌 영상은 26분과 8분짜리 2개였습니다.


그런데 26분짜리 첫 번째 영상을 보면, 세월호 선체에 진입하는 잠수사 손에 하얀 목장갑이 껴있었습니다.

하지만 DVR이 등장하는 두 번째 영상에는 검은색 장갑을 착용한 모습이 선명했습니다.

수중에서 장갑을 바꿔 끼우지 않은 이상, 서로 다른 사람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판단일 겁니다.

또 첫 번째 영상에서, 다른 영상에는 없는 '버퍼링' 현상과 영상 초기 '재생 버튼'이 등장하는 점도 조작 의혹이 짙어지는 대목입니다.

특조위 "26분은 DVR과 무관한 다른 영상"…사라진 26분은 어디에?

이런 점들 때문에 특조위는 이 가운데 뒤 8분짜리 영상만 해당 대원의 수색영상이고, 26분 영상은 다른 시간대, 다른 위치를 수색한 SSU 대원이 촬영한 영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특조위 말이 맞다면 결국 DVR을 건져 올린 해군 구조대원의 잠수시간 30여 분 가운데 20여 분의 영상은 사라진 셈입니다.


실제로 26분짜리 첫 번째 영상에는 안내 데스크에서 DVR을 떼네는 장면이 아예 나오지 않습니다. SSU 대원의 헬멧 카메라로 촬영한 것이 맞다면 누락될 수 없는 영상입니다.

특조위에 영상을 제출한 해경은 수색영상이 뒤바뀐 건 맞지만, 해군에게서 받은 대로 영상을 넘겼기 때문에 이유는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반대로 해군은 해경에게 영상을 있는 그대로 모두 넘겼다고 답했습니다.

영상이 뒤바뀐 책임을 두고 해경과 해군이 서로 떠넘기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DVR은 하나인데 인수인계서는 2장…왜 두 개인지 해명 못 하는 해경


DVR 바꿔치기 정황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DVR은 하나인데 해경이 작성한 인수인계서가 두 장이라는 점도 그중 하나인데요.

KBS가 이 인수인계서 두 장의 사본을 입수해 확인해봤더니. 인수인계 시간도, 인계자도 필체도 각각 달랐습니다.

박병우 세월호참사진상규명조사위 국장은 "실수였다면 둘 중 하나를 폐기하거나, '잘못 들어갔다'는 해명을 하는 것이 맞는데 해경이 어떤 해명도 내놓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DVR 인수인계가 두 번 이뤄진 것 아니냐, 즉 인양된 DVR이 두 개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입니다.

또 DVR을 인양한 해군 잠수사 A씨가 당시 커넥터 나사를 풀어 DVR을 분리했다고 했지만, 세월호 인양 뒤 해당 지점의 뻘 제거 작업 영상을 보면 케이블 다발만 있을 뿐, 커넥터는 찾아볼 수 없다는 점도 의문입니다.

A 중사의 진술이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있지만, 수사권이 없는 특조위 조사만으론 규명에 한계가 있습니다.

검찰도 이미 지난 2014년 CCTV 조작 정황이 없다며 관련 수사를 종결한 상황. 세월호 가족협의회는 새로운 의혹이 제기된 만큼 전면 재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 설치를 요청하는 청와대 국민 청원에는 오늘(15일)까지 12만여 명이 동참했습니다.
  • “DVR 들고 나오는 장면은 있는데 발견 장면은 없어”…짙어지는 세월호 DVR 조작 의혹
    • 입력 2019-04-15 19:43:30
    취재K
참사 발생 3분 전까지만 녹화된 DVR

세월호 참사 5주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벌써 만 5년이나 되는 시간이 흘렀지만, 세월호 사고의 원인과 구조 과정 등에 대해서 풀리지 않는 의문점이 한둘이 아닙니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을 더디게 하는 주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CCTV입니다.

세월호 안에는 모두 64개의 CCTV가 있었는데 이 CCTV 영상들을 모두 저장한 DVR은 참사 발생 3분 전까지만 녹화가 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예은이 아빠' 유경근 4‧16세월호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KBS와의 인터뷰에서 "DVR을 복원하면 사고 당시의 상황을 알 수 있으리라고 기대했지만, 매점을 드나들고 선생님과 인사를 나누는 등 일상적인 모습만 나오다가 갑자기 영상이 끊어졌다"면서 "잘 녹화되던 CCTV가 왜 사고 직전에 먹통이 됐는지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DVR이 조작됐다는) 의혹을 제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28일,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도 유족들의 이 같은 의혹 제기가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습니다.

DVR이 인양 과정에서 바꿔치기 됐을 수 있다는 겁니다.

DVR 인양 당시 동영상 확인해보니…

그리고 KBS는 세월호 특조위가 왜 이런 결론에 이르게 되었는지, 이를 뒷받침할 동영상을 단독 입수했습니다.

바로 DVR 인양 당시 해군 SSU 대원의 수색 상황을 담은 영상입니다.

세월호 참사 두 달 여만인 2014년 6월 22일 자정쯤 촬영된 이 영상에는 해군 SSU 대원이 세월호 3층 안내데스크 부근에서 DVR을 건져올리는 장면이 담겨 있습니다.

해군은 당일 수색장면이 SSU 대원의 헬멧 카메라에 촬영됐고, 영상은 해경에게 모두 인계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수색영상 원본을 제출해달라는 특조위 요청에 해경이 보내온 영상은 모두 5개였고, 이 가운데 DVR을 인양한 대원의 이름이 적힌 영상은 26분과 8분짜리 2개였습니다.


그런데 26분짜리 첫 번째 영상을 보면, 세월호 선체에 진입하는 잠수사 손에 하얀 목장갑이 껴있었습니다.

하지만 DVR이 등장하는 두 번째 영상에는 검은색 장갑을 착용한 모습이 선명했습니다.

수중에서 장갑을 바꿔 끼우지 않은 이상, 서로 다른 사람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판단일 겁니다.

또 첫 번째 영상에서, 다른 영상에는 없는 '버퍼링' 현상과 영상 초기 '재생 버튼'이 등장하는 점도 조작 의혹이 짙어지는 대목입니다.

특조위 "26분은 DVR과 무관한 다른 영상"…사라진 26분은 어디에?

이런 점들 때문에 특조위는 이 가운데 뒤 8분짜리 영상만 해당 대원의 수색영상이고, 26분 영상은 다른 시간대, 다른 위치를 수색한 SSU 대원이 촬영한 영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특조위 말이 맞다면 결국 DVR을 건져 올린 해군 구조대원의 잠수시간 30여 분 가운데 20여 분의 영상은 사라진 셈입니다.


실제로 26분짜리 첫 번째 영상에는 안내 데스크에서 DVR을 떼네는 장면이 아예 나오지 않습니다. SSU 대원의 헬멧 카메라로 촬영한 것이 맞다면 누락될 수 없는 영상입니다.

특조위에 영상을 제출한 해경은 수색영상이 뒤바뀐 건 맞지만, 해군에게서 받은 대로 영상을 넘겼기 때문에 이유는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반대로 해군은 해경에게 영상을 있는 그대로 모두 넘겼다고 답했습니다.

영상이 뒤바뀐 책임을 두고 해경과 해군이 서로 떠넘기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DVR은 하나인데 인수인계서는 2장…왜 두 개인지 해명 못 하는 해경


DVR 바꿔치기 정황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DVR은 하나인데 해경이 작성한 인수인계서가 두 장이라는 점도 그중 하나인데요.

KBS가 이 인수인계서 두 장의 사본을 입수해 확인해봤더니. 인수인계 시간도, 인계자도 필체도 각각 달랐습니다.

박병우 세월호참사진상규명조사위 국장은 "실수였다면 둘 중 하나를 폐기하거나, '잘못 들어갔다'는 해명을 하는 것이 맞는데 해경이 어떤 해명도 내놓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DVR 인수인계가 두 번 이뤄진 것 아니냐, 즉 인양된 DVR이 두 개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입니다.

또 DVR을 인양한 해군 잠수사 A씨가 당시 커넥터 나사를 풀어 DVR을 분리했다고 했지만, 세월호 인양 뒤 해당 지점의 뻘 제거 작업 영상을 보면 케이블 다발만 있을 뿐, 커넥터는 찾아볼 수 없다는 점도 의문입니다.

A 중사의 진술이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있지만, 수사권이 없는 특조위 조사만으론 규명에 한계가 있습니다.

검찰도 이미 지난 2014년 CCTV 조작 정황이 없다며 관련 수사를 종결한 상황. 세월호 가족협의회는 새로운 의혹이 제기된 만큼 전면 재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 설치를 요청하는 청와대 국민 청원에는 오늘(15일)까지 12만여 명이 동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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