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즐길 권리’에도 눈 돌려야

입력 2019.04.20 (07:42) 수정 2019.04.20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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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식 해설위원]

최근 서울시가 장애인 인권증진 기본 계획을 밝혔습니다. 5년 동안 8천 9백억 원을 들여 이동 수단을 확충하고 취업을 늘리며 주거 환경도 개선하겠다는 것입니다. 비단 서울시뿐 아니라 각 자치단체들이 장애인의 생존권과 이동권 확보를 위해 그동안 다양한 노력들을 해 왔습니다.

그런데, 장애인의 권리를 대하는 우리 사회에 시각에 아직 그늘진 부분이 있어 보입니다. 그것은 생활의 질을 높이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하는 점입니다. 일례를 들어 보면, 지난 해 영화를 관람한 장애인은 전체의 24% 가량으로, 60%가 훨씬 넘는 비장애인에 비해 현저히 떨어집니다. 때문에 최근 장애인이 영화를 쉽게 볼 수 있도록 영화 장면 해설을 담거나 영화관 환경을 개선하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습니다. 장애인을 위한 문화 환경이 조금씩 개선되고는 있지만 아직도 장애인들에게는 TV 시청이 문화 활동의 거의 전붑니다. 장애인들이 생활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문화 예술 활동이나 여가를 누릴 수 있는 문화 향유권, 즉 '즐길 권리' 역시 확보돼야 합니다. 최근 휠체어에 탄 자세로 편하게 입을 수 있는 패션도 등장했고, 장애인을 위한 관광 상품도 등장하고 있는 점을 보면 우리 사회가 이들의 즐길 권리에 대해 눈을 떠가는 조용한 흐름이 읽혀집니다. UN이 '장애인 권리 선언'에서도 밝혔듯이 품위 있는 생활을 정상적으로 누릴 수 있도록 하려면 장애인들의 즐길 권리에 대한 한층 깊은 고민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장애인의 이동권 확보가 먼저 이뤄져야 함은 두 말할 나위 없습니다. 하지만, 장애인을 더 이상 배려의 대상으로만 보는 게 아니라, 비장애인과 똑같은 생활의 주체이자 잠재적인 고객으로 바라보는 인식의 대전환부터 필요할 것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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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즐길 권리’에도 눈 돌려야
    • 입력 2019-04-20 07:46:54
    • 수정2019-04-20 07:5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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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식 해설위원]

최근 서울시가 장애인 인권증진 기본 계획을 밝혔습니다. 5년 동안 8천 9백억 원을 들여 이동 수단을 확충하고 취업을 늘리며 주거 환경도 개선하겠다는 것입니다. 비단 서울시뿐 아니라 각 자치단체들이 장애인의 생존권과 이동권 확보를 위해 그동안 다양한 노력들을 해 왔습니다.

그런데, 장애인의 권리를 대하는 우리 사회에 시각에 아직 그늘진 부분이 있어 보입니다. 그것은 생활의 질을 높이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하는 점입니다. 일례를 들어 보면, 지난 해 영화를 관람한 장애인은 전체의 24% 가량으로, 60%가 훨씬 넘는 비장애인에 비해 현저히 떨어집니다. 때문에 최근 장애인이 영화를 쉽게 볼 수 있도록 영화 장면 해설을 담거나 영화관 환경을 개선하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습니다. 장애인을 위한 문화 환경이 조금씩 개선되고는 있지만 아직도 장애인들에게는 TV 시청이 문화 활동의 거의 전붑니다. 장애인들이 생활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문화 예술 활동이나 여가를 누릴 수 있는 문화 향유권, 즉 '즐길 권리' 역시 확보돼야 합니다. 최근 휠체어에 탄 자세로 편하게 입을 수 있는 패션도 등장했고, 장애인을 위한 관광 상품도 등장하고 있는 점을 보면 우리 사회가 이들의 즐길 권리에 대해 눈을 떠가는 조용한 흐름이 읽혀집니다. UN이 '장애인 권리 선언'에서도 밝혔듯이 품위 있는 생활을 정상적으로 누릴 수 있도록 하려면 장애인들의 즐길 권리에 대한 한층 깊은 고민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장애인의 이동권 확보가 먼저 이뤄져야 함은 두 말할 나위 없습니다. 하지만, 장애인을 더 이상 배려의 대상으로만 보는 게 아니라, 비장애인과 똑같은 생활의 주체이자 잠재적인 고객으로 바라보는 인식의 대전환부터 필요할 것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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