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파리의 심장이 불탔다”…950년 역사 노트르담 화재 ‘충격’

입력 2019.04.20 (21:41) 수정 2019.04.20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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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15일 전 세계를 충격으로 몰아넣은, 대형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프랑스 파리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이자 국가적 상징으로 여겨졌던 노트르담 대성당이 불타면서 크게 훼손됐는데요.

850년 넘게 전쟁도, 혁명도 버텨왔던 대성당에 어쩌다 이런 큰불이 난 걸까요?

곳곳이 붕괴되고 타버린 성당은 과연 제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까요?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의 일주일을, 파리 양민효 특파원이 전합니다.

[리포트]

평화롭던 월요일 저녁. 갑자기 솟구친 연기가 파리의 하늘을 순식간에 뒤덮었습니다.

파리 센 강변 시테섬에 위치한 노트르담 대성당에 불이 난 겁니다.

복원 공사 과정에서 시작된 걸로 추정되는 불꽃은 성당 중심부를 강타했습니다.

첨탑을 에워싼 화염이 지붕을 덮쳤고 금방 잡힐 것 같던 불길은 거침없이 번졌습니다.

결국 화재 발생 한 시간 만에 96미터 높이의 첨탑이 맥없이 무너졌습니다.

[루도빅 도랑주/파리 시민 : "첨탑이 무너지는데 정말 감정이 북받쳤습니다. 우리들의 상징이자 기념물이 쓰러졌으니까요."]

대성당 지붕도 주저앉았습니다.

믿을 수 없는 광경에 탄식과 비명이 쏟아졌습니다.

화재가 난 지 한시간 반이 지났지만 불길이 잡히지 않고 있습니다.

취재진은 성당에서 2백미터 정도 떨어진 곳까지 근접했는데요.

경찰이 안전을 위해 진입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퇴근길 파리 시민들도, 노트르담을 찾았다 긴급 대피한 관광객들도 좀처럼 자리를 뜨지 못했습니다.

[도나 프루스/미국 관광객 : "좀더 가까이서 불꽃을 보고 나서야 무슨 상황인지를 알았고 공포스러웠어요. 무섭고 슬펐습니다."]

프랑스어로 '성모 마리아'를 뜻하는 노트르담.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은 1345년 완공된 뒤부터 프랑스 문화를 대표하는 상징이었습니다.

왕실의 결혼식과 나폴레옹의 대관식 등 역사적 사건의 무대였고, 빅토르 위고의 소설 '노트르담의 꼽추'와 수많은 예술 작품에 영감이 된 원천이었습니다.

850년 넘게 숱한 전쟁과 혁명에도 굳건했던 대성당은 갑작스런 화마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악몽같던 화재는 15시간의 진화 끝에 완전히 꺼졌습니다.

불길이 잡힌 뒤 한동안 계속 피어올랐던 연기도 지금은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현장 주변엔 매케한 냄새가 가득하고, 노트르담 성당의 명물인 장미창도 온통 검게 그을렀습니다

하늘을 향해 솟구친 고딕 양식의 첨탑.

이 부근에서 시작된 불이 삽시간에 지붕과 본체로 번진 건 목재로 된 내부 구조 때문입니다.

돌로 된 아치형 천장을 지탱하기 위한 빼곡한 나무 대들보가 불쏘시개가 된 겁니다.

복원 공사를 위해 촘촘히 설치했던 지지대도 불길을 더욱 확산시켰습니다.

이미 붙은 불을 끄기보다 더 번지는 것을 막는데 주력한 끝에, 그나마 전면부의 남탑과 북탑, 파사드 등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로랑 누네즈/프랑스 내무부 차관 : "위험한 상황은 좀 가셨지만, 밤사이 불 때문에 성당 구조물이 (붕괴되지 않고) 얼마나 버틸 수 있을 지 파악하는 게 지금의 과제입니다."]

스테인드 글라스 장미창들과 대형 파이프오르간.

가시 면류관과 생 루이의 옷 등 귀중한 유물들도 훼손을 피했습니다.

인간띠를 만들어 구출 작전을 벌인 성직자와 소방대원들 덕분이었습니다.

하지만 화마가 할퀴고 간 대성당 내부는 처참했습니다.

천장엔 구멍이 뚫렸고 불타고 부서진 잔해들이 쌓였습니다.

파리 시민들은 깊은 슬픔에 잠겼습니다.

사진으로, 그림으로 대성당을 잃은 아픔을 달랬고 끝없는 기도가 이어졌습니다.

[발레리 주르누아/파리 시민 : "(노트르담은 어떤 의미인가요?) 우리의 역사고 우리의 유산이고 우리 삶의 일부입니다. 저는 가톨릭 신자지만 종교적 상징 그 이상의 깊은 의미가 있어요."]

안타까운 화재에 각국이 지원의 손길을 내밀었습니다.

복원을 위한 기금도 벌써 1조 원을 돌파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복원에 최소 10년, 길게는 40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봅니다.

성당이 크게 훼손됐고, 진화 과정의 충격 탓에 복원 계획을 세우는 것만도 최소 1년 반은 소요된단 겁니다.

다행히 화재 전 대성당 곳곳을 정밀하게 측정한 3D 이미지 10억 장 등 복원의 단서도 확보됐습니다.

그러나 노트르담 대성당이 언제쯤 제모습을 찾을 수 있을 지는 아직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파리에서 양민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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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핫이슈] “파리의 심장이 불탔다”…950년 역사 노트르담 화재 ‘충격’
    • 입력 2019-04-20 22:14:59
    • 수정2019-04-20 22:40:05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앵커]

지난 15일 전 세계를 충격으로 몰아넣은, 대형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프랑스 파리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이자 국가적 상징으로 여겨졌던 노트르담 대성당이 불타면서 크게 훼손됐는데요.

850년 넘게 전쟁도, 혁명도 버텨왔던 대성당에 어쩌다 이런 큰불이 난 걸까요?

곳곳이 붕괴되고 타버린 성당은 과연 제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까요?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의 일주일을, 파리 양민효 특파원이 전합니다.

[리포트]

평화롭던 월요일 저녁. 갑자기 솟구친 연기가 파리의 하늘을 순식간에 뒤덮었습니다.

파리 센 강변 시테섬에 위치한 노트르담 대성당에 불이 난 겁니다.

복원 공사 과정에서 시작된 걸로 추정되는 불꽃은 성당 중심부를 강타했습니다.

첨탑을 에워싼 화염이 지붕을 덮쳤고 금방 잡힐 것 같던 불길은 거침없이 번졌습니다.

결국 화재 발생 한 시간 만에 96미터 높이의 첨탑이 맥없이 무너졌습니다.

[루도빅 도랑주/파리 시민 : "첨탑이 무너지는데 정말 감정이 북받쳤습니다. 우리들의 상징이자 기념물이 쓰러졌으니까요."]

대성당 지붕도 주저앉았습니다.

믿을 수 없는 광경에 탄식과 비명이 쏟아졌습니다.

화재가 난 지 한시간 반이 지났지만 불길이 잡히지 않고 있습니다.

취재진은 성당에서 2백미터 정도 떨어진 곳까지 근접했는데요.

경찰이 안전을 위해 진입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퇴근길 파리 시민들도, 노트르담을 찾았다 긴급 대피한 관광객들도 좀처럼 자리를 뜨지 못했습니다.

[도나 프루스/미국 관광객 : "좀더 가까이서 불꽃을 보고 나서야 무슨 상황인지를 알았고 공포스러웠어요. 무섭고 슬펐습니다."]

프랑스어로 '성모 마리아'를 뜻하는 노트르담.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은 1345년 완공된 뒤부터 프랑스 문화를 대표하는 상징이었습니다.

왕실의 결혼식과 나폴레옹의 대관식 등 역사적 사건의 무대였고, 빅토르 위고의 소설 '노트르담의 꼽추'와 수많은 예술 작품에 영감이 된 원천이었습니다.

850년 넘게 숱한 전쟁과 혁명에도 굳건했던 대성당은 갑작스런 화마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악몽같던 화재는 15시간의 진화 끝에 완전히 꺼졌습니다.

불길이 잡힌 뒤 한동안 계속 피어올랐던 연기도 지금은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현장 주변엔 매케한 냄새가 가득하고, 노트르담 성당의 명물인 장미창도 온통 검게 그을렀습니다

하늘을 향해 솟구친 고딕 양식의 첨탑.

이 부근에서 시작된 불이 삽시간에 지붕과 본체로 번진 건 목재로 된 내부 구조 때문입니다.

돌로 된 아치형 천장을 지탱하기 위한 빼곡한 나무 대들보가 불쏘시개가 된 겁니다.

복원 공사를 위해 촘촘히 설치했던 지지대도 불길을 더욱 확산시켰습니다.

이미 붙은 불을 끄기보다 더 번지는 것을 막는데 주력한 끝에, 그나마 전면부의 남탑과 북탑, 파사드 등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로랑 누네즈/프랑스 내무부 차관 : "위험한 상황은 좀 가셨지만, 밤사이 불 때문에 성당 구조물이 (붕괴되지 않고) 얼마나 버틸 수 있을 지 파악하는 게 지금의 과제입니다."]

스테인드 글라스 장미창들과 대형 파이프오르간.

가시 면류관과 생 루이의 옷 등 귀중한 유물들도 훼손을 피했습니다.

인간띠를 만들어 구출 작전을 벌인 성직자와 소방대원들 덕분이었습니다.

하지만 화마가 할퀴고 간 대성당 내부는 처참했습니다.

천장엔 구멍이 뚫렸고 불타고 부서진 잔해들이 쌓였습니다.

파리 시민들은 깊은 슬픔에 잠겼습니다.

사진으로, 그림으로 대성당을 잃은 아픔을 달랬고 끝없는 기도가 이어졌습니다.

[발레리 주르누아/파리 시민 : "(노트르담은 어떤 의미인가요?) 우리의 역사고 우리의 유산이고 우리 삶의 일부입니다. 저는 가톨릭 신자지만 종교적 상징 그 이상의 깊은 의미가 있어요."]

안타까운 화재에 각국이 지원의 손길을 내밀었습니다.

복원을 위한 기금도 벌써 1조 원을 돌파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복원에 최소 10년, 길게는 40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봅니다.

성당이 크게 훼손됐고, 진화 과정의 충격 탓에 복원 계획을 세우는 것만도 최소 1년 반은 소요된단 겁니다.

다행히 화재 전 대성당 곳곳을 정밀하게 측정한 3D 이미지 10억 장 등 복원의 단서도 확보됐습니다.

그러나 노트르담 대성당이 언제쯤 제모습을 찾을 수 있을 지는 아직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파리에서 양민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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