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성장률 –0.3%’의 경고

입력 2019.04.26 (07:43) 수정 2019.04.26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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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석 해설위원]

GDP 성장률 -0.3%, 우리나라의 1분기 경제 성적표입니다. 세계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4분기 이후 10년여만의 최저치입니다. 성장률이 좋지 않을 거란 조짐은 있었지만, 그래도 0.3% 안팎은 되리라던 시장의 예상치를 한참 밑도는 참담한 성적표입니다. 그래서 시장에서 나온 첫 반응은 충격적이라는 말이었습니다.

무엇보다 투자 위축의 여파가 컸습니다. 특히 설비투자는 무려 10.8%, 두 자릿수의 마이너스를 기록해 1998년 이후 21년 만에 최저점을 찍었습니다. 반짝 증가세를 보였던 건설 투자도 1분기에 0.1% 감소세로 돌아섰고, 전 분기 성장세를 이끌었던 정부의 재정 지출도 큰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연초부터 계속된 수출 부진은 성장률을 끌어내리는 주요 원인이 됐습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이 급감하면서 전체 수출을 끌어내렸고,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설비 투자의 위축을 불러왔습니다. 문제는 앞으로도 상황이 만만치 않다는 점입니다. 정부는 1분기보다는 2분기,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더 나아질 거라는 이른바 '상저하고'의 기대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선 너무 낙관적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미·중 무역 전쟁의 불확실성이 여전한데다,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 등 대외 변수가 늘고 있습니다.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국내 투자 심리 역시 큰 부담입니다.

저성장 시대, 성장률이 갖는 의미는 물론 예전과 같지 않습니다. 하지만 예상을 깬 마이너스 성장의 경제 성적표는 우리 사회에 던지는 엄중한 경고임이 분명합니다. 이제는 진짜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는 신호인 셈입니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냉정하게 경제 정책 전반을 되돌아보고,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은 없는지, 또 보완책은 뭔지 꼼꼼히 살펴야 합니다. 1년이나 남은 총선만을 바라보며 사사건건 충돌하고 있는 정치권 역시 실종된 정치를 시급히 복원해 민생 살리기에 머리를 맞대야 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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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성장률 –0.3%’의 경고
    • 입력 2019-04-26 07:52:07
    • 수정2019-04-26 07:5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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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석 해설위원]

GDP 성장률 -0.3%, 우리나라의 1분기 경제 성적표입니다. 세계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4분기 이후 10년여만의 최저치입니다. 성장률이 좋지 않을 거란 조짐은 있었지만, 그래도 0.3% 안팎은 되리라던 시장의 예상치를 한참 밑도는 참담한 성적표입니다. 그래서 시장에서 나온 첫 반응은 충격적이라는 말이었습니다.

무엇보다 투자 위축의 여파가 컸습니다. 특히 설비투자는 무려 10.8%, 두 자릿수의 마이너스를 기록해 1998년 이후 21년 만에 최저점을 찍었습니다. 반짝 증가세를 보였던 건설 투자도 1분기에 0.1% 감소세로 돌아섰고, 전 분기 성장세를 이끌었던 정부의 재정 지출도 큰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연초부터 계속된 수출 부진은 성장률을 끌어내리는 주요 원인이 됐습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이 급감하면서 전체 수출을 끌어내렸고,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설비 투자의 위축을 불러왔습니다. 문제는 앞으로도 상황이 만만치 않다는 점입니다. 정부는 1분기보다는 2분기,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더 나아질 거라는 이른바 '상저하고'의 기대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선 너무 낙관적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미·중 무역 전쟁의 불확실성이 여전한데다,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 등 대외 변수가 늘고 있습니다.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국내 투자 심리 역시 큰 부담입니다.

저성장 시대, 성장률이 갖는 의미는 물론 예전과 같지 않습니다. 하지만 예상을 깬 마이너스 성장의 경제 성적표는 우리 사회에 던지는 엄중한 경고임이 분명합니다. 이제는 진짜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는 신호인 셈입니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냉정하게 경제 정책 전반을 되돌아보고,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은 없는지, 또 보완책은 뭔지 꼼꼼히 살펴야 합니다. 1년이나 남은 총선만을 바라보며 사사건건 충돌하고 있는 정치권 역시 실종된 정치를 시급히 복원해 민생 살리기에 머리를 맞대야 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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