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학생답게·학부모답게?’…복장 검열 논란

입력 2019.04.29 (10:49) 수정 2019.04.29 (11:1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T.P.O라는 말이 있습니다.

때와 장소, 상황에 맞게 옷을 입어야 한다는 말인데요.

최근 미국에서 학교를 중심으로 이 복장 규제를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고 합니다.

지구촌 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한 고등학교입니다.

문 앞에 모든 학부모와 방문객은 현관에서 확인을 받아야 한다고 적혀있습니다.

특이하게도 바로 '복장' 점검인데요.

이달 초 학교는 학부모들에게 편지를 보내 새 규정에 따라 잠옷, 레깅스, 짧은 반바지 등을 입고 교내에 들어올 수 없다고 통지했습니다.

[로즈메리 영/학부모 : "학부모들이 어떤 모습으로 오는지 중요하지 않아요. 이렇게 공격적으로 나오면, 규정이 정한 뜻대로 통제하기는 더 어려울 거예요. 제가 뭘 입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아요."]

일부 학교와 교육계는 학교 측의 이번 조치가 과하다며 반발하고 있는데요.

지난달에도 비슷한 복장 규제 논란이 있었습니다.

미국 대학가를 중심으로 불붙은 레깅스 논쟁입니다.

레깅스는 신축성이 좋은 타이즈 모양의 바지입니다.

착용감도 편하고, 옷 맵시도 예뻐 많은 여학생이 즐겨 입고 있는데요.

논란은 한 학부모가 여학생들의 레깅스 차림이 "남성들의 성적 욕구를 자극하기 때문에 외출복으로 입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편지를 대학에 보낸 것이 발단이 됐습니다.

이후 학보지에 '레깅스 문제'라는 제목의 글이 실렸고, 패션의 자유를 침해하는 검열이라며 항의편지가 쏟아졌습니다.

학생들은 레깅스 프라이드 데이라는 해시태그로 레깅스 차림의 사진을 찍어 SNS를 통해 항의 의사를 표출했습니다.

[니콜/레깅스 캠페인 참여 : "전 레깅스가 성적 욕구를 의미한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레깅스를 입을 거예요. 전 운동을 하고 싶어요."]

[가비/노트르담대학교 학생 : "항상 여성만 문제 삼고 대상화하면서 비난 하는데, 생각이 더 진전됐으면 해요."]

현재까지도 천여 명이 넘는 학생들이 레깅스를 입은 사진 등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며 동참 의사를 밝히고 있는데요.

미국 학교에선 레깅스, 짧은 바지 등 여학생들에 대한 복장 규제 논란이 오랫동안 지속돼왔습니다.

지난해 여름, 미국의 한 고등학교는 학생들에게 복장 규정을 알리기 위해 영상을 만들어 공개했습니다.

["(학생들, 따라와요.) 저는 짧은 운동복을 입지 않겠습니다."]

영상엔 짧은 운동복 바지를 입고 학교에 온 여학생들을 선생님이 훈계하는 모습이 담겨있는데요.

영상을 본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항의가 빗발쳤습니다.

여학생의 복장만을 주요 대상으로 삼았다는 겁니다.

[캐서린 모닝/마커스 고등학교 학생 : "탱크 톱이나 팬티 선이 보이는 새깅팬츠를 입은 남학생들도 있어요. 그것도 복장 규정에 맞지 않는데 한 번도 지적된 적이 없어요."]

논란은 해당 학교 교장의 사과로 일단락되었는데요.

수년 전에도 여중·고생들 사이에서 레깅스가 유행하자 상당수 학교가 레깅스 착용을 금지하면서 논란이 크게 일기도 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레깅스가 패션의 한 축으로 자리잡고 있는데요.

타인의 시선 때문에 마음대로 원하는 옷을 입을 수 없는 것은 인권 침해라는 입장과 때와 장소에 맞게, 상대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옷을 가려 입는 것이 예의라는 의견.

복장 규제를 둘러싼 서로 다른 입장들이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지구촌 IN] ‘학생답게·학부모답게?’…복장 검열 논란
    • 입력 2019-04-29 10:44:05
    • 수정2019-04-29 11:16:49
    지구촌뉴스
[앵커]

T.P.O라는 말이 있습니다.

때와 장소, 상황에 맞게 옷을 입어야 한다는 말인데요.

최근 미국에서 학교를 중심으로 이 복장 규제를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고 합니다.

지구촌 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한 고등학교입니다.

문 앞에 모든 학부모와 방문객은 현관에서 확인을 받아야 한다고 적혀있습니다.

특이하게도 바로 '복장' 점검인데요.

이달 초 학교는 학부모들에게 편지를 보내 새 규정에 따라 잠옷, 레깅스, 짧은 반바지 등을 입고 교내에 들어올 수 없다고 통지했습니다.

[로즈메리 영/학부모 : "학부모들이 어떤 모습으로 오는지 중요하지 않아요. 이렇게 공격적으로 나오면, 규정이 정한 뜻대로 통제하기는 더 어려울 거예요. 제가 뭘 입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아요."]

일부 학교와 교육계는 학교 측의 이번 조치가 과하다며 반발하고 있는데요.

지난달에도 비슷한 복장 규제 논란이 있었습니다.

미국 대학가를 중심으로 불붙은 레깅스 논쟁입니다.

레깅스는 신축성이 좋은 타이즈 모양의 바지입니다.

착용감도 편하고, 옷 맵시도 예뻐 많은 여학생이 즐겨 입고 있는데요.

논란은 한 학부모가 여학생들의 레깅스 차림이 "남성들의 성적 욕구를 자극하기 때문에 외출복으로 입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편지를 대학에 보낸 것이 발단이 됐습니다.

이후 학보지에 '레깅스 문제'라는 제목의 글이 실렸고, 패션의 자유를 침해하는 검열이라며 항의편지가 쏟아졌습니다.

학생들은 레깅스 프라이드 데이라는 해시태그로 레깅스 차림의 사진을 찍어 SNS를 통해 항의 의사를 표출했습니다.

[니콜/레깅스 캠페인 참여 : "전 레깅스가 성적 욕구를 의미한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레깅스를 입을 거예요. 전 운동을 하고 싶어요."]

[가비/노트르담대학교 학생 : "항상 여성만 문제 삼고 대상화하면서 비난 하는데, 생각이 더 진전됐으면 해요."]

현재까지도 천여 명이 넘는 학생들이 레깅스를 입은 사진 등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며 동참 의사를 밝히고 있는데요.

미국 학교에선 레깅스, 짧은 바지 등 여학생들에 대한 복장 규제 논란이 오랫동안 지속돼왔습니다.

지난해 여름, 미국의 한 고등학교는 학생들에게 복장 규정을 알리기 위해 영상을 만들어 공개했습니다.

["(학생들, 따라와요.) 저는 짧은 운동복을 입지 않겠습니다."]

영상엔 짧은 운동복 바지를 입고 학교에 온 여학생들을 선생님이 훈계하는 모습이 담겨있는데요.

영상을 본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항의가 빗발쳤습니다.

여학생의 복장만을 주요 대상으로 삼았다는 겁니다.

[캐서린 모닝/마커스 고등학교 학생 : "탱크 톱이나 팬티 선이 보이는 새깅팬츠를 입은 남학생들도 있어요. 그것도 복장 규정에 맞지 않는데 한 번도 지적된 적이 없어요."]

논란은 해당 학교 교장의 사과로 일단락되었는데요.

수년 전에도 여중·고생들 사이에서 레깅스가 유행하자 상당수 학교가 레깅스 착용을 금지하면서 논란이 크게 일기도 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레깅스가 패션의 한 축으로 자리잡고 있는데요.

타인의 시선 때문에 마음대로 원하는 옷을 입을 수 없는 것은 인권 침해라는 입장과 때와 장소에 맞게, 상대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옷을 가려 입는 것이 예의라는 의견.

복장 규제를 둘러싼 서로 다른 입장들이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