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오늘의 픽] 자생적 ‘증오 범죄’ 확산

입력 2019.04.29 (20:36) 수정 2019.04.29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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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의 주요 이슈를 짚어보는 오늘의 픽 시간입니다.

국제부 홍석우 기자와 함께합니다.

오늘은 어떤 내용 전해주시나요?

[기자]

네, 또 특정 집단이 싫다고 묻지마 총기 난사 테러가 벌어졌습니다.

이번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인데요.

현지 경찰은 유대교 신자들을 노린 증오 범죄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달 뉴질랜드의 모스크에서 총기 난사 사건 이후에 세계 곳곳에서 증오 범죄가 확산하는 모습입니다.

그래서 오늘의 키워드는 자생적 '증오 범죄' 확산으로 뽑아봤습니다.

먼저 미국 사건 소개인데요.

총기 테러가 발생한 파웨이시의 유대교 회당은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북쪽으로 32km 가량 떨어진 곳입니다.

지난 27일 오전 한 백인 남성이 이곳에 침입한 뒤 소총을 난사했습니다.

이날이 유대인 명절인 유월절 마지막 날이라 100여 명의 교인들이 있었는데. 총기 테러로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습니다.

[크리스토퍼 폴츠/목격자 : "집 앞에서 정원 일을 하려고 준비하면서 집 앞에 앉아 있었는데, 6~7발의 총성이 들렸습니다."]

범인은 샌디에이고에 거주하는 19세 백인 남성 존 어니스트로 밝혀졌는데, 현지 경찰은 총격범이 도주 직후 스스로 911에 전화해 자신의 총격을 신고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뉴욕타임스를 보니까 총격범은 유대교 회당 안에서 "유대인이 세계를 망치고 있다"는 등의 증오 발언을 한 것으로 보도됐던데요.

지난달 뉴질랜드 모스크 총격 테러와 유사한 느낌도 드네요?

[기자]

네,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뉴질랜드 크라이스트 처치 모스크에서 총을 난사한 28살의 브렌턴 태런트.

캘리포니아 총기 난사 사건을 벌인 19살의 어니스트.

총격범이 백인 남성이고요.

특정 종교를 노렸다는 점.

범행 전 온라인에 선언문을 올렸다는 점 등이 같습니다.

딱히 테러 조직과 연결되어 있지도 않습니다.

이른바 백인 우월주의자인 '외로운 늑대'가 벌인 범행이라는 건데요.

이번 총기 난사를 벌인 어니스트도 뉴질랜드 사례와 마찬가지로 SNS에 범행을 생중계 하려다가 계정이 차단돼 뜻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이 아직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긴 하지만, 총격범 존 어니스트가 범행 1시간 전에 온라인에 선언문을 게시했다고 하는데요.

선언문에는 유대인을 살해하겠다는 계획이 담겨있고, 자신을 '반유대주의자', '백인 우월주의자'로 지칭하는 내용도 있었다고 합니다.

[앵커]

듣고 보니 증오 범죄인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이번 총격 사건은 지난해 10월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유대교 회당 총격 사건 이후 6개월 만에 발생한 것이라 더욱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당시 총격범은 "모든 유대인은 죽어야 한다"고 외치며 총기를 난사해 반유대주의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인종이나 종교의 차이로 인한 증오 범죄에는 미국 사회도 단호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 총격 사건을 '증오 범죄'라고 규정하며 피해자 가족에게 애도를 표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이 사고로 영향을 받은 모두에게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이 사고는 증오 범죄로 보입니다. 정말 믿기 어려운 일입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트위터에 "우리는 유대인 커뮤니티와 함께하고 증오와 반대편에 선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앵커]

미국 사회는 이런 증오 범죄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요?

[기자]

네, 2009년 제정된 버드 법이라는 게 있습니다.

1998년 인종 차별로 폭행당한 뒤 끔찍하게 숨진 버드라는 흑인으로 인해 생긴 법인데요.

흑인을 상대한 증오 범죄 혐의로 사형 판결을 받았던 존 월리엄 킹의 사형이 현지시간으로 24일 미국 텍사스주에서 집행됐습니다.

킹은 나치나 미국 남부연합 백인우월주의 단체를 찬양하는 행위를 보여왔는데요.

당시 흑인을 납치해 살해할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2009년 희생자의 이름을 따라 제정된 '버드 법'은 증오 범죄에 대한 형량을 강화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난달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모스크 두 곳에서 벌어진 증오 범죄에 대해서도 호주랑 뉴질랜드 정부가 강력한 대응을 내세웠잖아요.

이런 증오 범죄가 확산되고 있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기자]

네, 소위 '나비 효과' 때문입니다.

지난 21일 기독교 부활절에 성당과 교회 등에서 폭탄 테러가 난 스리랑카인데요.

배후를 자처한 IS는 SNS를 통해 "지난 3월 뉴질랜드 총기 테러에 대한 복수"라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얼마전 소멸 선언까지 했던 IS가 다시 등장하는 사건이었는데요.

지난달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모스크 두 곳에선 호주 국적의 28살 백인우월주의자에 의한 무차별 총격으로 50여 명이 숨지고, 50명이 다쳤습니다.

지난달에는 영국 모스크 5곳이 괴한의 공격을 받아 유리창 등이 파손되는 피해를 입었습니다.

스리랑카에서는 지난 21일 기독교 명절 부활절에 성당과 교회, 호텔 등지에서 연쇄 폭탄테러가 발생했습니다.

250여 명이 사망하고 500명이 다친 이번 폭탄테러는 2009년 스리랑카 내전이 끝난 뒤 사상자가 가장 많은 사고라고 중동 언론매체 알자지라가 보도하기도 했는데요.

스리랑카 정부도 이번 테러가 뉴질랜드에서 벌어진 테러에 대한 복수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증오는 증오를 낳는다.

하나의 증오가 전세계로 퍼지는 증오 범죄에 대해 국제사회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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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오늘의 픽] 자생적 ‘증오 범죄’ 확산
    • 입력 2019-04-29 20:48:34
    • 수정2019-04-29 21:02:27
    글로벌24
[앵커]

세계의 주요 이슈를 짚어보는 오늘의 픽 시간입니다.

국제부 홍석우 기자와 함께합니다.

오늘은 어떤 내용 전해주시나요?

[기자]

네, 또 특정 집단이 싫다고 묻지마 총기 난사 테러가 벌어졌습니다.

이번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인데요.

현지 경찰은 유대교 신자들을 노린 증오 범죄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달 뉴질랜드의 모스크에서 총기 난사 사건 이후에 세계 곳곳에서 증오 범죄가 확산하는 모습입니다.

그래서 오늘의 키워드는 자생적 '증오 범죄' 확산으로 뽑아봤습니다.

먼저 미국 사건 소개인데요.

총기 테러가 발생한 파웨이시의 유대교 회당은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북쪽으로 32km 가량 떨어진 곳입니다.

지난 27일 오전 한 백인 남성이 이곳에 침입한 뒤 소총을 난사했습니다.

이날이 유대인 명절인 유월절 마지막 날이라 100여 명의 교인들이 있었는데. 총기 테러로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습니다.

[크리스토퍼 폴츠/목격자 : "집 앞에서 정원 일을 하려고 준비하면서 집 앞에 앉아 있었는데, 6~7발의 총성이 들렸습니다."]

범인은 샌디에이고에 거주하는 19세 백인 남성 존 어니스트로 밝혀졌는데, 현지 경찰은 총격범이 도주 직후 스스로 911에 전화해 자신의 총격을 신고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뉴욕타임스를 보니까 총격범은 유대교 회당 안에서 "유대인이 세계를 망치고 있다"는 등의 증오 발언을 한 것으로 보도됐던데요.

지난달 뉴질랜드 모스크 총격 테러와 유사한 느낌도 드네요?

[기자]

네,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뉴질랜드 크라이스트 처치 모스크에서 총을 난사한 28살의 브렌턴 태런트.

캘리포니아 총기 난사 사건을 벌인 19살의 어니스트.

총격범이 백인 남성이고요.

특정 종교를 노렸다는 점.

범행 전 온라인에 선언문을 올렸다는 점 등이 같습니다.

딱히 테러 조직과 연결되어 있지도 않습니다.

이른바 백인 우월주의자인 '외로운 늑대'가 벌인 범행이라는 건데요.

이번 총기 난사를 벌인 어니스트도 뉴질랜드 사례와 마찬가지로 SNS에 범행을 생중계 하려다가 계정이 차단돼 뜻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이 아직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긴 하지만, 총격범 존 어니스트가 범행 1시간 전에 온라인에 선언문을 게시했다고 하는데요.

선언문에는 유대인을 살해하겠다는 계획이 담겨있고, 자신을 '반유대주의자', '백인 우월주의자'로 지칭하는 내용도 있었다고 합니다.

[앵커]

듣고 보니 증오 범죄인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이번 총격 사건은 지난해 10월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유대교 회당 총격 사건 이후 6개월 만에 발생한 것이라 더욱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당시 총격범은 "모든 유대인은 죽어야 한다"고 외치며 총기를 난사해 반유대주의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인종이나 종교의 차이로 인한 증오 범죄에는 미국 사회도 단호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 총격 사건을 '증오 범죄'라고 규정하며 피해자 가족에게 애도를 표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이 사고로 영향을 받은 모두에게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이 사고는 증오 범죄로 보입니다. 정말 믿기 어려운 일입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트위터에 "우리는 유대인 커뮤니티와 함께하고 증오와 반대편에 선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앵커]

미국 사회는 이런 증오 범죄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요?

[기자]

네, 2009년 제정된 버드 법이라는 게 있습니다.

1998년 인종 차별로 폭행당한 뒤 끔찍하게 숨진 버드라는 흑인으로 인해 생긴 법인데요.

흑인을 상대한 증오 범죄 혐의로 사형 판결을 받았던 존 월리엄 킹의 사형이 현지시간으로 24일 미국 텍사스주에서 집행됐습니다.

킹은 나치나 미국 남부연합 백인우월주의 단체를 찬양하는 행위를 보여왔는데요.

당시 흑인을 납치해 살해할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2009년 희생자의 이름을 따라 제정된 '버드 법'은 증오 범죄에 대한 형량을 강화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난달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모스크 두 곳에서 벌어진 증오 범죄에 대해서도 호주랑 뉴질랜드 정부가 강력한 대응을 내세웠잖아요.

이런 증오 범죄가 확산되고 있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기자]

네, 소위 '나비 효과' 때문입니다.

지난 21일 기독교 부활절에 성당과 교회 등에서 폭탄 테러가 난 스리랑카인데요.

배후를 자처한 IS는 SNS를 통해 "지난 3월 뉴질랜드 총기 테러에 대한 복수"라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얼마전 소멸 선언까지 했던 IS가 다시 등장하는 사건이었는데요.

지난달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모스크 두 곳에선 호주 국적의 28살 백인우월주의자에 의한 무차별 총격으로 50여 명이 숨지고, 50명이 다쳤습니다.

지난달에는 영국 모스크 5곳이 괴한의 공격을 받아 유리창 등이 파손되는 피해를 입었습니다.

스리랑카에서는 지난 21일 기독교 명절 부활절에 성당과 교회, 호텔 등지에서 연쇄 폭탄테러가 발생했습니다.

250여 명이 사망하고 500명이 다친 이번 폭탄테러는 2009년 스리랑카 내전이 끝난 뒤 사상자가 가장 많은 사고라고 중동 언론매체 알자지라가 보도하기도 했는데요.

스리랑카 정부도 이번 테러가 뉴질랜드에서 벌어진 테러에 대한 복수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증오는 증오를 낳는다.

하나의 증오가 전세계로 퍼지는 증오 범죄에 대해 국제사회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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