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침체’ 중국 자동차 시장…“살아남는 자가 강자다”

입력 2019.04.30 (07:00) 수정 2019.04.30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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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인 중국 승용차 판매량이 뒷걸음치고 있습니다. 중국 승용차연석회의(CPCA)의 조사 결과를 보면, 2018년 중국 승용차 판매량은 2천 272만 대로 2017년보다 6.0% 감소했습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의 역성장은 20여 년 만의 일입니다.

올해 3월 자동차 판매량 역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5.2% 감소한 252만 대를 기록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중국자동차협회를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경기 둔화세가 뚜렷한 상황에서 자동차 소비부터 줄이고 있는 것입니다.

줄었다고는 하지만, 2018년 우리나라의 전체 자동차 등록 대수가 2천 3백만 대인 것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전체 자동차 등록 대수만큼의 자동차가 중국에서는 여전히 단 1년 만에 팔리고 있습니다.


일본 체면치레…한국·미국 부진

2018년 일본 브랜드 승용차의 중국 판매 실적은 닛산 156만 대로 전년 대비 2.9% 증가했고, 토요타 147만 대로 14.3% 늘었으며, 혼다는 주력 차량 리콜의 영향으로 1.7% 감소한 143만 대를 기록했습니다. 현대의 승용차 판매는 79만 대로 전년보다 0.6% 느는 데 그쳤습니다.

올해도 여전히 중국 시장 전망은 어둡습니다. 그나마 일본계 강세는 아직 이어지고 있습니다. 중국 승용차연석회의(CPCA) 조사 결과, 토요타는 지난 3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증가한 10만 5천 대 넘게 팔았습니다. 닛산도 4.7% 오른 10만 4천 대, 혼다는 25.8% 증가한 12만 2천 대를 팔아 치웠습니다. 같은 기간 현대자동차는 27% 이상 줄어든 4만 5천 대를 파는데 그쳤고, 기아자동차는 26% 이상 줄어든 2만 2천 대에 머물렀습니다.

GM, 포드 등 미국 브랜드는 더욱 부진을 면치 못했습니다. 미·중 무역 전쟁으로 지난해 7월 미국산 자동차에 부과하는 관세율을 40%로 인상했고 이는 지난해 12월 말까지 유지됐습니다. 이 기간 일본과 유럽 등에서 수입되는 자동차에 부과하는 관세는 25%에서 15%로 내렸습니다. 이는 폴크스바겐이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유지하는데 지렛대 역할을 했습니다. 미·중 무역 협상의 진전으로 1월부터는 미국산 자동차에 대해 추가 관세는 부과되지 않고 있지만, 한번 꺾인 판매는 회복되지 않고 있습니다.


토요타 맑음…닛산·마쓰다·현대 흐림

카를로스 전 회장의 문제로 내부 앓이를 하고 있는 닛산의 경우 올해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 목표량을 8% 줄였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9일 전했습니다. 2020년까지 신 모델 출시 계획도 없습니다.

마쓰다도 올해 상반기 중국 생산량을 최대 20% 줄이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현대·기아차는 중국 시장에서 구조조정이 한창입니다. 기아차는 중국 장쑤성 옌청 1 공장에서 기존 기아차 모델 생산을 중단하고, 합작 법인인 위에다에 공장을 넘겨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전환할 예정입니다.

현대차는 베이징 1~3공장의 인원을 줄인 데 이어 1공장 가동 중단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토요타 정도만이 2021년까지 중국 내 전체 생산 능력을 연간 170만대까지 늘리겠다고 지난해 발표한 계획을 수정하지 않고 유지하고 있습니다. 광저우 신공장이 세워지면, SUV와 전기차, 하이브리드차에 집중해 연간 20만 대를 생산할 계획입니다.

미국 CNN은 토요타의 판매 호조에 대해 "중국 정부가 대기 오염 개선을 위해 전기차 전환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경제적 여유가 충분치 않은 중국인들이 토요타의 하이브리드를 선택하고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중국 자동차 시장 성장 여지 충분"

중국 시장이 침체를 겪고 있지만 포기하기엔 아직 이릅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이 성장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아사히 신문의 자매지 론자(論座 ronza)가 지난달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그 근거는 무엇일까요? 중국의 자동차 보유율은 아직도 세계 표준 이하라는 것입니다.

인구 1,000명당 자동차 보유 대수는 2015년 기준으로 미국 821대, 일본 612대인데 비해 중국은 116대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적어도 200대까지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인구 1,000명당 자동차 보유 대수는 지난해 말 기준 447대입니다.

카타야마 오사무 경제 평론가는 "중국 전체 수요는 2030년 연간 3,500만 대까지 성장할 가능성이 있으며, 그렇다면 중국 자동차 시장은 연평균 2~3%의 성장을 계속해서 전체 수요는 연간 약 50만 대에서 60만 대 증가하는 걸로 계산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전기· 하이브리드차·SUV만 살아남는다

중국 정부는 급속한 경기 둔화에 이달 1일부터 제조업 분야의 부가가치세를 16%에서 13%로 인하했습니다. 차량 판매를 진작시키려는 조처 가운데 하나입니다. 실제로 자동차 제작사들은 앞다퉈 가격을 내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차 수요는 친환경차에 집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정부는 올해부터 친환경차 의무 판매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차종별 판매량의 10%를 친환경차로 못 채우면 타 회사로부터 사실상 과징금에 해당하는 크레디트를 사야 합니다. 매년 의무비율도 2%씩 상향됩니다. 중국은 또 2025년까지 친환경차 중심 지역에서는 신차 판매의 20%를 전기차 등 재생에너지 차로 채울 계획입니다. 정부 보조금도 신에너지 차량에 집중돼 있습니다.

실제로 올해 3월 신에너지 차량 판매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85% 이상 급증한 12만 6천 대를 기록했다고 중국자동차협회는 밝혔습니다.

현대차는 중국인들에게 인기인 SUV에 우선 집중하는 분위기입니다. 지난 13일 중국 하이난다오의 한 리조트에서 신형 산타페 '셩다'를 발표했습니다. 현대는 또 지난 1월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중국 판매 법인을 설립했습니다. 하반기 GV80, 내년 GV70 등 최고급 SUV까지 출시를 예고하며 판매 회복을 노리고 있습니다. 16일 개막한 상하이 모터쇼에서는 신차로 중국형 코나인 '엔씨노' 전기차, 중국형 아반떼인 '링동 하이브리드'도 공개했습니다.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친환경차 분야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모두들 중국에서 생산을 줄이고 공장을 옮기는 와중에서 미국 전기자동차 테슬라는 상하이 기가팩토리를 세우고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 CEO는 이곳에서 연말 모델3 생산을 시작해 내년에는 양산에 도달할 것이라는 포부도 밝혔습니다. 모델Y의 저가 모델도 이곳에서 만들어질 예정입니다. 연간 25만 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습니다.

중국 시장은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손을 뗄 수도 없습니다. 자동차의 경우 지금도 세계 최대 시장이지만 앞으로도 그럴 것이기 때문입니다. 살아남는 자가 강자입니다.

[참고 자료]
1. 中国の自動車市場に「異変」
2. Toyota is growing in China as its global rivals stum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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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4-30 07:00:03
    • 수정2019-04-30 08:2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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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인 중국 승용차 판매량이 뒷걸음치고 있습니다. 중국 승용차연석회의(CPCA)의 조사 결과를 보면, 2018년 중국 승용차 판매량은 2천 272만 대로 2017년보다 6.0% 감소했습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의 역성장은 20여 년 만의 일입니다. 올해 3월 자동차 판매량 역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5.2% 감소한 252만 대를 기록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중국자동차협회를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경기 둔화세가 뚜렷한 상황에서 자동차 소비부터 줄이고 있는 것입니다. 줄었다고는 하지만, 2018년 우리나라의 전체 자동차 등록 대수가 2천 3백만 대인 것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전체 자동차 등록 대수만큼의 자동차가 중국에서는 여전히 단 1년 만에 팔리고 있습니다. 일본 체면치레…한국·미국 부진 2018년 일본 브랜드 승용차의 중국 판매 실적은 닛산 156만 대로 전년 대비 2.9% 증가했고, 토요타 147만 대로 14.3% 늘었으며, 혼다는 주력 차량 리콜의 영향으로 1.7% 감소한 143만 대를 기록했습니다. 현대의 승용차 판매는 79만 대로 전년보다 0.6% 느는 데 그쳤습니다. 올해도 여전히 중국 시장 전망은 어둡습니다. 그나마 일본계 강세는 아직 이어지고 있습니다. 중국 승용차연석회의(CPCA) 조사 결과, 토요타는 지난 3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증가한 10만 5천 대 넘게 팔았습니다. 닛산도 4.7% 오른 10만 4천 대, 혼다는 25.8% 증가한 12만 2천 대를 팔아 치웠습니다. 같은 기간 현대자동차는 27% 이상 줄어든 4만 5천 대를 파는데 그쳤고, 기아자동차는 26% 이상 줄어든 2만 2천 대에 머물렀습니다. GM, 포드 등 미국 브랜드는 더욱 부진을 면치 못했습니다. 미·중 무역 전쟁으로 지난해 7월 미국산 자동차에 부과하는 관세율을 40%로 인상했고 이는 지난해 12월 말까지 유지됐습니다. 이 기간 일본과 유럽 등에서 수입되는 자동차에 부과하는 관세는 25%에서 15%로 내렸습니다. 이는 폴크스바겐이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유지하는데 지렛대 역할을 했습니다. 미·중 무역 협상의 진전으로 1월부터는 미국산 자동차에 대해 추가 관세는 부과되지 않고 있지만, 한번 꺾인 판매는 회복되지 않고 있습니다. 토요타 맑음…닛산·마쓰다·현대 흐림 카를로스 전 회장의 문제로 내부 앓이를 하고 있는 닛산의 경우 올해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 목표량을 8% 줄였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9일 전했습니다. 2020년까지 신 모델 출시 계획도 없습니다. 마쓰다도 올해 상반기 중국 생산량을 최대 20% 줄이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현대·기아차는 중국 시장에서 구조조정이 한창입니다. 기아차는 중국 장쑤성 옌청 1 공장에서 기존 기아차 모델 생산을 중단하고, 합작 법인인 위에다에 공장을 넘겨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전환할 예정입니다. 현대차는 베이징 1~3공장의 인원을 줄인 데 이어 1공장 가동 중단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토요타 정도만이 2021년까지 중국 내 전체 생산 능력을 연간 170만대까지 늘리겠다고 지난해 발표한 계획을 수정하지 않고 유지하고 있습니다. 광저우 신공장이 세워지면, SUV와 전기차, 하이브리드차에 집중해 연간 20만 대를 생산할 계획입니다. 미국 CNN은 토요타의 판매 호조에 대해 "중국 정부가 대기 오염 개선을 위해 전기차 전환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경제적 여유가 충분치 않은 중국인들이 토요타의 하이브리드를 선택하고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중국 자동차 시장 성장 여지 충분" 중국 시장이 침체를 겪고 있지만 포기하기엔 아직 이릅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이 성장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아사히 신문의 자매지 론자(論座 ronza)가 지난달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그 근거는 무엇일까요? 중국의 자동차 보유율은 아직도 세계 표준 이하라는 것입니다. 인구 1,000명당 자동차 보유 대수는 2015년 기준으로 미국 821대, 일본 612대인데 비해 중국은 116대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적어도 200대까지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인구 1,000명당 자동차 보유 대수는 지난해 말 기준 447대입니다. 카타야마 오사무 경제 평론가는 "중국 전체 수요는 2030년 연간 3,500만 대까지 성장할 가능성이 있으며, 그렇다면 중국 자동차 시장은 연평균 2~3%의 성장을 계속해서 전체 수요는 연간 약 50만 대에서 60만 대 증가하는 걸로 계산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전기· 하이브리드차·SUV만 살아남는다 중국 정부는 급속한 경기 둔화에 이달 1일부터 제조업 분야의 부가가치세를 16%에서 13%로 인하했습니다. 차량 판매를 진작시키려는 조처 가운데 하나입니다. 실제로 자동차 제작사들은 앞다퉈 가격을 내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차 수요는 친환경차에 집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정부는 올해부터 친환경차 의무 판매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차종별 판매량의 10%를 친환경차로 못 채우면 타 회사로부터 사실상 과징금에 해당하는 크레디트를 사야 합니다. 매년 의무비율도 2%씩 상향됩니다. 중국은 또 2025년까지 친환경차 중심 지역에서는 신차 판매의 20%를 전기차 등 재생에너지 차로 채울 계획입니다. 정부 보조금도 신에너지 차량에 집중돼 있습니다. 실제로 올해 3월 신에너지 차량 판매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85% 이상 급증한 12만 6천 대를 기록했다고 중국자동차협회는 밝혔습니다. 현대차는 중국인들에게 인기인 SUV에 우선 집중하는 분위기입니다. 지난 13일 중국 하이난다오의 한 리조트에서 신형 산타페 '셩다'를 발표했습니다. 현대는 또 지난 1월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중국 판매 법인을 설립했습니다. 하반기 GV80, 내년 GV70 등 최고급 SUV까지 출시를 예고하며 판매 회복을 노리고 있습니다. 16일 개막한 상하이 모터쇼에서는 신차로 중국형 코나인 '엔씨노' 전기차, 중국형 아반떼인 '링동 하이브리드'도 공개했습니다.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친환경차 분야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모두들 중국에서 생산을 줄이고 공장을 옮기는 와중에서 미국 전기자동차 테슬라는 상하이 기가팩토리를 세우고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 CEO는 이곳에서 연말 모델3 생산을 시작해 내년에는 양산에 도달할 것이라는 포부도 밝혔습니다. 모델Y의 저가 모델도 이곳에서 만들어질 예정입니다. 연간 25만 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습니다. 중국 시장은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손을 뗄 수도 없습니다. 자동차의 경우 지금도 세계 최대 시장이지만 앞으로도 그럴 것이기 때문입니다. 살아남는 자가 강자입니다. [참고 자료] 1. 中国の自動車市場に「異変」 2. Toyota is growing in China as its global rivals stum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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