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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징용 재판, 대법원과 “딜(deal)꺼리 있다”’…외교부 문건 공개
입력 2019.04.30 (23:48) 수정 2019.05.01 (00:23) 사회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재판에서, 대법원과 외교부 사이의 강제징용 '재판 거래' 의혹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정황들이 공개됐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는 오늘(30일) 직권남용 등의 혐의를 받는 임 전 차장 재판에 외교부 소속 정 모 사무관을 증인으로 소환했습니다.

정 사무관은 2013년부터 약 4년 동안 외교부에서 강제징용 소송 관련 업무를 담당해, '강제징용 재판거래' 의혹의 핵심 증인 중 한 명으로 꼽힙니다. 정 사무관은 강제징용 재상고 사건과 관련한 외교부측 의견서의 초안을 작성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오늘 재판에서는 정 사무관이 강제징용 소송과 관련해 작성한 외교부 내부 문건이 여럿 공개됐습니다.

먼저 2013년 11월 정 사무관의 업무일지에서는, "주재관, 대법원 애로사항, 대법원 기조실장" "딜(deal, 거래) 꺼리가 有(있음)" "강제동원 피해자 문제는 좀 약하게 해달라. 딜(deal), 윈윈(win-win)"이라는 메모가 발견됐습니다.

이는 정 사무관의 상급자인 강 모 당시 외교부 국제법률국장이, 주철기 당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에게 직접 듣고 전해준 말을 그대로 적은 것이라고 정 사무관은 밝혔습니다.

검사가 "이 '딜 꺼리'는 (법관의) 주재관 파견 문제와 강제징용 재상고 사건을 연계된 것으로 이해했냐"고 묻자, 정 사무관은 당시엔 어떤 의미인지 이해하지 못했다고 답했습니다.

다만 정 사무관은 이와 관련해 강 국장이 "강제징용 재상고심 사건과 판사 해외공관 파견을 연계해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다는데 이해할 수 없는 일이야, 허허허"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이는 강제징용 재상고 사건을 놓고 대법원과 외교부가 '재판 거래'를 했다는 의혹, 즉 외교부의 입장을 강제징용 재상고 사건에 반영해주는 대가로 법관의 재외공관 파견 문제가 거론됐다는 검찰 측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입니다.

당시 외교부는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배상 판결이 대법원 재상고심에서 확정되면 한일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사건의 전원합의체 회부나 선고 지연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갖고 있었던 걸로 조사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임 전 차장은 지난 재판에서 "외교부와 저는 두 가지를 전혀 대가관계로 인식하지 않았다"며 "비유하면 남녀가 '썸'을 타는데, 이걸 확대해석해 불륜관계라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오늘 재판에서는 또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2013년 11월 외교부 회의에서 "(2012년 대법원 판결처럼 손해배상 확정) 판결나면 끝"이라며 "판결 번복('반복'의 오기로 추정됨)되면 외교부는 작살난다. 청와대, 총리실 관계부처 끌어내야 한다"라고 발언한 사실도 정 사무관의 업무일지를 통해 확인됐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강제징용 재판, 대법원과 “딜(deal)꺼리 있다”’…외교부 문건 공개
    • 입력 2019-04-30 23:48:40
    • 수정2019-05-01 00:23:26
    사회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재판에서, 대법원과 외교부 사이의 강제징용 '재판 거래' 의혹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정황들이 공개됐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는 오늘(30일) 직권남용 등의 혐의를 받는 임 전 차장 재판에 외교부 소속 정 모 사무관을 증인으로 소환했습니다.

정 사무관은 2013년부터 약 4년 동안 외교부에서 강제징용 소송 관련 업무를 담당해, '강제징용 재판거래' 의혹의 핵심 증인 중 한 명으로 꼽힙니다. 정 사무관은 강제징용 재상고 사건과 관련한 외교부측 의견서의 초안을 작성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오늘 재판에서는 정 사무관이 강제징용 소송과 관련해 작성한 외교부 내부 문건이 여럿 공개됐습니다.

먼저 2013년 11월 정 사무관의 업무일지에서는, "주재관, 대법원 애로사항, 대법원 기조실장" "딜(deal, 거래) 꺼리가 有(있음)" "강제동원 피해자 문제는 좀 약하게 해달라. 딜(deal), 윈윈(win-win)"이라는 메모가 발견됐습니다.

이는 정 사무관의 상급자인 강 모 당시 외교부 국제법률국장이, 주철기 당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에게 직접 듣고 전해준 말을 그대로 적은 것이라고 정 사무관은 밝혔습니다.

검사가 "이 '딜 꺼리'는 (법관의) 주재관 파견 문제와 강제징용 재상고 사건을 연계된 것으로 이해했냐"고 묻자, 정 사무관은 당시엔 어떤 의미인지 이해하지 못했다고 답했습니다.

다만 정 사무관은 이와 관련해 강 국장이 "강제징용 재상고심 사건과 판사 해외공관 파견을 연계해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다는데 이해할 수 없는 일이야, 허허허"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이는 강제징용 재상고 사건을 놓고 대법원과 외교부가 '재판 거래'를 했다는 의혹, 즉 외교부의 입장을 강제징용 재상고 사건에 반영해주는 대가로 법관의 재외공관 파견 문제가 거론됐다는 검찰 측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입니다.

당시 외교부는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배상 판결이 대법원 재상고심에서 확정되면 한일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사건의 전원합의체 회부나 선고 지연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갖고 있었던 걸로 조사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임 전 차장은 지난 재판에서 "외교부와 저는 두 가지를 전혀 대가관계로 인식하지 않았다"며 "비유하면 남녀가 '썸'을 타는데, 이걸 확대해석해 불륜관계라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오늘 재판에서는 또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2013년 11월 외교부 회의에서 "(2012년 대법원 판결처럼 손해배상 확정) 판결나면 끝"이라며 "판결 번복('반복'의 오기로 추정됨)되면 외교부는 작살난다. 청와대, 총리실 관계부처 끌어내야 한다"라고 발언한 사실도 정 사무관의 업무일지를 통해 확인됐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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