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장외로…바른미래당 내분 ‘점입가경’

입력 2019.05.02 (08:05) 수정 2019.05.02 (09:0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패스트트랙은 검찰총장의 정면비판만 받고 있는 게 아닙니다.

이 때문에 촉발된 여야 대치 정국이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여야 4당은 한국당을 향해 국회 복귀를 촉구했지만 한국당은 투쟁 수위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친절한 뉴스 이윤희 기자와 함께 정치권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특별한 충돌은 없었다지만, 국회 대치는 여전한 상황이죠?

[기자]

어제, 모처럼 국회가 충돌없는 하루를 맞았습니다.

근로자의 날이라 휴일이기도 했고 일단 겉으로는 평온했습니다.

여야 5당 대표들, 국회가 아닌 마라톤 행사장에 나란히 참석했습니다.

국회에서 거친 설전을 주고받았던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한국당 황교안 대표, 같이 몸도 풀고요.

간간이 웃음을 보이며 손도 잡고 대화도 나눴습니다.

하지만 여기까지.

마라톤이 끝난 직후 열린 자유한국당 회의장, 다시 강경 발언이 쏟아졌습니다.

들어보시겠습니다.

[황교안/자유한국당 대표 : "패스트트랙에 올인하더니 이제와서 느닷없이 여론 호도용으로 민생타령을 하는 것입니다."]

특히 한국당 해산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 청원이 사상 최다 동의를 기록한 데 대해 조작 가능성도 거론했습니다.

[나경원/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보수궤멸, 자유한국당 궤멸을 청와대 청원게시판을 통해서 지금 여론 몰이, 가짜 여론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앵커]

여야 4당 원내대표들은 따로 회동을 가졌는데, 한국당을 향해 어떤 입장인 거죠?

[기자]

투쟁이든, 대화든 국회에서 하자는 겁니다.

패스트트랙 지정은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다 일단 모여서 얘기하자고 했습니다.

패스트트랙 국면에서 한국당도 지지층 결집 효과를 보지 않았냐 어르고 달랬습니다.

들어보시죠.

[장병완/민주평화당 원내대표 : "당장 내일부터 추경안 및 민생관련 법안 심의에 나서 주십시오."]

하지만 앞서 들으신대로 한국당 여전히 강경 일변도죠.

패스트 트랙 철회와 사과부터 하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앵커]

자유한국당, 광화문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겠다 이런 전략을 세웠다는데 여기에 제동이 걸렸죠?

[기자]

한국당은 과거 한나라당 시절, 박근혜 대표의 천막당사전략으로 재기에 성공한 적이 있었죠.

이번에도 광화문 천막을 본부로 삼고 장외 투쟁에 나서려 했는데, 이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습니다.

서울시에서 광장 사용 안된다 불허 방침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박원순 시장,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시 허가 없이 광장을 점거하는 것은 불법"이라면서 "광장을 짓밟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관련 규정을 한 번 볼까요?

서울시 조례 제1조, 시민의 여가 선용과 문화 활동 이 목적에 맞으면 광장을 사용할 수 있다고 돼 있습니다.

박 시장 입장에선 한국당 농성은 문화활동이 아니고 정치활동이니까, 조례에 어긋난다.

이렇게 본 것이고요.

그래서 한국당은 광화문 대신 청와대 앞에서 오늘 집회를 할 예정입니다.

김태흠 의원 등 10여명은 국회에서 집단 삭발식으로 항의할 계획입니다.

다만, 한국당이 무한정 장외에만 머물 순 없다는 점에서, 대화와 투쟁을 병행하는 이른바 투 트랙으로 전환할 시점이 올 거란 관측도 나옵니다.

[앵커]

이번 패스트트랙 국면의 중심엔 바른미래당이 있지 않습니까? 당 내분 상황은 어떻게 되가고 있나요?

[기자]

'패스트트랙이 알고 보니 바른미래 분당 트랙이었다' 농담 아닌 농담이 나올 정도로 당 분열이 심각합니다.

어제 당 지도부 회의에서 손학규 대표 작심 발언을 내놨습니다.

[손학규/바른미래당 대표 : "의원들이 많이 참석을 못했습니다. 당무가 전반적으로 지금 정지돼 있는 상황에서 당무 집행을 정상화해야 되겠습니다."]

회의에 불참 중인 하태경, 권은희, 이준석 세 사람을 향한 발언이었는데요.

그러면서 옛 국민의당 출신인 주승용 의원과 문병호 전 의원을 지명직 최고위원에 임명했습니다.

즉각 반발이 터져 나왔습니다.

들어보시죠.

[하태경/바른미래당 의원/바른정당 출신 : "정족수 미달로 최고위원회의가 성립이 안 됐습니다. 사과하고 또 즉각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을) 철회하고..."]

바른미래당의 내부 갈등은 사실 예견된 일입니다.

바른미래당은 지난 탄핵 정국에서 한국당을 탈당한 유승민, 즉 바른정당계와 2016년 총선에서 세를 형성한 안철수 국민의 당이 합당하며 탄생했습니다.

민주당과 한국당 사이에서 중도, 제3지대를 지향했지만 처음부터 물과 기름이 섞인 듯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결과는 지난달 재보선 참패로 이어졌고, 이번 패스트트랙 국면을 거치며 손 대표 측과 유승민계는 각각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이런 시각이 많습니다.

한국당의 장외투쟁과 보수결집론, 바른미래당의 내분 사태까지 맞물리면서 내년 총선까지 내다본 야권 재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한국당 장외로…바른미래당 내분 ‘점입가경’
    • 입력 2019-05-02 08:12:42
    • 수정2019-05-02 09:03:36
    아침뉴스타임
[앵커]

패스트트랙은 검찰총장의 정면비판만 받고 있는 게 아닙니다.

이 때문에 촉발된 여야 대치 정국이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여야 4당은 한국당을 향해 국회 복귀를 촉구했지만 한국당은 투쟁 수위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친절한 뉴스 이윤희 기자와 함께 정치권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특별한 충돌은 없었다지만, 국회 대치는 여전한 상황이죠?

[기자]

어제, 모처럼 국회가 충돌없는 하루를 맞았습니다.

근로자의 날이라 휴일이기도 했고 일단 겉으로는 평온했습니다.

여야 5당 대표들, 국회가 아닌 마라톤 행사장에 나란히 참석했습니다.

국회에서 거친 설전을 주고받았던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한국당 황교안 대표, 같이 몸도 풀고요.

간간이 웃음을 보이며 손도 잡고 대화도 나눴습니다.

하지만 여기까지.

마라톤이 끝난 직후 열린 자유한국당 회의장, 다시 강경 발언이 쏟아졌습니다.

들어보시겠습니다.

[황교안/자유한국당 대표 : "패스트트랙에 올인하더니 이제와서 느닷없이 여론 호도용으로 민생타령을 하는 것입니다."]

특히 한국당 해산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 청원이 사상 최다 동의를 기록한 데 대해 조작 가능성도 거론했습니다.

[나경원/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보수궤멸, 자유한국당 궤멸을 청와대 청원게시판을 통해서 지금 여론 몰이, 가짜 여론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앵커]

여야 4당 원내대표들은 따로 회동을 가졌는데, 한국당을 향해 어떤 입장인 거죠?

[기자]

투쟁이든, 대화든 국회에서 하자는 겁니다.

패스트트랙 지정은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다 일단 모여서 얘기하자고 했습니다.

패스트트랙 국면에서 한국당도 지지층 결집 효과를 보지 않았냐 어르고 달랬습니다.

들어보시죠.

[장병완/민주평화당 원내대표 : "당장 내일부터 추경안 및 민생관련 법안 심의에 나서 주십시오."]

하지만 앞서 들으신대로 한국당 여전히 강경 일변도죠.

패스트 트랙 철회와 사과부터 하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앵커]

자유한국당, 광화문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겠다 이런 전략을 세웠다는데 여기에 제동이 걸렸죠?

[기자]

한국당은 과거 한나라당 시절, 박근혜 대표의 천막당사전략으로 재기에 성공한 적이 있었죠.

이번에도 광화문 천막을 본부로 삼고 장외 투쟁에 나서려 했는데, 이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습니다.

서울시에서 광장 사용 안된다 불허 방침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박원순 시장,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시 허가 없이 광장을 점거하는 것은 불법"이라면서 "광장을 짓밟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관련 규정을 한 번 볼까요?

서울시 조례 제1조, 시민의 여가 선용과 문화 활동 이 목적에 맞으면 광장을 사용할 수 있다고 돼 있습니다.

박 시장 입장에선 한국당 농성은 문화활동이 아니고 정치활동이니까, 조례에 어긋난다.

이렇게 본 것이고요.

그래서 한국당은 광화문 대신 청와대 앞에서 오늘 집회를 할 예정입니다.

김태흠 의원 등 10여명은 국회에서 집단 삭발식으로 항의할 계획입니다.

다만, 한국당이 무한정 장외에만 머물 순 없다는 점에서, 대화와 투쟁을 병행하는 이른바 투 트랙으로 전환할 시점이 올 거란 관측도 나옵니다.

[앵커]

이번 패스트트랙 국면의 중심엔 바른미래당이 있지 않습니까? 당 내분 상황은 어떻게 되가고 있나요?

[기자]

'패스트트랙이 알고 보니 바른미래 분당 트랙이었다' 농담 아닌 농담이 나올 정도로 당 분열이 심각합니다.

어제 당 지도부 회의에서 손학규 대표 작심 발언을 내놨습니다.

[손학규/바른미래당 대표 : "의원들이 많이 참석을 못했습니다. 당무가 전반적으로 지금 정지돼 있는 상황에서 당무 집행을 정상화해야 되겠습니다."]

회의에 불참 중인 하태경, 권은희, 이준석 세 사람을 향한 발언이었는데요.

그러면서 옛 국민의당 출신인 주승용 의원과 문병호 전 의원을 지명직 최고위원에 임명했습니다.

즉각 반발이 터져 나왔습니다.

들어보시죠.

[하태경/바른미래당 의원/바른정당 출신 : "정족수 미달로 최고위원회의가 성립이 안 됐습니다. 사과하고 또 즉각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을) 철회하고..."]

바른미래당의 내부 갈등은 사실 예견된 일입니다.

바른미래당은 지난 탄핵 정국에서 한국당을 탈당한 유승민, 즉 바른정당계와 2016년 총선에서 세를 형성한 안철수 국민의 당이 합당하며 탄생했습니다.

민주당과 한국당 사이에서 중도, 제3지대를 지향했지만 처음부터 물과 기름이 섞인 듯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결과는 지난달 재보선 참패로 이어졌고, 이번 패스트트랙 국면을 거치며 손 대표 측과 유승민계는 각각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이런 시각이 많습니다.

한국당의 장외투쟁과 보수결집론, 바른미래당의 내분 사태까지 맞물리면서 내년 총선까지 내다본 야권 재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