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국가대표들이 포르투갈을 꼭 이기고 싶은 이유?

입력 2019.05.03 (07:00) 수정 2019.05.03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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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요즘 흥민이 형 생각 많이 해요.
인종차별 심하잖아요, 포르투갈은 꼭 이길래요.
세트피스는 최소 5개 이상, 물론 다 기억하죠.

오는 23일부터 폴란드에서 시작되는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 나서는 '리틀' 태극전사들 최종 명단이 발표됐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에는 소집 때부터 관심을 끈 슛돌이 이강인(발렌시아 CF)부터 2년 전에도 U-20 월드컵에도 출전한 조영욱(FC서울) 등 21명이 포함됐다. 정용호의 구호는 '어게인 1983!'. 1983년 세계청소년(U-20) 축구선수권대회에서 축구 대선배들이 이룬 4강 신화를 자신들이 해내겠다는 각오다.

어제(2일) 오전 21명의 최종 명단이 발표되고 어제 오후 2시부터 선수단은 개별적으로 미디어들과 단체 인터뷰를 했다. 21명의 선수가 포지션별로 질의응답을 했다. 재미있는 건 '포지션다운' 답변이 많았다는 점이다. 공격수는 손흥민, 미드필더는 조직력, 그리고 수비수들은 '세트피스'를 키워드로 꺼냈다.


공격수 그룹(조영욱, 전세진, 오세훈, 엄원상) 선수들에게 물었다. 부담감이 어느 정도냐고. 2년 전 이미 20세 이하 월드컵을 치른 '월반 전문가' 조영욱은 두 번째 월드컵이라 그런지 담담하게 즐기고 오겠다고 한다. 다들 어느 정도 긴장된다고 답한 가운데 전세진의 답에서 갑자기 손흥민 이름이 나왔다.

"전 요즘 흥민이 형 생각 많이 해요. 저희는 요즘 갑자기 미디어에서 관심 가져주니까 조금 부담도 되고 이런데 흥민이 형은 정말 팀에서도 그렇고 대표팀에서도 그렇고 늘 관심이 집중되잖아요. 그런데 축구에만 집중하고 즐기면서 할 수 있게 마음을 가지려고 한다고 하니까 그 멘탈이 얼마나 대단한지... 새삼 흥민이 형을 떠올려요."


미드필드 그룹(이강인, 고재현, 박태준, 김세윤)에서 가장 관심이 집중된 건 누구라도 예상하듯 이강인이었다. 21명 가운데 가장 막내인데 가장 어른스러운 '모범답안'만 했다. 어떤 질문을 해도 "팀 조직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중원에서의 압박과 활발한 움직임 등 많은 역할을 해야 할 것 같다는 질문에도 세 명의 형들과 다르게 "어떤 포지션이 중요하고 덜 중요한 게 없어요. 모든 포지션이 다 중요해요. 골키퍼부터 공격수까지 모든 포지션이 다 잘해야 해요."라고 답했다.

조별리그 3경기 (포르투갈, 남아공, 아르헨티나) 중에서 어떤 경기를 꼭 이겨야할 것 같냐는 질문에는 역시 진지했다. "3경기 다 중요한데 어떤 경기에서 이기고 어떤 경기를 지고 이런 게 중요한 게 아니에요. 내용이 별로 안 좋더라도 일단 조별리그를 통과해야죠. 경기력 안 좋게 올라가면 어때요? 일단 조별리그 통과해야 우리 목표인 4강, 우승까지 갈 수 있어요."

이 상황에서 흥미로운 답변도 나왔다. 박태준(성남 FC)은 조별리그 1차전 상대인 포르투갈은 꼭 이기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왜일까?

"왜냐하면요, 유럽 축구 선수들이 은근히 우리 동양선수들 무시하고 깔보는 그런 거 있잖아요. 최근에는 인종차별도 많고요. 그래서 보란 듯이 우리가 이겨서 한국의 매운맛 꼭 맛보게 해주고 싶어요."

객관적인 전력상 약팀이 강팀을 이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법. 세트피스에서의 득점과 실점 주의. 이 점을 잘 인지하고 있는 수비수들(황태현, 최준, 이상준, 이지솔, 이재익, 김주성)에게 물었다.

"이 팀에는 세트피스가 몇 개 준비되어있나요? "

"아! 비밀인데……."

"최소 5개는 넘겠죠?"

"하하하~ 그럼요~~!!"

아버지가 독일 사람인 골키퍼 최민수는 엄마의 나라를 대표해 월드컵이란 큰 무대에서 뛰게 돼 다른 선수들보다 몇 배의 영광이라고 말했다. 리틀 태극전사들은 오는 5일 폴란드로 출국해 현지에서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른 뒤 25일 포르투갈과 첫 경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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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20 국가대표들이 포르투갈을 꼭 이기고 싶은 이유?
    • 입력 2019-05-03 07:00:03
    • 수정2019-05-03 07:24:10
    스포츠K
요즘 흥민이 형 생각 많이 해요.<br />인종차별 심하잖아요, 포르투갈은 꼭 이길래요.<br />세트피스는 최소 5개 이상, 물론 다 기억하죠.
오는 23일부터 폴란드에서 시작되는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 나서는 '리틀' 태극전사들 최종 명단이 발표됐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에는 소집 때부터 관심을 끈 슛돌이 이강인(발렌시아 CF)부터 2년 전에도 U-20 월드컵에도 출전한 조영욱(FC서울) 등 21명이 포함됐다. 정용호의 구호는 '어게인 1983!'. 1983년 세계청소년(U-20) 축구선수권대회에서 축구 대선배들이 이룬 4강 신화를 자신들이 해내겠다는 각오다.

어제(2일) 오전 21명의 최종 명단이 발표되고 어제 오후 2시부터 선수단은 개별적으로 미디어들과 단체 인터뷰를 했다. 21명의 선수가 포지션별로 질의응답을 했다. 재미있는 건 '포지션다운' 답변이 많았다는 점이다. 공격수는 손흥민, 미드필더는 조직력, 그리고 수비수들은 '세트피스'를 키워드로 꺼냈다.


공격수 그룹(조영욱, 전세진, 오세훈, 엄원상) 선수들에게 물었다. 부담감이 어느 정도냐고. 2년 전 이미 20세 이하 월드컵을 치른 '월반 전문가' 조영욱은 두 번째 월드컵이라 그런지 담담하게 즐기고 오겠다고 한다. 다들 어느 정도 긴장된다고 답한 가운데 전세진의 답에서 갑자기 손흥민 이름이 나왔다.

"전 요즘 흥민이 형 생각 많이 해요. 저희는 요즘 갑자기 미디어에서 관심 가져주니까 조금 부담도 되고 이런데 흥민이 형은 정말 팀에서도 그렇고 대표팀에서도 그렇고 늘 관심이 집중되잖아요. 그런데 축구에만 집중하고 즐기면서 할 수 있게 마음을 가지려고 한다고 하니까 그 멘탈이 얼마나 대단한지... 새삼 흥민이 형을 떠올려요."


미드필드 그룹(이강인, 고재현, 박태준, 김세윤)에서 가장 관심이 집중된 건 누구라도 예상하듯 이강인이었다. 21명 가운데 가장 막내인데 가장 어른스러운 '모범답안'만 했다. 어떤 질문을 해도 "팀 조직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중원에서의 압박과 활발한 움직임 등 많은 역할을 해야 할 것 같다는 질문에도 세 명의 형들과 다르게 "어떤 포지션이 중요하고 덜 중요한 게 없어요. 모든 포지션이 다 중요해요. 골키퍼부터 공격수까지 모든 포지션이 다 잘해야 해요."라고 답했다.

조별리그 3경기 (포르투갈, 남아공, 아르헨티나) 중에서 어떤 경기를 꼭 이겨야할 것 같냐는 질문에는 역시 진지했다. "3경기 다 중요한데 어떤 경기에서 이기고 어떤 경기를 지고 이런 게 중요한 게 아니에요. 내용이 별로 안 좋더라도 일단 조별리그를 통과해야죠. 경기력 안 좋게 올라가면 어때요? 일단 조별리그 통과해야 우리 목표인 4강, 우승까지 갈 수 있어요."

이 상황에서 흥미로운 답변도 나왔다. 박태준(성남 FC)은 조별리그 1차전 상대인 포르투갈은 꼭 이기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왜일까?

"왜냐하면요, 유럽 축구 선수들이 은근히 우리 동양선수들 무시하고 깔보는 그런 거 있잖아요. 최근에는 인종차별도 많고요. 그래서 보란 듯이 우리가 이겨서 한국의 매운맛 꼭 맛보게 해주고 싶어요."

객관적인 전력상 약팀이 강팀을 이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법. 세트피스에서의 득점과 실점 주의. 이 점을 잘 인지하고 있는 수비수들(황태현, 최준, 이상준, 이지솔, 이재익, 김주성)에게 물었다.

"이 팀에는 세트피스가 몇 개 준비되어있나요? "

"아! 비밀인데……."

"최소 5개는 넘겠죠?"

"하하하~ 그럼요~~!!"

아버지가 독일 사람인 골키퍼 최민수는 엄마의 나라를 대표해 월드컵이란 큰 무대에서 뛰게 돼 다른 선수들보다 몇 배의 영광이라고 말했다. 리틀 태극전사들은 오는 5일 폴란드로 출국해 현지에서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른 뒤 25일 포르투갈과 첫 경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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